45cm급 벵에돔

 

낚시인들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벵에돔. 과거에는 워낙 흔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벵에돔. 그런 벵에돔이 낚시 인구 증가와 제주도 관광특수, 그로 인한 입소문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인지도를 넓혔습니다. 최근에는 <도시어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이 어종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요.

 

게다가 지금은 벵에돔 낚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즌입니다. 벵에돔 낚시는 장마철을 전후한 6~7월이 최대 성수기. 지금까지 저는 낚시로 잡은 벵에돔으로 다양한 음식과 레시피를 공유해 왔는데 '이것'만큼은 최후의 보루처럼 남겨두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밥"

 

밥은 우리에게 없어선 안 될 기본 식량이지만, 단순히 탄수화물 섭취에만 의미를 둔 것이 아닌,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면서 맛깔스러운 밥이 되지 않을까 싶어 벵에돔과 궁합을 맞춰봅니다. 비리지 않으냐고요? 싱싱한 생선이라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싱싱한 생선을 증기로 쪘을 때의 담백함과 고소함을 떠올리신다면 조금은 이 음식에 관해 선입견을 버리실 줄 믿으며 오늘은 벵에돔으로 밥을 지어봅니다.

 

과연 어떤 맛이 날까요? 사진은 45cm 정도 나가는 벵에돔입니다.

 

 

비늘 크기가 제 엄지손톱만 합니다. 끝부분 색이 진한 것도 벵에돔 비늘의 특징인데요. 여기선 손톱에 때 낀 것처럼 보이네요. ㅎㅎ

 

 

벵에돔으로 밥을 짓기 위해 손질에 들어갑니다. 포를 뜨는데 회 칠 때와 같은 방법으로 합니다.

 

※ 참고

레시피는 대물 벵에돔을 이용했지만 작은 벵에돔으로 해도 되며, 참돔이나 감성돔으로 해도 됩니다. 밥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횟감용이거나 또는 그것에 준하는 선도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포를 뜨는 방법은 회 뜨는 방법과 같은데 저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있을 겁니다. 생선포를 뜨는 자세한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관련 글 :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포는 척추와 갈비뼈가 제거된 상태입니다. 포를 떴으면 키친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닦아줍니다.

 

 

이어서 토치를 이용해 겉면을 굽습니다.

 

 

뒤집어서 마저 구워주세요. 이렇게 표면을 그슬리면 벵에돔에 불향이 입혀지면서 더욱 맛있는 밥이 됩니다.

 

 

<사진 1> 벵에돔 솥밥에 들어갈 각종 고명을 다듬어 놓는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벵에돔 솥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소개합니다.

 

#. 벵에돔 솥밥 재료(4인분 기준)

벵에돔(또는 싱싱한 흰살생선) 적당량, 쌀 3컵(가득), 물 3컵반, 은행 12알, 밤 4알, 표고버섯 2개, 단호박 깍뚝 썬 것으로 6조각, 진간장 2숟가락, 청주(혹은 맛술) 4숟가락, 다시마 2장

 

#. 달래장 만들기

달래 80g, 진간장 7숟가락, 찬 다시마 육수 7숟가락, 간마늘 1/2숟가락, 고춧가루 1/2숟가락, 실파 1큰술, 깨소금 1숟가락, 참기름 1숟가락

 

 

※ 참고(매우 중요)

1) 계량은 밥숟가락과 종이컵으로 합니다. 1큰술은 수북이 떠서(주로 가루류), 1숟가락은 적당히 깎아서(주로 액체류)

2) 벵에돔(또는 싱싱한 흰살생선)은 정해진 양이 있기보다는 밥과 함께 충분히 먹을 만큼 준비합니다.

3) 다시마는 가로세로 길이 약 8~10cm로 두 장이 들어갑니다.

4) 솥밥은 쌀과 물의 비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사용된 쌀 3컵은 '불리지 않은 쌀'입니다.

5) 솥밥은 고두밥이 돼야 맛있습니다.

 

먼저 밥에 들어갈 고명은 <사진 1>처럼 다듬어 놓습니다.

 

 

이어서 달래장을 만듭니다.

 

 

달래장에 들어갈 재료를 모두 섞어 줍니다.

 

 

솥밥은 납작한 냄비를 사용하세요. (밥통과 압력밥솥은 생선 냄새가 배서 권하지 않습니다.) 분량의 밥과 물, 다시마, 간장, 청주를 넣습니다. 그 위로 각종 고명과 토치로 살짝 구운 벵에돔을 올립니다. 이 상태로 뚜껑을 닫은 뒤 밥을 짓습니다. 밥 짓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가스 불 기준으로 센 불에 가열.

2) 팔팔 끓으면 불을 중약 불로 낮추고 12분.

3) 약 불로 더 낮춰서 10분(뜸 들이는 과정)

 

 

불을 끄고 열어봅니다. 영양밥 비주얼이죠? ^^

 

 

여기서 중요한 작업이 남았습니다. 벵에돔을 비롯한 생선은 포 가운데 잔가시(치아이, 지아이)가 열 몇 개 정도 박혀있습니다. 이 잔가시는 우리가 생선을 잘못 먹을 때 목구멍에 걸리는 가시입니다. 잔가시는 밥을 짓기 전에 제거해도 되지만, 조리용 핀셋으로는 빼내기가 까다롭습니다. 칼로 그 부분을 완전히 도려내도 되지만, 그러기에는 떨어져 나간 살이 아까워서 저는 이렇게 익은 다음에야 잔가시를 제거하는 편입니다.

 

※ 참고

살이 익으면 잔가시가 도드라져서 시야에 잘 보이며, 빼내기도 수월합니다. 잔가시는 포 가운데 일렬로 박혀 있습니다. 살을 살짝 벌리면 가시가 드러나니 조리용 핀셋이 없어도 손톱만으로 충분히 뽑을 수 있습니다.

 

 

잔가시를 제거 후 주걱으로 적당히 섞어 줍니다.

 

 

뜸 들이는 시간을 늘려 의도적으로 누룽지를 만든 것입니다. 밥 지을 때 구수한 냄새. 여기에 살짝 탈듯 말듯한 냄새가 올라올 때 불을 끄면 누룽지가 만들어집니다.

 

 

각자 그릇에 담습니다.

 

 

달래장을 적당히 올려 쓱쓱 비벼 먹으면 됩니다.

 

 

벵에돔 솥밥은 일식에서 고급 요리에 속하는 '도미 솥밥'에 버금가는 맛입니다. 싱싱한 생선이라면 전혀 비리지 않고요. 이제 한여름을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력과 영양 보충이 절실할 때인데요. 이럴 때 싱싱한 흰살생선으로 지어먹는 솥밥은 온 가족의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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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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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원아빠
    2018.06.27 14:0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 지금 점심 먹었어요.
    배불러서 안부러워요. 안부러워요. 안부러워요....

    남은 벵에돔 있어요?
  2. opaleye
    2018.06.28 11:4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꽁나물밥 정말 좋아하는데 이글 보고나서 담 촐조에는 캣치 앤 릴리즈가 아닌 벵에님 잡으면 집에 모셔와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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