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업어온 감자칩. 감자칩도 정말 다양한 맛이 나오는 세상이라지만 이건 무려..

 

"도미덮밥맛"이라니..!?

 

어쩌면 허니버터칩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한 신박한 제품일까요? 상단에 가루비(Calbee)라 써진 것을 보니 허니버터칩과 마찬가지로 기술제휴로 탄생시킨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루비는 일본의 유명 감자칩 회사죠.

 

일단 포장지부터 살피면, 진보라색에 노란 감자가 보색 대비를 이룹니다. 100% 생감자 사용을 강조하고, 그 아래 해시태그로는 #바다향, #가득담은, #맛있어(漁) 육이라 쓰여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어디서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는 도미덮밥 사진이 똭! 하고 박혀 있다는 것입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제가 아는 그 도미(참돔)와는 모양이 다릅니다. 도미는 몸통이 널찍하잖아요. 이건 도미라기보다는 전갱이 같은 방추형에 가까운데요. 공깃밥과 비교해보니 어린 도미일 수도 있겠단 생각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대충 넘어갑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진보다도 위에 쓰인 문구일 것 같습니다. '감칠맛 도미덮밥'이라.. 감자칩에 도미덮밥이 들어갈 리는 없으니 말 그대로 도미덮밥 맛이 나는 감자칩이란 얘기겠지요. 그러니까 시즈닝으로 도미 비스므리한 감칠맛을 구현하려 했을 것입니다.

 

 

뒷면에 박힌 두터운 도미살과 밥이 먹음직스럽군요. 저대로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ㅎㅎ

 

 

원재료가 궁금했는데 예상한 대로 도미는 없습니다. 대신 도미덮밥맛 시즈닝(일본산)이 눈에 띕니다.

 

 

영양정보는 이렇고요.

 

 

감자칩을 뜯으면 약 1/3 정도 채워져 있습니다. 훼손 및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질소 충전은 약 2/3 정도 되어 있고요.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양호하네요. 우리나라 감자칩은 이상하게 일본 것보다 깨진 것이 많은데 이번에는 뽑기 운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도 바닥에는 부스러기들이 제법 있어요.

 

 

이제 중요한 맛. 정말 도미덮밥 맛이 정말 날까? 인데요. 제가 도미덮밥은 못 먹어봤지만, 도미솥밥은 여러 번 먹어봤기 때문에 비교는 될 것 같습니다.

 

 

으깨고 삶아서 모양을 잡은 성형칩이 아닌 100% 생감자란 점이 마음에 듭니다. 일본산 시즈닝을 썼다지만, 특별히 손에 가루가 묻어나올 만큼은 아닙니다. 감자가 뜨거울 때 감칠맛 시즈닝을 밀착시킨 느낌.

 

코를 갖다 대면 일본에서 먹던 콘소메 맛 감자칩과 비슷합니다. 질감이 바싹했고 씹을 때는 제법 익숙한 향이 나는데요. 저는 도미를 정말 많이 먹어봤지만, 이건 도미 감칠맛과 상관없고, 오히려 가쯔오부시(가다랑어포)녹아든 농축된 우동 육수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쯔오부시하니까 오코노미야끼 느낌도 납니다.

 

간장 맛도 살짝 올라오는데 이건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데리야키 소스를 바탕으로 한 것 같습니다. 고로 이 감자칩은 데리야키 + 가쯔오부시 향이 첨가된 맛으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도미라고 해서 예상됐던 '비린맛', 또는 '꼬릿한 향(자갈치 같은)'은 다행히 나지 않았습니다. 향이 진하지 않아서 그럭저럭 먹는데 계속 먹다보면 좀 질리는 타입입니다.

 

이 제품은 해태가 기획했고 일본 가루비와 기술 제휴로 만들었거나 거기서 받은 시즈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도미맛과는 거리가 있고 도미 함유량이 0.1%도 들어가지 않지만, '도미 덮밥'이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네이밍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자매품으로 '새우육수맛 감자칩'도 있는데요. 과연 이러한 네이밍이 호기심만 끌고 말지, 제2의 허니버터칩 열풍을 만들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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