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금연에 성공, 난 이렇게 했다.


    ※ 2011년 초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금연한지 7년째가 되네요. ^^

    2011년 신묘년, 벌써 3일이 지나갔습니다. 올 한해는 꼭 이루겠다던 목표, 지금쯤 실천하고 계신지요? 한해동안 이루고 싶은 소원성취 중 하나가 바로 "금연"과 "다이어트"일텐데요. 저 역시 이 두가지 소망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목표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12월 31일날 금연한지 딱 5년이 되었어요. 날짜로 치면 1825일간 담배를 피지 않았던거죠. 제가 금연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지병이 있어서도 아니고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것도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정신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었나 세삼 신기하기도 한데요. 제가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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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5년동안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제가 담배를 처음 접한건 고2때였어요. 당시 친구놈이 자꾸 담배를 권유했었죠. 
    그땐 감성이 예민할 때 였고 같은 교회에 다니던 어떤 처자가 제 마음을 불질러놔서 이성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때라
    두어번의 거절끝에 결국은 담배를 입에 물었습니다. 그것이 화근,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애연가가 되었죠.

    스스로 담배피는게 멋있다고 생각했던 시절

    전 담배라는 종류란 종류는 대부분 피어봤어요. 고딩땐 겉멋만 들었는지 알류미늄 담배 케이스를 사서 담아다 꺼내 피며 으시댔고
    한번은 그 당시엔 매우 특이했던 얇고 길다란 담배가 출시되었는데 그걸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주머니에 챙긴 다음 어두컴컴한 공원에서 
    알고 지내던 여중생을 불러다가 "나 대마X" 구했다며 장난을 쳤는데 신문지에 돌돌 말린 요상한 모양의 담배를 보니 그대로 믿어버려
    "오빠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건 아니야~제발 피지마 ㅠㅠ"라는 반응에 속으로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선물받은 쿠바산 시가를 길거리에서 피며 사람들 시선을 즐기기도 했구요.



    필자는 Mal보로가 너무 좋은 나머지 10년전 취미로 담배를 그리기도 했다.

    저는 Mal보로 매니아였습니다.
    하여간 고등학교 때 부터 온갖 종류의 담배를 피다가 대학들어가서 한 종류로 정착(?)하기 시작했는데
    제 입맛에 딱 맞는 담배를 찾아내면서 그때부터 애연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심하게 골초는 아니지만 하루에 한갑씩은 피워왔지요.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 뗄레야 뗄 수 없는 담배.
    한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좋은걸 왜 끊어, 어차피 한번뿐인 인생! 금연 땜에 스트레스 받고 명 짧아지나
     담배피고 명 짧아지나 그게 그거"




      ◐ 한번의 금연시도로 3개월을 버텼으나 끝내 실패로 돌아가고

    그러나 제가 본격적으로 금연을 하기로 마음 먹은것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 연애을 하고 부터였어요.
    지금도 아내는 담배냄새를 무척 싫어하지만 처음 연애할 당시엔 연애 초기라서 그런지 그냥 참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저는 밤이되면 쿡쿡 찌르는 명치를 부여잡으며 밤잠을 설치고 여러차례 방바닥을 뒹굴면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병원에서 두 차례 위 내시경을 받으면서 급성 십이지장염증으로 판별을 받고 의사로부터 담배를 끊을것을 권유받았습니다.
    이때부터 금연을 하기로 결심..밤이면 밤마다 잠을 설치며 명치를 만졌던 제가 약물치료로 병이 호전됨을 느끼면서 금연을 계속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 결과 3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하였습니다.




      ◐ 금연하는 도중 담배의 유혹을 가장 많이 받았던 순간은?

    하지만 연말에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금연의 꿈은 가차없이 무너졌습니다.
    담배를 끊으면서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1) 밥먹고 식후땡을 참아내야 할 때 : 밥먹고 물은 안마셔도 되지만 담배 안피면 밥 괜히 먹었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ㅎㅎ

     2)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 기분이 얼큰하고 분위기도 한층 고조되면서 알코올을 받았던 제 입술은 어느새 담배를 물고 있습니다.

     3) 친구들이 담배를 유혹할 때 : 어렵게 마음 다 잡고 있는데 꼭 옆에서 "인생 뭐있어?" 하면서 피라는 인간들 있어요. 

                                                        그것도 옆에서 일부러 담배냄새 풀풀 풍기면서 "이래도 안필려? 낄낄" 하여간 웬수들..

     4) 노래방, 당구장에서 : 이쯤되면 다들 하나씩 물고 있어요. 아무리 안핀다 버텨도 이때 만큼은 나도 간접흡연중. 


     5) 겨울철 아침에 찬 공기를 맡으며 외출할 때 : 입에서 나오는 입김을 보며 추운날 아침, 담배 한가피의 행복을 아시나요? ㅎㅎ

     6) 화장실에서 응가할 때 : 응가 냄새 맡기 싫어서도 있겠지만 이 때의 담배 한가피는 잠시동안 행복이였습니다.

     7) 인생 자체가 괴로울 때 : 연인과의 갈등(특히 헤어질 때), 회사일로 스트레스, 그 밖에 돈문제, 인간관계 꼬일때, 이럴때 담배마저 없다면

                                                무엇에 의지해야 하나요? ㅠㅠ

    "그런데 저는 위의 경우보다도 가장 뿌리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답니다."
    그것은 바로..




    낚시할 때..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낚시를 하고 서 있노라면 제 손은 어느새 호주머니를 뒤지고 있습니다.
    담배피면서 입질을 기다리는 이 맛, 낚시인이라면 정말 이거 때문에라도 금연이 쉽지가 않죠. ^^;
    비단 낚시 뿐만이 아닐꺼 같아요. 각자 즐기는 야외활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혹은 하고 난 뒤 땀 닦으며 담배 한가피의 즐거움!!!




      ◐ 담배를 끊어야 겠다고 생각했을때

    결혼 전 장인어른께서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이렇게 말씀 하셨답니다.
    "자네 담배 안끊으면 우리 딸 못 줘!"
    그래서 끊은 것도 있있지만 그 밖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 길거리의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 갈 때
    - 아침마다 가래가 나오고 양치 할 때마다 구역질이 날 때
    - 매년 오르는 담배 값, 그동안 핀 담배 값을 계산해 봤을때
    - 입에서 담배 냄새 난다면서 아내가 입맞춤을 피할 때
    - 담배 필 때마다 가족들에게 눈치 받을 때
    - 나았다고 생각했던 병이 다시 도질 때
    - 이 모든것을 감당하고도 끊지 못해 허우적거리는 한심한 내 자신을 바라봤을 때..

    결국 12월 31일 밤 11시에 연달아 두가피를 피고 끊다!
    매년 12월 31일은 처가집에서 보내고 가족들과 함께 송구영신 예배를 보러 갑니다.
    교회 입장하기 불과 몇 분 전에 저는 두가피를 연거푸 피우고 남은 담배와 선물로 받은 수제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영원히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2006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고 전 습관처럼 담배를 찾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선 한번 참아봤습니다.
    밥먹고 참고, 화장실 가서도 참고, 술 먹고 나서도 참고, 낚시할 때도 참아보고~

    일단은..참아봤습니다!
    하루, 이틀, 삼일, 일주일!  딱 요기까지 참아봤는데 와~ 죽겠더군요 ㅎㅎㅎ
    기분이 허전했지만 일주일 참은게 아까워서 못피겠더랍니다.
    "피는 순간 지는거다"
    손이 살짝 떨리고 황달현상이 오자 안먹던 사탕과 초콜릿에 손대기 시작하면서 체중이 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석달, 육개월까지 참았습니다. 매일하루 담배를 안필 때마다 금연기록이 새롭게 갱신되자 이제는 그간 참은게
    도저히 아까워서라도 못피겠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5년을 참았습니다. 지금도 아예 담배 생각이 안나는건 아니예요. 술에 취해 있고 주변에서 담배냄새를 풍기면
    은근슬쩍 피고 싶은 마음도 생깁니다. 담배피는 꿈은 정말 많이 꿨봤어요. 군대 다시 가는 꿈에 이어 두번째예요.
    하지만 한대 피는 순간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참아야만 했어요.




      ◐ 5년째 금연에 성공, 난 이렇게 했다!

    금연은 동기부여도 중요하지만 하루아침에 일순간 끊었던 경험이 있는 저로썬 그것이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략 이러합니다.

    1) 금연하기 수일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라 : 자기자신의 마음가짐을 충분한 시간을 거쳐 다듬는게 좋으며 충동적인 금연은 실패확률이 높습니다.

    2) 금연하기 수일전부터 가족과 지인들에게 "나 이 날부터 금연한다!"
    라고 선포해라 : 그렇게 실컷 소문내 놓고 금연 못하면 망신당하는 상황을
        미리 만들어 놓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연한다고 떠벌리고 다녀서 왠만하면 수습이 안되는 지경으로 스스로를 몰아가는게 중요합니다.
        (예 : 장인어른등 자기보다 손 윗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합니다. 친구들에게 백날 말해야 소용없슴)

    3) 금연은 단칼에 하는게 좋다. :
    담배를 줄여나가면서 금연한다? 솔직히 실패 확률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금연 보조기구를 사용한다? 
    계속해서 보조기구에 의존할 확률이 많아집니다. 진짜 독기를 품고 금연을 하겠다고 생각했을땐 그 어떤 도구도
        요령도 구차해 질 수 있다고 봐요. 
    담배 줄이지 마시고 피던 담배 그대로 피시다가 어느 순간 멈춰보세요.

    4) 담배를 끊을 때 시기도 중요하다 :
    되도록이면 큰 단위가 바뀔 때를 기점으로 시도해보세요. 월이 바뀔 때도 좋구요. 이보다 좋은건 해가
         바뀔 때
    그래서 전 12월 31일까지만 피고 새해부터 끊기로 결심했답니다.

    5)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야외 활동을 늘리자 :
    사람이 집안에 콕 박혀 있으면 담배만 자꾸 생각나게 됩니다. 야외활동량을 늘이시거나 

        그러한 직업군으로 취업할 때도 좋은 챤스가 되며, 평소 조깅등으로 땀을 내면 담배생각이 잠시나마 사라집니다.

    6) 금연은 자기자신보다 가족과의 약속 :
    제 생각에 금연은 자기자신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약속이 더 크다고 봅니다.

       담배로 고통받는 이들은 자기자신보다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위해서 끊는것도 좋지만 가족을 위해 끊는다고 생각한다면
       책임감이 커집니다.


    마치며..
    오늘까지 5년하고 3일을 금연하였습니다. 일수로 치면 1828일간 했고 하루 1갑씩 계산하면 총 4,570,000원이 굳었어요 ^^;
    그렇다고 그 돈이 그대로 저축될리 만무하지만(전 낚시하는데 기회비용으로 쓴거 같습니다.)
    덕분에 건강도 되찾았고 그때보다 살은 좀 쪘습니다만 무엇보다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의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줬다는게 가장 뿌듯했어요.
    그리고 이 의지로 올해 또 다른 목표에 들어갑니다. 작년에 실패했던 10Kg 감량하기! (제가 완전 비만이 아니라 조금 과체중이라 10kg빼는것도 힘들더만요;)
    무엇보다 내 건강을 지키고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면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고 봐요.
    10Kg 빼겠다는 말, 마음의 준비 좀 하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선포 한 후 시작해 보겠습니다. (D자형 상체 사진 찍어놨어요.
    나중에 살 빼면 비교 사진 올릴께요 ^^;)
    여러분들도 금연을 포함하여 올 한해 이루고 싶은 소망,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 오늘은 댓글창을 닫아두었습니다. 안걸리던 감기에 걸려 몸이 타이핑 치기가 힘듭니다. ㅠㅠ
         이웃님 나중에 찾아뵙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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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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