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경험한 배낚시, 이렇게 재밌는줄 몰랐어요. ^^


    지난시간에 이어 이번엔 배낚시 이야기예요. 낚시 경력 8년차라면 8년차인 제가 배낚시는 처음해봅니다.
    이 날 아홉명의 대가족들과 함께 멀리 서울에서 안면도까지 왔것만 아침부터 짙은 해무에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좌대에서 생명체를 구경할 수 있을지가 의문..
    오늘 자연산 회맛 보여주겠다고 말 다해놨는데 입질 자체가 없으니 이제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대로 허망하게 철수해야 하나.. "오늘 우리 회 먹을 수 있어?"라며 눈치 아닌 눈치가 오는듯 하고 ㅋㅋ
    그런데 갑자기 배낚시 이벤트가 발동! "고기 못잡으신 분들 중 팀당 두명씩만 태워드립니다" 라는 말에
    저와 형님이 얼른 올라탔습니다. 과연 횟감은 고사하고 바닷속에서 생명체 구경은 할 수 있을런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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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 처음 경험한 배낚시, 이렇게 재밌는줄 몰랐어요. ^^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

    낚시하면서 투정부리는 사람이야말로 없어보인다 생각했는데 오늘 제 속마음이 그런거 같아요.
    아침인데.. 지금 시간에 입질이 없으면 어떡하라는건지.. 그렇게 바다는 싸늘한 반응만이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바다가 원망스러운.. 바람도 없고 파도도 없는 아무런 파동 없는 밋밋한 바다가 곁으론 평화로워 보이지만
    해무를 감싸앉은 바다의 응대는 내려간 수온만큼이나 차가웠어요.


    그렇게 좋지 못한 상황에서 배낚시는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타신 분들은 선장님 빼고 총 6명.. 비록 안면부지 없는 사람들이지만 배에 탄 목적은 '단 하나'..
    각자의 일행들과 함께 먹을 횟감을 잡아 오는 것.
    오늘 사진들은 여기 계신 분들에게 초상권 동의를 미쳐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굴은 가리고 올리니 양해하고 봐주세요 ^^;


    모두가 침묵속에 저마다의 월척을 기대하며 낚시에 열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장님까지 총 7명이 가세한 배낚시는 한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입질이 없습니다.  선장님 왈~
    "이러다가 어느 누구한테 입질 들어오면 그때부터 계속 들어오니 잘해요. 그런데 입질은 꼭 받는 사람만 받더라구"

    사실 배낚시는 운때도 많이 따라줘야 할거 같아요. 채비는 거의가 비슷비슷합니다.
    그리고 고패질(위 아래로 움직여 미끼에 액션을 주는) 동작의 유무에 따라 입질 여부도 갈리기도 하는거 같구요.
    저는 배낚시는 처음이지만 낚시라는게 다 그런거라 생각해요.

    "낚시는 집중력의 싸움이라는 것을"

    70호짜리 봉돌이 바닥에 닿는 느낌이 오면 곧바로 30cm가량 띄워서 밑거림을 방지하는 동시에 고패질을 시작합니다.
    고패질도 팔꿈치만 움직일 정도의 좁은 범위로도 해보고 안되면 좀 더 띄웠다 내려보기도 하고 다양하게 시도하다 입질이 오면
    같은 방법으로 낚아내면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깐요. 그게 통할지 안통할진 모르지만 ^^
    7명의 배낚시 인원 중 첫 입질은 누구에게 올것인가도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토도독'하는 입질이 느껴졌습니다.


    한시간에 가까운 적막을 깨고 배낚시 첫 입질이 주인공은 바로 제가 되었습니다. ^^;
    비록 좌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의 배낚시라 우럭 씨알은 크게 기대할게 못되지만요. 그래도 첫 입질의 주인공이 되니
    갑자기 시선이 저에게로 집중되는 기분? 배낚시 묘미가 또 이런게 있었군요. ㅎㅎ
    그리고 잠시후 또 한번의 토독거림이 옵니다.


    저에게 두번째로 고기가 올라와주었어요. 우럭아 오랜만이네~ 반갑다야!
    연속으로 두마리를 낚자 다들 손놀림이 바빠지는듯 합니다. 이제 입질이 시작되었으니 본격적으로 배낚시 시작!
    .
    .
    .
    하지만 수분이 지났는데 다들 입질이 없습니다. 좀 전에 제가 받은 두번의 입질은 그저 운빨이였을까..
    옆에서 낚시하던 청년이 저에게 한마디 건넵니다.

    "아무래도 그거 눈먼 고기같아요. 한쪽 눈이 없나 한번 확인해봐요. 하하하"


    하지만 왠걸요. ^^
    저에게 세번째 우럭이 올라왔습니다. 씨알은 좀 민망..
    아까 눈먼고기라 말했던 분께서 또 한마디 건네십니다.

    "헛..또 올라오네..두마리까진 운인줄 알았는데 세마리는 아무래도 운이 아닌듯 하네요 ^^"
    선장님 왈~~  "거봐 이럴줄 알았어. 한사람만 계속 나온다니께.. 다들 뭣들혀요~"

    모두가 못잡고 있을때 혼자 잡는 이 기쁨(?)
    전 아무래도 사악한 인간인가봐요. ㅠㅠ


    그러다 중간에 배낚시 인원이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중간에 대가족이 합류하셨어요.


    왠지 베테랑꾼으로 보이는 아저씨 ^^
    함께 온 일행들도 배낚시를 처음하는지 낚시레슨 중입니다. 근데 낚시 처음하는거 맞아유?
    아줌씨들 낚시 배우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환호성을 지르시길래 뭔가해서 봤더만 그새 한마리 낚았어요.
    낚시 배우고나서 초고속 스피드로 한마리 낚았는데.. 그게 글쎄..



    우럭 씨알 좀 보세요. 완전 연안에서 배낚시인데 이정도면 아주 준수한 씨알이라는..
    그것도 처음 낚시 배워서 했는데 첫타가 이거라니.. 낚시할맛 나겠는데요. ㅎㅎ

    "근데 얘야~ 이 통은 우리통이란다.. 여기 넣어주게? 그럼 고맙지~ ㅎㅎㅎ"
    라고 하니 아주머니들이 "야야~ 거기 아녀.. 저짝에~ 저짝 통에다 넣어야제~"


    그 와중에 형님께서 앙증맞은 황해볼락 한마리를 올리면서 첫 개시를 합니다.
    물때가 간조를 지나 초들물이 받치기 시작하니 입질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계속 고전하던 청년팀들도 무려 쌍걸이로 잡아들이고. 아마 저 우럭들 형제지간인가봐요.


    형님도 우럭을 연거푸 올리기 시작합니다.


    한마리 추가요!
    저도 사진 안찍고 낚시에 집중했더라면 더 많이 잡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바다도 잔잔하니 멀미도 거의 없고 참 좋았어요.
    아이들도 낚시를 배우더니 그대로 낚시 삼매경에 빠집니다. ^^
    옆에 엄마인지 이모인지 고모인지 모르지만 너무 붙어서 하다 서로 낚시줄이 엉켰어요. 그 와중에 작은볼락이 매달려 있습니다.
    줄을 풀어보니 아이가 잡았더라구요. 작은 고기지만 잡았다는거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


    저도 사진 찍다 고기 잡았다를 반복하니 어느새 지렁이가 동났어요.
    지금까지 낚시하면서 입질에 의해 미끼가 떨어진적 별로 없었거든요. 그만큼 입질이 활발했던거 같은데 미끼가 동이 나자
    옆 팀에게서 미끼를 얻어왔어요.


    오징어 회 맛은 알아가지고.. 넣자 마자 물고 늘어지는 우럭.
    얘네도 입맛이 까다로워요. 회를 두툼하게 안썰면 안무는듯 합니다. ㅎㅎ


    그렇게 모두가 배낚시 삼매경에 빠집니다. 
    오로지 입질을 느껴보려고 집중하다보니 지금 머릿속의 복잡한 일들은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거 같습니다.


    배낚시 삼매경엔 아이 어른 할거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빠져듭니다.
    묘한 낚시의 중독성이라고나 할까요. 그 작은 '토도독'거림의 미학을 알게 되는 순간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낚시의 매력에 빠져들테니깐요. ^^


    낚시를 하다보면 고요했던 적막을 깨고 "왔다~!" 하는 소리가 종종 들립니다.
    여기도 "왔다", 저기도 "왔다"
    즐거운 비명이 연신 터져나옵니다.


    낚시를 배운지 얼마 안되 씨알 좋은 우럭을 낚으셨던 아주머니가 또 한번 일을 치릅니다.
    언틋봐도 대가 제법 휘어지는가 싶더니.. 근데 밑걸린거 아녀요? ㅎㅎ


    근데 뭔가 물고 있긴 한가 봅니다. 신나게 아니 조금은 힘겹게 릴을 감으시더니 쓸만한 우럭을 또 한마리 낚습니다.
    그리고 너무 신나하시는 ^^..  이러다 낚시에 퐁당 빠져버리시는건 아닌지..

    근데요 여기에 살짝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이렇게 입질이 막 있을때도 혼자 잡지 못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ㅠㅠ
    처음 배에 올라탔던 분들 중 한분께서 유독 입질을 못받고 계신겁니다.
    "그 입질이 뭔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 한번만 느껴봤으면" 라며 열심히 고패질을 하는 청년..
    그런데 언틋 보기에 고패질을 너무 세게 또 빠르게 하고 있다는걸 알았어요. 그것이 문제라면 바로 잡아줘야 할텐데
    그렇다고 배낚시 초짜인 제가 나서는것도 좀 그렇고 그냥 안타깝지만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옆에 또 다른 청년은 (다들 얼굴 가렸는데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이해해주시겠죠? ^^;)
    희한하게도 노래미만 두마리쨉니다. 옆에 아주머니들이 어쩜 놀래미만 잡으세요?
    이제부터 놀래미 청년이라 부를께요.. 랍니다.ㅋㅋ

    방금전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다들 연거푸 우럭을 잡아 올리는 와중에  입질 한번 제대로 못받다가
    배낚시 종료 10분전에 처음으로 잡았어요. 그리고 나서 덤으로 한마리 더..
    씨알은 다 고만고만 했지만 입질 받기 데뷔를 치뤘으니 담엔 더 잘할겁니다. ^^


    그래서 중간에 합류했던 대가족이 잡은 결과예요. 아무래도 쪽수가 많다보니 ^^
    우럭하고 누리끼리한 황해볼락이 반반씩 잡혀있었습니다.


    여긴 우리가 잡은 조과물이예요.
    비록 짧은 시간의 입질 타임이지만 그나마 체면치례했어요


    여긴 4명의 청년팀들.. 그래도 막판에 조금 잡았습니다.


    배낚시 도중 전화로는 "아직 한마리도 못잡았어.. 어떡해"라고 했거든요.
    모두 실망하고 기다릴때 조금이라도 잡은 모습 보여줄려고 했어요. ㅎㅎ
    장인어르신에게 보여드리자 아내는 주머니에 손 넣고 짝다리를 짚더니 에게게? 하는 반응..ㅋㅋ


    숙소로 돌아와서 얼른 포를 뜹니다.


    이건 좌대 나갈때 사장님이 서비스로 주신 우럭회예요.
    좌대에서 못잡으신 분들을 위해 이렇게 회를 썰어 주시기도 하는데 옆엔 회뜨고 남은 서더리들이 엄청 많았어요.
    매운탕 하실려면 원하는 만큼 가져가라고 하니 인심도 후하십니다.


    요 한접시는 배낚시에서 잡은 걸로 뜬건데 다들 이쪽이 더 맛있다고 하데요.
    그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아주 미약하게나마 더 고소했던거 했어요. 서비스로 썰어준 회가 양식이라 그런가..그런말은 없었지만 ^^


    고기와 라면도 빠질 수 없죠. ^^
    근데 숙소에 바베큐통을 다른 팀들이 쓰고 있어 준비했던 등심을 후라이팬에다 구워먹어야 하는 현실 ㅠㅠ
    우째 쇠고기를 팬에다가 ㅠㅠ.. 근데도 다들 맛있답니다. 사실 숯불이 훨씬 맛있기야 하겠지만 이렇게 놀러와서
    무엇을 먹은듯 안맛있겠어요. ㅎㅎ


    먹다보니 회가 남는 사태가 발생..
    평상시엔 상상도 하지 못할 짓을 해봅니다. 라면국물에 살포시 담가먹는 우럭 샤브샤브 ㅎㅎ



    회가 남아돌자 급기야 서너점씩 싸서 먹게되는..횟집에서 이렇게 했다간 일행들에게 돌 맞겠지만 ㅎㅎ
    처음엔 횟감을 못구할까봐 다소 걱정되었는데 이젠 정말 하나도 아쉬울게 없을 정도로 먹었습니다. 
    아마 서비스 회가 없었다면 모자를 뻔 했지만요.

    새벽부터 대가족과 함께 온 낚시.. 축축한 습기와 해무로 인해 젖어 있어 앉을때가 마땅치 않았던 좌대
    쌀쌀한 공기에 춥고 배고프고 입질은 없는 그런 곤혹스러운 기분들이 푸짐한 회와 고기에 쌱~ 가셨습니다. 
    비록 출발은 삐거덕 거렸지만 이렇게 놀러와서 잘 먹을 수 있다면 어느정도는 성공인거 같아요.
    먹는걸로 시작해 먹는걸로 끝나는 좌대낚시, 그리고 짧은 입질의 시간이지만 집중적으로 낚을 수 있는 배낚시
    또 제가 주로하는 갯바위 낚시까지 모두 나름대로의 매력이 존재하였습니다.
    이번에 배낚시가 처음이지만 꽤 즐거웠는데 아마 가을쯤해서 한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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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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