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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시작할 무렵 아내와 함께 모처럼 방파제 낚시를 위해 홍원항으로 향했습니다.
평일날 찾은 홍원항 방파제는 한산하였고 우리부부는 갯바위에서 맞이하는 전투낚시가 아닌 모처럼
여유있는 낚시를 위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한 방파제를 찾았습니다. 과연 이곳에서도
대물을 낚을 수 있을지.. 방파제서 대물이라 너무 욕심인가요 ^^;
하지만 지금 시기는 한번쯤 욕심을 부려 볼 만 합니다. 약간은 계획없이 충동적으로 떠났는데 주말에
막힘없이 즐기는 낚시 데이트, 오늘은 충남 서천군 홍원항 방파제로 떠나봅니다.
*카테고리 관련 글* ☞ 시선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아내의 낚시포즈 ☞ 봄철 격포권 대물 감성돔 포인트(폭격섬, 형제섬) ☞ 물 반 고기 반, 뜰채가 부러져도 낚시는 즐거워 ☞ 부부동반 낚시에서 생애 첫 대물 감성돔을 만나다. ☞ 최고의 손맛을 안겨줬던 부부동반 낚시 in 격포 내만권 |
[홍원항 바다낚시] 아내와 함께한 홍원항 방파제 낚시
아마 서울과 수도권에 사시면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요.
낚시를 좋아하긴 하는데 감성돔이나 참돔을 잡으려고 남해까지 가기엔 거리도 비용도 부담이 되고, 또 어렵사리 주말에 시간을 내긴 냈는데
메어터지는 고속도로 정체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잔뜩 받아오는 일이 많으실 겁니다.
결국 수도권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기 위해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데요. 기껏해봐야 가까운 경기권에서 조금 더 내려가야 충청남도
권이며 아예 작정하고 낚시만을 위해 투자하지 않는 한 그 이상 벗어나는게 힘든 상황입니다. 그것도 연인과 가족과 함께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 역시 연애시절부터 지금의 아내와 종종 낚시를 즐겼지만 예외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시면 의외로 주말에 "막힘없는 낚시"
를 아주 깔끔하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커플이 지향하고 있는 낚시 방법입니다. ^^
충남 서천 홍원항
현재는 갯바위 낚시를 위해 출조점을 이용하며 남해권으로 곧잘 다니고 있지만 가끔씩 방파제 낚시가 땡길때면 여지없이
찾는 곳이 있습니다. 주로 신진도나, 안면도, 서천 화력발전소 일대나 홍원항 방파제가 그렇습니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2~3시간만에 접근할 수 있는 곳이지만 주말에는 꿈도 못꾸는 시간이 되버렸습니다. 정체까지 감안하면 기본이 4~5시간..
그러다보니 남들이 움직이지 않은 새벽시간대를 통해 가는게 이젠 습관이 되버렸습니다.
그런데요. 새벽일찍 출발한다는게 어려워 보여도 한번 그렇게 해보시면 이게 얼마나 쾌적하고 깔끔한 낚시여행이 되는지 아실겁니다.
홍원항에서 일출
홍원항 방파제에 새롭게 건축된 피싱존이 보이고 있다.
새벽 6시 30분에 낚시시작
우리 부부는 전날밤 모든 낚시짐을 챙겨놓고 일찌감치 잠을 청했습니다. 이때가 대략 밤 10시..
평소 1~2시에 잠을 청하는 우리에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따가 새벽에 일어나 운전을 하고 낚시를 즐기기 위해선 그래야만 합니다.
그리고 새벽 2시 30분에 기상해서 3시에 출발합니다. 서울 강북권에서 서천 홍원항까진 약 2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가고도 남는 시간..
새벽이라 전혀 막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나친 과속은 금물이며 늘 운전조심해야합니다.
참..오늘 낚시는 아내의 제안으로 갑작스레 이뤄졌습니다. 지난번 갯바위에서 아내가 감성돔을 못잡은 여파도 있었고 또 한가해진
토요일을 집에서 그냥 보낼 수 없기에 떠나게 되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하니 6시가 조금 안되었고, 낚시점에서 밑밥을 개고 곧바로 홍원항 방파제로 진입해서 낚시를 시작하니 6시 30분입니다.
낚시란게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함도 있지만 그래도 "잡아야" 즐거운게 낚시가 아닐까 싶어요.
형식적으로 낚시오시는 분은 아마 없으리라 봅니다. 뭔가를 잡기 위해선 새벽부터 낚시를 하는게 "낚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동트기 시작할 무렵부터 오전 9시까지가 가장 입질이 집중되는 시간대인 만큼 이때를 노리기 위해선 새벽에 움직여야만 합니다.
"새벽에 움직이면 차도 안막혀 기분 좋은 출발이 되고, 새벽에 낚시를 시작하니 뒤늦게 오는 분들에 비해 조과가 좋습니다"
이 날은 격포 내만권에서 대물 감성돔을 잡은지 꼭 3일째 되는 날입니다.
갯바위에서 감성돔 낚시를 하던 사람이 뜬금없이 방파제 낚시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방파제 낚시는 그것대로
매력이 있습니다. 모든게 상대적인것 처럼 이곳 홍원항 방파제에서 만약 대물 감성돔이라도 잡게 된다면 갯바위서 잡은 것보다 더 가치가
있고 기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능합니다.
즉, 5월 중순부터는 홍원리 일대(화력발전소, 마량방파제, 홍원항 방파제)에서 감성돔을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5월 중순~ 6월까진 40cm 이상 감성돔이 더러 나와주는데 이것을 노리는 현지꾼들이 있구요. 다만 확률은 갯바위만 못하다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시간대와 물때 공략을 잘한다면 대물 감성돔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아무래도 높아지겠죠?
만약 오전에 감성돔 공략이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해가 중천에 걸리게 되면 학공치가 들어오는 시기여서 학공치 낚시채비도 준비해
갔습니다. 이곳에서의 감성돔 공략은 무조건 만조 전후 2시간입니다. 즉, 중들물에서 만조를 거쳐 초날물까지 보고 나가는 낚시를 하셔야만
확률이 높은데 이 날의 물때는 오전 11시가 만조라 물때상으로만 본다면 오전 9시부터 피크타임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대가 애매하기에 차라리 오전 7시가 만조였음 더 좋았을테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니 서천일대에서 낚시를 하실땐 오전 7~8시에 만조이거나, 오후 6~7시에 만조와 겹쳐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을 맞이하게 되니
이곳에서 감성돔을 노려볼 생각이시라면 참고하시기 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 방파제에선 뜰채를 가지고 오는 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저 처럼 낚시자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차해서 대물이라도 잡으면 계측은 해야지요. ^^;
사진은 두레박에 물을 퍼놓고 주걱을 이용해 밑밥에 물을 섞을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아무래도 해동이 덜 된 상태의 밑밥은 푸석거려
원투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뭉쳐지지 않아 물을 섞어주기 위함이구요.
첫타론 황해볼락 등장입니다. 잔씨알이지만 얘네는 다 커도 손바닥 사이즈를 넘지 않습니다.
서해에서 낚시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볼락"이라고 흔히 오해를 하시지만 맛이 좋다는 볼락은 서해권엔 서식을 하지 않습니다.
이 황해볼락은 전 세계적으로 서해에서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라 하구요. (한국 어류도감 발췌)
맛은 우럭이나 볼락에 비해 떨어지는 편. 어쨌든 방생하구요.
이른 아침이라 입질이 활발한 편입니다.
미역과 함께 우럭이 연거푸 올라오는걸 보니 수심 설정도 양호한 편. (전 노래미가 물면 수심을 30cm정도 올리고, 우럭이 물면 그대로 두거나
잔씨알일 경우 좀 더 깊게 설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잔씨알이라 열심히 방생해줍니다.
이른 새벽부터 낚시를 시작하는 분들은 정말 재대로 한껀 하려는 분들입니다.
한산한 방파제속에 서너 분 정도만이 낚시를 하고 계셨는데요. 그중에선 텐트를 치고 밤새 야영을 하신 분도 계십니다.
그리고 뜰채까지 가져온걸 봐선 틀림없이 감성돔이 붙었겠구나 싶어 노리는게 아닐까 싶구요.
2년만에 찾은 홍원항은 전에 없던 것이 눈에 띄었는데 바로 피싱존입니다.
저곳에서도 두분 정도가 낚시를 하고 계셨는데 이따가 날이 밝아오면 가족들이 많이 찾게 될 곳입니다.
참고로 서천시는 2019년 까지 홍원항 일대를 "레포츠형 마리나"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파제가 움푹 들어간(꺽이는 곳) 곳에 건립되어져 저 곳에서 낚시를 하려던 제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사실 저 곳이 감성돔 포인트로
자주 찾던 지점인데 그곳에 피싱존이 떡하니 세워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지금 서있는 곳에서 낚시중이구요.
날이 밝자 하나 둘씩 낚시객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오전 11시 만조를 앞두고 지금부터 오셔서 낚시를 하겠다는건
나름대로 물때에 맞는 공략을 해보이겠다는 심산으로 보여지구요.
멀리 우리처럼 커플 낚시객들도 눈에 띕니다.
전날 밤에 싸놓은 주먹밥인데요. 낚시를 하면서 집어 먹기 좋은 도시락입니다. ^^
아시겠지만 낚시대를 놓지 않는 한 젓가락을 이용해서 식사를 하는건 생각처럼 잘 되지 않더라구요. 소풍온게 아니라면..
그나마 물때가 한풀 꺾이면 모를까 지금은 집중해서 낚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먹밥이 허기진 배를 채우는덴 최고인거 같아요. ^^
열심히 밑밥을 뿌리는 아내. 오늘 더도 말고 딱 한마리만 걸어보는게 소원입니다. 이곳 방파제서 감성돔은 거의 상징적이라 할 수 있는데
아무나 못잡고 또 아무때나 잡는게 아니기에 더더욱 그런거 같습니다.
사실 배타고 갯바위로 나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늘 경제적인 이유가 문제겠지요. 그리고 지금 시기에 방파제서 대물을 낚아보겠다는
일종의 도전의식도 함께 작용한듯 싶습니다. ^^
테트라포트 언저리까지 찌가 밀려오면 여지 없이 들어오는 입질이지만 이때는 낚시대를 들어 견제를 하는게 필수입니다.
안그럼 테트라포트에 걸려서 낭패를 보기 일쑤니깐요. 이 시간에 줄이 터져서 채비가 분실되고 다시 채비를 꾸릴려면 5~10분은 족히
소요가 될텐데 그렇게 되면 점점 확률은 멀어져만 갑니다. 이 시간엔 바늘이 항상 물속에 있어야 합니다.
현재까진 잔씨알의 우럭만 잡히는 상황이다보니 아직 이렇다할 조과가 없는 가운데 아내가 힘찬 챔질을 하며 대를 세웁니다.
대가 파르르 떠는걸 본 저는
"왔어?"
"(도리도리)아니"
그나마 이제까지 잡은 것 중에선 장원이네요 ^^;
오늘 이러다 빈손으로 가야하는건 아닌가 싶어 이건 챙겨둡니다. 새벽부터 일찍 왔는데 여차하면 매운탕감이라도 마련해야지요.
낚시도중 잠수부로 보이는 분이 멀뚱히 서 계십니다.
금방이라도 바다에 뛰어들 기세인데 이미 바다에서 나오신 상황으로 보이구요. 사진은 못찍었지만 또다른 분이 밑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들고 올라오셨어요.
이제 물때는 만조를 지났고 시간은 어느덧 정오를 가리킵니다.
요즘 같은 시기엔 대류현상으로 인해 오전엔 고요했다가도 오후로 들어서면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부는 현상이 잦은데요.
찰싹~찰싹 테트라포트를 때리는 너울파도가 가끔 위협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구멍치기를 시도하는 아내
올해 겨울은 유래없는 한파의 영향으로 인해 저수온 현상이 지속되었다 합니다.
예년에 비해 약 20일 정도 시즌이 늦게 찾아온다는 말이 맞는건지 모르지만 여느때 같았음 홍원리 일대에서 감성돔 조황이 나왔어야 했는데
아직 없는걸 보니(도보권 포인트 기준) 테트라포트 근처로 안붙은거 같기도 합니다.
뜻대로 낚시가 풀리질 않자 혹시나 굵은 씨알의 우럭이라도 잡아 볼 요량으로 구멍치기를 해보는데
너울은 점점 커지고 바람도 쎄지니 철수를 결정합니다.
오늘 소소한 조과예요. 계속 방생만 해주다 막판에 몇 마리만 챙겼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5시.. 토요일 오후인데도 정말 하나도 막히지 않았습니다.
※ 주말에 당일치기 낚시를 계획할 땐 이렇게 해보세요.
- 출발은 새벽에 하고 낚시도 입질이 집중되는 오전타임만 노려본다.
- 정오를 넘기면 철수한 후 인근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혹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해도 좋다.) 일찌감치 고속도로를 타고 빠져나온다.
토요일 오후 3시 넘어가면 서해안 고속도로의 경우 양방향 소통이 더디게 됩니다.
특히 서울로 들어오실 땐 비봉과 매송IC 부근, 그리고 서서울 톨게이트를 지나 서부 간선도로까지 내내 막히게 되어 시간이 지체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못해도 오후 3시 이전엔 주요 도로를 타고 일찌감치 빠져나오는게 좋으며 서부 간선도로가 지체될 땐 우회도로를 이용합니다.
(우회도로 이용방법 : 막힘없이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 방법)
여유있게 도착한 저희부부는 오늘의 조과물로 저녁 반찬을 만들기 위해 손질해 둡니다.
칼집을 내고 소금을 뿌려 팬에다 굽습니다.
이름하여 "우럭 소금구이" ^^*
이건 손으로 잡고 뜯으면 고갈비 이상의 맛입니다.
새벽에 출발하는게 쉬워보이진 않지만 막상 해보시면 이게 얼마나 쾌적하고 깔끔한 낚시가 되는지 느낄 수 있을겁니다.
결국 이 날은 토요일 새벽에 출발해서 입질이 집중되는 오전타임만 보고 빠지는 짧고 굵은 낚시를 할 수 있었는데 토요일이였지만
갈때나 올때나 막힘 없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면서 하행선을 보니 이제 나들이를 가려는 차량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 속에 갇힌 분들을 생각하니 끔찍하더군요.^^; 그래서 주말에 낚시만을 위한 최적화 된 타이밍은 필요하다 봅니다.
오랜만에 그녀와의 방파제 낚시 데이트는 비록 감성돔을 낚진 못했지만 소소한 입질의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주말에 깔끔 최적화 된 방파제 낚시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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