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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촌구석에 살고 있는 입질의 추억.
낚시와 자연산을 사랑한 덕택에 남해안도 아니고 무려 서울에서 자연산 감성돔 회를 우리집 밥상으로
불러들여서 먹고 산답니다. 그리고 새 아파트로 이사 온지 이제 6개월이 되었어요. 비린내 물씬 풍기며
낚시 이야기를 전해주던 제가 베란타 텃밭 이야기를 한다면 왠지 어울리지 않을거 같지만요. ^^;
베란다 텃밭과 자연산 감성돔의 만남은 생각보다 환상적입니다. 바로 아내의 취미와 제 취미가 만나 우
리집 자연산 밥상이 완성되는데 큰 일조를 했으니깐요. 아내와 남편의 취미가 만난 우리집 밥상!
오늘은 다소 염장성 포스팅으로 기분좋은 아침 출발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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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과 자연산 감성돔으로 완성된 밥상
싱그러운 초여름의 어느 날 아침. 아침 일찍 일어난 저는 뜨거운 커피 한잔을 들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곳에는 붉게 물든 장미꽃들이 피어 올라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엔 앵두나무꽃이 만개하며 저를 반겨주었어요. 비록 지금은 다 지고 없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앵두가 자라 저희집
셀러드에 곁들여졌어요. 이렇게 활짝 핀 꽃들을 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 ^^
이곳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다 보면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바로 이곳은
저희집 베란다예요. 이때는 이사한지 얼마 안되 썰렁했지만
얼마전에 베란다를 꾸미기 시작하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답니다. ^^
그리고 창가에서 바라본 풍경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함을 느낄 정도로 앙상했던 산등성이가 고운 옷을 차려입었어요.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베란다 텃밭입니다. 요새는 바질을 키우고 있는데요.
요 바질잎을 따서 셀러드에 먹는 재미가 아주 솔솔하더라구요. ^^
뒤에 보시는 나뭇가지들은 무궁화도 있고 앵두나무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날라왔는지 모를 강아지풀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옆에서 잘 자라고 있구요. 비록 잡초지만 강아지풀이 싫진 않기에 굳이 제거하진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거실 반대편(세탁실이 있는) 베란다 텃밭이예요. 베란다 텃밭이 두개라서 너무 좋습니다.
여기엔 쌈채소를 기르고 있는데요. 얼마전까진 썰렁했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정글을 무색케 할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주 솔솔한건 방울 토마토와 상추, 그리고 로메인과 파입니다.
고추는 아직 안열렸더라구요. (언제 열리는지는 모릅니다. 아내가 알아서 하겠죠 ^^;)
몇몇 이웃님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에 이사오기 전엔 13평짜리 연립주택에서 신혼생활을 하였습니다.
장마철이면 비가 새고 벽지는 곰팡이가 썰어 늘 기침과 몸살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방 바닥은 깨져서 돌덩이를 줏어와 박아놨어야 했고 장판이 다 쓸려 찢어져도 다시 도배 장판을 하기엔 엄두가 안나는 상황이였어요.
결국 3년간 참고 살았습니다.
이때는 낚시한번 다녀오면 정말 곤혹이였어요. 밤 늦은 시간 차를 끌고 집앞에 오면 골목골목마다 꽉꽉 들어찬 차량에 주차할 곳이 없어
늘 동네 몇 바퀴를 돌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자투리 공간을 찾아내지 못해 근처 도로변에다 차를 세우고 피곤한 몸과 낚시장비를 들고
집으로 오곤 했지요. 그리고 새벽 5시에 또 다시 일어나 차를 옮겨놔야 했습니다. 안그럼 주차단속에 딱지가 붙으니깐요.
지금은 운좋게도 쉬프트에 당첨되어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넓어진 아파트에 이렇게 두개의 베란다 텃밭을 기르고 있으니 당시엔 꿈도 못꿀
일이였어요. 낚시갔다 밤 늦게 와도 주차걱정 없다는게 참 좋더라구요. ^^ (아직 입주가 덜된 곳도 있어 주차공간이 남아 돕니다.)
자연산 감성돔
아내는 베란타 텃밭 가꾸는 취미에 남편은 서울에서 힘들지만 남해로 갯바위 낚시에..
잡어지만 구이용으로 챙겨온 노래미
그렇게 차려진 술상이예요. ^^
베란다 텃밭에서 딴 적상추와 로메인
그리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던 51cm짜리 자연산 감성돔.
대물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초여름에 잡힌 감성돔이기에 겨울보단 맛이 덜하지만요.
그래도 이 날 갯바위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감성돔입니다. 어디가서 먹으려면 돈 꽤나 들거 같은 자연산 감성돔 ^^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 싱싱한 회맛을 못느낄꺼 같아 같은 동네 살고 계신 큰 처형네 부부를 모시고 급히 번개를 쳤습니다.
요건 껍질에 참기름을 발라 후라이팬에 껍질만 살짝 익힌거예요.
다음번엔 토치를 사다가 해볼 작정입니다.
그리고 오늘 자연산 감성돔 회를 빛내줄 술로 "긴조 나마죠조"를 꺼내들었습니다.
얼마전 아는 분이 운영하시는 일식집에서 공짜로 한병 얻어왔어요.
업소에선 저 한병이 4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여긴 술보다 회가 훨씬 비싼거라 나마죠조가 결코 주연이 될 수 없는 ^^
저와 한잔 하실래예 ^^*
이 날 형님께선 자연산도 자연산이지만 '돔'이란거 자체를 처음 드셔본다고 해요.
이렇게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한잔 두잔 먹다보니 자연산에 취하고 기분에 취해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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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포를 뜨고 하룻밤 잘 숙성시킨 자연산 감성돔 한짝을 꺼내보았어요.
얘는 좀 작은 사이즈긴 하지만 그래도 45cm짜리라 무시 못한다는..
오늘 아침밥 메뉴는 숙성시킨 자연산 감성돔 회와 베란다 텃밭에서 따온 쌈채소예요.
따고 따고 또 따도 계속 리필해주는 무공해 상추들 ^^
언제까지 이렇게 자라줄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따먹을 때마다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제밤 칼질을 너무 많이 했나.. 오늘 도통 칼이 들질 않아 억지로 회를 쳤는지 조금 엉망입니다.
그래도 한쪽 포를 뜬거 치곤 양이 상당해요.
아침부터 이어지는 자연산 감성돔 회의 향연 ㅎㅎㅎ
서울의 일반 가정집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밥상이랄까요. ^^;
낚시꾼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행복입니다. 여기에 아내의 취미까지 더해 베란다 텃밭에서 따온 무공해 채소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 의미가 있는거 같아요.
근데 45cm짜리 감성돔 한쪽 포를 뜬건데도 둘이서 먹기엔 너무나 많은 양입니다.
뒀다가 매운탕에 넣어 먹어도 되고 회덮밥을 먹어도 되지만 왠지 지금 먹지 않으면 이 싱싱함 언제 또 즐길 수 있을까 싶어
저도 모르게 그만 남은 회들을 몽땅 쌈사버립니다. 이 귀한 회를 가지고 횟집에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
한대 맞을 각오로 해야 하는 이런 행동들을 전 버젓히 하고 있습니다 ^^; ㅋㅋㅋ
대략 열점 가까이 되는 회를 한입에 먹을 작정입니다.
아~~~ 하며 입 크게 벌려 저걸 한입에 꿀꺽~~삽켜버립니다.
순간 에밀레 종소리가 들리면서 쏴~~~아~~♪ 아~아~아~아~♪ 하는 음악소리가 들리는듯한 착각속에
마치 자연산 감성돔 한마리를 한입에 먹어치운 듯한 기분이랄까..
입안에서 뒤엉킨 채 씹히고 있는 이 살들....씹으면 씹을 수록 감칠맛이 나는 감성돔 선어회..
숙성된 선어회의 진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다 삼킨 후에도 마치 조미료를 넣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진한 맛과 향이 입안에서 여운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장마 때문에 낚시를 통 못가고 있어요.
회가 그립지만 밖에서 사 먹는 회는 만족스럽지 못하구요. (계절적 요인도 한몫..;;)
그래서 요즘 저희집 밥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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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은 종이 한장 차이 ^^;
매번 자연산 밥상으로 먹지는 못하기에 ㅎㅎ 빨리 낚시를 다녀오든가 해야할꺼 같아요.
어제도 회가 너무 그리워 결국 집 근처에 새로 오픈한 횟집을 갔습니다. 근데 엄청 실망만 하고 왔어요.(이 얘긴 나중에)
어떡하죠? 앞으로 횟집에서 회를 못먹겠습니다. 어쩜 달라도 이렇게 다른건지... ㅠㅠ
내일 거제도로 벵에돔 낚시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근데 비소식이 있어 이것도 어찌될런지 모르겠어요.
우비입고 수중전을 치를 각오하고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서 더 멋진 밥상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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