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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캐나다 여행 중 있었던 작은 에피소드..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미공개 사진을 올려봅니다. 제 포스팅은 항상 진중해 왔는데 오늘은 그렇게 할 수가....;; 마음이 심약하신 분들은 "닫기"버튼을 눌러주시길 바라며..(설마 ^^)
미네완카 호수,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캐나다에선 평화로운 여행이 진행중이였어요. 복잡한 도심지를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여행한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몸소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중심에서 벗어나 자연중심에 서서 개발보단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캐네디언의 생각도 느낄 수 있었구요.
호수를 여행하는 어느 노부부
호수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살며시 손가락을 담궈보는 아이
이 모든 것들이 평화로게만 느껴졌습니다. 숨을 들이실 때마다 농도 짙은 산소 덩어리가 제 폐를 맑게 해주는 듯한 청량한 기분속에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 사일...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크로우풋 빙하
바위산에 붙어 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 그것은 빙하입니다. 까마귀 발가락을 닯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원랜 발가락이 3개였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녹아 없어져 현재는 두개만 남았다고 합니다.
"풍경은 멋진데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군"
라고 중얼거리며 아내에게 립스틱을 달라고 하는데..
멀리 크라우풋 빙하가 보이는 배경으로 아내가 한컷 찍어줬다. ^^;
"립스틱은 이 색깔 밖에 없어?"
"응.. 이게 다야"
왜 하필 빨간 립스틱을 T.T 저는 어쩔 수 없이 빨간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바르자~!! 순간 기분이 진정되면서 안도의 한숨이.. 왜..왜...왜?
좀 좀 초췌한 얼굴이지만 양해바래요 ^^; 아무래도 타지에 며칠 있다 보니 면도를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립스틱은 운전할 때도 잊지않고 발라줬는데요.
전 정말 바르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립스틱을 틈틈히 바르지 않으면 ㅠㅠ 입술에 피가 날 정도로 갈라져서 괴롭습니다.
"여행의 적 입술 건조증"
캐나다에 머물었던 입술 건조증에 몇 일 시달렸어요. 제가 묵었던 캐나다 숙소들이 다들 건조하다 보니 또 피로가 쌓이다보니 걸렸던거 같습니다. 평소 가지고 다니던 립 크림도 챙기지 못했고, 이걸 사야할 타이밍도 놓쳤어요.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댈때 살짝 인상을 찡그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전해져 오는 아픔. 갈라져 피가 나오는 입술은 제가 무엇을 하든 집중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립스틱을 바르는 순간 제 입술은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전 몰랐는데 립 크림이 없을 땐 잠시나마 효과를 볼 수 있는게 립 스틱이더라구요. ^^; 뭐 나중에 부작용이 생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 발라보니 갈라지는 아픔이 어느정도 진정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걱정됐던건 사람들의 시선.. 혹시 날 게이나 트랜스젠더로 보는건 아닐까.
아이스필드파크웨이에서, 캐나다 로키
다행히 이곳은 사람이 거의 없어서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
콜럼비아 대빙원, 캐나다 로키
콜로비아 대 빙원앞에서
머나먼 이국땅에서 쌩뚱맞게 립스틱을 바르고 다녀야 했던 사연.. 싫어도 바르지 않으면 너무 아프고 괴로워서 여행에 집중할 수 없었지만 그런 일들이 지금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립 크림은 어딜 가나 꼭 챙겨줘야 한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구요. ^^ 만약 챙기지 못했다면 일행의 립스틱을 뺏들어 발라주면 일시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침은 절대 발라주지 마시구요. 내 생애 처음으로 빨간 립스틱을 바르던 날이였습니다. 어때요 섹시한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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