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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는 캐나다 알버타 여행의 관문이자 카우보이의 도시! 이곳에는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캘거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 중 하나인 리버카페(River Cafe). 오늘은 '캘거리의 진짜 맛집을 찾아서' 라는 제목이 부끄럽지 않을 자신으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현지인으로 문전성시, 캐나다에서 맛본 최고의 요리, [캘거리맛집/레스토랑] 캘거리의 진짜 맛집을 찾아서, 리버카페(River Cafe)
캘거리를 가로지르는 보우강엔 시민들의 휴식처가 있습니다.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프린세스 아일랜드 공원' (관련글 : 캘거리의 프린스 아일랜드 공원)
그곳은 캘거리 시민들이 운동과 산책으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조용하고 아담한 공원입니다. 그렇게 공원길을 따라 동쪽으로 산책을 하다 보면 그 근방에선 유일한 카페가 하나 나옵니다. 근처까지 와보니 조용했던 산책로는 이내 왁자지껄 떠드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넘처 흐릅니다. 적막을 깨는 유일한 지점을 향해 발길을 옮겨서 들어간 곳은 리버카페(River Cafe)라는 그리 고급스럽게 생기지 않은 레스토랑. 그 첫인상은 고요한 숲속에 홀로 있는 듯한 레스토랑이여서 손님이 별로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캘거리에서 단연 인기있는 맛집이자 레스토랑인 리버카페
이곳의 손님들은 다 뭐란 말인가. 카페 밖 산책로엔 조깅하는 시민들만 있을 뿐, 산책로와 이곳의 분위기는 영 딴판입니다. 첨엔 단체손님들이 와서 파티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어요. 대부분 사전에 예약하고 온 손님들로 보입니다. 저 역시 사전 예약을 하고는 왔지만 자리가 있을지 의문. 이름을 말하자 유일하게 남아 있는 2인석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날씨도 선선하니 카페 밖 카페테리아 쪽은 이미 만원. 하이고야~ 이 조용한 공원속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저는 잠시 홀린듯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캐나다에 온 첫날 첫 식사를 이런 곳에서 하게 되니 뭐랄까요. 조용할거 같은 공원의 레스토랑이 현지인들로 북적이면서 시장통같은 분위기를 내고 있다니 왠지 흥미진진합니다.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이야말로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캐나다 알버타의 자랑거리인 알버타 스테이크. 그것을 맛보기 위해 저는 여행 전부터 캘거리의 소문난 레스토랑들의 정보를 수집했었습니다. "BUZZARDS", "CAESAR"등등.. 물론 나쁘진 않지만 다녀오신 분들의 리뷰를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느낌인데다 관광책자에도 기재되어 있고 다운타운에 위치해서 그런지 관광객들도 자주 이용하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된 이곳은 블로그 리뷰가 전무한데다 캘거리에 거주하는 어느 유학생의 이야길 듣고 찾아간 곳이였습니다.
리버카페는 4년 연속 Best of Award of Excellence에 빛나는 곳이였다.
첨엔 몰랐는데 "Best of Award of Excellence"에 대해 알아보니 미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수여하는 "레스토랑 와인리스트 어워드(Restaurant Wine List Award)"에서 주는 상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선 와인바인 "뱅가"만이 유일하게 2년 연속 수상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기본셋팅
건너편 테이블을 담당하고 계신 저 분이 우리 테이블도 맡았는데 일을 너무나도 신나게 하십니다. 메뉴 받는것에서 부터 서빙하는 것과 손님맞이등 모든 부분에서 즐기면서 할줄 아는 분 ^^
리버카페의 메뉴판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스테이크는 맛은 봐야 하겠고, 나머지 하나는 생선요리 쪽으로 가닥을 잡아봅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에피타이져는 모두 패스하고 맥주 두병과 메인요리 두개를 주문해봅니다.
1. Diamond Willow Organic Beef Tenderloin 49$
2. Roasted Pacific Sablefish 39$
식전빵
무슨 빵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외국에서 먹는 식재료에 대해선 너무 무지한.. 분명한 것은 빵이 정말 "맛있었다" 입니다. 너무 심플한가요 ^^; 모르겠습니다. 도정을 거치지 않은 밀이라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한국의 제과점 빵에선 느낄 수 없는 담백함을 갖고 있습니다.
버터는 고소하면서 달달구리한 느낌인데 벌꿀향이 가미된듯한 향이 납니다.
로컬 맥주인진 모르지만 최대한 생소한 이름으로 시켜 본 맥주. 그 중 하나는 시커먼 흑맥주로 나왔습니다. 갠적으로 저 빨간색 상표가 붙여진 흑맥주가 구수하면서 쌉사름하니 좋았습니다. 하이네켄 블랙과 맞먹을 정도로(제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라)
Diamond Willow Organic Beef Tenderloin 49$
안심스테이크 입니다. zucchini(쥬키니)는 오이와 비슷한 서양호박으로 바짝 구워서 냈고, broxburn에서 키운 컬리플라워, nugget potato(보라색), 빈 등의 가니쉬위에는 딜(허브의 일종) 크림을 끼얹어 나왔습니다. 스테이크 소스는 둘 중 택일이였는데 페퍼소스로 선택.
저 소스 긁어 내린 모양새부터 여러 가니쉬와의 어우러짐을 보면 그 컬러와 접시에 올린 구도까지 모든게 조화로운 느낌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편. 캐나다 물가라서 그런가보다 싶었지만 스타터부터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드실려면 1인 식사비용을 8만원 가량 잡아야 할 정도의 레스토랑입니다. 그렇다고 파인 다이닝급은 아니지만 좀 퀄리티가 있는 캐쥬얼 레스토랑 물가가 이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거 같아요.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 메인만 먹는 거지만서도 ^^; 다소 비싸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로 여행와서 먹는 첫 식사입니다. 첫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되지도 않는 언어로 간신히 렌터카를 빌리고 우왕좌왕 숙소까지 달려왔는데 하필 퇴근시간대와 맞물리면서 낮선 도시의 도로정체에 시달리며 숙소로 와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긴장도 많이 했고 진땀도 많이 흘렸구요. 그래서 지금 만큼은 모든 긴장을 다 풀고 아무 걱정없이 식사를 즐기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5만원짜리 식사라도 말이지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뻤지만 그런건 전혀 개의치 않고 단번에 칼질합니다.
분명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는데 미디엄 웰던 느낌으로 나온건 마이너스. 속이 발그레 하면서 육즙이 흘러나와야 할 스테이크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건 매우 아쉽습니다.
다시 부를까 하다 이곳 사람들의 고기 익힘이 우리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냥 먹기로 합니다.(알고보니 주문에 비해 과하게 익혀진게 맞는듯) 하지만 막상 입에 넣어보니 흥건할 정도의 육즙은 아니지만 씹을때 느껴지는 따듯한 육즙의 풍미는 들어 있었습니다. 가만보니 알버타 쇠고기는 방목해서 키운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씹을때 질기지 않은 쫄깃함이 있었고 고소한 풍미도 느껴지는..
닭으로 비유하자면 토종닭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 밖에 구운 호박과 컬리플라워, 빈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좋았고 nugget potato이라는 보라색의 야채는 감자 비슷한건데 처음 맛보는 식재료여서 정확히 뭐라 말하긴 그렇습니다.(뭔지 몰라도 맛은 좋았어요.) 그리고 페퍼소스는 정말 훌륭한 맛이였고 딜 크림과 함께 묻혀서
먹었을 때 스테이크의 맛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입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기대했는데 그런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고 양도 적어 조금 실망했습니다.
Roasted Pacific Sablefish 39$
Sablefish 즉, 북태평양산 은대구입니다. 은대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대구탕의 대구랑은 다른 고기입니다. 단지 한조각만이 올려저 매우 심플한 구성이지만 볶은 해초를 깔고 은대구를 구워 반듯하게 올린 후 맨위엔 물냉이와 같은 샐러드 재료를 얹혀 내었습니다. 은대구 자체는 간이 상당히 심심한 편(거의 한듯 안한듯한)이지만 밑에 깔린 볶은 해초와 테이버 옥수수는 짭쪼름하게 간이 되어 있어 이것들을 함께 먹었을 때 밸런스가 맞는 음식입니다. 테이버 옥수수는 알버타의 명물이라 불리는 옥수수 품종.
이것도 양이 적은듯 한게 다소 아쉽지만 두께감은 상당합니다.
곁들여진 연녹색의 소스는 vinaigrette(비니그렛)으로 주로 셀러드와 생선요리에 사용되는 서양 소스. 곁들여진 가니쉬 또한 독특했는데 붉은색은 사스캐처원산의 chanterelles(살구버섯)이고 노란 떡 같은건 타임(허브의 일종)이 들어간 '뇨끼'입니다.
뇨끼는 이태리식 수제비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듯한데 타임의 향보단 치즈의 풍미가 느껴지면서 쫄깃쫄깃. 마치 우리나라의 찹쌀떡과 비슷한 텍스춰를 갖고 있어 맛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살구버섯은 특유의 향이 있는데 저 작은 버섯이 꽤 향이 있더라구요. 나쁘지 않은 그러면서 은대구 살과 함께 먹었을 때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특히 저 테이버 옥수수 알갱이와 함께 볶아낸 이름 모를 해초는 씹었을 때 톡톡 씹히는 질감하며 짭쪼름한 간이 은대구살과 함께 먹었을때 최상의 궁합임을 느꼈을 정도. 보통 저렇게 두께감이 있는 생선 스테이크는 너무 익히면 퍽퍽하며 덜 익히면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조리 시간이 굉장히 정확해야 하는데 칼로 두동강을 내어 보니 곁은 온전하게 구워졌고 중심부는 촉촉해서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듯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생선 스테이크였습니다. 껍질맛도 예술이였구요. 이 요리는 제가 먹어본 생선 요리 중 가히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씹으면 톡 터지는 듯한 옥수수 알갱이와 여러 가니쉬들의 조화들은 자칫 심심할거 같은 은대구 스테이크를 생동감있게 만들어 준 요리.
접시에 묻혀진 소스들을 함께 긁어서 전부 남기지 않고 먹었을 때 그 간의 세기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듯한 절묘한 밸런스.
앞전의 알버타 스테이크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이 요리는 저도 모르게 박수가 나올 정도로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캘거리의 진짜 맛집을 찾아서, 프린세스 아일랜드 공원의 리버카페(River Cafe)
캘거리의 리버카페는 원산지의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 톡특한 요리로 인기가 높습니다. 약간 도회적이면서 세련된 맛을 내려는 흔적들을 볼 수 있었구요. 만약 캘거리를 관광하거나 거쳐갈 계획이라면 이 레스토랑에 들려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식사가 될 것입니다. 한적한 공원속에 현지인들로 북적거려 맛집 분위기가 물씬 나며, 나오는 음식들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평생 한번 뿐인 식사가 될 지도 모를 이곳에서 근사한 시간을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이곳의 예약과 위치는 리버카페홈페이지 를 참조하세요. 맛집 이야기,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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