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덕피자 맛있는 곳, 도셰프 재방문 후기


6개월만에 다시 찾은 도셰프, 재방문 후기입니다.
작년 여름에 다녀왔다 꽤나 흡족해서 포스팅 한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지인들과 여럿이 찾았습니다.
우리나라에 화덕피자 만드는 집은 많지만 제대로 만드는 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도셰프는 정통 나폴리식에 거의 근접한 방식(폼페이 화산석으로 만든 화덕)으로 단시간내에 피자를
구워내 맛과 영양을 보존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앞으로도 도셰프 뿐 아니라 기존에 다녀갔던 곳을 재방문해서 그때에 비해 맛과 서비스가 어떻게 변해
있는지 A/S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태워도 맛있는 맛의 비결.
 






토요일 점심, 지인들과 함께 논현동에 소재한 도셰프를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예전보다 더 활기를 띈 모습이예요. 우리가 예약해 놓은 테이블을 제외하곤 모두 만원입니다.



이 집의 주력인 화덕피자와 파스타 메뉴.
그 외 음료나 주류, 디저트도 판매하지만 메뉴판으로 스크롤이 길어질 것을 우려해 메인메뉴만 올려봐요.


강남과 논현동은 한그릇에 2만원이 넘는 파스타가 많은 동네입니다. 거기에 비해 이 집 가격은 무난한 편.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비싸지도 않은 적절한 가격대를 보입니다.
문제는 맛과 서비스인데 동네 특성상 저렴한 가격에 저렴한 퀄리티로 대충 때우고자 오는 분들이 오기 보단 제 값을 주더라도 그에 상응할만한 맛과 서비스를
느끼고 나가느냐 요것이 관건이 지리적 위치입니다. 이때 간과해선 안 될 점이 있다면..

"비싸도 손님입장에서 기분나쁘지 않게 비싼게 중요"

퀄리티 참치횟집을 운영하는 지인께서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도셰프는 이런 말을 내세우기엔 다소 저렴한 축에 속한 캐쥬얼한 이태리 레스토랑.



포르마지 앤 애플 샐러드(Formaggi & Apple Salad) 14,000원

재방문이기 때문에 중복메뉴는 피하고 새로운 것을 시켜봤습니다.
우선 에피타이져 느낌으로 포르마지 애플 샐러드.
디스플레이가 상당히 예쁘죠. ^^
마치 '눈속의 정원'같은 느낌으로 아직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산뜻합니다.


가운데 장식은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를 튀일한 것. 손으로 살포시 압력을 가하면 부러지는데 꼬릿한 풍미가 더해져 심심하지 않은..
다른건 모르겠고 난잡하게 뿌려진 저 드레싱만 포크로 긁어서 맛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설명은 사과와 고르곤졸라로 만든 드레싱이라는데 이거 의외로 중독성을 보이는 맛.
저 드레싱만 수저로 떠 먹음 안될까용? ^^;


페투치네 치뽈라(Fettuccine Cipola) 15,000원

파스타 종류 중에 제가 좋아하는 페투치네로 만든 요리.
진한 크림소스엔 반드시 페투치네가 생각 날 정도로 이 둘은 찰떡궁합인데. 아무래도 단면적이 넓으니 한 젓가락을 먹어도 풍부한 양의 크림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호하게 되지만 그만큼 폐해도 있습니다.
크림이 느끼하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크림 파스타와 안친한 분들은 선뜻 내키지 않을거예요.
아웃백 투움바 팬들에겐 죄송하지만 그것은 크림 오남용으로 인해 먹다보면 물리는 경향이 ㅠㅠ 게다가 식으면서 짜지고 크림이 응고되는 현상도 생기지요.
그런데 요것은 크림맛이 깔끔한 편. 크림을 너무 남용하지도 않습니다.(이 집도 초창기엔 크림소스가 흥건했는데 지금의 변화는 매우 바람직해 보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선 워낙 흥건한 소스의 파스타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다보니 그것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태리 본토로 갈수록 파스타의 국물은 줄어든다게 
특징. 페투치네가 좋은건 저렇게 딱 필요한 크림양으로도 면과 흡착이 잘 되어 입안에서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랄까요. ^^


마레 뽀모도로(Mare Pomodord) 16,000원

토마토 베이스의 해물 파스타입니다.
저는 갠적인 취향상 뽀모도로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의 토마토 페이스트는 일단 시지 않아서 좋고 또 너무 달지 않아서 좋다는 점.
중간중간 토마토 덩어리도 씹혀 탈인스턴트 적이면서 친환경적인(?) 느낌도 줍니다.
크림 파스타가 부담스럽거나 아이들과 함께할때 주문하면 실패율이 없을 듯한 메뉴예요.
다만 면을 좀 더 '알덴'으로 삶아주셨음 어땠을까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선 알덴(면 중앙에 심지가 살아있게 삶는)느낌이 마치 덜 익은 면빨 느낌이 나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요.
저는 워낙 꼬들꼬들한 면빨을 좋아하다보니 ^^
파스타는 어느정도 맛을 봤고 이제 도셰프의 화덕피자 맛을 볼께요.


프로슈토 루꼴라(Prosciutto e Rucola) 19,000원

이태리인들의 국민채소(?)격인 루꼴라를 듬뿍 얹은 씬피자로 화덕에서 막 구워져 나와 열기가 막 느껴집니다. 도우 끝 부분이 탄것도 인상적.
루꼴라의 첫맛은 쌉싸름하니 아주 좋은데 먹다보면 이것도 둔해져서 나중엔 그냥 풀 먹는 느낌이 나긴 합니다.
계속 쌉싸름한 맛이 나는 루꼴라는 없을까용? ^^; ㅎㅎ


토핑은 프로슈토 크루도를 슬라이스 한 것과 모짜렐라 치즈,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뿌렸는데 딱 보는 순간 '건강식'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성분들이 매우 좋아할 것 같은 피자 ^^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는..다음으로 넘어가구요.


콰트로 풍기(Quattro Fungi) 18,000원

갠적으론 루꼴라보단 콰트로 풍기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은데(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듯 하지만)
4가지로 들어간 풍기(버섯)의 풍미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짭쪼름한 치즈맛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아주 고소했던 피자.


도우 가장자리가 저렇게 태워서 나왔는데 사실 나폴리가면 더 태운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선 태운 음식에 대해 매우 안좋은 인식을 갖고 있어 더 태우지는 못한다는 ^^
탄 부분이 영 거슬리면 손으로 뜯고 드심 될 듯 합니다만 저는 고기도 아니고 밀가루 탄거라 그냥 다 먹었습니다. 씁쓰름하니 맛있더만요 ^^;
태운건 400도에서 단시간에 굽다보니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보심 되겠고, 화덕피자 얘기가 나와서 잠시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3초 삼겹살이 생각나는데
삽 위에 얹은 삼겹살을 화덕에 넣은 후 3초를 세고 빼면 아주 바싹하게 익어 맛(육즙)이 보존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피자도 짧게구울수록 맛있기에
나폴리에선 대부분이 화덕피자 방식을 고수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화덕도 종류가 여러가지고 열 전도율도 달라 거기에 따른 맛도 천자만별인데..
도셰프의 화덕은 폼페이 화산석으로 만들어졌다는데 폼페이가 뭘까? 간략하게 알아봤습니다.

 폼페이는 로마시대에 화려했던 항구도시. 하지만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초토화 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화상을 입었고 도망갈 틈도 없이 하늘에서 마구 쏟아지는 화산재에 묻히고 말았다.
 결국 폼페이 사람들의 최후가 화산재 속에 화석처럼 남게 되었고 화산재 성분으로 인해 로마 시대의 생활양식과 문화도 화산재에 묻힌 채 그대로
 보존되어져 유적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폼페이 화산재는 수분의 침투를 막고 습도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
 건축 자재로 사용했을때 장점이 많은 화산석은 이렇게 화덕으로 사용했을 때 외부의 열과 냉을 차단시켜주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한다고 알려져 있다.


"태워도 맛있는 ^^"
화덕피자의 뒷면입니다. 아래 대롱대롱 매달린 것은 탄게 아니라 버섯.


피자맛을 결정짓는 요소 중 70% 이상이 치즈가 좌우한다 해도 과언은 아닌데 한참 먹다가 단면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도우와 치즈의 비율이 어떠한지 한눈에 알 수 있는데 도우는 얇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습니다.(아마 치즈가 흘러내려 일부 가린것으로 보임)
토핑할 때 보니깐 치즈를 뿌리는게 아니라 거짓말 조금 보태서 아예 들이 붓더군요. ^^;
이 집 치즈는 맛도 맛이지만 재료를 아낄려는 얄팍함이 없다는게 맘에 듭니다. 피자맛은 거의 치즈와 버섯만으로 뒤섞였다고 해도 될 듯한..
어느 한가지 맛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건 미각적으로 뛰어나지 않은 저를 편하게 맛볼 수 있게 해줍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맛 한가지에 보조적인 맛 하나가 더 어우러지니 굳이 애써 맛을 느껴보려고 하지 않아도 쉽사리 느껴지는 풍미가 있습니다.
여기선 치즈와 버섯이 되겠지만 어느 순간 씬피자를 좋아하게 된 나.


홍합 나티보(Cozze Natibo) 14,500

도셰프에 오면 손님 대다수가 이것을 시켜 드시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인기메뉴인가 봅니다.
저도 호기심에 처음 시켜봤는데 좀 전의 풍기 피자와 궁합이 꽤나 잘 어울립니다.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풍기 피자에 매콤한 지중해식 홍합 요리.
오늘은 뭘 쵸이스해도 성공적이네요. (안되는 곳에선 뭘 시켜도 안되더만 ㅎㅎ)


보시다시피 양이 꽤 푸짐한데 홍합 껍데기 빨입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적은 양은 아녀요.


특이한건 보리가 들어갔다는 것.
지중해식 홍합요리에서 보리쌀이 씹히니 재밌긴 합니다.(사장님의 아이디언지 원래 지중해식 홍합요리에 보리쌀이 들어가는지 궁금하네요)
여기에 콘낄리에와 펜네가 있어 심심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한 흔적이 보입니다.


먹다 남은 도우를 찍어 먹었더니 GOOD~!
은근히 매콤한게 자꾸 당기는..단순히 맵기 보단(사실 맵다고 할 수준도 못되지만) 맛의 밸런스가 적당하니 좋았습니다.
하지만 양념이 강하다 보니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습니다. 어디까지나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
이 곳은 둘이서 단품으로 하나씩 시켜먹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여럿이 가서 다양한 음식들을 시켜놓고 나눠먹는게 더 좋아보입니다.
보다 효율적인 오더를 낼 수도 있구요.



논현동 도셰프
네비주소 : 서초구 반포동 707-8(지도는 아래 첨부)

도셰프 재방문 총평
갠적으로 이태리 음식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포스팅을 안해서 그렇지 한때는 아내와 함께 적잖은 이태리 레스토랑을 다니기도 했어요.
그럴때 마다 검증이 안됐거나 어설프게 하는 집들도 많이 봐왔는데요. 이 집은 적당히 단가를 낮춰가며 대충 만들거나 어설프게 화덕피자를 표방하는 그런
곳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반년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맛과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었고 특히
식사 중간에 '맛이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장님의 표정은 제가 캐나다의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느꼈던 그것과 비슷했는데 맛을 보는 손님들의 반응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는 느낌이예요. 이러한 맛과 서비스가 일시적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해서 쭉 이어졌음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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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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