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손질법 다섯 번째 이야기는 부시리(히라스), 방어, 참치와 같은 대형 어종을 회뜨는 방법에 대한 소개입니다. 사실 일식집이나 혹은 부시리 선상 낚시를 즐기는 분이 아니라면 이런 횟감을 취급할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다만 '큰 생선은 회를 이렇게 뜬다.'라는 것과 회뜨는 방법과는 별도로 몇 가지 정보가 있어 공유해 보겠습니다


    오늘 예제는 70cm를 웃도는 부시리에요. 부시리라고 말하면 못 알아듣는 분들이 있습니다. 상인들은 대부분 '히라스'라고 말해야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히라스도 일본에서는 정식명이 아닙니다. 정식명은 '히라마사' 방어의 제철은 겨울인 데 비해 부시리는 여름이 제철입니다. 방어는 여름에 살이 무르고 충이 많아 먹지 않습니다. 반면에 사이즈가 나가는 부시리라면, 비록 여름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에도 먹을 만한 어종입니다. 아래는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생선손질법' 목차입니다.

    <<생선 손질법 목차>>
    1. 생선 손질법(1) - 횟감용 생선 피빼는 법
    2. 생선 손질법(2) - 매운탕 조림용 생선 손질법
    3.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4.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하기
    5. 부시리(히라스), 방어 생선회 뜨는 방법
    6. 갯바위 즉석회 만들기
    7. 칼의 사용과 칼 가는 방법

     

     

    아내가 낚은 갯바위 부시리, 제주 송악산

    작년 초겨울, 제주 송악산 갯바위에서 낚은 부시리(히라스) 입니다. 오늘 예제는 아내가 잡은 부시리로 진행하겠습니다.


    당시엔 민박집이어서 작업 환경이 매우 협소했습니다. 주위가 어수선해도 이해해 주세요.^^ 우선 이 부시리는 항에 도착하자마자 비늘과 내장을 제거해서 가져왔습니다. 그 과정은 지난 글을 참조해 주세요. (관련글 : 부시리 방어, 참치같이 큰 생선 손질하기)


    STEP1 : 몸통에서 대가리를 분리한다.

    우선 대가리와 몸통을 분리합니다. 모든 횟감은 저렇게 점선으로 그어진 방향으로 칼을 넣어야 합니다. 위에서 일직선이 아닌, 대각선 방향이지요. 아가미 옆에 가슴지느러미가 있는데 이 지느러미를 손으로 재껴서 그 뒤쪽으로 칼이 지나가게 합니다. 칼을 대는 방향은 위에서 시작해 가슴지느러미 뒤편을 지나 배지느러미 뒤쪽으로 그어주는 것입니다. 이때 완전히 절단해 주세요.


    등 쪽에도 칼을 넣습니다. 척추뼈가 느껴지는데 이를 칼로 절단해야 합니다.


    반대편도 같은 방향으로 그어준 후 몸통에서 완전 분리합니다.


    부시리 대가리가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이 대가리는 맑은탕(지리)이나 구이, 조림 등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고, 가운데 가슴살은 횟감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느러미가 있는 저 삼각형 모양 보이시죠? 한 마리당 몇 점 나오지 않는 가장 귀한 부위입니다. 저곳을 살을 칼로 도려내 '부시리 가슴회'를 만들 수 있어요. 참치로 따지면 가마살에 해당합니다. 도미도 저 부분이 가장 맛있고, 대부분 큰 생선이면 저 부위를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선 구이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가슴살을 분리하지 않았어요. 이제부터 구이용 대가리를 손질하겠습니다.


    STEP2 : 대가리를 손질한다.

    생선 대가리에도 비늘이 많습니다. 보시다시피 양쪽 가슴살과 양쪽 뽈때기에 집중적으로 있기 때문에 비늘치기를 이용해 긁어주셔야 해요. 작은 생선이라면 굽는 과정에서 비늘이 떨어져 나가지만 어느 정도 크기가 있다면, 이렇게 비늘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 경우, 절대 칼로 하지 말고 반드시 비늘치기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가슴살을 양쪽을 벌리고 대가리 안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불순물은 피 찌꺼기가 대부분이에요. 면장갑을 낀 손으로 흐르는 물에다 씻어가며 손으로 박박 긁어줍니다.


    대가리를 완전히 벌려주기 위해선 칼집을 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위험하니 늘 유의해야 합니다. 칼을 넣을 때 주의 사항은 척추(가운데 뼈)에 넣는 것이 아닙니다. 척추에서 이어진 이 뼈는 굉장히 딱딱해요. 작은 생선이라면 몰라도 이 정도 크기의 부시리, 방어라면 칼이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가운데 뼈를 피해 옆쪽으로 넣습니다. 이렇게 하면 작업이 조금 수월해져요. 저렇게 들어간 칼집은 아래턱이 있는 곳까지 넣어주신 후 손으로 가슴살을 벌려 핍니다. 이 작업에 익숙지 않다면 최대한 조심해서 차분하게 하세요. 여기서 손을 다치면 큰 부상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손질된 대가리를 굽기 위해 번개탄에 불을 붙입니다. 오븐이나 숯이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여기는 민박집이라 작은 바베큐 통이 전부였어요. 할 수 없이 주어진 상황에서 요리해야 합니다.


    이것은 제가 잡은 것으로 길이가 87cm에 달하는 부시리 대가리입니다. 바베큐 통은 작고, 대가리는 너무 커서 잘 익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직접 손으로 돌려가면서 골고루 익히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저 대가리를 반쪽으로 완전히 분리하여 하나씩 굽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은 그렇게들 굽습니다.




    STEP3 : 포를 뜬다.

    대가리를 굽는 동안 저는 계속해서 회를 뜹니다.


    등에서 꼬리 쪽으로 칼집을 넣을 텐데요. 칼이 들어갈 위치를 잡기 위해 칼집을 살짝 넣습니다.



    1) 등에서 그대로 꼬리 쪽으로 칼을 밀어버립니다. 중간에 등지느러미가 있는데 당연히 지느러미 위쪽으로 칼이 지나가야겠지요.
    2) 한 손으로 살을 벌리면서 칼질을 합니다. 이때 칼의 각도는 완전히 뉘우지 않고 살짝 세워서 뼈를 더듬어 나가야 합니다.
    3) 생선 가시는 척추를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살을 분리할 땐 이 가시를 느끼면서 그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4) 칼을 긋는 방향은 꼬리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합니다. 가운데 있는 척추를 타고 넘었다면 포뜨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겁니다.


    마무리는 껍질을 칼로 그어서 완전히 분리해 줍니다.


    한쪽 포뜨기 완성.

    STEP4 : 반대쪽 포를 뜬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뜹니다. 등에서 시작해 피를 빼기 위해 낸 꼬리의 칼집까지 그어줍니다. 늘 강조하지만, 칼을 수평으로 눕히면 살과 살이 발리면서 로스가 나게 됩니다. 칼 각도를 수평에서 살짝만 기울여도 로스를 많이 줄입니다. 나머지 과정은 똑같습니다. 가운데 척추뼈에서 나 있는 가시를 칼끝으로 느끼면서 포를 뜹니다. 4)번은 완전히 분리한 모습.


    STEP5 : 갈비뼈를 제거한다.

    갈비에 있는 가시를 발라줍니다. 각도는 사진과 같이 잡으시면 되고, 칼은 뼈가 나 있는 상부에 넣어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데 이때 칼 각도는 좀 전과는 달리 세우면 세울수록 로스가 납니다. 이 부분은 생선회에서 가장 맛있는 뱃살이 있으므로 로스가 나면 눈물이 나요.


    칼을 넣을 땐 다른 한 손으로 갈비뼈를 눌러주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손끝으로 칼날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기 위함이에요. 손끝으로 칼날을 느껴야 들어가는 두께를 가늠하기가 쉽습니다.

     

    처음부터 두껍게 넣었다면 칼끝의 각도를 수정하여 최대한 가시 쪽으로 붙이면 되고요, 너무 가시쪽에 바짝 붙이면 갈비뼈 일부가 끊어지거나 해서 제차 칼집을 넣어야 합니다. 이는 사과 깍는 도중 껍질이 끊어지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러니 손끝의 감각을 통해 칼이 들어가는 정도를 느끼고 두께를 수정하며 작업하다 보면, 나중에 요령이 생길겁니다.


    초겨울에 잡힌 부시리는 제철의 중심이 아니어서 등살은 회로 먹기가 좀 그래요. 맛없고 밍밍합니다. 등살은 조림이나 생선가스, 전을 부쳐 먹는 게 낫고, 회는 중뱃살부터 뱃살까지만 이용하는게 낫습니다. 그래서 이 부위는 욕심을 낼 필요가 있어요. 로스율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작업 속도가 더디다 하더라도 최대한 갈비뼈를 바짝 깎아내는 게 좋습니다. 가시와 가시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까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버리기 아깝다면 매운탕에 활용하셔도 됩니다.


    STEP6 : 가운데 가시(지아이)를 분리한다.

    이제 지아이를 제거해야 합니다. 지아이는 가운데 척추서 떨어져 나온 잔가시를 말합니다. 사진에 노란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을 보면 희끗희끗한 게 보이죠? 이것이 지아이 가시입니다. 일식에선 "찌아이"라고도 말합니다. 이 가시는 갈비 부위가 끝나는 지점까지 나 있습니다. 이 같은 구조는 거의 모든 생선에 해당합니다. 

     

    가시가 살 속에 박혀 있기 때문에 조리용 핀셋으로 뽑으셔도 됩니다. 지금 다루는 생선은 크기가 커서 핀셋보다는 그냥 칼로 분리하는 게 낫습니다. 우선 위에서 꼬리방향으로 칼집을 내는데 지아이 가시를 피해서 넣어줍니다.


    두 개의 실선이 있는데요. 칼을 긋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왼쪽의 실선을 따라 긋는다. (뱃살과 등살이 완전히 분리됨)
    2) 오른쪽의 실선을 따라 긋는다. (지아이 가시 부위가 분리됨)

    분리된 지아이는 매운탕에 넣으셔도 되고요. 칼로 잘게 다져 양념장(다데기)과 섞으면 그 유명한 뼈다데기가 됩니다. 그걸 양손으로 비벼서 동그란 경단 모양으로 빚은 후 상에 내면 손님들이 좋아할 겁니다.^^


    STEP7 : 껍질 제거하기.
    그다음 단계는 껍질 벗끼기입니다. 껍질 벗끼는 자세한 방법은 몇 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여기선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껍질 벗끼는 방법에 대해 링크를 걸어 놓을게요. (관련글 :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STEP8 : 뱃살에 칼집내기

    뱃살은 저렇게 칼집을 내 줍니다. 일식집에 가면 유독 뱃살에만 칼집을 내는데요. 이유는 뱃살의 식감과 관련이 있습니다. 뱃살 중에서도 저 부위는 내장을 감싸는 부위로 횟감 중에선 가장 맛있는 부위지만, 자칫 질겨질 수 있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처음 씹을 땐 꼬득해도 씹다 보면 끝까지 안 씹히는 살이 있어서 입안에 남게 돼요. 그런 걸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사진에 보이는 "흰 막"인데요. 저것을 껍질로 오해하여 질겅거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것은 껍질이 아니고 근육의 혈합육과 껍질 사이에 있는 얇은 막입니다. 식감에는 방해되지 않습니다.^^



    큼지막한 부시리 뱃살입니다. 이렇게 드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 설정샷을 찍어봤어요.



    부시리 중뱃살

    부시리 왕대가리 구이


    부시리 부위중에서 최고인 가슴살(가마살)


    어찌나 큰지 이거 하나만 잡고 뜯어도 배부를 정도. ^^ 이때는 날도 늦었고 시간도 없어 번개탄에다 구웠지만, 여건이 된다면 숯불이나 오븐에 굽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


    부시리회 한접시

    또다른 부시리회 한접시

    부시리 한 마리면 이런 접시야 수도 없이 나오지만, 먹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남는 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처가에 보냈습니다. 조림해 먹으면 맛있고, 특히 생선가스나 전으로 부치면 더 맛있습니다. ^^

    사실 부시리란 어종은 미터급을 잡기 위해 선상낚시를 많이 합니다. 파워풀 넘치는 손맛, 아니 몸 맛이 있어 부시리 마니아를 열광시키곤 하지요. 하지만 갯바위에선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않습니다.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꾼들은 모든 채비가 '돔 어종'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중간에 부시리가 물어버리면 채비를 손상하는 주범이요, 시간상으로 물리적으로 적잖은 손해를 끼치므로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렇다고 바늘에 물린 녀석을 일부터 끊어버릴 순 없는 법. 터트릴 수 있다면 좋지만, 얌전하게 바늘만 털고 갈 리 만무합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끌어 올리는데요. 

     

    어떤 꾼들은 그런 부시리에게 화풀이 한다고 일부러 죽여서 바다에 던지기도 하며, 갯바위에 내 팽겨치기도 하는데 그러지 말고 이렇게 챙겨놨다가 가족을 위해 멋지게 회를 뜨거나 생선가스를 만드는 솔선수범을 한다면, 더 건설적이고 존경받는 아빠이자 낚시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생선손질법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편은 낚시 현장에서 즉석에서 회뜨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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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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