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의 참 매력, 렌터카 드라이브(옐로헤드 하이웨이)



재스퍼 기차역 안에 있는 렌터카 센터

여행의 매력은 사람의 가치관만큼이나 다양하게 공존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 가이드와 패키지에 의존하는 편리한 여행, 모든 걸 일일이 신경 써야 하지만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여행.
그리고 그 자유여행의 기동성을 높여줄 렌터카 여행도 있겠지요.

캐나다 여행 특히, 알버타에서는 기동성을 최우선으로 꼽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 산골짜기와 같은 곳이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구석구석을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둘러보려면 렌터카 여행만 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그레이하운드 버스나 썬독 투어를 이용해 거점과 거점 간 이동도 할 수 있겠지요.
저 역시 에드먼턴에서 재스퍼로 넘어올 때는 투어 버스를 이용했는데요. 픽업 서비스와 주요 스팟에 대한 가이드까지 여러모로 편리하더군요.

캐나다 알버타 여행, 마지막 날 일정은 '드라이브'입니다. 이번에는 다시 렌터카를 빌려 재스퍼에서 에드먼턴으로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와는 환경 자체가 다른 캐나다의 광활한 고속도로를 타고 말입니다. 
드라이브의 끝에는 에드먼턴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달콤한 식사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의 철저한 사전 조사(?)로 이곳의 명물 레스토랑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어디서도 맛보기 어려운 완성도 높은 음식으로 캐나다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다음은 에드먼턴 공항으로 이동해 인근의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벤쿠버를 경유해 서울로 돌아오는 여정이 남았습니다.

 


차를 인수받고

우리는 재스퍼 기차역 안에 있는 렌터카 사무소에서 차를 대여했습니다.
이 차로 에드먼턴까지 쭉 뻗은 '옐로헤드 하이웨이'를 타고 가며 드라이브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대여한 차는 닛산의 패스파인더.
재스퍼에서 에드먼턴까지의 거리는 약 350km로 서울 대구에 달하는 거기와 비슷합니다.
달려본 소감은 처음 빌렸던 도요타의 Rav4보다 힘과 가속은 나은데 연비는 다소 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알아보니 공인 연비 8.9km라고 나와 있네요. 차제 중량도 Rav4보다 좀 더 크니 그럴만합니다.


옐로헤드 하이웨이에서 입질의 추억

#.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긴 고속도로, 옐로헤드 하이웨이
옐로헤드 하이웨이(YellowHead Highway)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 북쪽 섬인 '프린스 루퍼드'에서 시작해 알버타와 서스캐처원 주를 거쳐
위니펙 서부의 '포르티지 라 프레리'라는 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장장 3,000km에 달하는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긴 고속도로입니다.
16번 도로라 이름 붙여진 옐로헤드 하이웨이에서도 시작점인 프린스 루퍼트와 프린스 조지를 잇는 약 1,347km 구간이 가장 아름다운 경치로
손꼽히는데요. 비록, 제가 달린 재스퍼 에드먼턴 구간은 평야 지대가 많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대신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지평선과
뻥 뚫린 전원 풍경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이런 풍경이라면 정말 드라이브할 맛 나겠죠? ^^

저는 바다낚시를 즐기다 보니 서울에서 남해까지 장거리 주행을 종종 합니다. 낚시 자체도 체력 소모가 많은데 운전 부담까지 있으니 즐겁지가 않았죠.
그래서 운전은 제게 있어 '피곤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캐나다는 운전에 대한 저의 인식을 확 바꿔 놓았습니다. 운전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을 깨닫게 해준 고속도로 중 하나가 바로 옐로헤드 하이웨이였고 원조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였습니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 꼽히며 많은 드라이버를 불러모았던 곳이지요.
2년 반 전에는 아내와 함께 그곳을 드라이브하며 운전하는 재미가 이런 거였구나란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관련 글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 슬픈 오명도 있었다.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옐로헤드 하이웨이. 그런데요.
이 고속도로는 현재 미제의 연쇄살인과 실종 사건이 잇따라 '눈물의 고속도로'라는 오명을 갖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지난 42년 동안 이 고속도로에서 실종 및 연쇄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의 수가 43명이라고 전해집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원주민인 이누이트족. 이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해 차를 소유하거나 대중교통(그레이하운드 버스 등)을 이용할 만한 여력이 안 돼
히치하이킹을 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워낙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목격자도 없고 범인의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고 하네요. 정부는 그저 외진 곳에서 히치하이킹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을 뿐, 수사는 미궁에 빠진 지 오래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고속도로에 무시무시한 사연이 있는 줄은 드라이브하던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재스퍼 외곽의 경비행기장



얼어붙은 웅덩이에 봄을 기다리는 풀들



로키산맥이여 안녕히

산맥이 끝나자 평야가 반겼다.

일몰이 시작되자 하얗던 눈도 그에 맞춰 어두워져 간다.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운전에서 잠시 휴식 중인 입질의 추억


레인지 로드

재스퍼에서 출발해 로키산맥이 끝날 때까지는 호리호리한 암석과 호수에 드라이브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고 이후 힌튼을 지나 평야가 나오자 보기 드문
지평선이 마주하면서 시원한 질주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대평야로 쭉쭉 뻗어 나갈 때의 상쾌함도 잠시. 5일간 축적된 여행의 피로는 몸을 속이지 못했나 봅니다. 
슬슬 졸음이 오자 운전을 교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의 RGE RD는 '레인지 로드'의 약자입니다. 동서로 뻗은 옐로헤드 하이웨이에 남북을 잇는 작은 1차선 도로지요.
이 도로가 무려 100개가 넘습니다. 지금의 이정표는 아흔네 번째 길이라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캐나다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를 위해 에드먼턴 중심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상호는 이곳 도로의 이름을 딴 'RGE RD'입니다.
이곳에서 맛 본 안심 스테이크는 지금까지 맛 봤던 스테이크를 '올킬' 시키기에 충분하였죠.
이제 그곳으로 향합니다. 캐나다 여행의 송별회를 맞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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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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