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쏨뱅이 낚시(2),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귀한 자연산 회(쏨뱅이, 볼락, 열기)


 

 

이날은 대입수학능력시험 날임과 동시에 올해 첫 한파 주의보가 내려졌던 날. 서울은 -3도까지 내려갔을 때 완도는 영상 4~5도까지 내려가며 이제는 겨울 바다로 접어들었음을 실감하였습니다. 바닷가에서 영상 4~5도면 바람을 고려해 -5를 계산에 넣어야 하니 실제 체감 온도는 0℃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날은 취재진과 함께 쏨뱅이를 비롯해 각종 락피쉬를 잡으러 낚싯배에 올랐습니다.

 

 

전남 완도항

 

 

 

완도에서 바라본 일출

 

이른 아침, 쏨뱅이 낚시를 위해 항에서 20여 분 떨어진 포인트로 이동 중입니다.

배가 작으니 딱히 앉을 곳이 없습니다. 폭신한 소파가 몇 개 놓여 있지만, 새벽에 내린 이슬로 축축이 젖어있군요.

딱히 몸을 기댈 곳도 바람막이할 것도 없어 가는 동안은 칼바람을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확실히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살이 틀까 봐 로션을 잔뜩 발랐지만, 칼바람이 스치고 지날 때는 피부가 채찍질 당하는 것처럼 애려옵니다.

기상 악화로 낚시 일정을 하루 늦췄는데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전날만 해도 강한 바람, 높은 너울로 으르렁댔는데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좋습니다.

모름지기 락피쉬는 파도가 잔잔하고 날이 개야 입질하기에 이날은 왠지 기대됩니다.

 

 

완도 진섬

 

낚싯배는 신지도를 지나 진섬 앞바다로 들어왔습니다.

이곳 신지도 일대는 봄과 가을에 감성돔 낚시터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만,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방에 쭉 뻗은 갯바위를 보니 본능적으로 설레는군요.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할까요?

릴 찌낚시를 주로 즐겼던 제가 올해는 묘하게도 선상과 루어낚시를 자주 했는데 이제는 감성돔 낚시가 그립습니다. ^^;

 

위 사진에는 숨은그림찾기가 있습니다. 잘 보면 사진에서는 유일한 생명체가 하나 보일 텐데요. 평소 역동적이라 생각했던 갯바위가 오늘따라 유난히

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파도가 잔잔하다는 것이니 잠시 후 이어질 쏨뱅이의 입질 러쉬가 기대됐습니다.

 

 

갯바위 홈통이 멋들어집니다. 이곳에서 무슨 낚시를 하는지 살폈는데 역시 감성돔 낚시를 하는군요.

지형을 보니 이른 아침에는 마릿수 볼락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보입니다. 제가 쏨뱅이 낚시를 하면서 줄곧 지켜봤는데요.

막판에 30cm가 조금 안 되는 감성돔 한 마리를 잡아내더군요. 계절을 고려한다면, 썩 좋은 조과는 아니었습니다.

 

 

타이라바 채비로 쏨뱅이를 공략

 

제 블로그에는 처음 등장하는 '타이라바'. 아시겠지만, 타이라바는 서해와 남해 서부, 그리고 제주도에서 주목받고 있는 선상 루어낚시입니다.

따로 생미끼를 꿰지 않고 타이라바를 내려서 물고기를 현혹하는데 잡혀만 준다면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어 보입니다. 

 

사실 저는 타이라바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액션'을 구동하는 방법을 사전에 공부하고 갔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액션은 바닥을 찍은 후 2~3초간 뒀다가 릴을 10회 정도 천천히 감은 뒤 다시 급하강시켜 바닥을 찍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

그 과정에서 참돔이 물며 여기서는 쏨뱅이가 주종이니 락피쉬 계열을 노려봅니다. 운이 좋으면 붉바리나 능성어도 함께 낚인답니다.

낚시는 그런 기대심리가 사람 마음을 참 설레게 하지요.

 

하지만 저의 몇 안 되는 방송 촬영 경험상. 카메라가 들이대면 늘 조황이 안 좋았습니다.

이날 붉바리라도 잡아서 보여준다면 대박일 텐데 말예요. 그런 바람이 현실이 된다면 기분이 얼마나 짜릿하겠습니까? ^^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뭔가 반응이 옵니다. 툭툭~ 툭툭~!

살짝 챔질하니 후킹이 되질 않네요. 보나 마나 작은 쏨뱅이가 건드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몇 번을 시도했지만, 액션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입질이 약은 것인지 좀처럼 덥석 물지 않길래 '플랜 B'를 가동하였습니다.

플랜 B는 갯지렁이를 타이라바 바늘에 꿰어 내리는 건데요.

 

 

쏨뱅이가 줄줄이 올라왔다.

 

그것은 바로 적중했습니다. 딱해 액션이랄 것도 없이 살짝살짝 고패질만 해주면 알아서 덥석 물어주니 낚시가 쉽고 편합니다.

다만, 제 기준에서는 모두 방생 씨알에 지나지 않아 이날 횟거리 장만을 할 수 있을지가 염려되었습니다.

 

참고로 쏨뱅이는 주로 남해와 제주도에 많이 서식하는 암초성 물고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조피볼락(우럭), 볼락과 사촌이며 암초나 돌무더기, 난파선(침선), 인공어초 등 수중 장애물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이들 어류의 특징은 알을 낳는 것이 아닌 알을 배에서 부화시켜 새끼를 낳는 난태생이라는 점입니다. 

쏨뱅이의 최대 길이는 30cm 정도이며, 낚시에 잡히는 씨알은 15~20cm가 주종입니다.

크기가 매우 작으므로 쏨뱅이를 대상어로 한 출조는 별로 없습니다. (붉은쏨뱅이는 제외)

보통은 우럭, 열기, 볼락 낚시를 하면서 함께 혼획되고 있지요.

 

쏨뱅이를 잡으면 너무 작아서 방생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개체 수를 보호해야 할 만큼 보호종은 아니지만, 작은 개체를 무분별하게 잡아대면 이것도 몇 년 후에는 귀해질 수 있겠죠.

현행법상 쏨뱅이에 관한 방생 씨알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우리 낚시인과 어업인들이 생각하는 '권장 방생 씨알' 정도는 설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쏨뱅이가 볼락과 더불어 15cm 이하라면 방생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볼락과 쏨뱅이가 줄줄이 올라온다.

 

쏨뱅이는 씨알이 잔 게 흠일 뿐, 마릿수는 1타 1피일 만큼 담그면 낚입니다.

그 와중에 선장님과 군청에서 오신 분은 바늘 3개짜리 묶음추 채비로 몽땅 걸이를 하고 있군요.

제게는 타이라바를 건네주면서 자기들은 더 효과적인 채비로 마릿수를 하시다니요. 이런 이런. ㅎㅎ

 

 

그래서 저도 급히 바꿔봅니다. 채비는 방파제서 많이 쓰는 묶음추 채비입니다. 여기에 오징어 살을 달면 끝.

 

 

서둘러 내리는 데 꽤 쓸만한 씨알의 볼락이 한두 마리씩 물고 늘어지니 낚시의 재미를 더합니다.

방송 녹화 중이라 일일이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이날은 볼락, 열기, 쏨뱅이가 번갈아가며 낚였고 무엇보다도 이른 아침에 활성도가 좋아 모처럼

즐거운 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낚시할 때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쏨뱅이와 볼락의 상반된 습성입니다.

이 둘은 한 장소에서 낚이는 편이지만, 같은 수심층에서는 둘이 함께 공존하는 법이 없습니다. 

특히, 쏨뱅이는 암초나 돌무더기 사이에 배를 깔고 있다가 먹이라든지 다른 물고기가 자기 영역에 들어오면 바로 공격합니다. 

그러한 공격성 때문에 타이라바에도 곧잘 걸려들지만, 볼락은 그런 쏨뱅이와는 반대의 성질을 가져 성질이 온순합니다.

주로 활동하는 수심층은 쏨뱅이처럼 바닥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중층까지도 떠오르므로 고패질에 의한 카드채비가 전적으로 유리합니다. 

 

일단 볼락이 잡히는 곳이라면, 한 마리가 물었을 때 그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쏨뱅이와 달리 볼락은 한 공간에 집단으로 몰려다니는데 이때 동료가 바늘에 걸리면 경계심을 품는 게 아닌 오히려 호기심을 보이며 경쟁적으로

먹이에 달려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습성을 잘 이용하면 온 바늘에 볼락을 대롱대롱 매달 수 있게 되겠지요. 

 

 

시간은 어느덧 9시

 

해가 높이 솟자 낚이는 어종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른 아침까지 입질이 활발했던 볼락은 모조리 숨어버린 것.

이후로는 쏨뱅이만 한두 마리씩 걸려오니 슬슬 낚시를 마무리합니다. 

 

 

선장님이 회를 뜨는 동안 시간이 남길래 잠시 타이라바를 놀렸습니다. 

이 와중에도 쏨뱅이는 쉴 새 없이 물고 늘어지면서 엄청난 탐식성을 보이는군요.

이런 걸 보면, 적어도 완도 앞바다는 쏨뱅이 자원은 상당히 풍부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씨알이 잘았고 붉은쏨뱅이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세 종류의 락피쉬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낚시 좀 하신 분들은 바로 구분하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쏨뱅이

 

쏨뱅이를 일컫는 또 다른 말로는 삼뱅이, 감펭이가 있습니다. 어류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일부 낚시꾼들은 '맛 좋은 돌볼락'이라고도 하지만요.

영어권에서는 대리석 무늬를 닮았다 하며 '마블 피쉬' 혹은 '스콜피온 피쉬'라 부릅니다.

일어명으로는 '카사고(カサゴ)'인데 그 어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여드름이 난 물고기'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간혹 꾼들은 쏨뱅이 등에 난 갈색 줄무늬 때문에 열기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여드름 무늬'의 여부만 알고 있으면 이 둘의 구분이 쉬워집니다.

 

쏨뱅이는 이름에서부터 왠지 강렬한 이미지를 줍니다. 쏨뱅이의 어원에는 '쏘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미 꾼들에게는 알려졌다시피 쏨뱅이의 등가시는

약한 독이 있어 찔리면 손이 붓거나 애립니다. 그 지속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직접 찔려본 경험에 의하면 약 1~2시간 정도 애리다가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독가시의 위치는 첫 번째 등지느러미에서 다섯 번째 등지느러미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 가시에는 독이 없다는 의미이니 궁금하시면 한 번쯤 찔려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연안에는 쏨뱅이를 비롯해 유사 어종인 붉은쏨뱅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쏨뱅이는 수심 얕은 앞바다의 암초에 집중적으로 서식하지만, 붉은쏨뱅이는 수심 40m 이상의 깊은 바다의 암초, 인공어초에 서식합니다.

이 둘의 구분은 일전에 '신어류도감'에서 작성한 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 쏨뱅이와 붉은쏨뱅이에 관하여)

 

 

불볼락(열기)

 

우리에게는 '열기'로 잘 알려진 불볼락입니다. (관련 글 : [어류도감/선상낚시] 불볼락(열기))

몸길이 30cm까지 자라는 볼락 종류이지만, 그런 개체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 20~25cm 사이즈가 주종입니다.

쏨뱅이와 볼락보다는 좀 더 깊은 바다를 좋아하며 그래서 열기를 전문적으로 노리는 선상낚시는 거문도, 백도 등 주로 먼바다로 나갑니다.

열기와 유사 종인 '황열기'가 있습니다만, 유사 종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방언이 비슷한 어종이며 표준명은 '노랑볼락'입니다.

동해에만 서식하므로 남해에서 열기와 함께 만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볼락은 경상남도를 대표하는 특산품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는 매우 유명하지만, 수도권에서 볼락이라 함은 사실 불볼락(열기)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의 재래시장과 마트에서도 열기를 볼 수 있는데요. 이름이 친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대부분 '볼락'이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

쇼핑몰에서도 열기와 볼락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볼락'이라 팔기도 하니 지금 소개한 생선 중에서는 그나마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는 셈입니다.

 

그런데 맛은 양볼락과 어류 중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물론, 열기도 다른 어종에 비하면 훌륭한지만, 앞서 소개한 쏨뱅이와 볼락이 회와 구이에서

월등히 맛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감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 볼락의 맛을 잘 모르는 수도권 사람들은 대부분 열기를 볼락으로 알고

먹어서 "경남 사람들이 그렇게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볼락이지만, 막상 먹어보니 평범하더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이에 속 터지고 억울한 생선은 진짜 볼락이겠지요. ^^;

 

 

볼락

 

그래서 오리지널 볼락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이 볼락은 서해와 동해 북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서식합니다.

거제도, 통영, 삼천포 볼락이 특히 유명하며 여수, 고흥, 완도, 가거도에 이르기까지 남해에서 폭넓게 서식합니다.

추자도와 제주도에서도 서식하지만, 남해만큼 많지는 않으며 이곳에서 나는 볼락은 대부분 유사어종인 '청볼락'으로 맛은 볼락보다 조금 떨어집니다.

이렇듯 볼락과 어종은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모양도 비슷비슷해 많은 사람에게 혼란을 불러오기도 하였습니다.

볼락의 맛과 위상을 넘보는 일명 아류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입니다. 

 

 

청볼락(좌), 황해볼락(우)

 

대표적으로 위에 언급한 불볼락(열기)와 함께 청볼락과 황해볼락을 꼽을 수 있습니다. (관련 글 : 황해볼락에 관하여)

청볼락은 동해 일부, 제주도, 추자도에 많이 서식하는 볼락으로 등에 푸른색이 나는 것을 제외하면 외형이 비슷해 지금까지는 같은 종으로 취급했지만,

앞서 일본에서는 유전형질과 가시 배열수가 다른 이종임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도 볼락과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지요. 늘 화제가 되는 부분은 언제나 '맛'입니다. 미묘하지만, 볼락에 비해 지방의 기품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구이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반면, 서해에서만 사는 토착성 어류도 볼락의 아류를 자처했습니다. 사실 황해볼락은 죄가 없지요.

황해볼락을 남해산 볼락과 동일시하는 일부 꾼들이 있어 본의 아니게 볼락 행세를 하고 있지만. ^^;

수도권과 서해에서 바다낚시에 입문하면 가장 먼저 맞닥트리는 어종이 조피볼락(우럭)과 황해볼락일 것입니다.

맛은 남해산 볼락은 물론, 조피볼락과 붙여놔도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여기서 '맛이 떨어진다.'란 표현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입니다. 볼락이 워낙에 맛있으니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할 뿐.

이런 자연산 어종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히 훌륭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날 쏨뱅이, 볼락 조과

 

오전 7시 30분 부터 10시 30분까지 약 세 시간 동안 낚은 조과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 그림이 나와야 하니 일단은 물칸에 살려뒀습니다만, 회를 뜨고 남은 잔씨알은 방생하였습니다.

 

 

이제 시식의 순간이 다가오고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귀한 자연산 회

 

쏨뱅이, 볼락, 열기 등 락피쉬 3종 모둠회입니다. 어느 것이 쏨뱅이고 볼락인지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블로그에는 평소 썰어놓은 회만으로도 무슨 어종인지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해왔습니다만, 이번만큼은 크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쏨뱅이, 볼락, 열기는 썰었을 때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알포인트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사실 이 자리에서는 구분할 이유도 없고요 ^^

 

 

크~ 소주가 당기는 맛

 

그래도 어떤 회가 가장 맛있는지는 현장에서 품평했습니다.

일단 불볼락(열기)는 식감, 지방의 기품 모든 면에서 0.5%가량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굉장히 미미하므로 이것을 맛으로 구분해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무모하고 건방지고 의미 없는 행위인 것 같습니다.

 

남은 건 볼락과 쏨뱅이의 경합. 역시 의미가 없었습니다. 제 혀로는 맛이 똑같습니다. 식감도 지방의 기품도 단맛의 정도까지.

맛을 볼 때는 초고추장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회만 씹어봐야 할 것입니다. 오래오래 꼭꼭 씹다 보면, 끝에 남는 맛의 여운이 있습니다.

살짝 단맛이 도는 쏨뱅이와 볼락. 둘 다 난형난제입니다. 다만, 지방이 든 정도는 둘 다 맹한 상태였습니다. 이유는 지금이 시즌 초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한 쏨뱅이, 볼락, 불볼락(열기)의 제철은 모두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가장 맛이 들 때는 2~4월까지로 이때가 지방이 들어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지요.

이때는 간장이 없어 아쉬웠지만, 뱃전에서 먹는 회는 역시 막회에 초고추장만 한 것도 없을 겁니다.

 

 

기분만큼은 일식집의 회 정식이 안 부러운 점심 ^^

 

취재를 마치고 완도의 수협 공판장에 잠시 들렀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곳은 매일 아침 들어오는 활어를 경매하고 위판하는 곳입니다.

최근 날씨가 안 좋아서 물량이 별로 없네요. 시간도 시간인지라 한산했습니다.

 

 

대삼치

 

제 눈에 띈 것은 역시 대삼치. 이 계절에 꼭 한 번 맛을 보고 넘어가야 할 횟감인데 올해도 이렇게 넘기나 싶습니다.

삼치 가격은 1kg당 만원. 지금 보이는 저 삼치는 약 80~1m 사이로 무게로는 5~6kg 정도 됩니다. 선어 상태이니 당연히 횟감입니다.

한 마리 사면 열댓 명은 먹을 수 있을 양. 마음 같아서는 한 마리 사가고 싶었지만, 대중교통으로 집에 가야 하니 포기합니다.

 

 

숭어

 

요즘 한식대첩을 재밌게 시청 중인데 숭어가 일품 재료로 공개된 적이 있었지요.

숭어는 꾼들에게 천대받는 잡어지만, 동의보감을 비롯해 각종 고문서에는 숭어의 맛과 효능이 뛰어나 과거에 임금님 진상에도 올렸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낚시와 어업 기술이 발달해 온갖 고급 어종을 잡아먹는 세상이지만, 돌돔, 다금바리 등의 고급 어종과 숭어를 놓고 대결을 펼쳤을 때

둘 다 비슷하게 맛이 좋다면, 저는 숭어를 사용한 분을 지지할 것입니다.

 

 

이 어종의 정확한 이름은?

 

어떤 어물전에는 무려 '이것'이 활어로 들어와 있어 시선을 끌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크기가 상당합니다.

자를 안 재봐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낚시꾼의 눈자란 게 있잖습니까?

어림짐작으로 60cm는 되니 회로 먹는 생선은 아니지만, 갑자기 회 맛이 궁금해졌습니다. 가격을 물으니 '이것'을 포함해 이 바구니 전체를 6만 원에

판다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바구니에는 광어, 우럭, 도다리, 쥐노래미 등이 제법 들었는데 비록, 상품성이 덜한 크기지만 이 정도면 사 볼만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것'은 무엇일까요? 알아맞히시는 분은 어류 구분에 일가견이 있으실 듯. (정답은 하단에 표기)

 

이렇게 해서 1박 2일 완도 쏨뱅이 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어종으로 취재를 가게 될지 모르지만, 좀 더 재밌고 유익할 수 있는 어종으로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 정답은 '수조기'

상인은 '부세'라 말했지만, 실은 수조기로 조기류 중에서는 제법 크게 성장하는 어종입니다.

일부에서는 이 어종을 '민어조기'라 부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민어와는 별개이며, 이 계통의 어류로 맛의 순위를 매긴다면.

민어 > 참조기 > 황달강이(황석어, 황세기) > 부세 > 보구치(백조기) > 수조기(또는 흑조기) >>>>>>>>>>>>>>>>>>>>>>>> 홍민어.

오로지 제 주관적인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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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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