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초보 남편이 준비한 집들이음식


    지난주에 집들이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3일 연속으로 서로 다른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무척 분주한
    집들이였어요. 이번 이사가 제 인생에선 아주 의미가 깊었답니다. 그래서 제가 아주 작정하고 집들
    이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생애 처음 만들어 본 집들이음식들..
    일부러 어머니도 못거들게 했고 저 혼자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물론 와이프가 옆에서
    많이 도와줬답니다. 3일 동안 연속으로 치른 집들이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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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초보 남편이 준비한 집들이음식


    이왕 집들이를 하게 된거 3일 연속으로 날짜를 잡고 한꺼번에 장을 봤습니다.
    첫날은 장인어른, 장모님과 처형식구들이 오시기로 되어 있고, 둘째날은 교회에서 함께 했던 교사들, 그리고
    셋째날은 구역예배 주부님들 모시고 집들이를 하게 되었는데 일단 음식 계획부터 준비까지 제가 다 맡으면서 중간중간 아내와
    상의해가면서 하였답니다. 그리고 집들이 첫째날..



    집들이음식 첫째날
    "처가식구들 모시고 시도해 본 결과.."



    사실 저에겐 가장 중요한 VIP 손님인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첫번째 집들이 손님이 되버리는 바람에 약간의 "실험대상(?)"이
    되버렸답니다. ㅠㅠ  사실 이 날 음식 만들면서 실수도 있었고 시간배분도 못해서 쫓기듯 음식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우선 전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제 이웃 블로거 중에 레시피 몇 개를 참고용으로 메모해 둡니다.




    음식을 너무 미리 해버리면 식어서 맛이 없기 때문에 도착시간에 맞춰서 딱 맞게 서빙하기 위해
    야채라던가 소스등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놓고 손님들 도착시간에 맞춰 신속하게 음식을 만들려고 했어요.




    삼색오이물김치는 이웃 블로거 '비바리님'의 레시피를 참고해서 전날 미리 만들어 놨구요 ^^




    문어는 재래시장에서 아주 큼지막한걸로 샀답니다. 요 문어 다리 한개가 22,000원 인데 엄청 크죠? ㅎㅎ
    워낙 정신없이 집들이음식을 만들다보니 중간과정샷은 찍을 여유가 없었답니다.
    저는 오늘 메인셰프로 ㅋㅋㅋ  대부분의 음식과 재료를 총괄을 자처 하였고 아내는 옆에서 보조해주면서
    각자 맡은 요리는 각자 책임을 지고 만들어 나가기로 했답니다.
    이제 첫날 집들이음식을 소개해볼께요. 첫날이고 또 처음 만든 음식들이 대부분이라 많이 어설픕니다. 이해해주세요 ^^;



    제가 만든 문어 미나리강회 옥이님 레시피 바로가기

    원래는 쪽파 였는데 여기선 미나리로 대신하였어요.
    삶는 시간이라던가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약간 질겼답니다. 역시 첫날이라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



    제가 만든 단호박 밀전병쌈 자운영님 레시피 바로가기

    자운영님 레시피 보면서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단호박을 쪄서 채에 뭉게서 거른다음 밀가루 반죽을 해서 전병을 부쳐서 여러 속 재료들과 함께 싸먹는 음식이예요.
    근데 이날 겨자 소스는 실패였습니다. 약간 군내가 났습니다. 알고보니 좀 오래된 현미식초를 사용한게 문제였어요.



    제가 만든 삼색오이물김치 비바리님 레시피 바로가기

    비바리님 레시피를 보고 만든 삼색오이물김치예요. 깻잎에 파프리카와 양파등을 말아서 오이속에 넣었는데 전 수삼이 있어서
    추가했답니다. 근데 정말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음식이더라구요. 만드느라 좀 혼났습니다. ㅠㅠ



    아내가 만든 케이준 치킨 셀러드

    요건 아내의 특기랍니다. 로메인, 양상치, 비타민, 토마토에 블랙 올리브랑 레디쉬, 삶은 계란으로 뿌려서 완성했어요.
    원래 케이준 치킨을 제대로 하려면 케이준 스파이스를 사야 하는데 가격의 압박으로 걍 튀김가루로 튀겼답니다. ^^



    아내가 만든 연어 양상치쌈

    집들이음식에서 비교적 간단하면서 시각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음식이예요.
    땅콩잼을 바른 양상치에 피클과 날치알 그리고 무순을 얹혔답니다. 근데 이 날 깜빡하고 양파 슬라이스를 빼먹었지 뭐예요 ㅠㅠ



    아내가 만든 단호박과 새우 튀김

    저희집은 평소 튀김을 먹지 않다보니 처음 시도를 했어요, 근데 튀김이 뭔가 안정되지 못한 느낌이 듭니다. ^^;
    그래도 바삭하니 맛 있었어요. 반죽은 물 대신 차가운 사이다로 했구요. 새우는 껍질과 내장을 제거(이거 손 많이 가더군요 ㅠㅠ)
    바삭하게 두번 튀겨냈답니다.




    첫날 집들이음식 완성!
    가운데 아구찜은 장모님, 장인어르신이 좋아하셔서 배달 시켰어요 ^^;;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간듯한 풍경입니다.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어요.
    이제 이걸 치운다고 생각하니 좀 암담했지만 그래도 막상 치우고 청소까지 해보니 30분만에 끝났습니다.
    둘이서 함께 하다보니 뭔가 톱니바퀴 맞물리듯 호흡이 척척 맞더라구요. ^^




    집들이음식 둘째날
    "두번째라 보다 안정된 상차림"


    아내가 만든 새우튀김

    어제보다 확실히 안정된 느낌의 새우튀김입니다. 식어도 여전히 바삭바삭하더라구요.
    이 날은 사이다가 다 떨어져 아주 찬 물로 반죽을 했답니다.



    제가 만든 문어 미나리강회

    그냥 접시에 담아내는 거 보단 얼음을 담은 그릇 위에다 요렇게 서빙해봤어요
    첫날은 약간 질겅거리는 식감으로 입안에서 맴돌았는데 한번 시행착오를 겪고나니 이번엔 아주 쫄깃하면서 질기지 않은 문어숙회가 됬어요.
    문어를 충분히 삶아낸 후 찬물에다 식혀주고 나서 냉동실에 넣어 차갑게 해줬더니 식감이 질기지 않고 아주 맛있었어요. ^^*



    제가 만든 소갈비찜

    배를 갈아 여러가지 양념과 함께 믹스된 소스에 6시간 이상 푹 재여놓고 2시간 가까이 쪄냈습니다. 당근을 처음부터 넣다보니 완전 뭉개졌네요 ㅎㅎ
    담엔 좀 막판에 넣어야겠습니다. 그래도 완전 야들야들 질기지 않고 보드라운 갈비찜이 됬답니다. ^^



    아내가 만든 카프레제

    집들이음식을 위해 큰 맘먹고 고가의 후레쉬모짜렐라치즈를 인터넷으로 구입했어요.
    근데 토마토가 철이 아니다보니 1Kg 7,000원 ㅠㅠ (겨우 5개더군요)
    눈물을 머금고 산 아주 비싼 재료들입니다. 여기에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를 뿌리고 위에는 바질을 뿌려서 완성했어요. 요것도 인기 메뉴 ^^



    제가 만든 단호박 밀전병쌈

    어제 이상한 식초를 쓰는 바람에 소스가 약간 실패였는데 오늘은 새로 산 사과식초를 넣어서 아주 깔끔하게 만들어냈답니다. ^^
    손님들에게 인기 좋았어요. ㅎㅎ




    이 날은 일요일이였는데 약속시간 3시가 지나고 집들이 상차림은 완성되었답니다.
    손님들이 곧 들이닥칠텐데 그 사이 사진 몇 장 찍어봤어요.




    전에 살던 집은 12평으로 곰팡이 썰고, 싱크대 물 세고, 벽지와 장판은 다 뜯어진 집에서 신혼생활을 했습니다 ㅠㅠ
    그러다 갑자기 넓어진 집으로 이사오니 이거 적응 안되네요^^;
    어디 있다가 전화벨이 울리면 받으로 뛰어오는데만도 시간이 걸리니 ㅎㅎ










    결과는 다행히도 대만족이였어요. ^^
    첫날에 비해 집들이음식들이 한결 깔끔했답니다. (처가식구들이 첫타로 드셔서 마루타 된거예요. 양해바람 ㅠㅠ)
    그리고 한번씩 해본 음식이라 시간도 훨씬 절약되었구요. 뭔가 척척 호흡이 맞으면서 요리가 손 쉽더라구요.
    이 날 손님들이 우스개소리로 그러더랍니다.

    "둘이 출장뷔폐 한번 해봐 ㅋㅋㅋ"

    근데 오늘 했던 음식만으로 또 만들라면 이제는 메뉴얼이 머릿속에 딱딱 그려져 있어서 출장뷔폐해도 될까봐요 ㅎㅎ
    근데 재료 단가가 안맞아서 패쓰..  생각이 자꾸 앞써나갑니다. ㅋㅋ



    집들이음식 세째날
    "입맛 까다로운 주부님들의 습격"



    지금까진 절친 가족에 지인들이였지만 오늘은 상대가 무려 "주부님들" 입니다.
    음식솜씨는 오늘 제대로 뽀록 나겠어요. 게다가 이틀간 치뤘던 집들이음식 장만에 냉장고는 텅텅 비면서 식재료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메뉴를 급 선회하기로 했어요. 오늘 인원이 가장 많고(아이들까지) 짧은 시간에 다시 차리는건 무리라고 생각, 집들이음식보단 저녁식사
    개념으로
    상 차림을 준비하였답니다. 우선 첫번째 메뉴는 제육볶음이예요.




    앞서 말했듯 입맛이 까다로운 주부님들을 상대로 음식을 해야하기 때문에 저는 고민할것도 없이 제가 가장 자신있는 메뉴로 정했어요.
    제 전매특허(?)인 제육볶음입니다. ^^;  오늘 손님은 얘들도 많아서 평소만큼 매콤지게 하진 않았어요.
    사과를 갈아 넣은 특제소스와 대파, 양파, 당근, 양배추등과 함께 5시간 가량 냉장고에 넣고 재어둡니다.




    아내는 아이들에게 줄 콘버터를 세팅해놓고 있다가 손님이 오면 마요네즈와 치즈를 뿌려서 곧바로 미니오븐에 넣을 예정이구요.




    그리고 찌개는 원래 된장찌개를 하려다가 주부님들이 각자 집에서 먹는 된장맛에 길들여져 있다는 걸 감안..
    다소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기에 그냥 자신있는 생선찌개를 했어요. 집 앞에서 생태를 사다가 끓였는데 생태치곤 이상하게 싸다 했더니 
    상태는 별로 였답니다. 그래도 실력(?)으로 무사히 넘겼습니다. 에헤헤 ^^;

    육수는 다시마, 황태대가리, 멸치, 파뿌리 넣고 우려낸 후 거기에 무와 생태를 넣고 끓이다가 미리 만들어 놓은 입질의 추억표 다데기를 투입~
    바글바글 끓여낸 후 막판에 쑥갓이랑 콩나물 미나리등을 넣고 약 30초 뒤에 불을 끕니다. 전 집에 야채가 많이 남아서 다 넣었어요.




    제육도 아주 맛있게 볶아지고 있어요. 미리 다 해놨기에 손님이 오면 걍 때려붓고 볶기만 하면 끝!




    아내는 이제 튀김 전공을 해야겠네요. 세번째 맞이한 케이준 치킨은 너무너무 잘 튀겨졌더랍니다.
    이제까지 본 튀김 중 최고로 잘 튀겼네요 ^^




    아..이거 여느때보다 더 긴장되는데요. 아무래도 주부님들이라서 음식맛 조금이라도 틀리면 대번 티나는데..
    다들 한점씩 맛을 봅니다. 그리고 저는 숨 죽이고 눈치를 살핍니다.

    "이거 누가 했어요?"
    "울 남편이요"
    "헤~ 정말?"
    "네 ^^"
    "와.. 간을 아주 잘 맞추시네요~ 이 정도 간 맞추는거 쉽지 않을텐데~"
    "(나는 씨익 웃으며)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ㅎㅎ"

    휴우~~이 정도면 무사 통과한건가..




    제가 한 제육볶음 넘 맛있다며 잘 먹어준 아이 ^^
    또랑또랑한게 한 인물 해요 ㅎㅎ




    제가 초등부 교사 때 밴드부에서 함께 연습했던 제자.
    이제 중학생 되네요. ^^




    이제 모두 끝났습니다. 손님들이 빠져나간 집은 갑자기 적막감에 휩싸였어요.
    우리도 식탁에 앉아 남은 음식으로 자축파티를 합니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집에 와인이 없어 아내가 가게에서 2000원 짜리 와인을 사왔어요 ㅎㅎ




    비록 코르크마개도 없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때 먹었던 와인은 그 어느때보다도 달콤하였습니다.
    하루종일 서서 음식 장만하고 설겆이를 하고 또 하고.. 정말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어요.
    그렇게 3일 내내 부산을 떨어댔던 집들이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우리 아내 정말 수고가 많았다!

    비록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이였지만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집들이음식을 통해 많은걸 경험하였답니다.
    음식 만들기, 가사노동 이거 정말 중노동이더군요. 남자인 저도 몹시 피곤했던 날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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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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