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돌돔을 찾아라! 왕등도 갯바위 낚시


    지난주 돌돔 낚시를 위해 왕등도 갯바위를 다녀왔습니다. 왕등도하면 서해권에선 어청도와 더불어
    가장 멀리 있는 섬으로 과거엔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였지만 최근들어 이곳에서 여러 어종들이 잡히고
    있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낚시장르와 포인트로써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최근 급부상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은 특명, 돌돔을 찾아라! 왕등도 갯바위 낚시편으로 제가 보고 느낀 점
    을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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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명, 돌돔을 찾아라! 왕등도 갯바위 낚시

    보통 서해권 바다낚시 하면 생각나는게 우럭배낚시, 침선낚시 정도입니다.
    감성돔 낚시를 하지만 시즌이 짦구요. 저 밑에 남해처럼 돌돔과 참돔낚시를 한다라는건 서해권에선 꿈도 못꿀 일이였습니다.
    그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동안 서해권 낚시 포인트가 개발되고 낚시 장르도 다변화 되면서
    이제는 참돔 타이라바, 농어 루어낚시등으로 서해권에선 자리를 잡아가는거 같습니다.
    여기에 왕등도는 갯바위에서도 참돔과 돌돔을 노릴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으로 남해권 못지 않은 갯바위 환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왕등도는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서 낚시배로 약 50분~1시간 정도 달려야 닿는 먼섬입니다.
    서해권에선 어청도와 함께 원도권에 속하구요, 현재 20가구 정도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상왕등도와 하왕등도로 나눠져 있으며 열도, 대구섬, 북암등 여러 부속섬들이 산재해 있는데, 왕등도의 특징이라 함은 서해권이지만 
    직벽 지형에 수심이 깊어 남해권과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여름엔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아 참돔, 부시리, 돌돔,
    농어등 서해권에선 여름어종을 낚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섬이기도 합니다.


    새벽 5시, 격포항에서 출발한 배는 50여분을 달려 이곳 왕등도에 도착합니다.
    6월 중순 왕등도는 감성돔과 돌돔 시즌 초읽기에 들어가 아직 확실한 조황이 없는 상황이며 바로 전날까진 40cm급으로 낱마리만 비추고
    있으니 오늘 고기가 많이 붙어 있다면 대박이 날테고 아니면 몰황도 각오해야 합니다. 그 정도로 오늘 출조는 탐사의 의미가 강합니다.
    사실 아내도 따라왔음 좋겠는데 절대 안가겠다더군요, ㅡ.ㅡ^
    왜냐고 물으니..
     
    "자기는 시즌 초반엔 가봐야 보나마나 꽝일테니 안간다고.. 조황이 확실해지면 그때 날 불러라~" 이러네요. 헐~


    아무튼 낚시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뭔가 물고 늘어지는데 힘이 제법 쎄서 올리는데 애를 먹었던 숭어


    숭어 씨알이 장난아니네요. 하지만 지금 이 좋은 물때와 타이밍에 이 녀석과 시름할 시간이 없습니다.
    1분 1초도 아까운데 이 녀석과 무려 2분 가량 실랑이를 벌였어요. 제 낚시대 성능이 좀 이상한건지 제압이 잘 안되는듯 합니다.
    아님 씨알이 좋아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일단 이 녀석은 살려주고요.


    오늘 저와 함께 내리신 파트너 분이십니다. 바로 엊그제 올렸던 "황제 부럽지 않은 갯바위에서의 만찬" 의 파트너이십니다.
    벌써부터 대가 고꾸라져 범상치 않으십니다. 오늘 아침 분위기는 왠지 좋은데 아쉽게도 "숭어" 였습니다.

    참고로 오늘의 대상어는 "감성돔"입니다. 지난번 격포에서 5짜를 잡은 이후 2주만에 기록경신을 위해 이곳 왕등도까지 온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왕등도는 돌돔들이 따문따문 물고 늘어진다고 하는데 제가 내린 이 자리에 "돌돔 소굴"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주에도 찌낚시 채비에 35cm급 돌돔이 물고 올라왔으니 오늘 잘만하면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오늘 반드시 돌돔회를 먹으리라~!!! 라고 생각하던 찰나입니다.
    찌가 스믈스믈 잠겨들더니 그대로 빨려들어갑니다.

    "챔질!!"


    .
    .
    .
    .
    .
    또 숭어 입니다. 씨알은 여전합니다.
    이녀석들 덩치는 헤비급인데 힘은 그만큼 덩치값을 못합니다. 단지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수면까지 올리는데 시간이 몇 초간 들뿐입니다.
    이 바쁜 아침에 낚시는 속도전인데. 이 녀석 때문에 또 뜰채질을 하고 올리고 바늘빼고 미끼달고..
    그래도 넌 참 운좋은 녀석이다. 만약에 너가 맛있었다면... 너가 힘이 쎄 손맛이 좋았다면 아마 오늘날 감성돔 대신 숭어낚시에 혈안이 되었을텐데..  
    잘가거랏~!! 가서 다신 오지마 ㅠㅠ


    근데 이날 물때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오전 9시 간조를 앞두고 지금 물이 많이 빠진 상태입니다. 
    아침에 들물이 받쳤을 때 늘 조과가 좋았던 점을 생각해보니 오늘은 그 반대라 예감이 별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어졌던 숭어의 입질마저 끊기고 조류가 돌고 돌아 이곳에 쓰레기가 떠밀려오니 찌 컨트롤하기 매우 고약해지는 상황..


    오전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제 채비의 변화도 입니다.
    맨 좌측이 처음 이곳에 내려 셋팅한 채비였고 중날물로 들어서자 조류가 빨라 순강수중으로 교체했다가 다시 조류가 완만해져서
    바꾼 수중찌(맨우측)입니다. 완만해졌다곤 하나 조류는 여전히 빨라 슬림형을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낚시하면서 채비만 6번 정도 교체한거 같아요. 물때에 따라 조류와 수심이 수시로 바뀌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라도 대응해야 그나마
    입질 확률을 높여나갈테니깐요. 하지만 내심 걱정입니다. 감성돔은 몰라도 돌돔이 물면 글쎄..  지금의 채비가 견뎌낼 수 있을진 의문입니다.
    3호 원줄에 2호 목줄을 사용했지만 제대로 된 돌돔이 물 경우 그대로 잘려나갈테니깐요. 담엔 케브라줄이라도 묶어야 할지..
    입질 받는다 해도 잔씨알이 아니라면 딱히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
    하지만 대물급이 아니라면 올해 왕등도 돌돔 찌낚시는 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전 전문 돌돔꾼이 아니므로 찌낚시로 밖에 노릴 수가 없지만
    작년에 왕등도 돌돔 조황이 개판이였기 때문에 올해가 더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이넘들도 분명 해갈이를 할테니깐요.
    작년에 저조하면 올해는 대박난다는 속설..이거 무시못합니다.


    아가야 우럭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거라~ 가서 돌돔 아저씨 좀 불러와봐 ㅎㅎ


    우리가 선 우측엔 돌돔꾼이 두명 내렸습니다. 아마 시즌 초반이니 돌돔 원투낚시에 참갯지렁이 미끼를 끼워서 하겠지요.
    근데 제가 낚시하는 동안에 잠잠합니다. 대 한번 세우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이곳 수심은 5~6m선이고 멀어봐야 7m 정도인데 먼곳은 뻘밭이라 늘 낚시자리에서 10m 안쪽으로만 노리는 초근접 포인트입니다.
    왕등도권 특징이 대부분 그러하니 초심자들에게도 유리하구요. 게다가 사진 보시면 갯바위의 표면이 맨들맨들 해요.
    지금 보시는 갯바위 형상을 보고 바닥지형을 유추할 수 있는데 밑걸림이 거의 없습니다.
    서해 윗쪽 섬처럼 굴껍질이 붙은 그런 갯바위가 아니라는 점도 초보들에겐 낚시를 수월하게 합니다.


    그리고 갯바위 지형을 보시면 이렇게 쪽 째진 곳이 있는데 물속 지형도 저렇게 째져서 들어갔다고 보심 됩니다.
    그니깐 이 지형을 연장해서 물속으로 들어가면 골창이 되는데 돌돔들이 아주 좋아하는 지형지물을 갖췄단 얘기가 됩니다.
    돌돔소굴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듯..


    개다가 이렇게 들어간 지형은 포말이 아주 시원하게 일어나므로 용존산소량이 풍부해 포인트가 쉽게 형성됩니다.
    여기에다 밑밥을 뿌려주면 좋지 않나 생각하구요. 이렇게 흰거품이 일어나는 포말지역에 밑밥을 칠땐 뭉치는것 보다는
    흩뿌린다 그러죠. 찰싹~ 하며 퍼지게끔 뿌려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앞쪽엔 선상 농어루어낚시를 하고 계십니다. 총무님 얼굴이 밝으신데 뭐가 그리 재밌으신지 ㅎㅎ
    오늘 농어가 좀 되려나.. 여긴 초상집 분위긴데..ㅎㅎ;;


    확실히 포인트는 좋아 보이긴 해요.
    미역에 온갖 해산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저걸 깨먹으러 감성돔과 돌돔들이 바짝 접근할텐데
    오늘 이상하게 입질이 없네요. 날씨도 좋고 바다도 잔잔한데 오늘 왜 이런지..


    거북손.. 저거 시간만 나면 캐서 까 묵으면 쥑이는데..
    거북손 속살 파내서 밥통에 넣고 지으면 별미인데 아직 실행을 못해봤어요.


    씨알좋은(?) 고동들..


    하지만 물속 벽면을 보니 불가사리가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습니다.


    와~ 이정도면 거의 포인트가 초토화인건지..
    감성돔과 돌돔의 먹잇감인 성게, 전복, 미역등을 모조리 파먹고 다니는 바다의 무법자들..
    불가사리가 이렇게 많다는건 이곳 포인트도 그다지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는 건가.. 마음이 찹찹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번 격포 내만권에서 감성돔을 잡았을땐 물도 차지 않았는데 오늘은 물도 찹습니다. 수온이 문제인건지..
    왜 이리 입질이 없는지 원인을 조사하고 싶지만 그런다 한들 지금 상황이 달라질껀 없어 보입니다.


    오전 10시 초들물이 받쳐들고 중들물이 되면서 조류가 갑작스레 쎄지기 시작합니다.
    수심은 6m권이나 지금 조류에 0.8호로는 도저히 견뎌낼 재간이 없어 채비교환을 해봅니다.


    1.5호에 -1.5호 순강수중찌를 달고 목줄에도 2B와 B봉돌로 분납을 해서 확실하게 바닥층을 공략해봅니다.


    오후 1시, 철수배가 옵니다.
    전 정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했어요.
    중간에 전유동 채비로도 공략해보고 바닥을 긁거나 벽면에 바짝 붙이기도 해보고 또 띄우기도 하고 별짓꺼리 다 해봤는데
    결국 허사로 돌아갑니다. 정말 참담한 심정입니다.


    보니깐 선상 농어낚시에선 낱마리나마 농어와 광어가 잡혔더군요.
    최근 농어가 호조황임을 감안한다면 이 날 간신히 꽝을 면한 샘입니다.


    결국 오늘 11명의 출조객들 중 한분이 유일하게 감성돔을 낚으셨습니다. 비록 씨알은 3짜급이지만 오늘따라 정말 귀한 감성돔입니다.
    덕분에 아이스크림도 쏴주셔서 잘 먹었습니다. ^^


    나머지 철수하는 분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합니다. 저 역시두요.
    오늘 날씨도 괜찮았는데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온이 내려가서 꽁꽁 숨어버린건지..
    할튼 바다낚시란게 이래서 어렵습니다. 왜 안잡히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기상도 안좋았담 모를까..그저 수온이 내려갔거니 합니다.


    철수하고 밥먹으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옆에 작은 개천이 있어서 유심히 봤더니



    숭어들이 떼지어 놀고 있는게 아닙니까..
    바다 민물 가리지 않는 징그런 녀석들.. (이젠 숭어 대가리만 보면 뱀 대가리 같아 영~ 비호감입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주 여유있게 유영중입니다.
    회원중 한분은 넘 아쉬웠는지 인근 수산공판장에서 자연산 돌돔 활어를 사가지고 오셨더라구요. 아마 집에 가셔서 가족들과 함께
    드실려고 한거 같습니다. 근데 1Kg 약간 넘는 돌돔 한마리가 12만원...ㅠㅠ
    역시 돌돔은 힘도 무시무시하고 시세도 무시무시 합니다. ㅎㅎ

    #. 뒷담화
    놀랍게도 이날 11명의 출조객중 8명이 이 출조점을 처음 이용하러 오셨다 합니다.
    그중에서 5분은 평소 제 블로그의 글을 보고 계셨다고 해요. 그리고 그 중 한분은 제 글을 보고 낚시를 배웠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날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구요. 담에 또 만나면 많은 얘기 나눴음 좋겠습니다.
    비록 이날 돌돔과 감성돔 얼굴을 보는덴 실패하였지만 이렇게 실패담을 쓰면서도 "읽을거리가 있고 정보 좀 되는" 글을 쓰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왕등도에서 찌낚시로 돌돔을 낚는 소식이 전해졌음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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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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