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좌대낚시 이야기(1) - 가족 낚시여행하기 좋은 곳


    초여름에 접어든 유월의 어느날, 저는 대가족을 이끌고 안면도의 수상 좌대낚시로 향했습니다.
    낚시경험이 있는 작은 처형부부, 낚시 경험이 없는 큰 처형부부, 여기에 작은 조카들과 장인어른까지
    9명의 대가족을 이끌고 왔기에 그 어느때 보다도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원래 좌대낚시란게 낚시만을
    중점적으로 하기 보단 가족끼리 단란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니깐요. 낚시체험도 좋지만 바다위에서 잘
    먹고 놀다갈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스러운 가족 낚시여행이 될거 같아요. 오늘은 충남 안면도의 어느
    좌대낚시로 가족 낚시여행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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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면도 좌대낚시 이야기(1) - 가족 낚시여행하기 좋은 곳

    서울에서 안면도 끝자락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그것도 막히지 않았을 경우 소요되는 시간입니다.
    주말을 맞아 많은 나들이객들이 서해를 찾을테고 고속도로 정체는 무시무시할텐데 낚시하시는 분들 이제는 아시죠?
    새벽 일찍 나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게 되면 막힘없는 질주를 하게 된다는 것. ^^
    다소 피곤할지 모르지만 먹고 놀고 마시고 그리고 꼭두새벽부터 즐거운 낚시가 되려면 전날 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 푹 자둬야
    한다는 것도 말입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계획했던 낚시여행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면 바로 전날 저녁부터 거의 강제적으로(?)
    잠자리에 들어야만 당일날 낚시가 즐겁고 편해진다는 사실을 수차례 출조를 통해 경험적으로 익혀온거 같습니다.

    여행도 마찬가지겠지만 낚시는 더 그런거 같아요.
    홀몸이면 참 편하고 동반 1인이 있다면 그 사람만 신경써줌 되겠지만 살다보면 자식들과 또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해야 할 경우가 왕왕 생깁니다.
    특히나 저는 제가 경험했던 즐거웠던 추억을 가족들과 함께 공유하길 원하고 또 거기서 얻는 즐거움이 있으니깐요. ^^
    하지만 그것이 "바다낚시"라면 결코 쉽지 않은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이들과 낚시의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선 그 만큼 준비할것도 많고 신경 쓸것도 많아질테니깐요.


    좌대낚시로 유명한 안면도 구매항
    특히나 한참 꿈나라에 가 있을 조카들과 함께 또 편안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처형식구들과 장인어른을 모시고 새벽시간에
    움직이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였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각자의 집에서 출발한 일행들은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안면도로 집결하는데 한치의 오차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낚시여행은 
    처가식구들과 함께 수개월 전부터 일찌감치 계획했던 낚시 프로젝트였으니깐요. ^^

    이른 새벽에 도착하니 아슬아슬하게 차가 선착장에 주차되 있었습니다. 다행이 이때는 물이 들어올 때가 아닌 빠지는 물때지만
    가끔 물때를 몰라 선착장에 주차시켜놨다 만조때 낭패를 보는 분들도 종종 봐왔습니다. 이런건 늘 조심해야합니다.



    선착장에선 늘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
    이른아침부터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낚시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 역시 선착장에서 낚시를 많이 해봤지만 사실 이런 곳에서 올라오는 건 작은 우럭과 노래미 정도입니다. 그저 알면서도 딱히 배타고
    나가기도 여러모로 그래서 하는 것이니깐요. 하지만 아주 이따금씩은 손바닥 사이즈를 넘기는 실한 것들도 올라오는데 바다낚시란
    그런 의외성이 있기 때문에 "오늘도 혹시" 하는 맘이 늘 있는거 같아요.


    작은 통통배가 우릴 태우러 옵니다.
    낚시객들을 실어 나르는 아저씨, 하루에서 수십번을 왔다갔다 하니 이것도 참 피곤하실거 같아요.





    오랜만에 갯내음 물씬 맡으니 본능적으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낮게 깔린 해무로 인해 기온은 다소 쌀쌀하였어요.
    초여름이지만 이른 아침엔 상당히 춥습니다. 바닷가는 항상 육지에 비해 -5도 정도의 체감온도를 느낄것이라 예상해야 합니다.
    저희 부부야 늘 이시간에 낚시를 해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낮설지 않지만 이 시간 바닷가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갑작스런 추위에
    당혹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름철이라도 외투는 챙기는게 좋아요. 그런데 이런 얘기를 안해줘서 함께온 처가식구들은 생각보다
    쌀쌀함에 어깨를 움츠려야 했습니다.


    형님께서 5D 바디로 찍은 사진이예요. 블로그에 필요할까봐 주셨는데 오늘 메인 사진으로 사용해봤습니다. ^^
    아마 바다 가마우지 같죠?


    어쩜 이른 새벽부터 저렇게 열낚중이신지..
    우리도 일찍 왔다고 온건데 벌써부터 자리를 선점하고 낚시하신 분들도 계셨고, 그게 아니면 아마도
    이곳에서 밤 새신 분들이겠죠. 참 대단들 하십니다. ^^




    이곳 좌대에서의 낚시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테트라포트 방파제나 갯바위였음 엄두도 못냈을 어린 아이들도 이곳에서 만큼은 편하게 낚시대를 드리우며 자연을 체험할 수
    있을테니깐요. 지금 시간대가 오전 7시니깐 한창 입질이 있어야 할 때랍니다.
    낚시꾼이라면 아무리 졸려도 눈 비비며 일어나 낚시를 시작해야 할 때니깐요. 여기엔 어른 아이 할것 없이 이날 먹을 횟감을 준비하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가야만 할테니깐요. ^^


    아빠와 나란히 서서 낚시를 배우는 아들, 부자지간의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저도 언젠간 저런 날이 오겠죠?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습니다.
    함께 할 수 있다는것..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겠어요. ^^




    이번에 좌대낚시를 하면서 느낀것은 유독 커플 낚시객이 많다는 것이였어요.
    이분들 뿐만 아니라 철수할때도 이제 막 낚시하러 오신 커플들이 눈에 띄었는데 옆에서 좌대 사장님과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좌대에서 +1만원을 추가해 1박 낚시를 하러 오신 커플들이 눈에 띄였어요.
    밤새 낚시도 실컷 하고 고기도 구워먹고 그러다 졸리면 갯내음 맡으며 자다가 낚시하고 싶음 언제든 일어나서 하면 되는..


    아침 일찍 아무것도 먹질 못해 라면부터 끓여 먹었어요.
    당장 뭐라도 잡혔다면 넣어서 끓이면 좋으련만 사실 그것도 드시는 분들만 드시지 육지 사람들에겐 비리다 할 수 있잖아요. ㅎㅎ
    하지만 육지 사람이라 자처하던 제 아내.. 우럭 라면의 참맛을 알아버린지 오래예요. ^^


    아기때 말고 커서 기억나는 바다 여행은 아마 처음이지 싶은 울 꼬꼬마 조카들..
    난생 처음 보는 갯지렁이가 마냥 신기했었나 봐요.



    징그럽긴한데 왠지 콕콕~ 손대보고 싶은 맘을 참지 못해 결국은 비닐을 이용해서 만지는데 성공했어요. ㅋㅋ
    그래도 징그럽다며 금새 놔버리는 고사리 손
    옆에서 바늘에 끼울때 유심히 관찰하던 조카의 눈동자가 유난히 또랑또랑했어요.
    차마 보지못할 장면을 보는듯 하면서도 호기심에 자꾸만 보게 되는..^^


    "낚시 블로거 입질의 추억을 따라 이렇게 왔는데 오늘 횟감 마련 문제 없지?"
    저는 대답할 수 없었어요. 왜냐면 낚시란 이상하게 호언장담하게 되면 그날 망하더라구요 ㅋㅋㅋ
    설레발쳤다간 몰황 당한적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냥 기대하지 마세요~ 어쩌면 오늘 해무가 껴서 꽝일 수도 있어요~ 라고
    다소 방어적인 대답만 할 뿐.. 이러다 고기 나오면 좋은거고 안나와도 마음을 비워서 크게 상관이 없고.. 좋잖아요 ^^

    "에이 시시해~" 이런 반응이여도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은근 욕심은 납니다.
    이렇게 대가족을 모시고 온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럴때 한번 멋진 모습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싶어요. 
    오늘 대물까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식구들 먹을 수 있는 일용한 양식.. 아니 횟감이나마 마련할 수 있다면 최고 좋은거 아니겠어요. ^^


    하지만 한창 입질이 이어져야 할 이 시간대에 이렇게 초릿대는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우리 언제 회 먹을 수 있어?" 라며 뒤에선 재촉하기 시작합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입질이 없어서야~  이거 오전에 못잡음 헛탕칠 확률이 많은데


    그러다 잡은 한마리의 불가사리..
    조카들에겐 신기한 구경꺼리가 되어줬습니다.


    횟감마련에 동참한 우리의 여성동지들..
    저 혼자론 무리일까.. 보다 못한 아내와 처형이 줄낚시를 시도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
    .
    .
    .
    어디 한군데라도 고기가 나오면 "잡았다~!!"라며 웅성거림이 있을 법도 한데
    오늘은 어째 좌대는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렇듯 해무가 온 바다를 뒤덮는 날엔 표층 수온이 많이 내려가기에
    이른 아침이라도 고기들의 활성도가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란 사실을 머릿속으론 알고 있었지만 마음으론 내심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이젠 횟감 마련은 고사하고 바닷속 생명체라도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함께 온 가족들에게 회 한점 못먹여서야.. 이건 입질의 추억이 아니다.
    망신살 뻗치는 추억임이 자명해 보이는 순간입니다. ㅠㅠ


    이때였습니다. 이 날 입질이 도통 없어 침묵에 휩싸인 좌대 손님들을 보고 사장님께서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셨어요.
    이름하여.. "배낚시 이벤트"
    원랜 배낚시도 유료지만 이 날 하도 입질이 없다보니 각 팀당 두명씩 차출되서 배낚시를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러니 다른 팀에서도 저처럼 가족들의 횟감을 잡지 못해 망신살 뻗치기 일보 직전인(?) 남자들이 두 팔 걷고선 배에 올라탔고
    우리팀은 작은 형님과 제가 배에 탔습니다.



    "이건 마치 전장에 나가는 군인같은 심정이라는 ㅠㅠ"
    적군을 죽이지 못하면 귀환 하지마라~! 이런 심정으로 저와 형님은 낚시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합니다.
    우리 뿐만이 아니고 함께 올라탄 다른 청년들도 일행들과 짧은 이별(?)을 고하며 고기 많이 잡아 올 것을 신신당부 받은 상태.

    배낚시 인원은 총 6명으로 총 3팀이 참여했습니다. 
    오늘 이들중 누가 가장 많이 잡아 올지.. 이것도 은근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듯 합니다.
    못잡으면 다 같이 못잡아야 하는데 누군 잡고 누군 못잡으면 그야말로 망신살 뻗치겠지요. ㅋㅋ
    문제는 저 입질의 추억은 배낚시를 처음 해봅니다. 하지만 낚시 뭐 있겠어요. 낚시가 다 거기서 거기지 ^^
    라며 애써 위로하던 나..이제부턴 전장에서 살아 돌아오기 위해(?) 횟감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런데 선장님이 한말씀 하더군요.

    "배낚시는 말야 꼭 잡는 사람만 잡게 되있어. 못잡는 사람은 계속 못잡더만.. 아마 이중에서도 분명 그런 사람 나올껴 하하하"

    과연 입질의 추억은 가족들의 횟감을 구해 올 것인지 다음 편을 보실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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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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