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낚시] 가거도에서 낚은 대물의 정체


    1박2일 가거도 낚시의 첫날은 아침 7시부터 시작되 오후 4시까지 이어졌습니다.
    거의 종일 낚시여서 체력안배가 중요할거 같지만 저는 그런거 없이 시종일관 집중입니다.
    고기가 입질 할 물때가 따로 있다고 그때만 집중한다는 것은 저에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바다낚시가 가지는 의외성이 있기 때문에 언젠간 대물의 입질을 받으리라 생각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제가 현지꾼이면 적당히 하겠지만 1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가거도에서 겨우 두번의 출조를 하는데 그 시간을
    잠시라도 소홀히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곳 가거도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요. 저에겐 1분
    1초가 아깝고도 소중합니다. 가장 확률이 떨어질거 같은 오후의 날물이라도 행여나 들어올 입질에 언제나 집중
    또 집중입니다. 그것이 저에겐 확률낚시이자 '근성낚시'입니다. ^^;





    하지만 가거도 낚시,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칠 것 같습니다.
    가거도 하면 누구나 대물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수십, 수백명의 출조객들이 낚시하는 곳이다 보니 대물의 확률이 마냥 높지만은 않다는 것.
    저 역시 대물의 꿈을 안고 가거도의 갯바위에 섰지만 이른 아침에 낚은 4짜 우럭 한마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입질이였습니다.
    최근 가거도가 한파의 여파로 수온이 많이 내려갔다고 합니다. 감성돔 낚시에 있어선 다소 좌절스러운 수온인 8.5도.
    이날 가거도 낚시는 물때O, 조류O, 물색O, 바람과 파도O, 포인트O 로 이정도면 제법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수온이 X 네요. 어쩌면 제 실력도 X였을지 모르겠지만 ^^;

    생명체라곤 볼 수 없는 차가운 얼음바다. 몇 시간째 던지고 감고 던지고 감고를 반복..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는 크릴을 애써 바꿔가며 던지고 흘리고 감고 던지고..
    발 밑에 붙여도 보고 멀리까지 흘려도 보고, 수심을 조금 띄우기도 해보고 아예 바닥을 긁어보기도 하고..
    조경지대를 탐색해보기도 하고 합수지점을 노려보기도 하고..
    8시간 동안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철수 한시간전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슬슬 마음속으로 꽝을 받아들여야 할 시간.
    아직 30~40분 가량 낚시를 할 수 있으니 끝까지 해보겠지만 아마 오늘은 글렀을거 같습니다. 수온을 보니 다들 힘들 것 같단 생각도 들구요.
    그런데 옆에서 "왔따~왔어!" 합니다.


    철수직전에 일 수 없는 괴어의 입질에 파이팅 중인 파트너

    대 휨새를 보니 감생이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물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힘으로 나름대로 쿡쿡 처박는 모션을 보여줍니다.
    오~ 생각보다 앙탈을 부리네.. 뭘까요?
    막판이기에 감성돔 한마리가 절실한 순간! 수면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악 이게 도대체 뭐야!!!"
    거무스름한게 비닐 봉다리? (만약 그랬다면 오늘 악플 엄청 달릴지도 ^^;;)


    모습을 드러내자 저와 파트너는 어이가 없어 웃음만 터트렸습니다.
    미치겠네.. 뭐 이런 괴물이 다 있어?
    시상에...잔뜩 기대했것만 이거 좋아해야 할지 실망해야 할지
    이건 은도끼도 흑도끼도 아니여~ 이건 완전히 녹슨 도끼 ㅡ.ㅡ;;
    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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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거도 낚시, 철수직전에 낚은 괴어의 정체는 다소 허무하지만


    괴물 쥐노래미 -_-;

    "이거 놀래미예요?"
    "아무래도 그런듯 ㅡ.ㅡ;;"
    "아니 놀래미가 이렇게 커요?"
    "쥐노래미군요. 언틋봐도 오짜는 넘어보이는데 잘하면 육짜되겠어요. 어쨌든 축하합니다. 포즈한번 잡아주세요^^"


    계측을 해보니 대충 54cm급 쥐노래미다.

    액면은 6짜에 가까웠는데 막상 재보니 54cm. 그래도 대단한 대물입니다.
    살아생전 이렇게 큰 노래미를 눈앞에서 본건 처음인데요. 오늘 심심해서 기록을 뒤져봤더니 우리나라에서 잡힌 쥐노래미 최고 기록어는
    1999년 가거도에서 잡은 59cm 였습니다. 국내 최고 기록에 5cm가량 못미치지만 그래도 흔치 않은 대물임엔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게 감생이면 얼마나 좋아 ㅎㅎ"
    "어쩌면 오늘 낚은 노래미가 길이로만 따졌을때 장원 먹겠는데요 ㅎㅎ"

    거참..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오후4시, 철수배 도착

    가거도에서 이정도 너울은 보통이라던데 바람과 너울이 늘 걱정이지만 내일 낚시, 수온이 더 걱정입니다.
    내일 더 떨어지면 8도, 조금 오르면 9도. 근데 이런 날씨속에 하루사이 오를 것 같지 않습니다.


    철수하면서 꾼들의 조과를 확인해 보는데 역시나..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배에 탑승하는데 그나마 씨알 좋은 우럭이라도 한 두수 했다면 다행이랄까..
    대부분 생명체를 구경하지 못한 채 낚시를 마감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니깐.."


    가거도항의 일몰, 전남 신안군 흑산면

    총 27명의 조사님들이 이 날 잡은 총 조황입니다.
    가장 큰 감성돔이 48cm급을 포함 다섯마리에 씨알 좋은 우럭과 개볼락이 낱마리로 낚였습니다.
    최근 한파의 영향으로 대폭 떨어진 수온이 원인이였을까. 8.5도라는 수온 앞에 초보꾼도 프로꾼도 없었습니다.
    이것들은 꾼들의 저녁밥에 횟감으로 쓰일텐데 다행히 제 것(우럭)도 약소하게나마 보탤 수 있었어요.



    게중엔 30cm급은 족히 넘는 개볼락이 함께 낚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보통 돌볼락, 꺽저구등으로 불리는데 이 정도면 흔치 않은 씨알입니다. 못해도 8년생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이따가 요놈 회맛 좀 봐야겠습니다. 정말 맛있을꺼 같죠? ^^
    가거도에서 1일차 낚시는 그렇게 마무리되어 갑니다.
    식사를 하면서 조사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모두가 다 한마음입니다.

    "마지막 날에 낚으려고 오늘 일부러 안낚았어요"
    "내일 낚으려고 일부러 아껴둔거죠^^"
    "입질님 오늘 뭐 좀 찍었어요?"
    "그나마 노래미가 대물이 나와가지고 에휴~ㅋㅋ 낼은 꼭 대물들 하세요"

    방을 배정받고 거기서 만난 몇몇 분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매주마다 제 블로그에 들어오신다는 분도 계셨고, 이름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그 분이 이 분이구나 하는 분도 계셨고, 애독자라는 분도 계셨고,
    추억님하면서 이미 얼굴 트고 지낸 분도 계시고 처음 뵌 분들도 많아 첨엔 어색하기도 했지만 낚시 이야기를 하다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8.5도라는 수온앞에 초보도 프로꾼도 꼼짝 못한 날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내일이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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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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