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낚시] 화력발전소 방파제, 겨울 감성돔 낚시


    지난 주 삼천포 화력발전소 방파제에서 감성돔 낚시를 해보고 난 소감을 말해볼까 합니다.
    겨울 감성돔 낚시하면 누구나 원도권을 떠올리겠지만 내만권에서도 낚시가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화력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온수 영향으로 다른 곳 보다 감성돔 낚시가 유리하다고 해요.
    서해권에도 이와 비슷한 곳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서천 화력발전소 방조제가 있습니다. 물론 서해는 겨울에
    감성돔 낚시가 안되지만 봄과 가을에 다른 서해지역 보다 수온이 높아 낚시여건이 유리한 편이예요.
    발전소 배수구에서 온수가 흘러나오면 주변의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탓에 이렇게 낚시여건이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해본 방파제 낚시,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사진만 보면 이해가 안됩니다. 중요한 내용은 글에 있습니다. 
       하지만 낚시를 하지 않는 분들은 살포시 패스해주시기 바랍니다. ^^*





    화력발전소 방파제, 경남 삼천포

    오후 늦게 도착한 우리부부는 오후 출조를 위해 화력발전소 방파제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도보로 진입이 금지되 있어 낚시어선으로만 접근이 가능한데요. 마침 이 날 예고된 물때는 오후 4시가 간조여서 간조 직후 들어오는
    초들물을 공략하기 위해 서둘러 출조했습니다. 맘 같아선 날이 어두워도 계속 하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테트라포트에서의 낚시는 매우 위험하고
    더군다나 아내와 함께 낚시를 해야 하므로 철수시간은 찌가 안보일 시점인 5시 30분으로 정했습니다.
    순수 낚시시간은 한시간 반 정도..
    확률상 나쁘지 않은 물때지만 낚시시간이 영 짧습니다.

    "그래도 오늘같이 추운날엔 짧고 굵게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포인트에 도착하니 이렇게 테트라포트 앞쪽에서 보트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조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렇게 밧줄을 테트라포트에 고정시키고 낚시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전방에 자리한 보트 때문에 채비 던지는게 쉽지 않았다.

    문제는 채비를 던지려는데 전방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보트 때문에 캐스팅하려는 아내가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어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곳 방파제는 감성돔 포인트가 테트라포트에서 다소 멀리 형성된다고 해요.
    최소한 저 보트가 있는 곳까지 던져야 하는데 그 거리가 가깝게는  20m에서 멀리는 40m정도 됩니다. 그렇게 멀리 던져놓고 수심 9m 전후를 노려야만
    입질받을 수 있기에 우리도 자중이 나가는 비자립 막대찌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막대찌 채비는 필수입니다. 현지인들도 원투성이 좋고 예민한 입질을 받아낼 수 있는 막대찌를 선호하는 편.
    이 날 우리 부부의 채비는 통일했습니다. 1-530대에 1호 막대찌와 -1호 순강수중찌, 원줄은 2.5호, 목줄 1.7호 3m길이를 줬고 수심은 각각 7m, 9m를 
    주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조류가 쎄다보니 B와 2B로 봉돌로 분납을 했고, 잔존부력을 줄이기 위함도 있습니다. 바늘은 감성돔 바늘 2호.


    현재 조류는 좌에서 우로 흐르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이 발목을 잡았다.

    왜 하필 이곳에 내렸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포인트는 선장님이 더 잘 알기에 제가 왈가부가할게 아닌거 같구요.
    지금은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지만 잠시후면 우에서 좌로 바뀐다고 하니 보트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지금 당장 흐르고 있는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이라서 만약 아내가 전방으로 채비를 투척하게 된다면 얼마못가 채비가
    보트 정박줄에 걸리거나 통과하거나 할 텐데 줄 때문에 맘데로 흘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멀리 던지는 것도 아내에겐 일입니다. 최소한 저 보트가 있는데까지 던져넣어야 하는데 그만한 힘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아내의 롱 캐스팅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저 보트를 넘겨버릴 기세로 던지자 저쪽에서 우릴 쳐다봅니다.
    원랜 캐스팅을 하고 뒷줄을 잡아야 하는데 한번은 아내가 뒷줄을 놓쳐버려 하마터면 보트에 있는 사람을 맞힐뻔 했어요. ^^;

    "적당히 던지는게 더 힘드네"


    결국 아내는 방향을 완전히 틀어서 캐스팅한다.

    결국 보트의 압박과 그쪽 사람들과의 채비 엉킴이 우려되어 전방으로 던지는건 포기한 아내. 
    조류 상류쪽으로 대각선 캐스팅을 날립니다. 대각선이니 당연히 멀리 날아갈 수 없습니다.
    15m전방쯤 떨어진 채비는 조류를 타고 우측으로 흐르는데 조류가 너무 빨라 흘리자마자 곧바로 채비를 거둬들여야 합니다.
    잠시라도 멍때리고 있다간 테트라포트에 걸리거나 보트쪽으로 흘러가버려 그곳의 채비와 엉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와이프는 10시방향으로 대각선 캐스팅을 하는 사이 보트에선 오른쪽에서 입질받는 장면입니다.
    대부분의 입질이 전부 오른쪽으로 멀리 흘렸을 때 나오는 거라서 우리도 입질 받으려면 결국은 보트를 지나 오른쪽으로 한참동안 흘려야만 합니다.
    그런데 보트 정박 줄이 있어 맘데로 흘리기가 껄끄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입질 받을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롱캐스팅도 안되, 흘리지도 못해, 그러다보니 우리가 공략하고 있는 범위는 전방 10~15m의 부채꼴 반경으로 매우 협소하기에 이곳의 감성돔
    공략 범위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렇게 낚시하면 입질도 받기가 매우 힘들겠지요.


    보트낚시는 그 자체만으로 엄청나게 유리한 포지션입니다. 당연히 조과도 월등히 좋을 수 밖에 없구요.
    우리처럼 테트라포트에서 멀리 던지려고 낑낑거릴 필요도 없구요. 그냥 발 앞에다 밑밥 뿌리고 채비 살포시 얹어서 흘리기만 하면 입질이 닿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이 철수할 때 살림망을 얼핏 봤는데 생각보단 조과가 좋아보이진 않았어요. 중칫급 감성돔 4~5마리 가량이 들어있었던거 같습니다.


    저도 밧줄을 넘겨서 그들과 함께 채비를 흘려봤습니다.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어떻게든 오른쪽으로 전방 50m까진 흘려줘야만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삼천포일대가 물쌀도 빠르지만 더군다나 이 날은 사리때라 던지면 아주 날라갑니다 ^^;
    전방엔 보트가 있고 가운덴 밧줄의 압박이, 거기다 빠른 조류에 원투력까지 극복 할려니 낚시가 참 어렵습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손가락도 얼어가고.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채비 만들고 던지고 감고 원할만큼 흘릴 수 없자 고개 갸우뚱하다 밑밥치고 수심 재차 설정하고 던지고 감고 던지고 감고를 몇 번 반복하니 
    한시간이란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버립니다. 이제 해도 떨어지고 철수배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이럴때 물 방향이 빨리 바뀌면 좋을텐데 아직인가 봅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아내, 이곳의 낚시 방법을 포기한건지 수심을 낮추고 테트라포트가 끝나는 가까운 지점을 노려봅니다.


    그러다 받은 단 한번의 입질.
    제법 힘을 쓰는가 했더니 올라온 것은..


    아쉽지만


    그나마 씨알 좋은 쥐노래미..
    이 노래미를 잡게 된 배경이 그리 된 것입니다.
    이럴땐 참 고민이 됩니다. 현지인들에게 정통한 방법인 20~30m 이상 롱케스팅 해서 쭉쭉 흘려주다 입질을 받는다는 이 방법을 끝까지 고수해야 하는지,
    오늘처럼 주변의 장애물이나 여건이 맞지 않아 그 방법을 구사하는게 힘들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자기가 가장 자신있는 방법(근거리 공략)으로 바꾸는게
    현명할지. 


    그렇게 금같은 시간은 흘러갔고 감성돔의 입질을 받아야 할 크릴은 덩그랗게 남아 있습니다.


    드디어 선장님이 말한대로 물 방향이 바뀌었네요.
    조류가 멈추는듯 하더니 이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왤케 반가운가요. ^^
    그래서 이제부턴 맘 놓고 캐스팅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트 근처까지 정면으로 치고 왼쪽으로 흘리면 됩니다.


    그런데 왼쪽으로 쭉 흘리면 그쪽에도 보트가 있습니다. 
    저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과 채비가 엉킬 수 있으니 좀 흘리다가 걷어야 합니다.
    조류가 좀만 천천히 흘러주면 좋으련만..
    이렇게 해서 한시간 반의 짧디 짧은 낚시는 제대로 된 공략도 못해 본 채 마무리 됐습니다.


    해가 지자 철수하는 꾼들, 삼천포 화력발전소 앞

    철수배에 타면서 선장님께 애로사항을 말하자
    보트땜에 우리 손님 낚시 못한다며 테트라포트앞에서 보트낚시 좀 안했음 좋겠답니다.
    저야 이곳 낚시의 생태를 잘 모르니 여기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물론 보트때문에 낚시하는게 불편한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테트라포트 앞에서 보트낚시 하면 안된다란 법도 없지요. 아니면 매너상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 있을런진 모르겠습니다.
    방파제 낚시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또 서로 다른 장르의 낚시가 공존하다보니 늘 충돌은 있는거 같아요.
    뭐 서로가 양보하면서 하는 수 밖엔 달리 방법이 없겠지요. 또 우리보다 먼저와서 낚시를 하고 있었으니 불만이 될 수 없구요.
    불만이 있다면 "나의 모자란 낚시능력"을 탓을 할 뿐. 그래도 원거리 캐스팅 연습은 실컷 하고 돌아왔습니다. ^^;


    다음 날 아침, 삼천포 화력발전소 방파제

    다음날 이른 시간에 또 다시 그 자리를 찾았습니다. 아내를 숙소에 두고 말입니다.
    아내는 너무 추워 도저히 못하겠다고 선언했고, 저도 굳이 데려오고 싶지 않았어요.
    날씨도 너무 추웠고 또 테트라포트가 너무 위험한지라 그냥 실컷 자도록 했습니다.
    대신 이 날은 유성호 사장님(맞나요)께서 동행, 함께 낚시를 했습니다.


    하지만 빠른 조류, 내려간 수온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공략지점도 우왕좌왕하다 결국 1호 막대찌 두개 터트려 먹다보니 -ㅛ-;;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
    "에잇.. 안그래도 막대찌 불편했는데 차라리 잘 됐다. 역시 사람은 걍 하던데로 해야혀~~" 라며
    자중이 꽤 나가는 묵직한 1.5호 찌로 공략에 나서봅니다. 한 30m까진 던진거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찌가 안보이네"

    가뜩이나 눈도 침침한데(벌써), 업친데 덥친격으로 편광안경도 두고 왔고(준비성 제로)
    에휴 괜히 막대찌를 쓰나 다 이유가 있지..이러고 있다가 다섯시간 동안 벌벌 떨고 돌아왔습니다.


    저 새 이름이 무엇인가요? (산들강님 ^^)


    이 날 저는 물론 현지꾼 대여섯분 모두 올꽝. 감성돔 구경 못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내는 발라당 누워 TV보면서 역시 안가길 잘했다며 아주 좋아라 하고 있고..


    한숨 자고 일어나 라면 끓여 먹고 나서 다시 심기일전.


    이번엔 제대로 무장하고 밤 볼락 낚시에 나섭니다.
    아내도 저도 가장 기대하고 있던 삼천포 낚시의 하이라이트. 원랜 두미도로 가려다 선장님이 추도가 씨알이 더 좋다해서 그리 가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된거 볼락이라도 한쿨러 잡아가자며 이왕 할꺼 선상낚시를 하기로 했는데요. 출항직전 비보가 날라옵니다.

    "해상 날씨가 악화되어 출항 취소"

    2박3일은 그렇게 1박2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큰 맘먹고 개인출조했것만 뭣 하나 계획대로 된게 하나도 없네요 ^^;
    그리고 올해는 제가 생활낚시를 좀 더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방파제 낚시를 하면서 이거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물론 방파제 말고도 생활낚시할 곳은 있지만 일단 테트라포트에서의 낚시.
    발판도 좁은데다 미끄럽고 위험하고, 카메라 둘 곳도 마땅치 않고 저와는 궁합이 안맞는거 같습니다.
    낚시하다 안될때 자리를 옮기는것도 일이고, 테트라포트 밑걸림은 채비를 터트려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하기엔 여러가지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서 올 한해 테트라포트 낚시는 심사숙고 해야겠습니다.
    사실 재미난 이야기로 포스팅꺼리를 만들어오면 참 좋지만 요즘 시기도 시기다보니 갈때마다 꽝이나 치고 오고 이야기꺼리가 별로 없습니다.
    양해를 해주시구요. ^^; 
    없는 이야기 억지로 쥐어 짜내가며 포스팅 하느니 삼천포로 빠진 낚시 얘긴 이쯤에서 접고 빨리 다른 이야기나 준비해야 겠습니다.
    올 겨울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낚시를 계획한 후 계속해서 스케쥴이 엇갈리는 바람에 못가고 있는데 좀 있음 구정에다가 2월이면 어한기라
    고민 좀 될거 같습니다. 요즘 여러모로 낚시가 힘든 시기입니다. 출조하실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잊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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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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