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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주도 애월에 위치한 일본 음식점.
이미 많은 포스팅이 되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곳으로 "떼부(일본말로 뚱보란 의미)"를 자처하는 주인장님
부부는 재일교포로 오랜기간 일본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한국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첫번째 가게는 서울 외대에서 맛집이라 불릴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일본 음식점이고, 이후 제주도
애월로 내려와 오픈한 곳이 떼부네 아저씨라고 합니다. 특이사항이 있다면 몇 안되는 테이블로 하루 6시간만
장사하고 문을 닫는 점과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본에서 수년간 다져온 일식 노하
우를 바탕으로 일본 본토에 가까운 맛을 낸다는 점이 구미를 당기게 합니다.
애월을 통과하는 일주도로에 위치한 작은 가게, 떼부네 아저씨
제주도만큼 유대성이 강하고 개성있는 지역이 또 있을까?
이는 외부 문화의 유입을 경계하며 자신들만의 토속 문화를 가꿔나가려는 강한 애착심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음식 문화에서도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제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향토음식은 개성이 강해 관광객이라면 한번쯤은 맛보고 가야 하는 필수 코스!
제주 흑돼지나 옥돔같이 익숙한 음식도 있지만 고기국수, 몸국, 돔베고기, 갈치국등 이름만 들었을 땐 다소 생소한 음식도 있지요.
제주도는 도민들이 선호하는 외식 트랜드가 아니라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지 않는 한 오래 유지되기 힘든 것도 사실!
생선회 부분이 특히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활어회 문화가 강한 한국인 정서도 있지만 제주도라는 지리적인 특성이 있어 활어가 아닌 선어회, 초밥, 참치회
같은 요식업은 유독 약세를 면치 못한다는 점도 특징이라 할 수 있지요.
여기에 홍대에서나 먹혀들 법한 일본라멘은 고기국수의 전통 앞에 맥을 못추고, 타 지방에서 들여온 음식 문화는 관광객을 상대로 일부 성공했지만, 여전히
도민들에겐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면에서 봤을 때 떼부네 아저씨는 예전 가게의 명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블로그'라는 미디어 효과를 톡톡히 본 셈.
제주 사람들이 보기엔 다소 생경한 까스동, 오야꼬동, 쇼유라멘과 같은 일본 음식들이지만 어차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관광객들이니..
점심시간이면 입소문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인해 안그래도 비좁은 가게가 더 비좁습니다.
물론 가게 앞에 세워진 차량들 번호는 대부분이 "허" 짜..
그런 곳에 어쩐일로 제주도민으로 보이는 분들이 한 테이블을 점령하고 있으니(사투리를 쓰는걸 봐선 거의 확실한듯) 어디 한번 맛이나 보자는 걸까?
우스꽝스럽고 재치있어 보이는 캐릭터가 눈에 띈다
메뉴로 보나 가격으로 보나 딱 홍대에서나 먹힐 법한 분위기.
그것을 고스란히 제주도 애월로 옮겨왔다는 게 왠지 어색하면서도 언밸런스 합니다.
우리는 고롯케(3,000원), 쇼유라멘(7,000원)과 까스동(6,000원)을 시켜봅니다.
아일랜드는 잉글랜드와 웨일즈 옆에 있는 지역을 말하나요?
그냥 한번 해본 소리입니다. 제주산 옆에 구태여 아일랜드가 있길래 ^^;
가게는 몇 평 남짓 안되며 오픈형 주방과 함께 4개의 테이블과 싱글족을 위한 "닷지형" 테이블이 있다
고롯케 3,000원
크기가 좀 되는 게 3덩이가 나오며 갓 튀겨져 매우 뜨거워요. 조심조심 안을 들여다 보면 감자이외엔 다른 것을 느낄 수 없는 속살.
그러니깐 감자 크로켓입니다. 나올 땐 매우 뜨겁고 먹을 땐 고소하다가도 한개를 다 먹으면 약간의 느끼함도 있으니..
셋이서 한접시 주문해 에피타이져로 먹기에 무난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미리 튀겼다 데펴진 게 아닌 주문을 받고 나서야 새로 튀겨진다는 점.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음식이 바로바로 안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손님 몰리는 점심시간이면 약간의 인내가 필요할지두요.
까스동 6,000원
까스동은 시찌미(우동에 뿌려먹는 일본식 양념가루)를 뿌려 먹기도 한다
까스동(돈가스 덮밥)은 집집마다 내공이 다르기에 맛과 질감도 확연히 갈리는 음식.
기껏 바삭하게 튀겼는데 가쓰오 국물에 다시 적셔야 하니 수분을 과하게 먹어 눅눅해진 가쓰동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바삭함과 텍스춰를 그대로 살린
가쓰동이 될 수도 있으니, 그 차이는 바삭 튀긴 생선과 국물에 빠진 생선의 차이만큼이나 크게 다가옵니다.
여기에 국물은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로 만든 육수.
이는 오야코동(닭고기 덮밥), 규동(쇠고기 덮밥), 가쓰동(돈가스 덮밥)등 대부분 일식 덮밥에 쓰이는 기본 국물인데 계란을 풀어 부은 양, 온도, 그리고
고명으로 올려지는 튀김의 퀄리티에 따라 그 맛은 천자만별이 되겠지요.
이 집 가쓰동은 흥건히 젖을 정도가 아니면서 달걀은 적당히 몽글져 있는 스타일. 미역이 들어간 미소 장국도 그냥 무난무난.
돈가스 두께, 죽지 않은 채소 질감, 몽글하게 익힌 달걀물, 적당히 끼얹은 가쓰오부시 국물등 네가지 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다.
이것을 막 비벼서 드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물론 개인의 취향차이긴 하나 비빔 문화가 아닌 덮밥 문화에 최적화 된 일본 음식을 드실 땐 요렇게
폭신히 떠 드시는 게 제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쇼유라멘 7,000원
일본식 라멘에 특별히 거부감이 있거나 익숙치 않다면 초심자들이 선택하기에는 쇼유라멘이 제격일 겁니다.
이는 돼지뼈를 고아서 만든 다소 느끼한 국물 대신 간장을 베이스로 간을 맞췄기에 깔끔하고 개운한 인상을 주기 때문.
아삭한 숙주, 살살 풀어진 미역, 그리고 고명으로 들어가는 수육은 부드럽고 잡내가 없어 조화를 이루는 편입니다. 다만..
원래 그런가요? 다른 쇼유라멘의 면발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직접 뽑아 만든 면발이여서 불규칙적인 모양새가 식욕을 돋구지만 탄력이 부족해 뚝뚝 끊어지는 면발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추가사항1
글을 쓰면서 오늘 한차례 더 들러서 다른 메뉴를 맛봤습니다.
오야코동(닭고기 덮밥)은 가쓰동과 똑같은 구성에 고명만 다른 형태로 닭고기 튀김이 얹혀져 있으며 튀김옷 일부는 가쓰오 국물에 젖어들었지만
튀김맛을 느끼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메뉴는 제가 궁금해 해서 시켜봤던 '가라아게 라멘(9,000원)'
이 집에서 가장 비싼 메뉴이자 생소한 단어여서 주문해 봤는데 '가라아게'의 뜻을 알고보니 '닭튀김'
결국 오늘 먹고 온 건 닭튀김 덮밥과 닭튀김 라멘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가라아게 라멘의 경우 맛은 있지만 가격대 성능비적인 면에서 딱히 감흥은 없었습니다. 어디까진나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
닭튀김이 국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그 국물이 좀 더 고소해 진다거나(마치 새우튀김 우동같이) 하는 건 없고 그냥 국물에 적신 닭튀김 몇 조각이
고명으로 올려졌다는 이유로 +2,000원이 됐으니, 특별히 닭튀김 라멘이 궁금하신게 아니라면 "그냥 다른걸 시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가격대비 구성에서의 빈약함을 지적했을 뿐, 국물은 정말 만족스러울만 합니다.
※추가사항2
몇 일 후 다시들러 일식돈까스(8,000원)와 장어가쓰동(8,000원)을 먹었는데..(폰카로 찍어 화질이 별로니 감안해 주시고 봐주세요)
일식 돈까스 8,000원
8천원짜리 일식 돈까스는 가격대비 제대로 실망.
양도 구성도 부실. 맛살과 삶은 계란에 케챱 한점을 보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실 메인이 되는 돈까스가 가장 중요하기에 곁들임 음식의 비중이 낮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억지로 구색맞추기도 아니고..
어느 기사에서 본 내용이 생각납니다.
이 집 주인장님께서 한국에 정착한 후 소위 일본 음식이라 파는 곳들을 돌아보며 맛을 봤는데 한 예로 사누끼 우동같은 음식을 맛보며 실망을 했다고 해요.
사누끼 특유의 면발과 국물을 반절이라도 따라하지 못한 엉터리 사누끼 우동을 보며 탄식했다던데 이것은 일식 돈까스에 충실하다고 보는지?
참고로 일식 돈까스를 비슷하게라도 흉내내는 집은 사보텐과, 여성들이 열광하는 돈까스 맛집, 돈돈돈까스 정도라고 보는데..
이 집 돈까스는 얼핏봐도 분식집 돈까스가 생각나는군요.
물론 분식집 돈까스에 비해선 고기가 들어가 줬지만 그렇다고 8,000원 받고 파는 일식 돈까스만큼 특별히 두툼한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하여간 이건 좀 아니다 싶습니다.
장어가쓰동 8,000원
장어반 밀가루 반인가요.
혹시 이것도 일본 본토의 장어 가쓰동이라고 하진 않겠지요?
네비주소 :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2224
주차 : 가게 앞 5~6대까지 가능
영업시간 : 11시~14시, 17시~20시, 매주 월요일 휴무
제주도 애월의 일식 음식점, 떼부네 아저씨 총평
제주도에선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일식 음식점이지만 외지인들이 찾기엔 가격도 음식도 무난한 편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일본식 음식의 기본이 되는 돈가스(혹은 가쓰동)와 소유라멘만 보더라도 허튼 조리법으로 만든 것이 아닌 적잖은 경력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다는 점과 반찬을 떼어다쓰지 않고 직접 만든다는 점이 좋아 보이네요.
하지만 일식 돈까스 경우는 가격대비 형편없다고 잘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집은 왜 카드를 안받나요?
"카드기가 없습니다"라는 문구로 현금만을 강요하는데 한국의 사정을 모를리 없을테고 이건 좀 아니죠.
테이블은 4~5개 뿐이니 한꺼번에 손님이 몰릴 경우 주문이 밀려 좀 기다려야 한다는 점.
빨리 먹고 이동해야 할 경우라면 매장 앞 차량 대수를 확인하시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매장 앞 차량 대수가 4대(렌터카로)이상이면 몇 분 정도 기다릴 생각을 하셔야 할 겁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갈 만한 맛집이라기 보다는 애월의 일주도로를 지나칠 때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특별히 제주도 향토 음식이 입에 안맞거나
혹은 뻔한 관광지 음식점을 피하고자 한다면 추천할만 하나 몇 몇 메뉴들은 솔직히 기대 이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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