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21코스] 해안풍경의 진수, 제주도 지미오름(지미봉)


    오름이란 한라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기생화산인데 그 숫자가 무려 368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각각의 오름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굼부리(분화구)를 갖고 있는데요. 지미오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다른 오름들과는 다른 개성이 한가지 있습니다. 대게 오름이라고 한다면 바다와는 거리가 있거나 산간지방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지미오름은 해안선에서 가장 가까운 오름이다 보니 동쪽 해안선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다른 오름들에 비해 유명세가 덜해 북적대지 않고 호젓한 운치까지 즐길 수 있지요. 오늘은 최근에 완성된 올레21 코스, 그 중심에서 해안풍경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지미오름으로 떠나봅니다.
     





    지미오름(표고 165m),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지미봉이라고도 불리우는 지미오름은 165m의 비교적 낮은 봉우리지만 가파른 경사를 가진 측화산이다

    #. 올레 21코스의 중심, 지미오름
    유명한 오름이 아니여서 그런지 아직은 단체 관광객이 찾거나 하는 곳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미오름은 크게 이정표가 있거나 주차장 안내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도 길을 잘 아는 현지인과 함께 찾았는데요. 입구를 찾지 못해 잠시 주변을 선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제주 올레길 21코스가 최근에 개장되면서 제주 올레길이 전부 이어졌지요. 바로 지미오름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을 염두하며 이곳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올레 21코스, 지미오름 찾아오는 길>>
    우선 렌터카나 자가용 네비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541"로 주소 검색을 해서 오시면 "한우물농산"이라는 공장이 나옵니다. 그 건물을 지나쳐 몇 십미터만 들어오시면 바로 지미오름 주차장이 나오니 참고하시고, 도보로 오시는 분들은 본문 맨 아래 지도를 참조하십시요.


    지미오름(지미봉) 탐방로 입구


    수풀로 우거진 호젓한 탐방로는 여유가 넘친다


    반쯤 올랐을 때 아래를 내려다 본 풍경 

    지미오름 정상, 저 안에는 산불조심 감시원이 근무중에 있었다

    조선초기 지미오름은 꼭대기에 봉수를 설치하면서 지미망, 또는 지미봉으로 표기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봉수가 폐지되면서 지미봉이 되었고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고 해요. 높이는 165.8m, 비고는 160m, 둘레는 2,636m, 면적은 423,814㎡, 폭은 927m이며, 모양은 북쪽으로 벌어진 말발굽 모양의 분화구입니다.


    정상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30분. 높이는 낮은 봉우리지만 경사각이 제법 있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오름입니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힘들거나 하진 않아요. 탐방로는 나무 계단과 밧줄등으로 잘 조성되어 있어 미끌림 방지가 되며, 적당히 호흡을 조절해 가며 오른다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높이가 165m밖에 안되는 낮은 능선이다 보니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얼마나 드넓게 펼쳐질지 반신반의 했습니다. 지미봉을 오르는 탐방로는 특별한 느낌으로 오른다기 보단 양쪽에 밀집되어 있는 억새를 바라보며 오르는데 경사각이 있어 숨이 헐떡거릴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내려다 본 장면은 정상에서의 풍경을 기대하기게 충분한 느낌을 갖게 해 줍니다.


    억새와 수풀이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을 것만 같은 탐방로를 오르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에 다다릅니다. 이윽고 정상에 선 순간, 헐떡였던 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대신 눈앞에 펼쳐지는 해안 풍경에 넋을 잃게 됩니다. 짧지만 30분간 힘들게 올라온 것에 이보다 좋은 보상은 없지 않을까. 그 모습은 마치 항공사진 뺨치는 듯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정도로 지미오름에서 바라본 동쪽 해안선은 정말 일품입니다.


    하도리 철새 도래지로 겨울철 철새를 찍기 위해 진사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멀리 풍력단지와 용눈이 오름을 비롯해 여러 오름들이 한눈에 펼쳐지고 있다

    종달리 해안도로와 성산 일출봉, 올레 21코스 지미오름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마주하고 있다, 올레 21코스 지미오름

    우도로 가는 선착장으로 잘 알려진 두문포, 올레 21코스 지미오름

    성산일출봉, 올레 21코스 지미오름


    지미오름 정상에서 바라 본 주택 지붕들

    지미오름을 하산하며 표고 차이에 의해 변화되는 풍경의 관찰도 재밌다


    바람과 억새의 속삭임으로 오름의 속살을 느껴보자

    얼마전에 들은 사실인데요. 제주도 애월 해안도로에 가면 신문에도 날 만큼 가을 명소로 유명했던 넓은 코스모스 부지가 나옵니다. 가을이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잠시 들러 쫘악 펼쳐진 코스코스 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가는 곳이지요. 확실히 결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이 인근의 부지를 유명 텔런트 O모씨가 매각하면서 그곳을 애월의 최대 관광지로 부상시키기 위해 대규모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름하여 '삼국지'

    제주도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각종 테마파크에 자동차 극장까지 만들면서 렌터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의도겠지요. 제주도까지 와서 자동차 극장으로 영화를 관람한다? 자세한 자초지종은 모르나 '삼국지'라는 테마파크가 제주도의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어쩌면 몇 년 안에 해안도로에서 활짝 피고 있는 대규모의 코스모스 밭이 테마파크 조성이라는 이름 앞에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과연 이것을 새로운 관광지로의 발돋음이라 봐야 할까요?


    #. 오름의 속살을 더듬으며 받는 마음의 치유
    최근 올레 21코스의 개장으로 인해 모든 올레길이 완성되면서 이제는 제주도 한바퀴를 도보로 주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렌터카를 이용해 유명 명소, 테마파크를 찾던 기존의 제주도 여행에서 좀 더 변화하여 앞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의 속살과 친환경적인 에코힐링으로의 접근이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좀 더 느리고 여유있게"

    하지만 도시권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분주하기만 합니다. 주어진 일정속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원하는 곳을 둘러 본 후 다시 공항을 찾아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직장인들의 문제가 있습니다. 애초에 계획을 잡을 때부터 유명 명소, 유명 테마파크만을 쫒기 보다는 올레길을 걷거나 오름을 오르며 자연의 숨결에 좀 더 다가서는 '힐링투어'는 어떨까요? 아이들과 함께 테마파크를 찾는 것도 좋지만 오름을 오르며 만끽하는 상쾌한 공기, 맑고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며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30분 동안 가파른 경사를 짚고 올라온 노고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희열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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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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