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낚시 구명복


    왼쪽이 아내의 낚시 구명복

    지난번 여수 선상낚시 때의 일입니다. 포인트 이동을 하는데 10분 가량 걸린다고 하자 다들 선실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아내는 배가 이동중임에도 그 자리에서 쭈그리고 앉아 좀 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습니다.
    뭘 하나 봤더니 채비를 점검하고 있군요. 바늘이 15개나 달린 카드채비다 보니 밑걸림으로 인해 중간중간 바늘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가짓줄에다 바늘을 매고 있는 거예요. 특히 아랫쪽 바늘은 미끼만 달려 있음 한 마리라도 더 낚이기 때문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채비를
    수선하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날라오는 파도가 뱃전에 부딧혀 쉴 새 없이 아내를 적시네요. 
    아내는 등이 젖어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연신 채비에만 신경이 곤두 서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계속 맞고 있다간 다 젖어 들어갈 심산입니다.
    보다 못한 제가 한마디 합니다.

    "그만 하고 들어오지.."

    채비 수선을 마친 아내, 이제서야 들어오나 싶더만 미끼를 끼우기 시작합니다.
    15개의 바늘 중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미리미리 끼워놔야 한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고자 하는 아내의 의지인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구명복을 살펴 봤습니다. 평소 깨끗하게 입는다던 아내의 구명복도 이제는 바닷물 쩔은 냄새가 나네요. 
    지워지지 않는 자국과 함께 말입니다.



    처음 낚시를 시작했을 땐 맞는 사이즈가 없어 할 수 없이 남성용 구명복을 입혔답니다.
    그러다가 제 작년 여름에 울릉도 낚시를 다녀온 후 여성용 구명복으로 새로 맞췄지요.(아티누스 대표인 박진철 프로님께서 선물하신거랍니다.)
    이 구명복을 입은지가 1년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과격하게 낚시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여성치고는 출조 횟수가 많은 편이였나 봅니다.^^;

    이 구명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마음이 쨘 해집니다. 아내가 그간 겪어왔던 고생과 땀이 흠뻑 베어있으니까요.
    일전에 세탁을 한번 했기 때문에 이번엔 물수건으로나마 열심히 닦아줬습니다. 그래도 이런 자국은 잘 안지워지네요.(에탄올로 해봐야겠습니다.)



    설날을 맞아 새로운 각오로 임해보고자 이니셜과 실명을 박아 넣었습니다.
    제 구명복이야 원래 박아져 나온 거여서 제 블로그 닉네임인 '입질의추억"만 새겨 넣었고요.
    아내에겐 "어복부인" 호칭을 수여. ㅎㅎ 실명과 함께 박아넣었답니다. 가격도 저렴하네요. 주로 군인들이 드나드는 전우회(오바로크 수선집)에서 했는데
    전면에 쯔리겐 필드테스터 와펜까지 달아서 토탈 11,000원 들었습니다.  

    이 구명복을 입고 올해엔 또 어떤 "입질의 추억'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지만 한편으론 걱정아닌 걱정도 드네요. 언제까지 이렇게 낚시를 즐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아무쪼록 사고없이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낚시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무엇보다도 아내 닉네임에 걸맞게 "어복'이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

    2~3월은 낚시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제 나름대로 낚시 계획을 짜고 있는데요. 작년엔 하지 못했던 다양한 낚시를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게 중엔 동해권 이면수어 낚시와 여수권 대물 참돔 낚시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별 다른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올 한해 어복 충만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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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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