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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처치 곤란 생선을 맛있게 요리해 먹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집 냉동실에는 대마도에서 잡아온 벵에돔이 제법 들었는데요. 이게 생물일 때는 뭐로 해 먹어도 맛있는데 한번 냉동해 버리면
냄새도 살짝 나고 맛이 없습니다. 벵에돔이라는 생선이 묘한 게 회로 먹으면 아무런 냄새가 안 나지만, 굽거나 익히면 특유의 풀향이 나요.
이는 파래나 다시마 같은 식물성 해초를 먹어서인데 배를 까보면 위장에서 소화되다 만 해초 향이 좀 역합니다.
특히, 씨알 작은 벵에돔은 살이 익으면서 특유의 향을 내므로 저는 벵에돔을 구이감으로 선호하지 않아요.
돔 어종 중에서는 참돔이 구이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간장 구이를 하면 상황이 180도 달라짐을 알았습니다. 벵에돔의 잡내를 거의 느끼지 않고 맛있게 해먹는 방법인데요.
고추장 양념도 좋지만, 간장 양념이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벵에돔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우니 다른 생선을 사용해도 됩니다.
가정의 냉동실에 오래 둔 처치 곤란한 생선이 있다면 오늘의 레시피를 한 번쯤 적용해 보시기 바라면서 생선 간장 구이를 해보겠습니다.
석 장 뜨기
우선 석 장 뜨기를 합니다. 과정은 회 뜨는 방법과 같아요. (관련글 : 돌돔, 감성돔 회뜨는 법)
사용한 생선은 냉동실에서 한 달 반가량 얼렸다 해동한 벵에돔이라 그리 신선한 건 아녀요. 그래서 간장 구이가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벵에돔(생선) 간장 구이 재료
벵에돔(생선) 한 마리, 양파(小) 1/2개, 부추 한 뭉치, 청량 고추 1개, 전분가루 약간, 깨소금 약간.
#. 간장 양념 재료
간장 3T, 설탕 2T, 생수 7T, 다진마늘 1T, 레몬즙 1T, 생강즙(혹은 생강가루) 약간, 후추 약간, 맛술 1T
(여기서 1T는 밥 숟가락 기준임)
간장 양념
간장 3T, 설탕 2T, 생수 7T, 다진마늘 1T, 레몬즙 1T, 생강즙(혹은 생강가루) 약간, 후추 약간, 맛술 1T을 그릇에 넣고 잘 저어 주세요.
벵에돔(생선) 간장 구이에 들어갈 재료가 모두 준비되었습니다.
여기까지 했다면, 반절은 끝났어요.
생선포를 전분 가루에 고루 묻혀준 후 가볍게 탁탁 털어서 팬에다 굽습니다.
예열한 팬에다 식용유를 두르고 생선을 굽는데요.
평소에는 생선구이를 할 때 껍질부터 익히는 게 정석이지만, 포 뜬 걸 구울 때는 살부터 구워야 합니다.
이유는 벵에돔 숙회(유비끼)를 해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포를 뜬 생선 껍질에 열을 가하게 되면 수축하면서 오그라듭니다.
그러한 현상을 피하고자 살 부분부터 구워주시고요. 충분히 익혔으면 뒤집어서 마저 굽습니다.
약 90% 정도 익혔을 즈음 준비된 간장 소스를 붓고 불을 은근하게 낮춥니다.
곧바로 채소를 붓고요.
벵에돔을 뒤집고 채소와 함께 양념에 졸이다가 숨이 죽으면 불을 끕니다. 이때 양념이 자작해질 때까지 충분히 졸여야 좋습니다.
벵에돔 간장 구이 완성
접시에 올리고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합니다. 너무 간단한가요? ^^
벵에돔의 무한 변신, 간장 양념구이
기호에 따라 간장 양념에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트려도 되지만, 여기서는 생략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잎이 널찍한 호부추는 특유의 뻣뻣함에 선호하지 않았는데요. 집 근처에는 일반 부추를 팔지 않아 할 수 없이 넣어 봤습니다.
그런데 양념구이에 호부추는 어차피 숨이 죽어버려 뻣뻣함도 덜해 잘 어울리네요.
양파와 부추를 위주로 했지만, 당근이나 파프리카, 양배추 등 뭘 갖다 넣어도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매콤한 걸 좋아한다면, 고춧가루를 넣어도 좋고 고추를 편으로 썰어 듬뿍 올려주는 것도 좋아요. 응용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접시가 꽤 커서 벵에돔 간장 구이가 작아 보이길래 휴대폰으로 크기 비교를 해 봤습니다.
살이 두툼해 안주로도 좋은 벵에돔 간장 구이
비린내 싫어하는 아이들 밥반찬으로도 딱!
벵에돔을 양념 없이 구워 먹다 보면 중간에 비린 향이 올라와서 젓가락이 잘 안 가졌는데요. 이렇게 만들어 보니 전혀 다른 생선처럼 느껴집니다.
맛은 살짝 달짝하면서 짭조름하게 간이 돼서 영락없는 밥 도둑이 됐는데 아이들 키우는 집에서도 밥반찬 용으로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고요.
간이 잘 밴 양파와 부추를 함께 먹으면 '만족'이라는 두 글자가 입가에 걸리리라 봅니다. ^^
냉동실에 처지 곤란 생선이 있다면, 간장 구이를 만들어 보시기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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