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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맛을 책임지는 특별한 생선, '횟대'를 아시나요? (대구횟대, 빨간횟대)
동해의 독특한 수산물 기행, 두 번째 이야기는 횟대에 관한 고찰입니다.
"횟대를 아시나요?"
아마 생선회 좀 드셨던 미식가라도 횟대만큼은 생소하리라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해에서만 잡히는 특산종인 데다 현지에서 전량 소진되다 보니 도시권에 사는 이들에게 돌아갈 몫은 거의 없었기 때문.
일부 고급 일식집에서는 횟대를 특별히 공수해 썰어내곤 하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며 산지에서도 물량이 달리면 좀처럼 보기 어려우니 웬만한 이들에게는
이름 자체가 익숙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횟대를 이번 기행에서 좀 더 깊숙이 파고드니 저도 몰랐던 여러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바다는 넓고 공부해야 할 생선은 끝도 없나 봅니다.
그저 남보다 조금 더 안다는 이유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이 작은 미물과의 대면에서는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돼요.
지금도 이런 기행이 있을 때마다 늘 배우고 느낍니다. 아마도 지금까지 알게 된 내용보다는 앞으로 알게 될 내용이 더 많을 것입니다.
바다는 넓고 우리 수산물의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니 말입니다.
AM 10:00 강원도 고성
횟대를 만나기 위해 낚싯배에 올라탔다.
이날 저는 배를 두 번이나 타야 했습니다.
이른 새벽에는 횟대를 만나기 위해 대구잡이 배를 얻어타 조업 현장을 지켜보았습니다.
거기서 대구횟대가 세 마리 정도 걸려들었지만, 좀 더 풍성한 횟대를 그림에 담고자 직접 낚싯배에 오른 것입니다.
참고로 횟대는 강원도에서 흔한 생선이지만, 횟대만을 위한 낚시는 없습니다.
대게 대구나 가자미 낚시를 하다가 '손님 고기'로 올라오는 수준이며, 이쪽 지역의 낚시꾼들도 그런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횟대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제가 찾고자 하는 건 횟대 중에서 가장 맛이 좋은 '대구횟대'입니다.
여기서는 가자미를 주로 노리지만, 이 와중에 대구횟대가 낚인다면 더없이 반가울 것입니다.
설악산이 보이는 고성 앞바다
이런 설산을 눈앞에 두고 낚시하는 기분, 참 색다르네요. 지금까지 숱하게 낚시해왔지만 이런 풍경에서의 낚시는 또 처음입니다.
사실 고성 앞바다에서 낚시해 본 적도 처음입니다. 아마 제가 낚시한 장소 중에서는 해외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위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낚시 시작하자마자 젊은 친구가 횟대를 낚아 올린다.
그런데 이날은 낚시가 왠지 불안했습니다. 전문 낚싯배도 아니거니와 시간도 이미 피크 타임을 넘겼기 때문이지요.
대신 손님은 달랑 두 명뿐이라 오붓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낚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친구가 횟대를 낚아 올립니다. 와우!
방학이라 잠시 들린 학생이라는데요. 더군다나 낚시는 이날 처음 해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요령을 몰라 선장님이 알려주고 자세(줄낚시 도구)로 미끼를 내려 바닥을 두드리는데 가자미 대신 횟대가 먼저 올라온 것입니다.
여기서 횟대의 습성이 나타납니다.
일단 동해의 가자미 낚시에서는 횟대가 빠질 수 없습니다. 둘 다 모래밭에서 살기 때문에 서식 장소를 공유하는데요.
이때 미끼가 바닥까지 드리워지면 아무래도 가자미보다는 기동성이 좋은 횟대가 먼저 달려들게 됩니다.
그만큼 먹잇감에 대한 탐식성이 강하다는 건데요. 동작이 빨라야 좋은 밥도 먼저 먹는 걸 보면 물고기나 사람이나 비슷한가 봅니다. ^^;
아니나 다를까 횟대가 낚인 그 자리에서 가자미 한 마리가 올라옵니다. 가자미는 잔반 처리반인가요? ㅎㅎ
뱃전에서 갓 낚은 횟대 회
#. 날 당황하게 했던 횟대의 맛
이런 식으로 가자미와 횟대를 몇 마리를 낚았는데요. 그중 횟대만 골라서 회를 쳤습니다. 맛이 기대되는 순간이죠. 으흐흐 ^^
좀 전에 보았듯이 젊은 친구가 낚은 횟대는 횟대 중에서도 가장 맛이 좋은 '대구횟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맛도 대구횟대의 차지고 달달한 맛이죠.
이윽고 한 점 집어 입속에 넣고 씹었는데 어째 맛이 이상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한 저는 다시 한 번 맛을 봅니다.
이날 MBC 어영차 바다야 촬영이 있어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지 곧바로 대구횟대의 맛을 인터뷰해야 하는데 마땅한 멘트가 떠오르지 않네요.
왜냐하면, 제가 기대하고 있었던 대구횟대의 맛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 속에 대구횟대는 복어처럼 식감이 단단하고 단맛이 도는 그런 회였습니다.
그런데 이건 스펀지처럼 푹 꺼지는 식감에다 아무런 맛도 나질 않습니다.
이 느낌을 그대로 읊어야 할까요? 횟대의 맛을 알리려고 왔는데 그렇다고 본인이 느낀 팩트를 왜곡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당황한 저는 버벅거리면서 인터뷰해야 했습니다. 예상이 빗나가버린 맛 하나에 이렇게 곤혹스러울 줄이야. 쩝.
고성의 어느 포구
별 소득 없이 철수한 저는 좀 전에 겪었던 현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분명 대구횟대였던 것 같은데 맛은 왜 그랬을까? 지금까지 이런 회 저런 회 많이 먹어봤지만, 스폰지처럼 푹 꺼지는 식감은 처음입니다.
갓 잡은 활어임에도 이런 식감이 가능하다니요. 이를 형편없는 식감이라 해야 할지, 독특한 식감이라 여겨야 할지 저 자신도 좀 헷갈립니다.
혹시 제철이 아니라서 그런 건 아닐지? 하지만 대구횟대의 제철은 분명 겨울이 맞는데.
한동안 저는 똥 씹은 표정만 하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이러한 의문점에 물음표를 던지느라 표정 관리가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문점은 다른 낚싯배가 잡아들인 횟대를 보고 나서야 조금씩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다른 배에서 낚은 조과.
이윽고 먼발치에서 배 두 척이 들어오는데 잡은 걸 보니 내용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참가자미와 대구횟대가 반반씩 섞여 있네요.
잠시 양해를 구하고 횟대만 따로 담아 살펴봅니다. 그런데 대구 횟대가 아니네요.
대구횟대와 비슷한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데 이건 무슨 횟대지?
대구횟대(쯔마구로 카지카, ツマグロ カジカ)
제가 알고 있는 대구횟대는 이렇습니다. 이 횟대가 동해 상인들에게는 진정한 횟대로 취급되고 있었으며 맛도 가장 좋습니다.
포항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자미로 밥식해를 담가 먹기 전에 이 어종으로 담은 밥식해를 원조로 꼽습니다.
저와 제작진이 찾는 것도 바로 이 어종이었죠. 식감은 복어처럼 단단하고 맛은 쏨뱅이처럼 달디 단 대구횟대.
바로 동해의 맛을 책임지는 특별한 생선입니다.
근가시횟대(치카메 카지카, チカメカジカ)
하지만 이날 배낚시에 걸려든 횟대는 모두 대구횟대 유사 어종인 '근가시횟대'였습니다.
언뜻 보면 생김새나 색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근가시횟대나 대구횟대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상인과 낚시꾼들도 이를 대구횟대로 착각하고 같이 취급하더군요. 하마터면 저도 깜빡 속을 뻔했습니다.
그렇다면 횟대의 제왕인 대구횟대와 근가시횟대의 차이, 어디에 있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생김새가 비슷해도 맛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대구횟대를 유사어종과 혼획해 함께 취급하는 상인들은 이를 구분하여 팔아야 하고 대구횟대 맛을 보러 온 소비자도 한데 섞인 횟대 중
대구횟대만 골라 담아 회를 떠달라고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이건 좀 무리수네요. ^^;
학자 수준의 지식이 있어야만 구별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대구횟대를 찾을 정도면 미식가가 아니겠어요?
자신이 미식가라면, 이 정도의 물고기 구분법은 이해하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오늘 횟대의 고찰을 올려봅니다.
일단 이들 어종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횟대의 계보가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횟대는 쏨뱅이목 독중개과의 물고기로 동해에서만 나는 특산종입니다. 이것도 몇 종류가 있는데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A. 대구횟대와 유사어종
1) 대구횟대
2) 가시횟대
3) 근가시횟대
4) 동갈횟대
5) 미끈동갈횟대
B. 빨간횟대
C. 삼세기(삼식이)
D. 꺽정이 종류(망챙이)
1) 고무꺽정이
2) 털수배기
3) 살꺽정이
4) 더 있지만 여기까지만
여기서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것은 대구횟대와 (근)가시횟대와의 차이. 대구횟대와 (미끈)동갈횟대와의 차이.
대구횟대와 빨간횟대와의 차이(이건 좀 쉬움), 그리고 다음 편에 소개할 꺽정이 종류까지 차례대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구횟대의 옆 지느러미
먼저 횟대의 제왕인 대구횟대의 옆 지느러미입니다.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범무늬가 2~3줄 정도 쳐져 있지요. 그것도 굵고 선명하게(이게 중요)
이 무늬를 잘 보면 아래에 소개한 (근)가시횟대와 또렷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명 근가시횟대(치카메 카지카, チカメカジカ)
반면에 근가시횟대는 옆 지느러미의 줄무늬가 3~4줄이 나 있으면 선의 굵기가 대구횟대보다 훨씬 얇습니다.
잘 보면 등에 난 무늬도 대구횟대와 다르지요. 배 부분도 대구횟대는 진노랑으로 물들어 있지만, 이 녀석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두 어종의 차이는 꼬리지느러미에서도 확연히 납니다. 보시다시피 근가시횟대의 꼬리지느러미는 부채꼴 모양으로 둥글져 있습니다.
반면, 대구횟대의 꼬리지느러미는 그냥 일자에 가깝습니다.
처음에는 이들 어종이 헷갈리지만, 자꾸 보다보면 확실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땐 분간이 어렵습니다. 그러다 자꾸 보다 보면 둘의 차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쌍둥이 엄마가 형과 동생을 구분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겠죠.
어류를 구분할 때 책과 사진을 믿지 말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생선의 모양과 채색은 물속에 있을 때와 밖으로 꺼내졌을 때 다르며, 살아있을 때와 죽었을 때도 다릅니다.
기존의 어류도감이나 네이버 백과사전의 어류 사진은 대부분 채집 이후 찍었기 때문에 일부는 죽었거나 선도가 좋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실제 산 물고기를 접하다 보면, 책이나 백과사전에서 보았던 사진과 괴리감을 느낄 때가 많지요.
그 괴리감을 줄이는 것이 고해상도 사진이지만, 더욱 확실한 것은 '직접 경험하고 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근가시고기와 가시고기의 차이는 눈썹의 유무에 있다.
대구횟대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이 녀석은 우리나라 어류도감에서도 제대로 설명되어 있지 않은 표준명 근가시횟대입니다.
이것도 가시횟대와 근가시횟대 두 종으로 나뉘는데요. 가시횟대는 눈 위에 깃털처럼 생긴 뾰족한 피판이 달려 있고 없으면 근가시횟대입니다.
둘 다 30cm까지밖에 자라지 않은 소형 횟대로 최대 전장 50cm까지 자라는 대구횟대나 빨간횟대와는 생태적 측면에서도 구분되고 있죠.
단지 (근)가시횟대류는 대구횟대와 외형상 가장 흡사하기에 낚시꾼은 물론, 상인도 이를 정확히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접 맛을 보았더니 두 어종의 차이는 외형만 비슷했지 맛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습니다. 대구횟대의 맛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습니다.
동해는 남해나 서해와 달리 이 지역에서만 나는 독특한 자원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대부분 현지에서만 소비돼 도시 사람들에게 돌아갈 몫이 없지요. 그러니 이들 어종은 대부분 생소하고 희소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맛은 그것과 별개의 문제겠지만요. 그래도 맛이란 게 반드시 혀를 통해 느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때그때의 기분과 추억의 향수가 더해지는 것도 분명 맛의 상승요인이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동해의 맛을 책임지는 이 특별한 생선들은 속초나 포항을 찾았을 때 한 번쯤 맛봐야 할 별미로 보아도 손색없을 것입니다.
동갈횟대(요코스지 카지카, ヨコスジカジカ)
사진에 나온 어종은 대구횟대의 아성에 도전하는(?) 또 다른 복병이기도 합니다.
표준명은 동갈횟대로 역시 어류도감에는 자세히 기술되어 있지 않은 종입니다.
분명, 동해에서는 흔하디흔한 어종인데 좀 전에 소개한 가시횟대류도 그렇고 동갈횟대도 그렇고.
미기록종도 아닌데 왜 빠져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식용바닷물고기 사전에는 아예 언급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분명, 이 지역에서는 식용하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조만간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어쨌든 동갈횟대는 앞서 올린 가시횟대보다 대구횟대와의 구분이 조금 쉬운 편입니다.
이 녀석 얼굴에는 작은 특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갈횟대의 구분 포인트는 영화 에일리언4의 '뉴본 에일리언'을 떠올리면 되겠다.
대략 요런 느낌? ^^
이 녀석의 특징은 비늘이 특정 부위에 몰려있다는 것.
대구횟대(왼쪽)와 동갈횟대(오른쪽)
맛은 대구횟대가 더 낫습니다. 동갈횟대는 이 지역에서 '쌕쌕이' 또는 '싹슬기'로 불리며 잡어로 취급됩니다.
이렇게 보니 등에 난 무늬는 꼭 열기를 닮았군요.
표준명 빨간횟대
동해 최북단으로 올라갈수록 냉수성 어종인 가시횟대나 동갈횟대류가 자주 보이지만, 그 아래 지역인 속초, 강릉에서부터는 대구횟대가 많이 보이며
포항으로 내려오면서 빨간횟대가 자주 눈에 띕니다. 사진은 포항의 어느 횟집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 지역 횟집에서는 대부분 빨간횟대가 있습니다.
현지 상인들은 '홍치, '홋대기', '횟대기', '오줌싸개'등으로 불리며 (대구)횟대 와는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요. 그 이유는 맛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에서 빨간횟대는 메뉴판에 아예 적혀있지 않습니다. 홋대기나 홍치란 말도 찾기 어렵습니다.
그냥 자연산 모둠회를 주문하면 그 속에 빨간횟대가 포함돼 나옵니다. 빨간횟대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인식은 딱 그 정도입니다.
빨간횟대(니지 카지카, ニジカジカ)
물 밖으로 꺼내니 색이 확 달라졌죠? 어류란 게 그렇습니다.
주위 환경, 조도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그래서 어류를 구분할 때는 채색과 무늬를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보고 있으니 왜 빨간횟대라 이름을 지었는지 알겠습니다.
표준명 삼세기(방언 삼식이)
언뜻 보면 삼세기와도 닮았는데요. 삼세기가 더 못생겼군요. ^^ 삼세기도 분명 쏨뱅이목이고 횟대 가문과는 이웃 사촌입니다.
생긴 건 저래도 맛은 참 좋은 녀석이죠. 회와 탕 두루두루 훌륭하지만, 없어서 못 먹습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낙찰을 기다리는 빨간횟대 한 상자
최근 어한기에 접어들면서 횟대 조업량이 확 줄었습니다.
시기로도 10월부터 1월까지가 가장 많이 나고 2월부터는 어획량이 떨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이 빨간횟대도 없어서 못 사갈 지경입니다. 이날 경매를 지켜보았는데 사진에 보이는 한 상자 가격이 무려 12만 원.
이렇게 낙찰한 빨간횟대는 일부 탕감으로 쓰이고 일부는 밥식해로 사용됩니다.
대구횟대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횟대에서 가장 맛있는 어종은 대구횟대. 똑같이 밥식해를 담가도 회를 쳐도 맛은 대구횟대가 월등히 좋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복어처럼 단단한 식감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씹으면 씹을수록 나오는 단맛이고요.
결정적으로 뼈가 연해 뼈째 썰기로 밥식해를 담그면 시간이 흐를수록 감칠맛이 배고 연골의 씹히는 식감까지 있습니다.
빨간횟대(위)와 대구횟대(아래)
반면 빨간횟대는 식감 면에서 대구횟대보다 떨어지는 편입니다.
물론, 이것도 없어서 못 먹지만, 그래도 두 어종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일편단심 대구횟대를 고를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포항의 밥식해를 가자미나 오징어로만 생각하지만,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대구횟대(방언 횟대기)가 쓰였습니다.
지금이야 가자미가 가장 흔하니 가자미 밥식해를 담갔지만, 과거 횟대가 많았을 때는 횟대 밥식해를 으뜸으로 쳐주었죠.
이날 저는 밥식해 장인을 만나 식해를 담그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가자미로 담갔을 때와 대구횟대로 담갔을 때, 혹은 빨간횟대로 담갔을 때.
그리고 오징어로 담갔을 때 맛의 차이를 정리한 노트가 있는데요. 이 부분도 조만간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속초 동명항
이제 어류 공부는 그만하고 회 맛을 음미할 차례입니다. 청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동해에서만 나는 특별한 생선이죠.
백날 보기만 하면 뭐하겠어요. 먹어봐야 알지 ^^;
그래서 아주머니께 이 지역에서만 나는 특별한 어종으로 모둠회 한 접시를 부탁하였습니다.
다음 편에는 동해에서만 잡히는 기상천외한 생선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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