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한 달 동안 동해 북부 지역에서는 임연수어가 호조황을 보였습니다. 이에 많은 분들이 반찬감을 마련하고 있지만, 때로는 너무 많이 잡아도 손질 노동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면서 애를 먹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임연수어를 간단하게 손질하는 방법을 올렸습니다. 고등어 자반 손질과 비슷하지만, 평소 이런 손질에 익숙지 않은 낚시꾼(또는 주부)이 훨씬 많으므로 이참에 임연수어를 비롯해 고등어, 전갱이 등 방추형 어류의 자반 손질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은 낚시로 잡은 임연수어입니다. 손질을 위해 도마와 칼을 준비해야하는데 그 전에 비늘을 쳐야하겠죠? 임연수어 비늘은 작고 연해서 식칼로도 쉽게 벗겨집니다. 칼은 사진과 같이 무게 감이 있는 데바가 좋지만, 날이 선 식칼도 상관없습니다. 도마가 다소 지저분하고 낡아 보이는데 생선 손질 전용이라서 그런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회를 썰 때는 이 도마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본문 말미에 동영상이 있으므로 설명은 최대한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먼저 사진과 같이 대가리를 2/3 정도 자릅니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밀면 내장과 함께 딸려 나옵니다.

 

 

항문에 칼끝을 넣고

 

 

배를 가릅니다.

 

 

남아 있는 내장 및 불순물을 칼로 긁어냅니다. 여기서는 칼 뒤꿈치로 긁어주는 것이 편리합니다.

 

 

임연수어를 돌려 반대편도 남아 있는 내장과 핏덩이를 제거하는데 이때는 칼 뒤꿈치보다 앞쪽으로 긁어주는 것이 편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쓱 긁어주면 핏덩이를 비롯해 불순물이 제거됩니다.

 

 

반으로 가르기 위해 포를 뜨는 방식으로 칼을 넣습니다. 척추를 더듬어 바로 위에 칼날이 올라타도록 자리를 잡은 뒤

 

 

아래쪽으로 약간 힘주어 척추뼈를 느끼면서 쭉 가릅니다.

 

 

손질하다 보면 고래회충의 일종인 '물개회충(슈도테라노바, pseudoterranova decipiens)'을 볼 수도 있습니다. 슈도테라노바를 보면 반갑게 맞이하면서

 

 

칼로 가볍게 그어주세요. 이것이 산채로 우리 몸에 들어가면 고래회충증에 걸려 야밤에 응급실을 찾을 수도 있으니 임연수어를 회로 먹을 때는 반드시 살아있을 때 손질해야 합니다. 이날 67마리 정도의 임연수어를 손질하면서 슈도테라노바가 두 마리 검출된 것으로 보아 감염률은 꽤 낮다고 보고 있으며, 죽은 지 수 시간이 지났지만, 살로 파고든 경우(근육 이행률)는 아직 발견되고 있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조심해야겠죠?

 

슈도테라노바의 종숙주는 물개입니다. 백령도의 물범,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물개 등 찬 바다에서만 서식하는 해양 포유류가 역시 찬 바다에 서식하는 임연수어를 잡아먹음으로써 이 녀석의 생활사는 돌게 됩니다. 그래서 슈도테라도바는 주로 한류성 어종을 종숙주로 삼고, 고래회충은 온대 및 아열대성 어류를 종숙주로 삼게 되겠지요. 행여나 살로 파고들까 봐 걱정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어차피 익혀 먹거나 48시간 이상 냉동한 다음에 먹을 것이라면, 우리 몸에 아무런 해를 주지 않습니다.

 

 

자~ 그리하여 손질이 완성되었습니다. 여기까지 하는데 23초 정도 걸렸으니 이렇게 67마리를 손질하면, 계산상으로는 25분밖에 안 걸리지만, 준비하는 시간도 있고, 손질에 앞서 비늘도 쳐야하기에 아무리 빨리 해도 한 시간은 걸립니다.

 

 

23초짜리 손질 영상을 참고하세요

 

이 상태에서 옥상이 있는 집이라면, 꾸득히 말려서 구워 드시고, 말릴 환경이 되지 않으면, 그냥 이대로 소금만 뿌려 비닐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됩니다. 사실 손질 영상에서도 느꼈겠지만, 한꺼번에 많은 수를 손질하다 보니 장갑도 그렇고 그리 위생적이지 않습니다. 저렇게 손질한 임연수어는 흐르는 물에 한 번쯤 헹궈줘야 할 것 같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맛 때문입니다. 임연수어는 살이 무르기 때문에 저 상태에서 수돗물에 헹구면 살은 더욱 무르고 축축해집니다. (해수가 있다면 헹궈도 됩니다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어려운 일이겠죠.)

 

하지만 그대로 구워 먹자니 껍질에 붙을 수 있는 이물질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꺼내 먹을 때마다 키친타월로 껍질을 닦고, 뒤집어서 속살은 살짝 두드리듯이 수분기와 핏기를 닦아서 굽습니다. 오로지 저의 방법이니 참고만 하시기 바라며, 손질법은 여기서 마치고 이어지는 꾼의 레시피에서는 임연수어를 맛있게 굽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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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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