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의 왕, 무늬오징어 회 뜨는 방법(오징어 신경절단, 및 손질법)


 

 

먹방과 쿡방이 대세인 요즘, 인터넷과 TV에는 연일 스타 셰프들이 갖가지 요리를 선보이며 셰프테이너로서 호응을 얻고 있지만, 그것은 0.01% 소수의 성공 법칙이 100%의 성공 신화처럼 보이게 하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모습 뒤에는 뼈를 깎는 고통으로 감내해야 하는 셰프의 일상이 철저히 숨겨져 있죠. 단지 그들이 선보이는 요리와 기술에서 매력을 느껴 셰프를 꿈꾸는 지망생이 늘고 있다면, 어쩌면 꿈의 낭비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냉정한 세계 중 하나가 이쪽이니까요. 

 

저도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맛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흔하디흔한 레시피를 모방했을 때 원하는 맛이 나질 않는 이유는 '자기 레시피'가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레시피에 필요한 것은 기본기입니다. 다른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기본기 없이 괄목할 만한 수준의 경지에는 절대 도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꾼의 레시피에 화려한 요리를 선보일 수도 있지만, 기본기는 없고 레시피만 있는 글은 지양하고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준비되지 않은 우리가 그저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완성된 음식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만들면서 겪었던 저의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꾼의 레시피는 낚시꾼을 위한 레시피를 기본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혹은 유사 재료)라면 누구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오징어 신경절단 중

 

각설하고 오늘은 오징어의 왕, 무늬오징어 회 뜨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동안 무늬 오징어는 제게 익숙한 식재료가 아닙니다.

낚시야 몇 차례 했지만, 항상 누군가의 손을 빌려서 썰어 먹다 보니 직접 다룰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두세 번 손질하면서,

일반 오징어와는 전혀 다른 몸 구조로 인해 손질에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더 익숙해지면 그때는 풀샷으로 영상을 찍어 올릴 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은 간단하게 신경절단 하는 방법과 손질법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시작하기에 앞서 무늬오징어의 명칭부터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무늬오징어의 표준명은 흰꼴뚜기입니다.

'흰오징어'라 써도 표준명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학자들이 해양생물을 분류할 때 뼈라든지 몸 구조 등을 이유로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엉뚱한 분류에 포함시키다 보니 실제 이미지와 명칭에서 오는 괴리감이 상당합니다. 무늬오징어도 비슷한 경우로 학자들은 무늬

오징어에 '갑'이 없다는 이유로 '꼴뚜기'에 포함시켰고 그 결과 표준명이 흰꼴뚜기가 돼버렸지만, 그렇게 부르는 이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일본명은 아오리이까, 방언은 미즈이까인데 이 말이 와전돼 제주도에서는 '미쓰이까'로 잘못 굳혀졌습니다.

미쓰이까는 일본에서도 쓰이지 않는 말이고, 그 어원도 근거가 없으니 될 수 있으면 이런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 절단 동영상

 

무늬오징어, 갑오징어를 즉석에서 회로 먹을 때는 신경 절단이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을 공수해 가져와야 한다면 신경 절단이 식감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해주는 게 좋습니다.

신경 절단(이까시메)은 위 동영상에서 충분히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신경 절단한 무늬오징어를 집으로 가져왔으니 이제부터 손질에 들어갑니다.

손질 방법은 정말 다양하지만, 이 정도 사이즈라면 그냥 식가위로 하는 편입니다.

 

 

우선 식가위를 이용해 사진과 같이 갈라줍니다.

 

 

펼치면 내장과 먹통이 보입니다. 이 상태에서 가위로 내장만 잘라도 되지만

 

 

저는 다리를 잡고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다리와 내장이 같이 벗겨집니다. 이 과정을 될 수 있으면 현장에서 해오시기 바랍니다.

이유는 고래회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는 일반 오징어와 달리 고래회충 감염률이 매우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는 적은 편일 뿐, 아예 없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가끔이지만, 무늬오징어에도 고래회충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사진의 정중앙에 보이는 기다란 실 같은 것, 보이십니까? 처음에는 고래회충으로 오해했지만, 다행히 고래회충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여기서는 고래회충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무늬오징어에는 분명 고래회충이 도사릴 확률이 1%라도 있는 만큼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현장 손질을 권합니다. 단, 1%라도 발견될 수 있는 것이면 조심하는 게 좋겠지요?

 

 

내장을 제거했으면, 이제부터는 회에 필요 없는 부산물이란 부산물은 전부 떼내야 합니다.

껍질도 그중 하나이고 사진에 보이는 저 부위도 잘라냅니다. 

 

 

이제 몸통이 남았는데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는 희한하게도 귀가 몸통에 비슷한 면적으로 겹쳐 있습니다.

몸통에도 껍질이 붙어 있지만, 귀에도 붙어 있어 이 모두를 벗겨내야 한다는 점이 가장 까다롭습니다. 

여기에도 몇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저는 이렇게 합니다. 위 사진을 보면 몸통과 귀 부분에 틈새가 있는데 여기에 엄지손가락을 집어

넣으면 저렇게 벌어집니다. 틈새가 벌어졌으니 귀를 잡을 수 있겠죠.

 

 

이 상태에서 귀를 잡아당깁니다.

 

 

이런 식으로

 

 

이렇게 하면 적어도 몸통의 껍질은 깔끔히 벗겨낼 수 있습니다.

남은 건 귀 껍질을 벗기는 일인데 키친타월을 여러 겹 접어서 문질러도 되고, 반으로 가른 후 모퉁이 부분에 살짝 칼집 내 그걸

잡아당기면 벗겨낼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귀찮아서 먹물 숙회에 사용해버렸습니다. ^^; 사실 이건 좋지 못한 선택이죠.

왜냐하면, 오징어 회는 귀가 가장 쫄깃하고 맛있는데 그걸 포기해버렸으니.

대신에 이 글의 말미에 2kg이 넘어가는 무늬오징어 손질 동영상을 링크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거기에 귀 손질도 포함돼 있으니 좋은 자료가 되길 바랍니다.

 

 

남은 몸통은 이런 상태인데 칼로 긁어서 잔여 껍질을 제거해 줍니다.

원래는 이 상태에서도 투명한 막으로 된 껍질을 한 차례 더 벗겨줘야 끈적이지 않은 식감을 줍니다. 

여기서는 그냥 생략하고 썰어보겠습니다.

 

 

오징어도 생선회와 마찬가지로 썰기 전에는 반드시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돌돌 말아 수분기를 닦아줘야 합니다.

먹물이 묻어 있으면 행주로 닦아주고, 될 수 있으면 민물에 씻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만, 손질이 서툴러 너저분해졌거나 여름철 비브리오 감염이 우려되면 민물에 헹구는데 이렇게 하면 안전성을 보장되지만, 맛은

약간 떨어질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합니다.

 

 

도마 위에 펼치면 이런 모습입니다.

 

 

여기서는 약식으로 써는데 씨알이 잘면 위 사진과 같이 세로 썰기를 해 주고, 씨알이 크면 반으로 갈라서 가로 썰기를 해줍니다.

 

 

또 다른 방법은 오징어의 식감을 부드럽게 해주기 위해 칼집을 내고 써는 방법입니다.

방법은 위 사진과 같은 방향으로 칼집을 내고.

 

 

대각선으로도 칼집을 내줍니다.

 

 

이 상태에서 가로 썰기를 하거나, 혹은 반으로 가른 후 생선회 저미듯이 얇게 뜹니다.

 

 

여기서는 약식으로 그냥 세로 썰기를 했습니다. 양은 무늬오징어 두 마리분에 해당하는 몸통입니다.

 

 

고추냉이는 반드시 생으로 곁들이길 추천합니다.

 

 

무늬오징어 회 완성

 

 

오징어 회는 손질 여하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번째로 공수할 때 신경 절단을 했는지 여부

두 번째로 껍질을 얼마나 깔끔하게 벗겨내느냐의 여부(흰 막 포함)

세 번째로 써는 방식에 따른 식감 차이.

 

그래서 손질이 빠르고 정교하다면 같은 선도의 오징어라도 더 좋은 맛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싱싱한 오징어는 어떻게 썰어 먹어도 맛이 나지요. 갓 잡은 오징어는 대충 썰어도 맛있을 것입니다.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는 초고추장에 생고추냉이를 적당히 섞어서 찍어 드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먹으면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과 더불어 고추냉이의 톡 쏘는 알싸함까지 더해 입안에서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겠지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생선회 전용 간장에 찍어 드시길 권합니다.

이때 고추냉이는 간장에 풀지 말고 한 점 콕 올려 먹는 센스.

이철의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는 씹을수록 단맛도 느껴지기 때문에 초고추장의 강렬한 맛에 묻힐 수 있습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지만,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해 보겠다면 간장도 근사한 소스가 된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엄청난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손질하는 동영상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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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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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6 11:5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크.. 소주잔만 들고 가면 될까요? ㅎㅎ
  2. 2015.10.16 17:0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까시메 -> 이께지메 活け締め 또는 이끼지메 活き締め 입니다
  3. 2015.10.17 10:2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맛있겠다ㅎ울신랑새벽에 통영갔는데
    지금 무늬오징어한마리잡았다고 톡왔네요ㅎ
  4. 2015.10.17 1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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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이시라 하시면서 나름 잘 하셨네요.
    우선 목장갑을 끼시면 껍질 벗기는것등 더 쉽게 손질 가능합니다.가위로 배를 가르시고 그후에 먹통울 제일 먼저 제거해주시는게 다른 부위 손질에 좋습니다.먹물 한방울이면 싱크대 가득 먹물천지일겁니다.제가 십년이상.한치나무늬오징어 일년 수백마리씩 잡기도하고 손질도 해봤지만 이떤 기생충 한번 본일 없고 전날 잡은거 담날 회로 먹어도 탈 한번 나본적 없습니다.
    가장 안전하게 드실수있는 회라고 생각합니다
  5. 2015.10.17 19: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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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이 없어서 꼴뚜기고 갑오징어는 갑이 있어서 오징어라 부르는게 아닙니다. 분류학적 위치상 갑오징어와 오징어/꼴두기류는 상당히 먼 관계입니다. 눈에 순막이 있냐 없냐로 오징어/꼴뚜기로 구분하는 것이고 그 부분은 학계에서도 이견이 갈리는 부분으로 알고 있구요. 아마 영어로 cuttle fish 와 squid의 차이를 보고 잘 못 이해하신것 같네요. 앞으로 더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 부탁드립니다.
  6. 2015.10.19 11: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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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싱한게 딱 봐도 끌리는걸요 ㅠㅠ
  7. 2015.10.19 1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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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포스팅 보고 손질하면 더 쉽겠어요^^
  8. 2015.10.19 1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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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회 쫄깃쫄깃한게 맛있죠^^
    더불어 좋은 정보도 얻어갑니다~
  9. 쭈갑도사
    2015.10.19 23: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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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절단을 그냥 뾰족한 송곳으로 해도 무방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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