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1), 신비의 섬으로 향하는 입도 진풍경(울릉도 배편) 


 

 

 

동해(묵호를 기준으로)에서 159km, 뱃길로 세 시간 이상 달려야 닿는 절해고도의 섬 울릉도. 불규칙한 오각형 형태의 섬으로 동서길이 10km, 남북길이 9.5km, 해안선 길이는 무려 56.5km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여덟 번째로 큰 섬입니다. 섬 전체가 종상화산으로 섬 중심에는 최고봉인 성인봉(984m)이 있고, 북쪽 비탈면에는 칼데라화구가 무너져 생긴 나리분지가 있습니다. 섬 자체가 화산체이고 현무암으로 이뤄진 것이 제주도와 닮았지만, 평지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깎아지른 절벽과 산으로 형성된 점이 다릅니다.

 

인구는 만 명이 조금 넘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며, 일부는 명이나물과 더덕 등을 재배하고 또 일부는 관광산업에 종사합니다. 울릉도는 어디를 가더라도 나물이 보일 만큼 나물 천국으로 부지깽이와 미역취(취나물), 참고비, 삼나물, 명이 등 향과 식감이 독특한 나물이 울릉도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홉 종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향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의 수백 여종의 식물이 동해 한가운데 떨어진 화산섬에서 독자적인 진화를 거듭했고 흑비둘기 같은 희귀 조류의 서식지로도 알려졌습니다.

 

울릉도 근해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수역으로 품질이 우수한 오징어가 잘 잡히기로 유명합니다. 여름 성수기면 밤마다 수평선을 가득 메우는 오징어 배의 등불이 환히 비추는 장면도 놓칠 수 없는 진풍경. 예부터 울릉도는 도둑과 공해, 뱀이 없고 향나무와 바람, 미인, 물과 돌이 많다 하여 3無 5多의 섬으로 불렸습니다.

 

 

포항 연안여객터미널

 

지금까지는 울릉도를 표현하는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얼마 전 울릉도로 2박 3일 취재 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한 번 방문한 이후 꼬박 5년째입니다. 5년 사이 신비의 섬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과는 거리를 둔 절해고도이기에 그사이 변하면 얼마나 변하겠나 싶지만, 이날 울릉도 도동항에 입도하는 순간, 180도 달라진 항구 풍경에 다소 얼떨떨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제주에서 함께 여행하기로 한 일행과 함께 울릉도로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서울에 사는 저는 강릉이 아닌 포항으로 내려가 여객선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도착하니 이른 아침부터 여객선을 이용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포항 울릉도 운임표

 

울릉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강릉, 묵호, 포항에서 배편을 이용하는 길 뿐 입니다. 항공편이 없어 한시간만에 닿는 제주도를 생각하고 일정을 짜기가 어렵습니다. 오가는 데만 뱃길로 7시간이니 강릉과 묵포, 포항으로의 이동까지 포함하면 꼬박 하루 가까이 걸리는 여정입니다. 그래서 울릉도 여행은 최소 2박 3일을 기준으로 하며, 이 일정이 가장 많습니다. 중간에 독도 여행이라도 포함된다면, 실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되는 셈입니다.

 

포항의 경우 울릉도 배편은 하루 1회. 여름 성수기 때는 2회에 불과합니다. 고작 900명이 정원인 여객선이 세 군데에서 하루 1~2회 정도 입도하는 수준이기에 배편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더구나 얼마 전에는 울릉도로 취항하는 어느 해운사가 면허 정지를 당해 지금은 썬플라워호가 독점 운항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울릉도 관광 수요의 대부분은 중장년층으로 이들에 잘 맞는 패키지 여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여행사들도 앞다투어 배편을 확보하고 있어, 일부 자유여행을 꿈꾸는 젊은 여행자들이 배편 구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울릉도의 관광 특성과 수요가 그렇게 만든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해운사가 자유 여행자를 위한 배편 확보에도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등실 여객선 티켓

 

5년 전, 울릉도로 입도할 때는 일반석을 이용했는데 이날은 처음으로 우등석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등석이 일반석과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보겠습니다.

 

 

계절에 따라 출항 시간이 변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전 9시 30분에 출항합니다. 울릉도까지 소요시간은 약 3시간 30분이지만, 기상(바람과 파고)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날은 승객 한 사람이 표를 건네지 않고 타는 바람에 인원 체크가 늦어져 10시에 출항하게 되었습니다.

 

 

3층 우등실

 

1~2층은 일반석으로 되어 있고 3층은 우등실입니다.

 

 

 

뒤쪽에는 정수기와 구명조기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최소한 3시간 반 동안 망망대해를 달려야 하기에 적잖은 분들이 멀미를 걱정할 것입니다. 특히, 이날은 파고가 2m로 다소 높게 예보된 상태라 선실 내에는 출항부터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어떤 승객은 아예 바닥에 드러누웠고 어떤 승객은 자리에 앉아 수면을 재촉하기도 합니다. 저는 출항 30분 전, 보나링을 일행과 함께 나눠 먹고 탔기에 멀미 걱정은 들지 않았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우등실은 넉넉한 좌석이 장점인데 운 좋게도 비상구 좌석에 앉게 되면서 다리를 쭉 펴고 갈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출항 전입니다. 바깥 창문을 통해 해수욕장이 보이는 풍경이 이날 따라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4시간의 항해 끝에 울릉도에 도착

 

신비의 섬, 울릉도에 입도하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울릉도는 첫인상부터 많이 변했음을 느꼈습니다. 당시 도동항에는 여객 터미널이라 할 만한 건물이 없었기에 배에서 내리면 수려한 경관부터 한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터미널 건물이 반기고 있습니다.

 

 

한쪽은 건물이 막아서면서 풍경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그래도 반대편은 산속에 폭 둘러싸인 도동항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짐에 울릉도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터미널로 이어지는 다리도 있고 확실히 5년 전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5년 전 울릉도 도동항

 

5년 전에 찍은 도동항 풍경입니다. 썬플라워호가 정박 중인 도동항에는 지금처럼 터미널 건물이나 다리가 없었기에 수려한 경관이 그대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 대신 현대화된 신축 건물이 들어서서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천시 울릉도를 빠져나가려는 승객이 대기할 만한 곳이 없었는데 지금은 비를 피해 대합실에 들어가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에는 사동에 신항이 들어설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도동항 여객터미널은 유령 건물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하게 될 것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

 

 

다리를 따라 도동항 중심으로 걸어 내려오는 풍경은 마치 명동을 방불케 합니다.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일면 긍정적이지만, 뭐든 과잉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입구에는 각종 여행사가 피켓을 들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이용하는 한섬여행사도 저기 있군요.

 

 

도착하자마자 식사한 메뉴는 산채비빔밥입니다. 미역취(취나물)과 부지깽이, 고사리, 콩나물, 당근, 도라지가 들었군요.

 

 

저동항

 

이어서 우리나라 최대 어업 항구 중 하나인 저동항으로 향했습니다.

 

 

 

정박 중인 오징어잡이 배

 

저동항 촛대바위

 

촛대바위는 조업을 나갔다가 풍랑을 맞고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딸이 그리움에 기다리다 지쳐서 되어버린 바위다.

 

저동항 방파제

 

절벽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에 가려진 행남산책로

 

울릉도는 바다 한가운데 놓인 섬이지만, 웬일인지 바다 냄새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보통 섬으로 들어오면 항구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나기 마련이지만, 울릉도는 그만큼 오염이 덜 되었기 때문에 생선 부산물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오염된 내항의 짠내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바다는 짙푸른 군청색이 제주도의 비취색 바다와 대조됩니다. 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수심이 수십 미터 이상 깊어져서 저런 색을 띠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울릉도는 직각으로 떨어지는 절벽과 군청색 바다, 독특한 지질에서 다른 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해안 풍경을 자랑합니다. 굳이 유명한 명소를 찾지 않더라도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첫날은 배가 늦게 도착해 2시간 30분짜리 짧은 코스를 급히 서둘러야 했습니다. 이어서 내수전 일출 전망대, 봉래폭포, 나리분지, 케이블카 전망대, 그리고 독도까지,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평소 쉬게 접할 수 없었던 풍경과 이야기가 한가득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2박 3일 울릉도 여행,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여행 및 취재 협조

한섬 여행사(010-5144-9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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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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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돌삐
    2016.05.03 13:0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좋은데 다녀 오셨군요
    낚시는 하셨겠지요...
  2. 2016.05.03 15:3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울릉도 가고 싶은곳인데..

    기대해 봅니다.

    (근데 배삯이 어찌 1,500원 인지요?
    • 2016.05.03 15:3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개인 구매가 아닌 여행사를 이용한 것은 여행사가 해운사로 결제하기 때문에 1,500원이라 찍힌것은 부둣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3. 2016.05.03 16:4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묘하게 운이 안닿는 건지.. 노력을 안해서인지.. 낚시하러 가고 싶은 곳인데 아직 한번을 못가보네요.. ^^
  4. 2016.05.04 02:4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어어? 한섬여행사 저 아저씨...잘 있나 모르겠네..ㅋㅋㅋ디게 못생겼구만..ㅋㅋ
  5. 이동하
    2016.05.04 09:4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랜만에 글 남기네요..ㅎㅎ
    벌써부터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울릉도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못가는 이유가 뭘까요?..^^;
    • 2016.05.04 11:3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입니다. 이유야 다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특히, 울릉도는 마음 먹고 가도 결항이 잦아서
      기회 잡기도 쉽지 않고요. 여러모로 접근성이 어려운 섬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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