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2), 내수전 일출 전망대의 사이다 같은 풍경


 

 

 

내수전 전망대는 내수전 옛길과 더불어 울릉도 여행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트래킹 코스이자 동북~남쪽 해안에 이르는 절대 비경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합니다. 과거 울릉도 개척민이었던 '김내수'란 사람이 화전 농업으로 살았다고 해서 내수전, 여기에 울릉도에서는 해돋이를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로 '내수전 일출 전망대'란 말이 붙었습니다. 여기서는 많은 여행사가 운영하는 '육로 B코스'를 통해 전망대 근처까지 버스가 오르내리며,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목재 계단과 산길을 타고 오르면 그림같이 펼쳐지는 울릉도의 절대 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 입구를 지키는 오래된 소나무

 

목조 계단으로 된 등반 코스

 

동백나무와 마가목으로 된 숲 터널

 

4월의 햇살과 동백꽃

 

처음에는 완만하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막바지에 이르면서 조금 가파릅니다. 겨우 10분 산길을 올랐을 뿐인데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다리는 저립니다. 내 몸을 끌어내리는 중력을 고스란히 느끼며 걷는 산길이 바다에 익숙한 저를 힘들게 했지만, 그런데도 오르는 길이 즐거운 이유는 무성한 동백나무와 마가목 터널이 반겼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흙길을 밟고 올라갈 때는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떨군 동백꽃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 운치를 더합니다. 울창한 숲을 통과할 때마다 은은히 느껴지는 피톤치드의 향은 덤입니다. 그렇게 목조로 된 펜스를 잡으면서 15분 동안 올라왔습니다. 아직은 체력이 죽지 않아서일까요? 혹은 코스가 길지 않아서일까요? 애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가뿐히 올랐습니다. 이윽고 해발 440m의 정상에 다다르며 경사는 더욱 가팔랐지만, 한발 한발 디디고 올라설 때마다 숲에 가려졌던 해안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전망대에 오르자 울릉도의 울창한 원시림이 굽이굽이 솟아있다

 

조망하기에는 이만한 날씨도 없을 것이다

 

고개를 돌리자 그림 같은 비경이 펼쳐진다

 

북저바위와 저동항 일대

 

북저바위와 청도

 

북저바위

 

전망대에 올라서자 360도로 들어오는 조망에 어디서부터 훑어보아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동항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북저바위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국유지인 북저바위는 고도 약 18m의 바위섬으로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합니다. 벵에돔과 돌돔, 참돔을 비롯해 가을에는 방어떼와 연어병치(독도돔)가 갯바위 가까이 붙어 쉴 새 없는 타작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섬 조간대에는 각종 따개비와 거북손이 지천으로 붙어 있고 설치류의 배설물이 관찰된 기록이 있습니다.

 

 

깊은 산새에 둘러싸인 저동항과 그 뒤로 우뚝 솟은 망향봉(독도 전망대)

 

 

 

관음도와 죽도 일대가 보이는 울릉도 북동 해안선

 

죽도

 

 

관음도

 

5년 전 아내와 낚시했던 자리를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5년 전 관음도에서의 입질의 추억

 

관음도는 5년 전, 아내와 함께 울릉도로 낚시를 갔을 때 인연이 닿았습니다. 당시 아내는 벵에돔을 비롯해 갈매기(?), 까칠복어 등으로 손맛을 톡톡히 보았는데 시간이 흘러 이렇게 멀찌감치 바라보니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관련 글 : 울릉도 벵에돔 낚시, 아내와 낚시 한판 승부)

 

죽도는 'KBS 인간극장'에 나온 이후 더욱 알려진 울릉도의 부속섬으로 지금은 한 가구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도 다음으로 최동단에 있기 때문에 일출이 두 번째로 빠른 곳이기도 합니다. 더덕과 유채가 많으며 놀랍게도 향토 음식점이 한군데 있어 하루 1회 운항하는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약 4km에 이르는 산책로를 통해 섬 주변을 둘러볼 수 있으며, 야영장과 피크닉장, 헬기장, 낚시터 등의 편의 시설도 갖추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죽도 관광이 일정 중 포함되었는데 기상 악화로 뱃길이 묶이는 바람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각종 산나물을 캐는 나물꾼도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전망대 입구에서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소요 시간은 약 15~20분. 전망대는 목조로 건축된 데크가 나무보다 높이 솟아 있어 막힘 없이 울릉도를 조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빽빽한 도심지에 살다 가끔이라도 이런 곳에 와서 지상을 내려다보면, 먹고 살기 위해 바둥바둥 노력해온 나 자신이 한층 작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관음도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북태평양에 외로이 떠 있는 이름 모를 원시 화산섬의 느낌마저 들기도 합니다. 항상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온 만큼, 이날 만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바라보면서 먼지처럼 왔다 가는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내려가야 합니다. 복잡한 상념을 말끔히 씻어내리게 해준 내수전 전망대를 뒤로하고 울릉도의 또 다른 특징적인 곳으로 향합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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