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전통어업 "갓후리(대후리)" 전과정


    전통어업 방식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아직까지 전통어업을 고수하며 시행
    하고 있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남해에서 흔히 죽방멸치라 불리는 아주 품질 좋은 멸치를
    잡는 죽방렴과 돌담을 쌓아 서해의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가둬서 잡는 독살, 그리고 대형 그물을
    둘러쳐서 여러 사람들이 협동해서 잡는 갓후리등이 있는데 이중에서도 오늘 이야기는 근래에 들어
    보기 드문 전통어업 방식인 갓후리
    대한 과정입니다.
    오늘 이야기, 원래는 굉장히 유쾌한 기분으로 써야 하는데 지금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이 날 체험한 전통어업이 마지막이 아닌 부활탄이 되길 염원하며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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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감이 즐거운 백령도 이야기 #11
    사라졌던 한국의 전통어업 '갓후리(대후리)'의 부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일어나기 불과 한달전, 저는 백령도에 있었습니다.
    이 날은 백령도 주민들에게나 함께 온 관광객들에게나 아주 의미있는 날이였는데요.
    아주 오래전부터 백령도에선 마을 주민들끼리 힘을 합쳐서 공동 어업을 하며 수확한 고기들을 나눠 가지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갓후리"라 불리는 전통어업인데 백령도에선 큰 대(大)자를 써서 "대후리"라 불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고기잡이 배와 레이더 기술, 그리고 어신탐지기등이 첨단화 되면서 이러한 전통어업 방식은 설 자리를 잃어갔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잊혀졌던 "대후리"가 이 날 10년만에 부활한 것입니다.



    백령도 전통어업인 '대후리'의 시작

    이 날은 옹진군의 요청으로 사곶마을의 어업인들이 관광객들에게 백령도의 전통어업을 보여주는 날이였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이번에 생태관광으로 오게된 분들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는데 평소에는 돈주고도 볼 수 없는 백령도의
    전통어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후리에 사용되는 그물(지인망)을 싣은 보트는 저렇게 트랙터에 연결된 채 바다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이 장소는 지난번에 소개해 드렸던 '사곶해변'입니다.
    사곶해변은 비행기 활주로로 사용되었던 해변으로 세계적으로 단 두곳뿐이랍니다. (관련글 : '사곶해변은 비행기 활주로였다?')





    "영차~! 영차~!"

    트랙터에서 보트를 분리해낸 후 곧바로 바다로 밀고 들어갑니다.
    한동안 하지 않았던 백령도의 전통어업이 지금 부활하고 있습니다.
    보라미랑님도 이런 의미있는 장면을 놓칠세라 6mm카메라로 열심히 담아내고 계셨어요. ^^





    "이거 TV에 나오는건가요?"

    아닙니다. ^^;  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백령도의 전통어업 방식을 알려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아오게 되면 
    "대후리(갓후리)"를 경험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지역경제 활성에도 도움이 되고 백령도 관광사업의 일환으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해쳐나가야 할 난관들이 많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지금의 국면을 지혜롭게 해쳐나갔으면 하는 바램이구요.





    이제부터 배는 시동을 걸고 그물을 바다에다 풉니다.
    대후리는 보통 경사가 완만하게 내려가는 해변에서 행해지는데 꽤 촘촘한 그물(자인망)을 풀게되는데





    한사람이 그물을 잡고 있으면 배는 수십미터의 반경으로 삥 둘러서 그물을 둘러치게 됩니다.





    사진의 바다를 보시면 거의 원형을 그리며 그물질을 했다는걸 알 수 있는데요.
    그물의 한쪽 끝을 트랙터에다 묶고선 끌어당기기 시작합니다.







    원래는 트랙터가 없었고 사람들의 힘으로 끌어 당기는데 지금은 문명의 발달로 인해 트랙터가 사람대신 그물을 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
    하지만 오늘은 관광객들이 직접 그물을 잡고 끌어당기는 체험을 하게 되므로 트랙터의 역활은 이쯤에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마을주민들이 그물의 왼쪽을 잡아 당기는 중이며





    오른쪽도 이렇게 잡아 당기기는 중인데 지켜보고 있으니 보통 힘이 들어가는게 아니더라구요.





    이제 관광객들이 합세해서 열심히 줄을 잡아당겨봅니다.







    그물망이 촘촘하고 수십미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변까지 끌어당기다 보니 이렇게 여러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당겨도 힘겨워 보이더랍니다. 하지만 이런 귀한체험을 언제 해보겠어요.
    있는 힘을 다해 힘껏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며 어렸을 때 줄다리기 했던 생각이 납니다.
    전통어업을 하고 있지만 왠지모르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듯한 느낌도 들구요. ^^





    이제 그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람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함께 협동심을 발휘하면서 끌어당기니 이 얼마나 에너지 넘치는 일일까요.





    비록 지금은 어선의 발달로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지만 오래전부터 행해왔던 전통의 방식은 전통방식대로 매력이 있는 법.
    단순히 고기를 많이 잡기 위해서라면 배타고 나가 포인트 찍고 저인망으로 바닥까지 샅샅히 긁으면 되겠지만
    고기를 많이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마을사람들끼리 힘을 합쳐서 자연을 상대로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
    이 자체만으로도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





    그렇게 그물을 끌어당기면서 서로의 간격을 좁히기 시작합니다.
    저 둥그런 반경속의 그물에 과연 무엇이 들었을까요? ^^
    대후리(갓후리)라는 전통어업은 저렇게 경사가 완만한 해변에서 그렇게 넓지 않은 반경내에서만 조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잡히는 고기의 양이 들쑥날쑥하겠지만요. 보통 잡히는 어종은 숭어, 농어, 광어와 그 밖에 여러 어종들이 잡힌다고 합니다.
    지형적인 여건상 모래바닥이기 때문에 우럭을 보긴 힘들거 같구요. 갠적으로 커다란 광어가 잡혀 올라온다면 자연산 광어회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
    마침 물때도 괜찮은거 같구요(오로지 제 느낌상으론요^^;) 이 날 뭔가 될 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오옷~ 저것은 팔뚝만한 숭어가 아닌가"
    그물에서 철퍼덕하며 숭어가 점프를 시도, 탈출하려는 것을 아저씨가 잡아냈어요.





    그물엔 이렇게 꽃게도 걸려서 올라옵니다. 깊은 바다에 사는 꽃게처럼 크진 않지만 해변에서 가까운 모래바닥에서도
    꽃게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냥 신기했습니다.





    한쪽에선 그물들을 수거하느라 동서분주하였습니다.
    이제 그물의 끝이 보이는 가운데 사람들은 기대에 가득찬 시선으로 그물에 뭐가 잡혀있는지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물에 잡힌 것들이 '개.봉.박.두' 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
    좁혀질대로 좁혀진 그물안에 뭔가 가득 있을것만 같은데 지켜보는 사람들은 좋아하기는 커녕 탄식을 하는 것입니다.
    알고봤더니 그물의 한쪽이 터져서 고기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는 거예요.
    이런 낭패가 ㅠㅠ






    결국 그 커다란 그물속에 들어 있었던건 이것들이 전부였습니다. ㅠㅠ
    물론 처음으로 전통어업을 체험했던 관광객들은 이 정도만으로도 마냥 신기해 했지만 함께 대후리를 주도했던 마을 사람들의
    얼굴엔 아쉬움이 역력했어요.
    잡힌 내용물을 보자면 참숭어 한마리에 학꽁치가 대부분이였습니다.
    그물의 옆구리가 터지면서 바닥에 사는 고기들(광어같은)은 탈출을 했을 것이고 이렇게 수면위로 뜨는 고기들만 잡혀 온 것입니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학꽁치 씨알은 통통합니다.
    보통 형광등 사이즈(40cm)가 있고 매직펜 사이즈(30cm), 볼펜 사이즈(20cm)가 있는데
    얘는 형광등과 매직펜 중간 정도 되어보였어요.





    이것은 뭘까요? ^^
    빼빼로 사이즈인가요? ㅋㅋ
    실고기랍니다.





    학꽁치와 실고기, 어딘가 모르게 닮았네요.
    실고기가 꼬물꼬물 거리는 모양새가 영~ 징그러웠는지 사람들이 아무도 안만지려고 하자 제가 이것을 손으로 잡아 올려봅니다.
    사람들은 "역시 낚시하는 사람이라 쉽게 잡네?" 하더랍니다. ㅋㅋ
    원래 학꽁치의 서식지는 동해와 남해로 알려져 있지만 해마다 가을이 되면 서해로 북상하여 경기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10~11월이면 경기북부까지 올라오므로 이렇게 연평도와 백령도 주변 해역에서도 두어달 정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복어도 볼 수 있었는데 얘는 '흰점참복'으로 흔히 어획되는 종은 아니랍니다.
    참복과에 속해서 요것도 맛난 식재료예요. 근데 전 복어를 조리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바다로 돌려줍니다. ^^;





    가져가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바다로 돌려 보내야 할 것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복어랑 씨알이 작은 학꽁치는 모두 바다로 돌려 보내는 중인데





    그것을 귀신같이 보고선 갈매기떼들이 와서 낚아채갑니다.
    앙증맞았던 아가야 학꽁치들이 갈매기 밥이 되고 있습니다. ㅠㅠ





    오늘 저녁에 생선구이 파티를 하게 될 재료들이예요. 한가운데 작은 광어는 놔줬는지 가져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좌측엔 망둥어도 보이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망둥어라 부르고 잇는 풀망둑입니다.
    그런데 백령도 주민들이 안먹는 생선이 딱 두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숭어'와 '망둥어'라고 하네요. (가을 망둥어는 제법 맛날텐데 쩝쩝..)

    오늘 체험했던 백령도 전통어업 '대후리'는 이렇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모두들 마을 주민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다음을 기약하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건 바로





    오늘 그물이 터져버리는 바람에 학꽁치 말곤 이렇다 할게 없지만 가을에 학꽁치 구이
    이거 무시하면 아니되겠죠.  술안주감으론 최곱니다. ^^*





    문제는 이 날 밤 주최측에서 엄청난 먹거리를 준비했더군요.
    백령도산 꽃게로 꽃게찜 파티를 했었답니다. (꽃게가 너무 많아 결국은 다 못먹고 남겼고 일부는 고양이 줬어요)
    얼마나 꽃게가 흔했는지 고양이 밥이 되어버렸습니다. (관련글 : 호화스런 식사를 하는 백령도 고양이)
    그래서 이 맛있는 학꽁치 구이가 꽃게러쉬에 묻혀버렸어요. ㅎㅎ;





    마치며..
    10년만에 부활한 백령도 전통어업 '대후리'
    이 날을 끝으로 올해는 마지막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는 이 '대후리'를 부활시켜서 관광상품화 시키게 되면 백령도 관광활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시범적으로 추진했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마을주민들에게도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고 관광하러 온 부모와 자녀들은 전통어업 방식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며 자연학습으로써
    아주 좋은 경험이 될것이라 생각해요. 그런데 한달 후 연평도 사건이 터졌고 현재 혹한기와 맞물리면서 관광객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비록 대후리가 어업으로써의 산업적 가치는 떨어질지라도 관광사업으로써 가치는 앞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데 
    지금 포스팅을 쓰고 있는 제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현재의 답답한 남북상황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백령도에도 눈이 녹고 꽃이 피는 봄이 오듯, 지금은 다소 경직되어 있는 서해 5도지만 빠른시일내로
    평화를 되찾아 예전처럼 활발하게 관광객들이 다녀갈 수 있었음 하는 바램을 담아보구요.
    '대후리'체험과 '점박이물범'이 백령도를 대표하는 생태관광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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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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