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발생, 생선회 먹어도 괜찮을까?


 

 

얼마 전, 거제도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해 당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역학 조사를 벌인 결과로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두 환자가 생선회를 먹고 감염된 것인 만큼 콜레라 발병 원인이 해수에 의한 것임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회를 함께 먹었던 교회 신도 등 47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는데 이번에 발생한 콜레라균은 '엘토르형'으로 뚜렷한 증상 없이 조용히 번지는 타입이어서 역학 조사는 물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참고로 엘토르형은 기존의 클래식형보다 뚜렷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가벼운 설사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단순한 배탈로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래식형처럼 증상이 격렬하지 않아 오히려 조용히 전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콜레라는 법정 전염병 1종이니 만큼, 병원체의 원인이 될 만한 음식물 섭취는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는 콜레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음식입니다.

 

- 오염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 경우

- 오염된 어패류 및 생선회

- 환자의 대변 및 구토물 접촉

- 그 외 날것으로 먹는 음식물

 

이번에 발생한 콜레라는 생선회가 원인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환자가 먹은 생선회는 중국산 양식 농어가 포함돼 거제도 앞바다의 해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횟집이 수조로 끌어다 쓰는 해수는 인근 앞바다의 것이므로 최근 유례가 없을 만큼 강력한 폭염이 앞바다의 해수온 상승을 부추겨 콜레라의 발생으로 이어졌으리라 짐작합니다. 생선회 자체는 문제가 없고 균에 감염되지 않았지만, 해수가 오염된 상태이고 손질 과정도 위생적이지 않으면 칼과 도마를 통해 균이 살로 옮겨질 확률을 높입니다. 콜레라를 비롯해 비브리오균도 이런 과정으로 감염되는 것인 만큼, 콜레라 발생 지역인 거제도와 통영 등의 지역과 인접한 횟집(의심이 되는 해역의 해수를 끌어다 쓰는 횟집)은 특별히 위생을 단속하고 칼과 도마 등의 조리 도구는 끓는 물에 삶아 완전히 멸균한 상태에서 사용하기를 권고합니다. 

 

 

콜레라와 비브리오균은 여름철 해수온이 크게 상승할 때 기승을 부리는데 그해 해수 온도가 30도를 자주 넘나들 경우에는 더욱 심화됩니다. 콜레라를 비롯해 비브리오 패혈증, A형 간염은 모두 감염된 어패류를 먹고 감염되는데 그 발생 확률은 장마철인 6~7월보다 8~9월에 발병률이 높습니다. 이 중에서도 9월 한 달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데 이유는 해수온이 연중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콜레라와 비브리오 패혈증은 균이 우리 인체에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건강한 성인 남녀라면 위산과 면역력으로 이겨내므로 특별한 자각 증세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위 질환자와 고령자, 어린이는 콜레라에 매우 취약하고, 간질환자는 비브리오균에 취약하므로 이 시기에는 어패류의 생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산부도 이 기간에는 날음식의 섭취를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9월 후반에 들어서는 이들 병원균의 활동이 저하되거나 발병률이 낮아지는 만큼, 콜레라와 비브리오 패혈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패류의 생식을 자제하고 가능한 익혀 먹을 것을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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