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료칸 여행(1), 어린 딸과 함께한 전통 료칸 여행(프롤로그)


 

 

#. 프롤로그

수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의 일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 부부에게는 휴가란 개념이 실종됐습니다. 한 달이 멀다 하여 다닌 낚시가 있으니 굳이 휴가란 게 필요치 않았던 것.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두 돌을 앞둔 어린 딸이 우리 품에 안겼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낚시가 반 생업처럼 돼버린 상황. 이제는 예전처럼 남들이 부러워하는 낚시 여행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아내의 출산과 어린 딸의 육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아내와 함께한 낚시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시절은 출산과 육아 문제로 잠시 미룬 사이, 아내로부터 홀로 선 저는 가족의 생계를 걸고 본격적인 글쟁이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러다가 올해는 가정을 비롯해 여러 개인적인 사정으로 출조 기회를 잡지 못했고, 조만간 있을 신간 집필과 취재에만 열을 올렸기에 이쯤에서 머리를 식히고자 가족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딸과의 첫 해외여행. 그 장소로 태국과 나고야 중 고민했는데 어린 딸을 생각해 가까우면서 편히 쉴 수 있는 나고야 료칸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사실 비용적인 측면이라면 태국이나 필리핀을 택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료칸에서의 하루 숙박비는 심히 고민됩니다. 그런데 때마침 여행 관련 일을 하는 동생의 도움으로 비용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료칸에서 2박 3일을 보내고 마지막 하루를 나고야에서 보낸 3박 4일의 여정을 지금부터 시작해 볼까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비행기와 기내식

 

우리 가족이 2박 3일간 머물었던 료칸, 슈쿠카이후

 

나고야의 이세

 

료칸의 프라이빗 가족 온천탕에서

 

일본의 남녀 혼탕도 경험해 보고

 

바닥이 훤히 보이는 나고야의 앞바다

 

22개월이 된 딸과 아내

 

생전 처음 접하는 뱅어 파스타에 홀릭한 딸

 

료칸 발코니에서 맞이하는 일몰과 모녀

 

료칸에서 맞이하는 저녁 만찬

 

마술쇼를 비롯해 몇몇 공연이 이어지고

 

가벼운 칵테일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직업상 어딜 가더라도 취재 본능이 앞서고 이번 여행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나마 가족이 편히 머물다 가는 료칸의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이곳에서는 굳이 무엇을 해야 하거나 정해진 스케쥴을 소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료칸에서 차려주는 밥을 먹고 나와 바닷가를 산책하거나 온천욕을 즐기면 됩니다. 온천도 프라이빗 가족탕부터 싱글족을 위한 1인탕(항아리 같은 곳에 혼자 들어감), 남녀 혼탕까지 몇 가지가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골라 들어가면 됩니다.

 

그렇게 쭉 쉬다가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낮잠을 자도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검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발코니에서 찬 한잔의 여유를 갖기도 하고, 간식 타임에는 료칸에서 제공하는 사케와 가벼운 안주로 목을 축입니다. 저녁에는 근사한 가이세키 정식이 기다려지고,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맥주에 배가 불러올 즈음, 전용 가라오케에서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료칸에서의 하루는 그저 쉬는 것과 먹방, 온천욕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정리되지만, 무한정 제공되는 맥주나 위스키에 홀려 무리하게 과음하면 다음 날이 힘들어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나고야를 여행하면서 이 지역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별미를 빼놓을 순 없을 겁니다. 미식 여행은 제게 좋은 취재 거리이면서도 가족들에게 힐링이 되는 고마운 테마였습니다.  

 

 

초밥과 후토마끼

 

다양한 종류의 선어회

 

숯불 꼴뚜기 구이

 

히마카지마의 명물 빙수

 

히마카지마 최고의 맛집에서 맛본 코스 요리 중 하나

 

히마카지마의 명물인 통문어 숙회

 

나고야의 명물인 미소가츠

 

그리고 사진에는 빠졌지만, 1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호라이켄의 민물 장어 덮밥까지. 지금까지 소개한 호주 케언즈, 뉴칼레도니아, 캐나다 알버타, 필리핀 세부, 홍콩 여행에는 아이가 없었지만, 얼마 전 갑자기 딸이 생긴 뒤부턴(?) 우리 가족의 식성, 음식점 선정, 그리고 여행 테마까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어린 딸과 함께하는 료칸 여행기가 어린 자녀를 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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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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