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최고 높이의 마천루였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여행의 상징일 만큼 많은 여행객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6개 층으로 이루어진 최대 규모 쇼핑몰, 미래 지향적인 멋진 외관, 쿠알라룸푸르를 훤히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 브릿지, 무엇보다도 인생샷을 찍기 위한 포토존이 있어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리게 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였죠.

 

 

차이나타운을 구경하고 나와 페트로나스 타워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탑니다. 멀리 보이는 것은 KL 타워인데요. 근처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비롯해 쿠알라룸푸르의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포함하지 못한 것이 아쉽군요.

 

 

택시에서 바라본 시내 중심가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쿠알라룸푸르는 수도권의 인구 분산과 도시 계획에 실패한 사례라 생각됩니다. 혼잡한 교통 체증은 서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정도이니까요. 쿠알라룸푸르의 퇴근길 교통 체증은 오후 4시부터 시작돼 5시면 본격적으로 막히기 시작합니다. 이 교통 체증은 시내 중심가의 경우 밤 9시까지 이어지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간대입니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까지는 불과 4km에 불과한데 차는 좀 전부터 꼼짝하지 않습니다. 미터기를 켜는 대신 흥정으로 가는 것이라 아무리 막혀도 이에 따른 부과금은 없지만, 우리도 갈 길이 바쁘니 말입니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중심가답게 큼지막한 바와 레스토랑이 자주 보입니다. 현지인인지 관광객인지도 모를 만큼 다양한 인종이 한데 모여 밤을 즐기는 모습이 흥미롭군요.

 

 

KLCC 수리아몰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수리아몰은 파빌리온과 더불어 쿠알라룸푸르 최대 쇼핑몰이지요. 개인적으로 '수리아'라는 작명과 로고가 머릿속에 쉽게 각인돼서인지 마음에 들더군요. 이곳에는 유명 브랜드 음식점과 다양한 명품관이 들어섰는데 명품 브랜드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꽤 저렴하다고 하니 쇼핑이 목적인 분들에게는 딱일 듯합니다.

 

우리 아내는 명품에는 죽어도 관심이 없답니다. 물론, 주머니 사정에 맞게 사느라 그럴 수도 있지만, 자기는 돈이 많아도 몇백만 원짜리 가방을 사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네요. 아무래도 그 돈이면 다른 기회비용이 생각나서겠지요. 만약, 선물할 것이면 현찰로 달라고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바로 아래서 올려다본 모습인데 이렇게 보니 높긴 높군요. 잠깐 쳐다보는데도 목이 아픕니다. 건물 외관에서 풍기는 느낌은 이것이 1990년대 초반에 설계된 것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첨단 미래의 건물 외벽처럼 느껴지는데,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트윈 타워 중 한쪽은 한국이(삼성건설과 극동건설), 다른 한쪽은 일본이 시공했다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한국 쪽이 일본보다 35일이나 늦게 착공했으면서도 최종 완공은 6일 앞섰다는 사실. 빨리 짓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을 우리의 건축 기술로 일궈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거겠지요. 지금은 초고층 빌딩이 많이 생겨 세계에서 9위로 밀려나 있지만, 페트로나스 타워는 2020년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말레이시아의 의지를 상징하는 건물입니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높이 452m, 지하 6층, 지상 88층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에서는 지하 4층이라고 나와 있어 이 부분은 따로 확인해 봐야겠군요. 착공은 1992년이니 이 건물이 설계될 1990년 초반부터 이런 느낌의 건물을 구상했다는 것이고, 완공은 1999년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는 콘크리트 건축물인데 외벽을 스테인리스강과 유리로 장식해 언뜻 보면 금속성을 띠는 건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다는 군요.

 

참고로 41~42층인 스카이 브릿지는 페트로나스 타워에서 유일하게 관광객의 출입을 허용하는 스카이 라운지입니다. 하루 이용객이 한정된 까닭에 그날 예약분은 아침에 금방 동나버려 이용하기가 좀 까다롭죠. 나머지 층은 국영 석유 회사인 페트로나스의 본사입니다. 아무래도 포토존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이 상태로 올려다보기가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포토존으로 들어오자 정면에는 수리아몰과 분수 광장이 보입니다.

 

 

 

포토존에서 바라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모습

 

촬영은 삼각대가 없어 손각대로 했는데 그나마 건물을 비추는 빛이 있어 호흡만 잘하면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겁니다. 이날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16-35(렌즈값만 중고로 150인데 여행을 자주 안 가니 감가상각비만 깍아 먹는 ㅠㅠ)를 꺼내 들었습니다. 아주 먼지가 허옇게 쌓였던데 이날 먼지 좀 털었습니다. ^^;

 

 

 

인생샷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족 사진정도는 찍고 갈 수 있는 광장입니다. 이날은 서울이 영하 4도로 내려갔다고 하는데 11월의 쿠알라룸푸르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요. 고국에선 칼바람이 부는데 이렇게 반바지나 입고 다니는 기분도 동남아 여행의 묘미라고나 할까요.  

 

 

대충 사진 찍고 수리아몰로 들어왔습니다. 역시 나에게 있어서 쇼핑이란 물건 살 때 외에는 관심이 없고, 배도 부르고 하니 더는 볼 게 없더군요.

 

 

 

 

딸내미 기저귀를 갈아야 해서 화장실을 찾았는데 관리인이 돈을 내라고 합니다. 입구를 확인해 보니 이용료가 2링깃(약 550원). 급하니 돈을 내고 이용하긴 했는데 유료라고 해서 딱히 시설이 좋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동생 일행과 만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지하에 무료 화장실이 있었다네요. 쩝.

 

 

입구로 나와 택시를 기다리는데 루이뷔통 쇼윈도는 늘 우주의 기운이 감도는 듯합니다. 쩝. 딸내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물고기와 우주. 보자마자 "우주~우주"하며 시선을 떼지 못하는데요. 설마 가방 보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나중에 벌어서 사라 ㅎㅎ)

 

참고로 수리아몰에서 택시를 잡아탈 때는 공항에서 그랬듯이 600원 짜리 티켓을 현장에서 구매해야 합니다. 600원자리 티켓을 구매하는 대신, 그렇게 잡아탄 택시는 손님과 흥정할 수 없으며 무조건 미터기를 켜야 합니다. 즉, 미터기를 켜지 않는 택시는 이곳 수리아몰에 들어올 수조차 없는 것. 수리아몰은 고객에게 택시로부터 바가지 상혼을 방지해주는 대가로 600원이라는 부수입을 얻는 셈이죠. 고객은 600원 내고 바가지 쓰지 않아서 좋고.

 

 

택시를 타고 시내 중심의 유흥가인 부킷빈탕으로 들어갑니다. 부킷빈탕 중에서도 이곳은 '창캇 부킷빈탕'. 만약, 친구들과 함께 쿠알라룸푸르로 여행을 오겠다면, 창캇 부킷빈탕을 기억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서울로 치면 홍대나 압구정의 클럽 거리에 해당합니다. 현대식 클럽, 바, 술집이 즐비해 근처의 잘란알로 야시장에서 식사하고 이곳으로 걸어와 2차, 3차를 즐기며 노는 코스를 상상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잘란알로 야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야시장의 느낌보다 나이트 먹자골목 느낌입니다. 현란한 간판을 내건 식당이 많아 처음 온 관광객이라면 어디를 가야 할지 망설이는데요. 조만간 '야시장 편'에서 이곳을 즐기는 포인트를 짚어드리겠습니다.

 

 

야시장 입구에는 과일 노점상이 많은데 그중 두리안을 취급하는 노점상을 발견했습니다. 열대과일의 황제라 불리는 두리안, 냄새가 좀 나지만, 먹어보면 천국의 맛이라고들 하지요. 실제론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못 먹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두리안도 두리안 나름이라고 하네요. 다양한 생김새만큼이나 품종도 다양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가장 맛있는 두리안을 하나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과연 처음 맛보는 두리안은 어떤 맛일지 기대 반, 염려 반으로 시식에 들어갑니다.(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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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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