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수영하고 나니 몸이 갑자기 피곤해져서 딸과 함께 낮잠을 청했습니다. 그 사이 아내는 동생과 함께 이베이에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러갔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어느새 7시.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서 온 곳은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북서쪽 외곽인 데사 아만 푸리라는 지역. 택시 기사에게 탁폭 씨푸드 레스토랑을 아느냐고 물으니 근방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식당이라고 합니다.  

 

 

주변에는 발 마사지도 보이고요.

 

 

야시장 느낌의 먹거리 풍경에

 

 

태국 음식 노점상도 보입니다. 식사 계획만 없었다면, 맛보고 싶은데

 

 

조금 더 넓은 거리로 나가면 왼쪽에는 포장마차들이 즐비하고 오른쪽은 이곳에서 제법 유명한 식당들이 있습니다.

 

 

찾느라 조금 헤맸는데 우리가 가게 될 탁폭 씨푸드 레스토랑입니다. 홍콩 요리점이라 쓰인 입간판에는 게 요리가 우리 돈으로 9천원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바깥에도 테이블을 깔아놨는데 딱히 운치는 없는 것 같아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단체석 4~5개에 커플 석도 보이고요.

 

 

기본적인 식자재와 음료를 내는 홀과 카운터만 보이고 주방은 안쪽에 있습니다. 주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수조가 있습니다.

 

 

가서 살피니 화이트 틸라피아. 말레이시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양식산 민물고기입니다. 중국과 홍콩 요리에 튀김과 찜으로 쓰이고 있죠.

 

 

자리에 앉자 고추를 기본적으로 내옵니다. 아직은 고추의 사용처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

 

 

이것은 개인 취향에 맞게 조금씩 뿌려 먹거나 덜어 먹으라고 둔 기본양념인데 전부 새우로 만들어졌습니다. 새우 향이 가득한 것이 음식의 감칠맛을 높이기 위한 조미료 용도로 보입니다. 

 

 

작은 양동이에는 뜨거운 물에 각종 식기류가 담겨  나옵니다. 소독을 위함이겠지요. 

 

 

컵을 들어내니 게 요리를 먹는데 필요한 도구들이 있습니다.

 

 

이어서 따뜻한 차가 나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물과 물티슈도 유료입니다. 멋모르고 사용했다간 계산에 포함되는데 차는 그냥 주는가 싶더니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4링깃이 포함되어 있구먼요.

 

 

차는 '铁观音(tieguanyin)'이라 불리는 '철관음'이란 차입니다. 철관음은 중국 오룡차의 차나무용 품종. 식전에 입가심하기 좋은 향입니다.

 

 

그리고 메뉴판을 펼쳐 보이는데 메뉴판이 책 한 권입니다. 선택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꽤 당혹스러울 것 같은데요. 어디 한 번 살펴보기로 합니다.

 

 

첫 장을 넘기자 다양한 게 요리가 소개됩니다. 두 마리에 52링깃이면 우리 돈으로 13,000원. 링깃을 원화로 환산하기는 쉽습니다. 링깃에 곱하기 3을 하고 그 위에 00을 붙이면 원화가 됩니다. 52링깃이면 52 X 3 = 156에 00을 붙여서 계산대로라면 15,600원이 나오는데 현재 환율이 1링깃당 300원이 아닌 260원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라 계산한 숫자보다는 가격이 덜 나옵니다. 말레이시아 여행을 하기에 지금이 괜찮은 시기인 거죠. 아래엔 듣도 보도 못한 게 요리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이건 틸라피아 요리

 

 

그루퍼 요리도 있습니다. 그루퍼를 우리식으로 해석하면 농어목 바리과. 즉, 다금바리의 사촌 정도 되는 녀석들로 만든 요리들입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새우 요리도 꽤 있습니다. 18링깃은 4,700원. 26링킷은 약 7천원. 대부분 요리가 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네 중국 음식점처럼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나를 시켰을 때 푸짐히 나오기보다는 조금씩 나오는 식이므로 여럿이 다양한 음식을 시켜먹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라라는 조개의 일종으로 보이고, 아래 머슬은 홍합. 왼쪽은 다시 크랩이 나오는데 메뉴판이 좀 대중없습니다. 그 아래는 무려 개구리 요리인데 100g 단위로 파네요. 100g에 우리 돈으로 1,300원, 한근 시켜 먹었다간 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개구리로 배 채우겠습니다. ㄷㄷㄷ

 

 

골격은 홍콩식 씨푸드 레스토랑이지만, 그래도 육고기를 빼놓으면 섭하겠죠. 여기서부터 돼지고기의 향연이 펼쳐지는가 싶은데 의외로 가짓수는 8가지 밖에(?) 안 됩니다. 닭요리도 7가지 밖에(?) 없군요.

 

 

이제 슬슬 머리가 아파오려고 합니다. 도대체 뭘 시켜야 잘 시켰다고 소문이 날지..

 

 

느끼함을 잡아줄 채소볶음은 하나 정도 주문해야 할 것 같고.

 

 

가만 보니 저 깨알 같은 글씨가 한글이었군요.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처음부터 한글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요리들. 그래도 여기까지 살피니 대략 가닥이 잡히려고 합니다. 일단 게 요리 하나. 새우 요리 하나. 돼지고기 요리 하나. 채소볶음 하나. 그 외 에피타이져가 될 만한 두부 요리 하나. 참 닭요리도 빠지면 안 되겠죠.

 

 

블랙페퍼 크랩, 58링깃(15,000원)

 

소스를 흠뻑 뒤집어 써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크랩. 소스는 후추의 매운 향이 확 느껴집니다. 작은 게 두 마리보다 큰 게 한 마리를 주문. 역시 살이 많이 들었고 후추 소스가 이색적이면서 입맛에 잘 맞는 편이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매운 맛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매워서 패쓰.

 

 

로스트 롱 본, 28링깃(7,300원)

 

돼지고기 등뼈찜입니다. 굉장히 뜨거운 소스가 부어져 나와서 후후 불며 한입 맛보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문이 막히는 느낌. 세상에 이런 맛이 다 있나 싶어 다시 먹어보는데.. 이건 정말 걸작입니다. 돼지고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따듯한 육즙을 품으며 부드럽게 씹히는데 잭다니엘의 느낌이 나는 이 소스는 진하고 입에 짝짝 달라붙습니다.

 

 

고기는 한입 크기로 썰어져서 먹기 편하고, 남은 뼈는 뜯어 먹는 재미까지 있으니 아마 다시 찾는다면 이 요리는 또 주문할 것 같습니다.

 

 

볶음밥 2인분 17링깃(약 5천원)

 

새우와 닭가슴살이 들어간 볶음밥. 길쭉한 쌀을 고슬고슬하게 볶았으니 말레이시아에서 볶음밥 종류는 평타 이상 하는 것 같습니다.

 

 

볶음밥은 간이 약한 편이라 페퍼크랩 소스를 조금 올려서 먹으니 별미.

 

 

심지어 이렇게도 먹어보고요. ^^;

 

 

타이거 맥주 2병, 32링깃(8,300원)

 

후난식 채소볶음, 12링깃(3,100원)

 

오크라가 많이 들어간 채소볶음인데 웍에서 단시간에 볶아 식감이 아삭아삭합니다. 그런데 들어간 양념이 살짝 꼬릿한데 알고 보니 테이블에 기본으로 비치해 놓은 새우 조미료로 볶은 것.

 

 

마마이트 치킨, 16링깃(4,100원)

 

원래 마마이트는 양조 과정에서 얻은 이스트 추출물을 분해 농축해서 만든 스프레드로 끈적끈적하고 짠맛이 있는 대다 특유의 발효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일종의 양념? 잼 같은 것입니다. 스프레드 형식이라 토스트에 발라 먹는데 그 마마이트와 이것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간장+꿀 섞인 닭강정 같아서 우리 입맛에 아주 잘 맞는 무난한 요리입니다.

 

 

푸저우 두부 요리, 11링깃(2,800원)

 

중국 푸젠성의 푸저우식 두부 요리라는 것인데 매운 소스보다는 소금이 기반인 담백한 요리가 많다고 알려졌습니다. 비주얼은 달달한 간장에 커다란 두부가 떡하니 올려졌고 그 위에 다진 고기와 파가 올려졌습니다. 겉은 바삭한 튀긴 두부의 질감이면서 속은 연두부 같은 부들부들함이 인상적. 간도 적당하니 일행 모두 맛있다며 연신 숟가락이 갔던 요리입니다.

 

 

프라이번, 4.2링깃(1,100원)

 

아내는 기름기가 많아서 별로라고 하나, 저는 맛있었습니다.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크랩 소스나 특히,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인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잘 어울리죠.

 

 

드라이 버터 새우, 26링깃(6,800원)

 

그래도 명색이 새우 요리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저렴한 건 아닌지. 비주얼이 독특하죠. 맛은 약간 짭짤한 버터 새우 맛인데 겉은 달걀로 쌓여 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새우도 큼지막하고 등이 갈라져 있어 먹기에도 편합니다. 다만, 버터 향과 소금간을 달걀에 전부 몰아줬는지 달걀에 대부분 맛이 흡수된 상태로 다소 느끼하고 짤 수도 있습니다. 

 

 

책 한권에 준할 만큼 다양한 요리를 다루는 식당이지만, 그만큼 주방에는 셰프가 많아서인지 굉장히 빠르고 정밀하게 돌아간다는 인상을 줍니다. 재료 준비를 비롯해 레시피가 체계화되어 있어 주문 들어가면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뚝딱 만들어 내어오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먹었는데 나온 가격은 고작 227.05링깃. 우리 돈으로 59,400원입니다. 어른 넷이서 정말 배 터지도록 먹었는데 이 가격이라니.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살짝 황당함이 밀려옵니다. 이런 가격이면 친구 서넛 데리고 가서 생색 좀 내볼 만 하겠는데요. ㅎㅎ

 

내일은 친구들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대방어 회식이 있는데 그게 특대로 한 접시가 10~12만원 정도 합니다. 거기서 술값, 세팅비까지 더하면 적어도 18만원은 나올 텐데요. 물론, 비교할 성격은 아니지만, 단순 가격 논리로 따져보니 말입니다. 그냥 이 집을 우리 동네로 그대로 옮겨와 생각날 때마다 이용하고 싶다랄까요. ^^; 동남아 여행이 좋은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겠죠.

 

 

혹시 찾아가실 분을 위해 위치 공유합니다.

 

#. Tak Fok Hong Kong Seafood Restorant

주소 : 2-2A, Jalan Desa 1/3, Desa Aman Puri, 52100 Kuala Lumpur, Selangor, Malaysia

영업시간: 오전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주중 무휴

연락처 : +60 3-6272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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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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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30 13: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 배고파오네요
  2. 2016.11.30 22: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프라이번은 딱 중국 본토에서 먹는 스타일이네요. 앙꼬없는 빵을 중국 양쯔강 이북에선 쌀대신 주식으로 먹는 곳이 많은데(산동성 등), 중국어론 만터우(만두)라고 하구요. 기름에 튀긴 만두는 짜만터우(炸馒头)라고 합니다. 식당에서 요리 먹고 주식으로 짜만터우를 주문해 먹기도 하는데 짜만터우랑 찍어먹을 달콤한 '연유'가 함께 나온답니다^^

    명색 중국스타일의 요리인데 가격이 중국 현지 보다 훨씬 저렴하게 느껴지는게 좀 이상하네요^^;

    전번에 소개해주신 꼬치구이도 더 맛있어 보이던데 '꼬치구이 천국'인 중국보다도 저렴하구요..
    • 2016.12.01 12:3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는 처음에 말레이시아 물가가 상당히 싼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내에 나가니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중심가와 외곽에서 느껴지는 물가 차이가 상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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