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 선셋 크루즈 투어 이야기는 상, 하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상편을 못 보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 그리스 산토리니 여행(8), 우리가족 인생 여행이 된 산토리니 선셋 요트 투어

 

 

 

선셋 크루즈는 오후 2시 호텔 픽업으로 시작해 산토리니 주변 해역을 돌며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 선상에서 제공하는 저녁 뷔페를 먹고 나면, 드디어 고대하던 일몰이 시작되는데요. 산토리니 선셋은 피지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함께 세계 3대 선셋으로 손꼽히는 매우 유명한 경관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계 3대 선셋은 산토리니에서 바라보는 선셋 전체가 아닌, 이아마을 굴라스 성채라는 특정 포인트에서 바라본 선셋을 말합니다. (내일 갈 예정), 하지만 크루즈를 타고 해수면에 밀착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선셋도 이아마을에서 감상하는 선셋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해줄 것입니다. 식사를 마치자 배는 선셋 포인트인 아무디 베이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 화산활동으로 솟아난 산토리니의 기암절벽을 감상하거나 흥겨운 여가는 덤으로 주어집니다.

 

 

수직으로 곧게 뻗은 직벽 형 갯바위 좀 보십시오. 갯바위 낚시를 즐기니 이런 경관에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낚시는 물론, 조업도 적극적으로 행해지는 곳이 아니다 보니 저 아래 수심 깊은 곳에는 왠지 커다란 돔들이 우글거릴 것 같습니다.

 

 

 

산토리니 남쪽에서 최서북단으로의 직선거리는 약 17km. 가는 동안에도 여러 볼거리가 있어 배는 바닷물이 튀지 않도록 천천히 몰아줍니다. 그 사이 승객은 이곳에 누워 선텐을 즐기기도 하며, 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화이트 와인으로 기분을 내기도 하죠.

 

지금은 한배를 탔지만, 다들 세계 각국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다 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가족 단위, 커플, 부부, 친구, 그리고 단체 여행객까지 유형도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이런 다양한 사람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과 같은 풍경, 같은 즐길 거리를 공유하며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데, 어쩌면 지금 만큼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행복의 순간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간을 멈추게 하는 기술은 역시 사진만 한 것도 없겠죠. 순간의 즐거움을 포착하는 일이야 말로 사진의 매력일 것입니다.    

 

 

 

'행복 그리고 즐거움'

 

 

 

'낭만'

 

 

 

'사교(?)'

 

 

 

'로맨틱'

 

스페인어를 쓴 것으로 기억하는 한 커플. 가는 동안 제가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는데요. 이번에는 제 카메라로 담아봅니다.

 

 

선셋 포인트로 가는 중인데 이것도 그냥 가지는 않나 봅니다. 요란한 음악을 틀자 자연스럽게 댄스파티로 이어집니다. 그나저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이 머나먼 이국에서도 빠지지 않는가 봅니다. 동생과 조카가 선두에서 몸을 흔들자 사람들이 모이면서 춤 경연장이 돼버립니다.  

 

 

 

우리 딸은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살짝 피곤한 기색이..

 

 

이어서 그리스의 전통 디저트가 제공되는데 '카타이피(Kataifi)'와 흡사해 보이지만, 모양이 조금 다르네요. 맛은 아주 달콤해 적당히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피라마을과 올드포트

 

크루즈는 산토리니 여행의 중심지인 피라마을 올드포트로 진입합니다. 위에 보이는 곳이 피라마을.

 

 

피라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 아담하고 고즈넉한 항구에 닿는데요. 화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은 아니지만, 소박하면서 이국적인 어촌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꽤 유명한 절벽 수도원.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에서 이순재 씨가 매료돼 찾아갔던 바로 그 수도원입니다.

 

 

그 아래는 해식동굴의 특징을 보이는 지형과 함께 화산재로 이뤄진 붉은 암석이 도드라집니다.

 

 

어떻게 하다 이런 절벽에 수도원을 짓게 되었는지 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기이하기만 합니다. 산토리니를 비롯해 키클라데스 제도의 여러 섬은 언제나 해적과 외세의 침략으로 성한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전쟁터이자 전략적 요충지였죠. 그래서 미코노스의 리틀 베니스나 절벽 수도원처럼 외부인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요새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벽 가운데를 보면 밧줄이 위에서 아래로 이어져 있는데요. 우리나라 같았으면 도보 낚시꾼들이 타고 내려오는 용도로 썼을 텐데 여기선 대체 무슨 용도로 밧줄을 연결해 놓았을까요?

 

 

어느새 배는 산토리니 최서북단인 이아마을 아무디 만으로 진입합니다. 지금부터 약 한 시간가량은 산토리니에서 꼭 봐야 할 환상적인 선셋이 펼쳐질 텐데요. 그전에 살펴볼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아마을과 아무디 베이

 

바로 세계 3대 선셋으로 유명한 이아(oia) 마을과 아무디 만(Ammoudi Bay)의 표정입니다. 다음 날 이곳을 들리겠지만, 이아마을에서 아무디 만으로는 케이블카가 없어 수많은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방법이 있으며, 5유로를 주고 당나귀(Donkey) 타고 내려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택시가 있는데 가격이 비싸고요. 사륜 오토바이(ATV)를 대여해 내려오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

 

 

일몰의 시작으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이아마을과 아무디 만

 

아무디 만에는 다섯 군데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곳에서 식사하며 감상하는 선셋도 인생 선셋이 될 만큼 인상적일 것입니다.

 

 

그 유명하다는 산토리니의 선셋을 감상하기 위해 모여든 레스토랑 손님들

 

비록, 저곳에서 식사와 함께 선셋을 감상하진 못하지만, 우린 더 좋은 크루즈에서 감상하니 저곳에 계신 분들이 하나도 안 부럽죠. ^^; 대신 내일 점심은 어부가 직접 잡은 해산물로 요리한다는 저 노란색 간판의 레스토랑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아마을과 아무디 만은 가운데 해안 절벽을 두고 마치 단절이나 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아마을도 세계 3대 선셋을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자릴 잡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선셋 중 하나인 사진 포인트, 이아마을 굴라스 성채

 

세계 3대 선셋이라면, 굴라스 성채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빠질 수 없을 겁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한마음 한곳을 바라보며 저마다 염원을 외치게 될 장관이 이제 곧 시작되는데요. 

 

 

산토리니로 여행한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험이죠. 다름 아닌 선셋 크루즈에서 바라본 환상적인 석양입니다. 

 

 

미코노스에 머문 2박 3일 동안은 수평선에 가득 낀 구름에 제대로 된 석양을 보지 못했는데요. 드디어 오늘은 가능한가 싶습니다. 산토리니 여행에서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선셋 크루즈, 그것도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귀한 경험에서 선셋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만큼 아쉬운 일은 없을 텐데, 적어도 이날 만큼은 운이 따라주는가 봅니다.

 

 

 

 

지금부터 약 30분 동안 이어지는 지상 최대의 일몰 쇼라고 해도 될 것 같은 느낌. 단지 석양만 예뻐서는 아닐 것입니다. 부티 나고 럭셔리한 크루즈까지는 아니지만, 비교적 대중적인 크루즈에 몸을 싣고선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섬 경관을 바라보며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깁니다. 이동하면서 감상하는 기암절벽과 선텐, 그리고 맛깔스러운 지중해식 뷔페와 와인을 즐긴 이 하루를 저 석양이 마무리해 준다는 느낌에 더욱 특별히 다가온 것이겠지요.

 

 

그런 석양을 배경으로 인생 샷을 남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경험입니다. 실컷 놀았는지 하루 에너지를 벌써 소진한 딸은 잠이 들고 말았네요.

 

 

내 일생에 천금 같았던 9박 11일 그리스 여행. 그중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해는 고도를 낮추며 서서히 수평선으로 접근합니다. 접근하면 할수록 황금빛에서 오렌지빛으로 진해지더니 이제는 온 세상을 붉게 물들입니다.

 

 

 

해가 섬으로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이 시즌에는 섬과 섬 사이로 저무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을 뒤로하고 선셋 크루즈 일정은 마무리됐다

 

해가 지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휘파람 소리가 납니다. 산토리니의 선셋 크루즈란 크루즈는 이곳에 다 모였고, 이아마을에서도 이 장면을 지켜보는 수많은 인파가 있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 행복의 기운이 넘치는 곳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입항 후 셔틀버스가 호텔로 픽업해 줍니다. 숙소에 도착하자 벌써 10시. 지금부터는 오전에 사둔 맥주가 빛을 발할 때입니다.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맥주를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인데요. 다들 피곤했는지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산토리니 하면 당나귀(Donkey)가 생각납니다. 그 당나귀를 트레이드 마크로 한 산토리니의 크래프트 맥주가 동키 맥주죠. 옐로우와 레드 버전이 있는데 장르는 둘 다 IPA(인디안 페일에일) 계열이지만, 홉 함량과 알코올 도수에서는 레드가 좀 더 높은 편입니다. 때문에 레드는 쌉싸름한 뒷맛이 강한 편입니다. IPA 맥주에 익숙지 않은 분들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죠. 가격은 3~4유로 정도라 크래프트 맥주치곤 그리 비싸지 않은 편입니다. (레스토랑에선 7~8유로 이상에 팝니다.)

 

 

산토리니 엘 그레코 호텔

 

다음 날 아침. 어느덧 그리스 여행 6일 차를 맞습니다. 이 호텔 조식은 음식의 질보다는 그냥 이렇게 둘러앉아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조식에 대한 글은 따로 썼으니 이 호텔 조식이 궁금한 분들은 관련 글을 참고 바랍니다.

(관련 글 : 열정 페이의 문제일까? 산토리니 엘그레코 호텔 조식)

 

 

아침을 먹은 우리는 곧바로 오전 여행을 위해 호텔 로비로 향합니다. 화단에는 이런 도마뱀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아침 볕을 쬐러 나온 도마뱀이 꽤 귀엽습니다. 야생이라 인기척이 나면 곧바로 숨는데요. 원래 작은 종자라 그런지 씨알은 고만고만합니다. 

 

 

지금부터는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산토리니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닐 예정입니다. 원래는 계획에 없던 일정인데 여행사에서 특별히 추가해 준 것 같아요. 이때만 해도 어디로 향할지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우리가 다닌 동선을 알아보니 피라마을 전망대와 블랙 샌드 해변을 비롯해 산토리니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특히, 작은 마을은 그 자체가 너무 예뻤고 예술적 기운도 충만해 단지 걷는 것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었습니다. 산토리니의 숨은 여행지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다음 편 계속)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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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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