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의 시리즈

광도 농어 루어낚시(1), 스트레스 확 풀리는 여름 농어 낚시

광도 농어 루어낚시(2), 정신없이 이어지는 화끈한 손맛

최고급어종 찾아 떠난 평도 타이라바 낚시, 지긋지긋했던 쏨뱅이에 결국

 

 

광도, 여수시 삼산

 

이날 오전, 평도에서 시작된 타이라바는 모기여를 거쳐 광도로 돌아옵니다. 아직은 쏨뱅이 외에 이렇다 할 입질이 없는 상황인데 그마저도 입질이 뚝 끊겼습니다. 불과 하루 전, 이곳에서 농어를 타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마리 잡은 것을 생각하면 꽤 상반되는 상황입니다. 

 

 

갯바위에 바짝 붙이면서 농어를 노리는데요. 저기 붙은 거북손 씨알 좀 보세요. 최근 방송을 통해 대중에 알려지면서 그 맛과 희소성에 횟집과 선술집, 그리고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거북손도 귀해서 일부 지역에서는 품귀현상을 빚는데요.

 

이렇게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갯바위는 어른 손가락보다 굵은 거북손이 지천입니다. 요즘 쇼핑몰에서 거북손이 500g에 만 원이나 합니다. 거북손 500g이면 껍데기가 절반 이상이니 우리가 먹는 속살은 한 줌도 안 되겠죠. 그렇게 생각하자니 저 갯바위에 만 원짜리가 덕지덕지 붙은 것처럼 보이네요. 것 참 사람 마음이란~! ^^;

 

 

포인트를 옮겨 농어를 공략 중인데 이미 저는 허기가 져서 그런지 낚시보다 먹을거리에 시선이 돌아갑니다. 보이시나요? 사진에 무더기로 붙은 저것이 모두 자연산 홍합이란 사실.

 

 

조간대에 붙어 있는 홍합은 씨알이 잡니다. 큰 것은 대부분 물속에 잠겨 있거나 아예 수중으로 내려가야 하죠.

 

 

우리는 식사를 위해 잠시 배를 세웠습니다. 운현 씨가 갯바위에 내려 뭔가를 캐기 시작하는 사이 우리는 식사 준비에 들어갑니다. 한낮이라 땡볕을 피하기 어렵네요. 정오라서 그늘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광도의 일급 포인트 농여와 작은검은여

 

농여에 내린 운현 씨가 뭔가를 열심히 캐고 있습니다.

 

 

그 사이 배가 들어오더니 몇몇 꾼들이 하선합니다. 

 

 

작업을 마친 운현 씨가 배를 기다리는데요. 그의 손에는 뭔가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자연산 홍합

 

그가 캔 것은 어른 손바닥만 한 자연산 홍합. 갯바위 최고의 별미지요.

 

 

보십시오. 끝이 뾰족한 것이 '나는 진주담치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동해에서는 이 홍합을 '섭'이라 부르는데 외래종인 진주담치가 한반도 주변을 점령하면서 자연스레 구분 짓고자 '참섭', '참담치'란 말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정식 명칭은 그냥 '홍합'입니다. 우리가 평소 먹는 홍합은 양식 진주담치가 되겠고요. 이 두 종은 같은 자연산이라도 크기에서는 두 배가량 차이 납니다. 이 홍합도 완전히 큰 것은 아니에요. 더 큰 건 얼굴만 합니다. (그새 뻥이 늘었군.. ㅎㅎ)

 

 

어쨌든 이 선장은 라면을 끓이고 운현 씨는 홍합을 손질하는데요. 자연산 홍합 손질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아닌데 손이 많이 갑니다.

 

 

이렇게 속살만 까서 그대로 라면에 넣으면 라면 맛이 어떻게 변할까요

 

 

남은 홍합은 소위 '비주얼'을 위해 껍질째 넣겠답니다. 운현 씨... 생각이 깊어요. 독자들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주려는 저의 의중을 정확히 꼬집습니다. 애초에 홍합을 캐러 간 것도 좀 전에 제 루어대를 부러트린 미안함 때문이 아니라은 그림을 보여주려는 마음이었기 때문! 

 

껍질째 라면에 넣으려면 깨끗하게 다듬어야 하는데요. 그 과정이 정성스럽습니다. 우선은 껍데기에 붙은 각종 부착생물을 칼로 쳐내야 하고요. 쇠수세미로 박박 문질러야 국물에 넣을 상태가 됩니다. 자연산이라는 특별함은 있지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재료죠.

 

 

이윽고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이 선장 어머님께서 바리바리 싸주신 시골스러운 반찬 하며. (아침에 글 쓰는데 갑자기 군침이 ㅠㅠ 저만 군침 흘릴 순 없죠. 이 글을 빨리 마무리하여 어떻게든 점심시간이 오기 전에 발행해야 소기의 목적이 달성됩니다. ㅎㅎ)

 

 

화제의 자연산 홍합 라면. 낚시하면서 먹을 수 있는 별미 중 하나일 겁니다. 바닷가가 아니면 돈 주고도 먹기 어려운 라면. 운현 씨 고마워요! ㅎㅎ

 

 

라면을 푸는데 뒤쪽에 보이는 배경과 오버랩 되면서 기분이 묘합니다. 자연산 홍합을 캔 곳이 농여인데, 그 농여가 식사 배경이라니..

 

 

내가 푼 한 그릇

 

그래요. 농어 못 잡을 거면 먹기라도 잘 먹고 올라가야죠. 이제 철수하고 나면 외나로도에서 서울까지 긴 여정이 남았기에..(생각만 해도 끔찍) 홍합 라면은 맛있었습니다. 진주담치가 일반 닭이면, 참홍합은 토종닭 같은 식감이네요. 참고로 우리가 주로 먹는 진주담치는 대부분 양식이고 참홍합은 자연산이 대부분인데 이 두 종은 패류 독소가 발생하는 시점이 다릅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나 진주담치는 보통 3~5월 사이이고, 참홍합은 산란철인 지금(여름)입니다. 이때는 6월 초로 패류 독소가 없는 시기라 식용이 가능했지만, 지금 드시겠다면 주의해야 할 겁니다.

 

 

광도 선착장

 

곳은 광도 선착장. 시멘트 구조물인데도 낚시가 잘 된다고 하니 갑자기 우리 딸이 생각나요. 요즘 낚시가자고 어찌나 노랠 부르는지.

 

 

계속해서 참돔 타이라바와 농어 루어를 병행합니다. 아직 이렇다 할 조과가 없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요.

 

 

정말 지푸라기가 올라오네~ 쩝.

 

 

최필님은 애꿎은 군소만 걸고 있고.

 

 

주변에는 상괭이 가족이 돌아다닙니다. 이러면 낚시가 어렵죠. 여기서 농어든 참돔이든 이벤트가 발생하면 발생할수록 분량은 길어지고, 더 나아가 조행기 편수도 늘어나는 법인데 이후 별다른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기에 광도 낚시는 이쯤에서 마무리합니다.

 

 

외나로도로 철수

 

이날 잡은 쏨뱅이는 작은 건 방생하고 씨알이 되는 것만 챙겼습니다. 쏨뱅이는 맛도 좋고 밥반찬 고민도 덜어주는 효자 생선이지요. 아침에 등교하는 어린 딸에게 한 마리씩 구워주면 딱입니다.

 

 

쏨뱅이 미역국

 

집으로 돌아와 쏨뱅이로 미역국을 끓였는데 국물 맛이 참으로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어쩜 생선인데도 비린내 하나 안 나는지..  

 

 

농어, 쥐노래미, 볼락으로 구성한 자연산 모둠회

 

집에 도착하자 밤 10시(정말 빨리 왔네요.) 지금이 아니면 이 맛있는 횟감을 언제 먹을까 싶어 재빨리 썰어 냈습니다구성은 농어와 대물 쥐노래미, 신발짝 볼락.

 

 

농어 뱃살

 

농어회

 

어창에 하룻 동안 살려뒀는데 어두운 곳에 가두어져서 그런지, 정박한 곳(포구)의 수온 문제인지 하여간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원래는 이만한 씨알에 검은 실핏줄이 잘 없는데.. (그래도 맛은 있습니다.)

 

 

볼락회

 

30cm급 볼락이라 살점이 꽤 두툼합니다.

 

 

45cm급 쥐노래미회

 

여름 하면 쥐노래미회. 하지만 장시간 숙성회로는 알맞지 않네요.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회포를 푸는 시간. 이제야 긴장감이 확 풀리네요. 곧이어 낚시 짐 정리하고, 장비도 닦아야 하는 과정이 남았지만요. 바다낚시.. 이건 정말 귀찮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할 취미입니다. 당장은 얼른 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요. 2~3일 지나면 또 생각나는 낚시. 하여간 낚시란 게 그렇습니다. ^^

 

광도와 평도 조행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저는 이제 제주도로 향합니다. (계속)

 

- 광도, 평도 농어 타이라바 문의

해덕호(010-5305-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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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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