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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 한치낚시, 상편을 못 보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 진해 한치낚시(상), 담그면 나오는 충격의 한치낚시
오후 5시에 출항한 배는 포인트에 도착 직후부터 이어진 한치 습격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치낚시는 전반전을 마치고 잠시 소강상태에 들고, 입질이 뜸할 때 1인 1 한치를 걷어 손질에 들어갑니다.
열심히 한치회를 써는 사무장님
회를 썰고 남은 한치 다리는 라면에 양보합니다. 컵라면에 넣어 먹으니 거의 샤브샤브 수준. ^^
갓 잡은 싱싱한 한치회
이제 한치낚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하이라이트가 시작됩니다. 한치낚시하러 왔으니 한치회는 꼭 드시고 가야겠지요. 갓 잡은 싱싱한 한치회는 어디서도 맛보기가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로 먹는 한치회는 대부분 냉동이고요. 초밥에 사용되는 한치는 수입산이 대부분입니다. 국산 생물이라도 수 시간 이상 지나면 많든 적든 끈적한 점액질이 붙기 마련.
그래서 한치는 호불호가 있습니다. 그저 '쫀득함'으로 알거나 특유의 끈적함이 싫어서 차라리 오징어회가 낫다는 분도 있지요.
싱싱한 한치를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는 맛, 이것이 한치낚시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
갓 잡은 한치회는 기존에 사 먹던 한치회나 한치 초밥과는 좀 다릅니다. 끈적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죠. 탱글탱글 매끄럽게 씹히는 육질과 단맛은 한치낚시를 즐기는 이들의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상에서나 이런 맛이 나지, 집으로 가져가면 이런 맛이 안 나지요. 그래도 한치가 좋은 이유는 두세 달씩 깡깡 얼린 냉동도 충분히 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치가 잘 잡히지 않는 비수기 때(1~5월) 제주도 내 횟집에서 파는 한치 물회는 작년에 잡아 얼린 냉동을 썰어낸 것입니다. 그래도 우린 맛있게 먹잖아요. 그만큼 한치가 보관력이 좋습니다.
별미 중의 별미, 한치 김초밥
한치낚시하러 오실 때 김밥 몇 줄 준비하면 훌륭한 요깃거리가 됩니다. 김밥에 한치회를 가득 올리면 김밥의 다양한 재료와 한치의 쫄깃한 식감이 만나 입안 가득 행복해지니까요. 무엇보다도 속이 든든합니다.
싱싱한 한치로만 만들 수 있는 한치 통찜
그리고 갓 잡은 한치라 가능한 한치 통찜이 있습니다. 한치 내장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구체적으로 쓰자면 먹통과 간, 각종 소화기와 아가미, 알집 등이 모인 집합체지만, 막상 먹어보면 이게 내장인지도 모를 만큼 고소한 맛이 납니다. 별미가 따로 없죠.
라면에 넣은 한치 다리는 적당히 익었습니다. 통째로 넣었기에 입으로 막 뜯어먹습니다.
자정 무렵, 선상에서 즐기는 한치 먹방
즐거운 한치 먹방이 끝나자 우리 부부는 냉동실의 식량 비축을 위해(?) 한치 낚시에 돌입합니다. 한반도의 바다가 점점 아열대화되면서 사라지고 있는 비운의 생선도 있지만, 반대로 난류성 어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인 어종으로 갈치와 한치가 있죠.
한치 자원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맘때면 난류를 따라 북상하는 한치가 가끔 장관을 이루는데요. 이날은 수심 3m까지 부상해 시야에 곧잘 들어오곤 했는데, 어떤 날에는 수면 위로 머리를 드러낸다고 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수천 마리의 한치 떼가 줄지어 머리를 빼꼼히 내미는 장면을요. 아마도 그 장면은 장관이 아니라 징그러울 겁니다.
한치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이 넓고 깊은 바다에는 아직 인류가 캐내지 못한 사실이 너무도 많습니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카메탈 채비로 한치를 낚고 있다
한치 먹방을 기점으로 후반전에 돌입합니다. 앞서 감 잡은 아내가 낚시 시작 직후 한치를 히트합니다.
연달아 히트한 아내
요즘 마트에서는 저것보다 작은 한치가 몇천 원씩 합니다. 이날 잡은 한치를 소비자가로 환산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할 텐데요. 잡아다 파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이 한동안 두고 먹을 한치를 직접 잡는 기쁨은 아무래도 여름이 유일할 테니까요. 이 점이 지금 한치낚시를 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한치 낚시가 처음인 아내가 별 어려움 없이 잡아내니 기분이 뿌듯합니다.
이날은 아내를 비롯해 몇몇 분들도 한치낚시가 처음입니다. 뒤에서 아무런 소리도, 리액션도 없이 조용히 한치만 잡는 분이 계셨으니
이번에는 한치가 아닌 오징어가 올라왔다
그분은 한조 크리에이티브의 임부장님. 정말 한치낚시가 처음인가 싶을 정도로 이제는 능숙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치가 아닌 오징어를 잡았네요. 한치낚시에서 오징어가 올라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낚시를 모르는 일반인 시선에는 다소 이해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맛없는 오징어는 버려"
그래서 몇몇 분들은 오징어를 낚은 즉시 방생하기도 하죠. 이렇게 한치가 지천인데 굳이 오징어를 챙길 필요는 없었던 것. 옛말에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다.
-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
모두 한치 맛이 오징어보다 뛰어남을 일컫는 속담입니다. 물론, 맛이란 주관적입니다. 한치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끈끈한 액이 나오니 차라리 오징어보다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나마 오징어는 수조에 살려두었다가 바로 잡아서 회를 썰지만, 도심지에서 활 한치는 흔치 않으니)
그러나 한치와 오징어 모두 신선한 상태에서 놓고 맛을 비교하면 한치가 좀 더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건 사실이죠. 그래도 저는 오징어 챙기렵니다. 집에 가져가면 오징어도 오징어 나름대로 반찬이 될 테니..
이날 한치낚시가 처음이라는 또 한 사람, 한조 크리에이티브 팀장님
한치낚시는 초심자에게 무척 관대합니다. 적절한 장비와 채비만 갖추면 누구나 손쉽게 잡을 수 있죠. 조만간 한치 채비와 이카메탈 공략에 관해 글을 올릴 텐데요. 우선은 간략하게만 적겠습니다.
#. 한치 이카메탈 게임에 필요한 장비
- 로드 : 쭈갑대(주꾸미, 갑오징어용 낚싯대)
- 릴 : 수심계가 표시되는 베이트릴
- 라인 : PE 합사 0.6~1호 정도
- 그 외 아이스박스가 필요.
채비는 간단합니다. 현지 낚시점에 판매하는 이카메탈용 채비를 몇 개 구입합니다. 그 채비를 PE 합사에 연결하면 끝입니다. 미끼는 이카메탈과 슷테를 사용합니다. 이카메탈은 오징어가 먹잇감으로 착각하기 쉬운 새우 모양의 인조루어(에기)로 조류에 따라 60g에서 100g까지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카메탈은 조류에 밀려 채비 각이 과도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채비에는 두 개의 도래가 달렸는데 이카메탈(메탈리스트)은 맨 아래에 답니다. 그리고 1m 위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카스키테(슷테)를 답니다. 그런 다음, 한치 유영층까지 채비를 내려 3~4회 정도 짧게 흔든 뒤 가만히 두면 입질이 들어오는 식입니다. 이카메탈 공략법은 다음 주에 올릴 예정이니 아래 동영상을 통해 한치가 어떻게 잡히는지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한치 이카메탈 게임(영상을 재생하세요.)
밤이 깊어갑니다. 한조 크리에이티브 박범수 대표님은 두 대의 낚싯대를 콘트롤하느라 여념이 없고.
아내도 한치 마릿수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불과 몇 초 전만해도 드넓은 바닷속을 헤엄쳤을 한치. 극도의 싱싱함에 속이 다 비칩니다.
네이버 블로거 진해 박선비님, 이날 참으로 많이 잡았다지요.
다들 잘 잡는 분위기인데 저 혼자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빌린 낚싯대(라이트 지깅대 ㅠㅠ)가 익숙지 않아 초릿대 어신을 감지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그러니 한치낚시를 하시려면 초릿대가 부드럽고 낭창한 쭈갑대를 챙기길 권합니다.
이 낚싯대 하나에 조과 차이가 무려 5배 이상 나거든요. 게다가 이카메탈도 한치를 유혹하는 최전방 소품인 만큼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시중에는 저렴한 제품부터 다소 비싼 제품까지 다양하게 출시되는데 이카메탈은 '싼 게 비지떡'일 확률이 있습니다. 이카메탈은 색이 화려하면서 바늘 끝이 날카롭고 가느다란 것이 좋은 제품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차이 같지만, 조과 차이가 뚜렷합니다. 한치낚시는 밑걸림으로 인해 채비 뜯길 일은 많지 않아요. (다만, 갈치 공격으로 뜯길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이왕 출조 가는 것 조금이라도 좋은 제품을 구입해 안정적인 조과를 거두는 것이 좋겠지요. 겨우 몇천 원 아끼자고 시간 축내고 선비 날리는 것은 아깝잖아요?
이젠 완전히 한치낚시에 재미 들린 아내.
블러드 헤드 타입의 메탈리스트를 물고 올라오는 한치.
박범수 대표님의 한치는 가벼운 이카스키테를 물고 올라오는데요. 지금은 밤바다에 한치가 지천이라 선장이 말한 수심만 잘 맞추면 무리 없이 낚을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아내와 한조 크리에이티브 대표님 사이에 낀 저는 줄곧 촬영만 하고 있네요. ^^;;
이쯤이면..
두분 사이에서 제가 말린 겁니다. 이때 귓가로 들리는 한 마디.
"아따 소문대로 어복부인님이 추억님보다 낚시를 잘하네요."
".....(할 말 없음)"
다음에는 반드시 전용 낚싯대를 사 갈 것이라 다짐합니다. 7월 초에도 한치낚시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는 혼자서 80수가 목표. 꿈도 야무지다고요? (두고 봅시다. ㅎㅎ)
새벽 2시 40분, 한치낚시에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다
밤이 깊어갈 무렵, 무려 다섯 명이 동시에 히트하는 진풍경이 연출됩니다. 이 장면을 찍으려고 급히 카메라를 드는데..
그 순간, 아내까지 입질 받으며 한치 클럽에 가입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잡은 것은..
대물 한치를 잡은 아내
"촤~~~~~~~~"
몸길이 40cm가 넘어가는 대물 한치입니다. 허허~
"어서 와요~!"
그리하여 여섯 명이 동시에 입질 받고 포즈를 취하는 진풍경이 연출됩니다. 아내가 잡은 한치 크기 좀 보세요. 실제로 보면 진짜 큽니다. 저런 한치는 오래 살아서 클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치나 오징어처럼 발이 여러 개 달린 두족류는 보통 단년생, 오래 살아야 2년 정도로 보고됩니다. 똑같이 먹고 자랐는데 우량아가 있듯 한치도 다른 개체보다 유난히 큰 녀석이 있기 마련이죠. 잘 먹고 잘 컸는데 결국은 어복부인 품으로~ (큰 건 한치 두루치기 감이죠. ㅎㅎ)
지금 한치낚시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바다가 보여줍니다. 잘 보면 한치꽃이 피었지요. 수면 아래 아른거리는 흰 비닐 같은 것은 모두 한치입니다.
표준명 살오징어
이런 한치 밭에서 오징어를 낚는 저는 뭐죠? 낚고 나서도 살짝 민망하네요. ^^;; 이 오징어는 우리가 흔히 먹는 바로 그 오징어 즉, 동해 및 울릉도에서 나는 오징어입니다. 요즘 오징어가 귀하고 많이 비쌉니다. 아무리 오징어가 한치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해도 저는 챙기랍니다. ㅎㅎ
한조 크리에이티브의 박 대표님은 몇 차례 쌍걸이로 쿨러를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오징어만 낚이네요.
도대체 뭔 조화인지. ㅎㅎ
잠깐 쉬고 일어나신 대표님 누님도 한치 마릿수에 시동을 겁니다.
여기저기서 한치가 올라오고 있는 새벽 상황
잡자마자 채비를 내리는데 몇 초 지나지 않아 또 한 마리 건지시네요. 이날 한치낚시가 처음인데도 배스 낚시하시던 분이라 그런지 낚시 자체가 익숙해 보입니다. 동작 하나하나가 물 흐르듯 유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이제는 우리 부부의 동시 히트로 낚시를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저는 막판에 쌍걸이 몇 번 나와서 겨우 체면을 살렸습니다. 이제 라이트 지깅대로 한치낚시하는 일은 없기로.. ^^;
이 날 전체 조황입니다. 사실 호황이라 말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낚시 초반에는 한치가 3m까지 부상해 여기저기서 올라왔죠. 이때만 해도 이날 대박 날 조짐이었는데 자정 이후 활성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1인 세 자릿수까지는 미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날 승선객은 반쿨러 이상 채웠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우리 부부의 쿨러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과가 저조해 안 알려주렵니다. ^^;
어떤 분은 대장쿨러를 가져와 꽉꽉 눌러담았네요.
이렇게 잡은 한치는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그때그때 꺼내 먹습니다. 한치 물회도 좋고, 찜도 좋고, 튀김은 환상이고, 국이나 탕, 그리고 돼지고기와 두루치기 등 어떻게 해 먹어도 맛있는 한치.
그런데 이 많은 한치가 하루 만에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 딸 봐준 작은 처형을 비롯해 큰 처형과 처가집, 지인 한두 분 나눠주고 나자 정작 우리가 먹을 한치는 6마리뿐. 그래도 나눠 먹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웠던 한치낚시.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진해 한치낚시 문의
황금물결호(055-546-1782, 010-4797-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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