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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이어지는 고흥권 루어 낚시 조행기. 지난 글을 못 보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광도 농어 루어낚시(1), 스트레스 확 풀리는 여름 농어 낚시
광도 농어 루어낚시(2), 정신없이 이어지는 화끈한 손맛
1박 2일로 찾은 고흥 나로도. 첫날은 그런대로 재미를 봤으니 둘째 날도 기대감을 하고 출항을 서두릅니다.
전방에 곡두여가 보인다
이른 아침, 초여름의 따스한 햇볕에 고흥 앞바다는 비단처럼 부드럽고 잔잔합니다. 뭔가 대박 날 것 같은 조짐이...^^
외나로도 전경
"흐음 대박 날 조짐이라"
낚시 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죄라도 될까요? 기대감이란 언제나 사람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활력이자 원동력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새 부턴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이 마치 부정을 부르는 것처럼 찝찝할 때가 있습니다. 설레발의 즐거움이야말로 낚시에서 흥이자 조과 지상주의를 벗어나는 마인드가 될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썩 좋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곡두여를 지나자 탕건여가 보인다
전방에는 고흥 앞바다의 준원도권인 탕건여가 보입니다. 초가을이면, 이곳을 스치는 쿠로시오 난류의 지류 영향으로 온갖 난류성 어종이 설치곤 하지요. 기본적으로 돌돔과 참돔이 잘 되는 곳인데 여기에 잿방어나 부시리, 그리고 작년에는 아열대 어류인 날새기를 걸었다 터트린 적도 있었던 곳이었죠. 상당히 재미가 있는 곳.
이날 채비는 농어 루어와
참돔 타이라바를 모두 세팅하고 출발합니다. 평도에 도착하면 포인트에 따라 무엇을 노려야 할지 상황을 보고 던질 생각인데요. 대상어종은 당연히 농어와 참돔. 그러나 마음속 은근히 바라는 어종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능성어와 붉바리.
꿈도 야무지죠?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사실 고흥권 타이라바에서 능성어와 붉바리가 낚이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한창 시즌 때는 제법 큰 사이즈도 잡히니까요. 문제는 이때(6월 초)가 수온으로 보았을 때 매우 이르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낚시는 알 수 없으니 시도라도 해본다는 생각입니다.
평도 갈퀴섬에 도착
배는 곡두여와 탕건여를 지나 평도 맨 끝자락인 갈퀴섬에 도착합니다.
갈퀴섬 관청여
이곳은 갈퀴섬에서 떨어진 여. 계절에 따라 농어, 감성돔, 돌돔, 참돔, 볼락 등이 잡히는 명포인트입니다. 저도 언젠가 가볼 수 있으련 지..
아직 이른 시즌임에도 평도 곳곳에는 갯바위 꾼들이 들어와 있는데요. 부력망이 띄워진 것으로 보아 좀 잡았나 봅니다.
우리는 갯바위 근처에서 농어 루어낚시를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이라 고활성의 농어를 기대했지만, 아직은 별다른 입질이 없습니다.
갈퀴섬 양가린여
갈퀴섬 맨 끝자락에 있는 명포인트 '양가린여'가 보입니다. 예전에 아내와 함께 낚시했던 자린데요. 제가 이곳에서 전자찌를 단 반유동 채비로 직벽에 바짝 붙여서 낚시하다가 붉바리를 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날 참돔과 돌돔으로 반쿨러 정도 채웠는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런데 양가린여에 있던 한 분이 뭔가를 잡고 한참을 실랑이합니다. 뜰채 지원까지 할 정도로 큰 고기인데
혹돔이네요. 조금은 아쉽겠습니다.
우리는 양가린여 근처에서 타이라바를 시도합니다. 이날은 최필님 후배인 운현 씨도 동출했는데요. 첫수로 쏨뱅이를 올립니다.
이어서 최필님까지 입질을 받았는데
역시 쏨뱅이가 올라옵니다. 아직은 참돔을 노린 타이라바 채비에 쏨뱅이만 물어주는 상황. (제 마음 속 깊은 곳은 참돔보다 능성어나 붉바리를 노렸지만.. 역시 꿈도 야무져. ㅎㅎ)
이 선장도 쏨뱅이 클럽에 가세.
붕장어까지 올리는 최필님. 이른 아침이라 잡어 활성도는 그럭저럭 인데 수온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수온에서 뭔 능성어를 잡겠다고. 능성어는 고사하고 참돔도 웅크릴 수온인데. 에휴~
필자에게도 낚인 쏨뱅이
이어서 남들 다 입질 받고 나자 그제야 받아낸 입질. 이제는 제 주특기인 것 아시죠? 좋게 말하면 슬로우 스타터 ^^;
어라라~ 이젠 쌍걸이까지. 여긴 쏨뱅이 밭이네요. 쏨뱅이 밭이라는 것은 돌밭이라는 의미고, 그렇다는 것은 능성어나 붉바리 서식지로도 충분히...(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입질의 추억.)
돌돔 낚시가 한창이다, 전남 고흥 평도
갈퀴섬 남단 양가린여 일대 풍경
갈퀴섬에서는 쏨뱅이 외에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좀 더 적극적인 탐색을 위해 소평도로 포인트를 옮겼는데 그곳도 역시 입질이 없고.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이때 이성훈 선장이 모기여로 가자고 합니다.
이날 우리 배의 낚시 경로
평도 갈퀴섬에서 워밍업을 마친 우리는 곧장 모기여로 향합니다.
모기여
모기여는 모기가 많아서 붙여진 무인도. 실제로 이곳 야영 낚시꾼들의 전언에 의하면 대낮부터 모기가 달려들 만큼 성가시다고 해요. 여기서 우리는 참돔을 노리기 위한 타이라바를 시작합니다.
모기여 곳곳에 들어온 야영꾼들
야영이 될 만한 곳에는 대부분 텐트가 쳐져 있었다
운현씨는 부시리를 노리고자 그의 특기인 파핑 낚시를 시도합니다.
우리는 바이브레이션을 이용해 신발짝 볼락을 노리는데요. 이곳 수심은 약 5m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밑에 여들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사진에는 일부만 빼꼼히 나왔지만, 실제로는 제법 넓게 수중 암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담그면 뭐라도 퍽퍽 물어줄 것만 같은 복잡한 돌밭. 실제로 이 자리는 신발짝 볼락을 한쿨러씩 잡는 곳이지만, 이날은 입질 하나 없습니다.
이쯤 되자 기분이 싸합니다. 수온도 느낌이 좋지 못하고, 여러 가지로 여건이 안 받쳐주는 듯합니다.
다시 포인트를 옮겨 타이라바를 내리는데
열기 한 마리가 덩그러니 올라옵니다. 고기가 차네요.
최필님은 어린 쏨뱅이로 끝.
문도
모기여는 선상도 그렇고 갯바위 야영객의 조과도 신통치 않아서 포인트 이동을 서두릅니다. 이번에는 문도로 접근하는데요.
농어 루어도 던져보았지만, 반응이 온 쪽은 타이라바.
그나마 모기여보다는 활성이 좋아 쏨뱅이들이 곧잘 뭅니다.
이번에는 제법 먹음직스러운 씨알이 걸려드는데요. 입질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우리는 광도로 내려왔습니다. 전날 오후에 농어 피딩 타임이 있었으니 이날도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 봅니다.
원래 제 계획은 점심때 능성어나 붉바리를 썰어 먹을 생각이었습니다만(진짜 꿈도 야무지죠.) 아니면 참돔이라도 근사하게 뜨려 했는데 현실은 이렇네요. 작은 쏨뱅이는 놔주고 먹을 만한 쏨뱅이만 넣어두었는데 이거라도 회를 뜰까 생각하던 찰나.
운현 씨가 칼을 들고 갯바위에 뛰어내리는 겁니다. 점심 거리를 가져오겠다는데요. 그 바람에 저의 쏨뱅이 회 뜨기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습니다. 더 좋은 먹거리를 가져오겠다던 운현씨. 마치 "남자가 고기를 못 잡으면 OO라도 해야지!" 같은 느낌이랄까. 그의 활약에 따라 우리의 점심 메뉴가 결정될 운명입니다.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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