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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 마나도의 한 리조트 선착장
바다를 꿈에 품은 남자들은 언제나 대물을 갈망합니다. 성난 물고기를 찾아 떠난 해외 원정 낚시는 늘 순탄치 않았지만, 이번에는 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강박감이 죄여왔습니다. 지금까지 낚시 조행기를 수없이 써왔지만, 나흘 간 있었던 낚시를 한 페이지에 압축해서 올린 적은 없었습니다. 대상어를 향한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했던 <성난 물고기> 촬영은 그렇게 지옥 같은 낚시로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좋았다(배우 장동직 씨와 함께)
방송에서는 시종일관 참치를 찾아 떠난 여정으로 편집됐지만, 실제로는 참치와 레드 스네퍼를 모두 노리는 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참치와 레드 스네퍼는 포인트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날 날씨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합니다. 마나도에서의 낚시는 주로 리조트 배를 이용했습니다.
낚시를 잘 아는 선장과 선원을 대동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포인트 섭렵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아는 낚시 포인트는 트롤링이었고, 우리가 원하는 포인트는 지깅 포인트였기에 포인트와 기법이 특정되지 않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인데요. 아래는 이날 촬영분입니다.
EBS1 <성난 물고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편 1부 中에서
술라웨시섬 마나도에서 행해진 첫 낚시는 그렇게 워밍업을 한다는 기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남은 시간이 많습니다. 종류별로 1~2마리씩 잡는다면 분량 채우는 건 우습기에.. (이때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다음 날 아침입니다. 우리는 꼭두새벽부터 나와 낚시에 전념했습니다. 혹시 모를 빈작에 대비하기 위해 배가 이동하는 동안에는 트롤링 낚시까지 동원, 이제는 어종과 기법을 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조건 잡아서 시청자에게 보여준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런데 이날 새벽,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배를 타려고 선착장에 진입하는데 수백 마리의 바리 밴댕이 떼가 튀어 올라 자살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입니다. 분명, 물속에 포식자가 들어온 것이 틀림 없습니다. 저와 장동직 씨는 서둘러 담가보기로 했습니다. 다들 저마다 채비로 포식자를 노리는데요. 저는 타이라바에 살아있는 베이트 피쉬를 꿰어 수직으로 내렸습니다.
채비를 내리는데 선착장치고는 깊어도 너무 깊은 겁니다. 멈추지 않을 것처럼 내리다가 어느 순간 뚝 하고 멈춥니다. 어림짐작으로 40m는 돼 보입니다. (나중에 리조트 직원으로부터 확인한 사실로는 진짜 40m가 나온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액션을 주기 위해 바닥에서 미끼를 살짝 띄우는데 그 순간 턱 하는 강력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낚싯대는 순식간에 수면을 향해 처박혔고 저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양손을 붙잡았는데 약 0.5초 지났을까요? 낚싯대가 하늘로 퉁겨 오릅니다. 채비를 걷어보니 타이라바에 달린 바늘 두 개가 모두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야말로 바늘이 순삭된 겁니다. 사진으로는 남긴 기록이 없어, 아래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EBS1 <성난 물고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편 1부, 멸치 떼 습격 사건
그나저나 제 채비를 물고 달아난 녀석이 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굴을 보지 않은 이상 뭐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타이라바 바늘 두 개를 순식간에 뜯어갈 정도면 이빨이 매우 날카로운 포식자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녀석은 다랑어나 스네퍼 종류보다 바라쿠다일 확률이 높군요.
물고기 포인트를 알리는 바닷새 떼
베이트 피쉬 습격 사건을 뒤로하고 성난 물고기 팀은 다시 배에 올라 레드 스네퍼를 찾아 떠납니다. 문제는 이 지역이 포인트를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겁니다. 우리끼리 눈대중으로 포인트 될 만한 곳을 찾으려니 맨땅의 헤딩이 따로 없습니다. 바닷새 떼가 모인 곳에도 담가 보고..
간출여 주변도 노려보고
저 앞에 커다란 간출여 근처를 노리기도 했지만, 허사입니다. 우리는 국내에서 세 명밖에 없다는 프리 다이버 전문가이자 스쿠버 다이빙 강사(인스트럭터)인 김태훈 씨까지 대동했습니다. 낚시가 안 되면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 들어가 살피기를 반복했습니다.
제가 지목했던 저곳은 수심 20~40m로 떨어지는 계단식 여밭입니다. 산호가 발달해 물고기의 서식 여건도 제법 좋았습니다. 나폴레옹 피쉬나 대형 트리거 피쉬 같은 덩치 큰 어종도 곧잘 보이지만, 레드 스네퍼 처럼 루어에 반응할 만한 포식자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채널의 급심 구간이나 간출여가 산재한 곳도 노려보았으나 허사였다
우리는 지깅을 원하는데 트롤링 낚시만 아는 선장과 리조트 직원을 이끌고 하니 낚시가 될 리 없습니다. 계속 눈대중으로 포인트를 찾아 레드 스네퍼가 서식하기 좋은 채널 구간을 탐색해 봅니다. 급심의 턱도 노려보고, 간출여 주변도 틈틈이 노려보았으나 마나도의 바다는 대답이 없습니다.
우리 외에도 낚시하는 현지꾼이 있었지만, 주로 반찬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를 잡는 정도입니다.
샤크 신동만 씨의 자문을 얻어 장비와 채비까지 준비를 마쳤는데
사실 저는 이번 촬영을 위해 장비며 채비며 조법까지 꽤 공을 들여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지깅 낚시 전문가인 신동만 씨를 찾아가 장비와 채비에 대해 도움을 얻었고, 틈틈이 그분의 영상을 보며 준비했습니다만, 정작 현장에서는 입질의 기회조차 없으니 답답한 겁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메탈지그에 생미끼를 접목한 말도 안 되는 채비까지 동원했을까?
심지어 교본에도 없는 변형 채비까지 동원해 봤지만..
새벽에 주워 담은 생미끼(바리 밴댕이)만 덩그러니 남았다
모두 허사로 돌아갑니다.
배우 장동직 씨와 명 PD
종일 이어진 낚시는 그렇게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녁, 리조트에서는 성난 물고기 팀을 위해 맛있는 한식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리조트 관계자분께서 (성함을 잊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음식을 직접 만들었는데요. 요리나 주방 일과는 1도 친하지 않게 보이시는 형님뻘 되시는 분이 이런 음식을 만들어 주신 것도 놀라웠지만, 맛을 보고선 처음에는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인 줄 알았습니다.
그 음식은 무려 갈비탕에 가까운 설렁탕이었습니다. 큼지막이 썬 소고기 수육을 어찌나 푸짐히 가져다 그릇에 부어주시는지. 두 그릇을 비우고도 고기가 많이 남아서 리필해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마도 제가 먹은 설렁탕 중 이렇게 많은 고기를 먹었던 적도 없었던 듯해요. 마나도 현지에서 장을 본 소고기일 텐데 얼마나 푹 고았는지 고기가 한우 뺨칠 만큼 부드럽습니다. 이 정도면 취미가 아니라 식당을 차려야 할 것 같은데요. 으레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맛있게 먹었던 설렁탕입니다.
현지에서 즐겨 먹는다는 차칼랑 훈제입니다. 인도네시아 말인 차칼랑은 가다랑어를 뜻합니다. 보통은 훈제만 해서 먹는데 여기서는 훈제한 가다랑어에 직접 만든 양념으로 버무렸다고 합니다. 밥에 조금씩 얹어 먹는데 살짝 매콤하면서 감칠맛이 폭발하는데 그 맛이 아주 그냥...
다음 날이 밝았습니다. 꼭두새벽에 일어난 저와 성난 물고기 팀은 마나도에서의 마지막 낚시를 시작합니다. 여기까지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편 1부로 나가기 때문에 이날 뭐라도 잡지 않으면, 그야말로 촬영 분량에 비상이 생깁니다.
저쪽에서는 스콜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비구름은 우리 쪽이 아닌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트롤링 낚시를 세팅 중인 리조트 직원
이틀 연속 꽝을 친 성난 물고기 팀은 전날 밤,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곳 술라웨시섬 마나도는 상업 낚시가 성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낚시 포인트를 잘 아는 선장도 가이드도 없습니다. 우리가 취할 방법은 조금이라도 이곳 바다를 잘 아는 전문가나 어부를 섭외하는 것. 어렵게 연락이 닿은 사람은 현지에서도 트롤링 낚시로 일가견이 있다는 낚시 전문 가이드입니다.
일당을 주고 급히 섭외한 낚시 가이드는 우리의 장비와 채비를 모두 점검하더니 세팅에 들어갑니다. 낚시를 오래 하다 보니 말하는 표정과 눈빛만 봐도 저는 그 사람이 진짜 전문가인지 혹은 전문가 행세를 하는지 조금은 보이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 분은 적어도 트롤링 쪽은 확실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사용한 장비와 채비가 그분의 눈높이에 합격점이긴 했으나 이곳에 서식하는 어종을 상대로는 좀 더 적극적인 반응을 끌어낼 인조 미끼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져온 것으로 세팅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든든함이 느껴집니다.
그 결과 장동직 형님이 1m에 달하는 바라쿠다를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와 장동직 형님이 나란히 트롤링 장비를 잡고 흘렸는데 장동직 형님의 채비에 먼저 반응이 온 것입니다.
바다의 무법자로도 불리는 큰꼬치고기(영명 : 그레이트 바라쿠다)
열대 바다에서는 가장 포악한 무리 중 하나가 바라쿠다입니다. 바라쿠다는 전 세계 20여 종이 서식하고 일부는 한반도 연안에도 서식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자란다는 그레이트 바라쿠다(표준명 큰꼬치고기)는 최대 2m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백 마리씩 떼 지어 다니는 장관은 가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회자되곤 하는데요.
저도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그레이트 바라쿠다로 기념사진을 찍어봅니다.
철근이라도 씹어먹을 것 같은 날카로운 송곳니
바라쿠다는 수백 마리가 몰려다니면서 먹잇감을 사냥하는 그야말로 공포의 암살자, 바다의 깡패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 녀석이 이렇게 한 마리씩 다닐 리 없어 서둘러 후속타를 노리는데요.
바라쿠다가 확인된 이후 약간의 사기가 올라갔지만, 이후로 섬 여기저기를 돌며 시도한 낚시에서는 모두 허사로 끝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적도의 낙원.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나 볼 법한 무인도에는 한 가족이 단란한 한때를 즐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처럼 같은 바다에는 천국과 지옥이 공존합니다.
잘 있거라 낙원이여~ 그곳의 가족도 늘 행복하시길~
우리는 그 길로 리조트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른 새벽, 포식자를 피해 베이트 피쉬의 자살 행위가 이어졌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저 뒤에 갯바위를 보면 바다에 부표로 표시해 둔 구간이 있는데요. 저 부표를 기준으로 수심은 급격하게 깊어집니다. 제가 선 이곳만 해도 수심 40m이니..
이 깊은 곳에는 선착장을 비롯해 어린이 놀이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언젠가 아이와 함께 휴양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리조트 측에서는 마나도 직항 취항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발리보다 한 시간 짧은 비행시간으로 마나도의 장점이 부각될 것입니다. 그 장점이 쟁점이 되면서 새로운 휴양지로 떠오르려면 휴양지로서 갖춰야 할 인프라와 상권이 같이 조성돼야겠지만요.
아직은 리조트 근처에 이렇다 할 상권이 없습니다. 마나도 시티로 나가려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인근에는 부나켄 국립공원이라는 다이버들의 성지가 있습니다만, 일반 관광객들이 휴양과 관광을 즐길 만한 인프라의 조성은 관광청과 리조트, 마나도 시티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오후 3시 30분. 며칠 동안의 강행군에 모두가 지쳤습니다. 리조트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뒤 남은 시간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요리를 잘하시는 리조트 관계자 덕분에 힘든 낚시를 마치고도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저녁은 리조트에서 마련해준 보쌈으로 푸짐히 식사할 수 있었지만, 분량에 대한 걱정은 가시질 않습니다. 여기까지가 <성난 물고기> 술라웨시섬 편 1부 촬영입니다. 보신대로 분량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무것도 안 나온 것보다는 낫지만, 바라쿠다 한 마리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생각이 저와 제작진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이제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부톤으로 넘어가는 일정을 연기하고 마나도에서 이틀 정도 더 낚시할 것인지, 아니면 바로 부톤으로 넘어가서 분위기 전환을 모색할지.
여기서 난 결론은 후자입니다. 대신 우리에게는 마나도 일정이 하루 더 남았습니다. 원래는 오전부터 마나도 인근에서 풍물이나 문화 촬영을 할 계획인데 그래도 성난 물고기를 보여주러 왔으니 꽝을 치더라도 낚시하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다음 날, 동틀 무렵
그리하여 마나도에서 마지막 낚시에 도전하게 됩니다.
마나도의 일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하늘 좋고, 바다 좋고, 다 좋은데 문제는 고기가 안 나온다는 점. 여기에 비까지 내리기 시작합니다.
며칠 동안 마나도에서 제가 했던 활약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문화 체험과 낚시 강행군인데요. 계속된 꽝에 조금씩 미쳐가는 기분도 듭니다. 이제는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후에는 차칼랑(가다랑어) 훈제 마을 촬영이 예정돼 있어서 앞으로 한두 시간 뒤에는 낚싯대를 접어야 합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까지 왔으니 한두 번은 대형 스네퍼의 입질이 들어올 것을 믿었는데 그러한 기대가 이젠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좋든 싫든 꽝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자니 나 자신의 무기력함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돕니다. 눈을 질끈 감자 따듯한 눈물이 뺨을 타고 내려옵니다. 고개를 위로 올려 애써 비를 맞았습니다. 빗방울과 눈물이 한데 섞여 내 감정을 감추기 위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동직이 형님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지금 혹독한 바다를 겪는 중입니다. 부톤에서 참치 낚시가 성공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고생도 위안이 되겠지만, 지금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국면이라 마냥 불안하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마나도에서의 나흘째 낚시. 김태훈 강사님과 방 PD도 지쳤는지 주저앉았습니다.
이번 촬영에서 왠지 희생양이 된 것 같은 방 PD. 지난번 몰디브 참치잡이에서도 그렇게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는 사실만 알고 왔다가 출국 당일 "이번에도 참치 잡는다"는 말을 듣고 기겁했던 표정이 떠오릅니다.
인도네시아로 참치 잡으러 가는 줄 알았다면, 돈이고 뭐고 오지 않았을 거라고 했던 방 PD. 게다가 지금까지의 여정은 향후 부톤에 있을 험난한 여정의 예고편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우리.... 벌써 힘이 듭니다. 이를 어쩌죠?
그런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나도 바다에는 쌍무지개가 떴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군요. 허허~
나흘간의 낚시에서 꽝을 치고 낚싯대를 접자 보란 듯이 나타난 마나도의 쌍무지개.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인가요?
억장같이 무너지는 심정에서 이렇게 선명하고 아름다운 쌍무지개가 뜨니 어찌할 바 모르겠습니다. 명 PD님은 계속된 꽝에 일찌감치 마음을 놓은 듯합니다. 쌍무지개로 나흘간의 빈작을 환영하고 있는 무심한 바다 같으니라고~
그러고 보니 태어나서 이렇게 선명한 쌍무지개는 처음 봅니다. 어릴 적에는 무지개를 만지고 싶어 가까이 가면 그만큼 멀어지는 줄 알았는데요.
실제로도 그런지 가까이 다가가자 희한하게도 무지개는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작심하고 접근했다면 무지개가 제 몸을 투과했겠지만, 그러다가 행여나 무지개다리라도 건너게 될까 봐....는 아니고 시간이 없어 여기서 철수하기로 합니다.
우리는 오후에 차칼랑(가다랑어) 훈제 마을 촬영을 끝으로 마나도에서의 모든 촬영을 마칩니다. 이후에 있을 차칼랑 훈제 마을과 부톤(2부) 섬의 이상한 참치잡이 마을도 기대해 주시기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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