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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의 추억입니다.
사실 오늘 내용은 대중없습니다. 동네초밥과 프랜차이즈 초밥의 포장 상태를 비교한 것과 각각의 초밥들이
가지는 특징에 대해 나열을 해봤습니다. 원래 계획은 도미 초밥과 유사품인 틸라피아(민물돔)을 구별하는
글을 쓰기 위해 이 날 작정하고 세 군대의 초밥집을 들러 샘플 수거에 나섰습니다.
제가 무슨 식약청 직원도 아니고 ^^;;
아시다시피 틸라피아는 도미의 1/10밖에 안되는 저급 초밥 재료지만 외관상 구별이 힘들어 자주 써 먹는
식재료이기도 하죠. 사실은 초밥이 너무나 먹고 싶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갖고 시작했을지도 모르지만 평소
우리가 사먹는 프랜차이즈의 초밥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모 프랜차이즈에서 초밥을 포장 주문하였습니다.
여전히 수산물의 원산지 표기에 대해선 빵점이네요. 다른건 원산지 표기가 되어 있는데 유독 수산물만 빠져있습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업소의 잘못이 아닙니다. 냉동 수산물은 표기 안해도 된다는 말도 안되는 현행법이 문제겠지요.
이제는 대놓고 포기한 수산물 원산지 표기 정책들.. 그리고 그것을 마음껏 이용하는 업소들.
값싸고 저품질의 수입산 재료들이 물밑듯 밀려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초밥의 재료가 뭔지도 모른채 먹어야 합니다.
총 3개의 업소에서 초밥을 포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뜯어보니 초밥 상태가 판이하게 갈리더군요. ^^;
저는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포장된 상태 그대로 들고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포장한 상태에 따라 흔들림에 끄떡없거나 혹은 굉장히 취약할 수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먼저 A 업소의 모둠초밥입니다. 개인적으로 단골로 이용하는 집인데요.
보다시피 스티로폴 재질의 보잘 것 없는 용기지만 랩으로 타이트하게 씌인 후 수평을 유지할 수 있게끔 비닐 포장하였습니다.
수평이 무너지는 순간 모든게 헝클어 질 수 있으므로 그것에 대해 신경쓴 포장이였습니다.
구성은 도미와 광어, 농어등이 들어갔습니다. 저 끝엔 과메기 초밥도 보이네요.
B업소입니다. 동네에 초밥집이 새로 생겼는데요. 이 날 처음 이용해봤습니다.
가격은 A와 동일하지만 퀄리티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죠?
A업소는 사장님이 단골인 저를 위해 내용물에 신경을 써주셨다는 것을 밝힙니다. 그러니 여기선 포장 상태만 볼께요.
B업소 초밥은 내용물이 한쪽으로 쏠려 있지만 그나마 뚜껑이 있어 참사는 면한 케이스죠. 이 정도면 무난하다고 봅니다.
구성은 평범한 편. 생선초밥은 모두 광어이고 조개와 새우, 그리고 문어처럼 생긴(?) 초밥이 있습니다.
대부분 문어초밥으로 알고 드시지만 문어 가격이 만만치 않아 주꾸미같은 문어 사촌을 쓰지요.
프랜차이즈인 C사 제품입니다.
너무나 처참한 광경이네요. ^^;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 됐을까요?
그것은 초밥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포장이란게 문제였습니다.
공간이 남아도는 종이 박스다보니 약간의 흔들림에도 서로가 부딪히며 모양을 망가뜨리는가 하면 들고가는 도중 포장각이 세로로 서버리기 일쑤.
안에서 마구 뒤섞여져서 "지라씨스시(초밥으로 만든 덮밥같은)"가 되버렸습니다.
걸어가는 정도의 흔들림에도 매우 취약함을 보여준 성의 없는 포장상태. 그러면서도 가격은 일반 전문 초밥집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한 용기가
가상하기까지 합니다. 전에 모 프랜차이즈 본사 담당자와 통화했을때 정체불명의 냉동횟감에 대해 얘기를 하다 들은 멘트가 생각납니다.
"저흰 초밥 전문이 아니라서요"
그러면서 가격은 초밥 전문점 뺨치게 받는..
산낙지는 단골집 사장님께서 두어마리 챙겨줬습니다. ^^;
이 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이것들을 혼자 시식해야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런 경우 뭐 부터 먹어야 할까요?
저는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초밥부터 먹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A사 초밥입니다.
A사의 참돔 숙회(마스까와) 초밥
A사 초밥은 폭이 좁지만 꼬리가 긴 형태가 특징.
밥(샤리)도 작게 들어간 스타일이라 회를 먹는거나 다름없는 느낌입니다.
입에 넣으면 밥은 금새 풀어져서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리고 회만 남게되어 쫄깃한 식감과 맛을 음미할 수 있게 한 초밥입니다.
비록 밥의 뭉쳐짐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초밥 전문점이 아닌 일반 횟집임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편입니다.
A사의 참돔 초밥
원래 이 날 초밥을 사온 목적은 따로 있었습니다.
도미회로 둔갑시켜 내는 틸라피아(민물돔) 때문에 이 둘의 구별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시작한건데 안타깝게도 틸라피아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틸라피아랑 어느정도 흡사해야 비교 분석이 가능한건데 이 날 사온 도미회는 사장님이 큰 놈(4키로 이상)을 취급하다보니 빛깔에서 너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는 바람에 비교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찍어 놓은 틸라피아 초밥이예요. 일단 눈으로나마 잘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모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하는 틸라피아(민물돔) 초밥
얼핏보면 도미회와 매우 닮아있습니다. 도미랑 닮았지만 단가는 1/10 수준에 못미치므로 업소에선 틸라피아를 선호할 수 밖에 없겠지요.
프랜차이즈 초밥은 그 태생 자체가 수입산 냉동재료여서 좋은 맛을 기대할 수 없지만 만약 일식집이나 일반 횟집등에서 도미 초밥을 가장한 틸라피아가
나온다면 그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므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틸라피아의 위생상태에 대해선 정확히 모릅니다.
똥물에 가둬놓고 대량으로 양식한다는 것과 대만, 중국산이 많다는 것, 그리고 작년에 틸라피아에서 식중독 균들이 대량 검출되었다는 것 외에는 말입니다.
어쨌든 도미와 틸라피아는 서로가 매우 닮았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한 공간 같은 조명에서 비교해야 되는 문제이므로 다음기회에 자세한 분석을 약속드리며 넘어가겠습니다.
A사의 도미뱃살 초밥.
뱃살만으로 이런 두께를 내려면 꽤나 큰 씨알을 사용해야 가능한데요. 맛은 어떨까요? 오늘 모인 초밥 중에서 단연 넘버원이였습니다.
A사 초밥은 저 혼자 알고 먹을 생각이니깐 문의는 사양할께요. ^^;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B사의 광어초밥
B사는 얼마전 동네 앞에 새로 생긴 작은 점포인데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 본 결과 이 집 실장은 호텔일식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분 같아요.
나름 초밥 전문점을 자처하는 듯한 간판과 전통 초밥을 표방하는 듯한 분위기를 물씬 풍겨 한번 이용해보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집에서 초밥을 주문하면서 약간의 깨름직함을 느낀게 있습니다.
제가 모둠 초밥에 무엇이 들어가냐고 묻자 광어, 도미, 새우.. 그리고 뭐가있지? 할튼 그렇게 들어간다며 대충 얼머부리셨어요.
도미가 들어가는게 확실하냐고 묻자 분명 "들어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걸로 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표정이 변하더니 "도미가 싫으면 광어로만 드릴까요?" 하더군요.
"그럴 필요는 없으니 그냥 달라"고 했는데 집에 와서 열어보니 전부 광어 뿐이였습니다.
저는 진짜 도미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안넣었을까요?
얼핏보면 두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굉장히 얇게 떴다.
하여간 그런 찝찌름함을 갖고서 광어초밥을 시식하려는데 썰어진 모양새를 보니 내공이 상당하네요.
최소한의 양으로 최대한 많은 양의 초밥을 만들어내는 내공이 말입니다.
어디서 저런 꽁수를 배웠는지.. 호텔에서 그리 배우셨나..
사진을 보면 어느정도의 두께로 썰어진 것 처럼 보이지만 막상 들어보면 종이짝처럼 얇게 저몄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입으로 넣으면 회는 순식간에 없어지는 대신 둔탁하게 빚은 밥 덩이만 남게 됩니다. A사와는 정 반대의 양상이지요.
밥은 또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이는 전형적인 남겨먹기 수법으로 모양만 그럴싸하지 제 값을 못하는 초밥이라고 봐야겠지요.
저렇게 썰어내는 것도 내공이라면 내공입니다. 호텔에 근무하셨을땐 이렇게 안했을텐데 갠적으로 참 안타깝네요.
밥알 뭉쳐진 상태까진 여기서 말 안할께요.(동네 초밥에서 그런 것까지 바라는 건 무리가 있기에)
가격은 A사나 B사 모두 만오천원입니다.
이번엔 C사인 프랜차이즈 초밥입니다.
횟감은 원양어종인 붉평치로 보이네요.
틸라피아와 함께 아주 값싸면서 업주들에게 최대한의 이윤을 남겨주는 매우 착한(?) 재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 같은 초밥인데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선 이런 냉동재료를 해동시켜 밥 위에 얹는데 이 초밥 셋트의 가격은 팔천원 정도.
그런데 이것이 페밀리 셋트로 넘어가면 금새 만원대 후반으로 갑니다. 그렇다고 구성이 좋아지는 건 아녀요.
저런게 더 많이 들어갈 뿐입니다 ^^;;
프랜차이즈 초밥이 질이 떨어진다고 해서 가격도 저렴한건 결코 아니지요.
무엇을 선택하든 각자의 판단과 몫이긴 하지만 찔깃거리면서 비린맛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 합니다.
포장 상태도 아쉽지만 이렇게 국적불명의 냉동재료를 해동시켜 만드는 초밥재료에 대해 우리들은 거의 아무런 정보도 모른 채 먹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산지 표기는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이상한 현실.
하다못해 무슨 어종인지 조차도 그 정보를 완전히 막아놓은 상태입니다.
우리는 그저 주는대로만 받아 먹어야 할 형편이지요.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초밥 드셔보신 분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자신이 먹은 초밥이 뭔지 정확히 아시는 분 계세요?
아직도 적잖은 분들이 우럭이나 광어 정도가 아니겠냐고 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초연어 : 초밥용 연어라지만 가장 질떨어지는 냉동 연어를 사용
틸라피아 : 똥물에서 양식한다는 민물고기
붉평치 : 어묵재료로 쓰이는 하급 원양어를 냉동시켰다 해동시켜 만듬
돛새치 : 참치 무한리필집에서 만나볼 수 있는 어종으로 대단히 멋진 외형과는 달리 대단히 맛없는 고기
미국산 가물치나 민물고기, 문어를 가장한 유사 연체동물, 횟감으론 맛없지만 살점이 많이 나오는 대서양 넙치,
그 밖에 우리가 모르는 정체불명의 냉동재료들...
이러한 것들이 여름철 위생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까 우려되요. 일전에 한바탕 문제가 된 적도 있었구요.
포장얘기하다가 결론이 이렇게 되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수산물 관리 실태와 원산지 문제, 개선이 안되는 이유가 감시인력 부족이라는데
현재 잘 지켜지고 있는 축산물과 농산물에 비해 수산물은 완전 빵점입니다.
농림수산부, 식약청, 해양수산부 등 이렇게 관련 부처들이 넘쳐나고 있는데도 유독 수산물 쪽만 감시 인력이 부족한 걸까요?
저는 여전히 이해가 되질 않고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법.
이들이 주먹구구식 탁상공론을 펼치고 있을 때 서민들을 출처를 알 수 없는 먹거리에 노출 되고 있는 사실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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