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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조금이라도 지갑을 아끼려고 수입산을 사보기도 하지만, 한우 드시던 분은 한우에 입맛이 맞춰져 있어 다른 소고기에 맛을 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마트와 농협 안심한우에서 판매되는 한우 등심은 100g당 가격이 9천 원 전후입니다. 코스트코에서는 7천 원으로 좀 더 저렴하죠. 1kg을 구매할 경우 20,000~25,000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저는 명절에 2kg씩 구입하기 때문에 마트나 농협 안심한우에서 구입할 때보다 4~5만 원 정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1> 코스트코에서 판매되는 세 종류의 한우 등심
코스트코 한우 등심 코너에 가면 이렇게 세 종류의 한우가 판매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눈에 척 봐도 잘라놓은 모양새나 마블링 정도가 다른데도 '1등급 등심'으로 판매되고 있어 고기 고를 줄 모르는 분들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매대 앞에는 조금이라도 좋은 고기를 고르려는 주부들의 손길로 분주합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고르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수차례 집었다 놓기를 반복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과연 어떤 등심이 우리 가족에게 잘 맞는 고기일까요? <사진 1>은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한우 등심입니다. a, b, c 타입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a 타입(윗등심)
먼저 a 타입입니다. a 타입의 특징은 '떡심'입니다. (사진의 a) 떡심 좋아하는 분들은 이 부위를 놓칠 수 없죠. 떡심은 면적이 크면 클수록 윗등심에 가깝고 마블링도 많아집니다. 떡심은 처음에 연노란색이었다가 숙성이 진행되면서 점점 누런색으로 변합니다. 숙성될수록 핏기가 먹어들어가기 때문에 (a)로 표시한 떡심 일부가 붉게 보이기도 하죠. 코스트코의 한우 등심은 기본적으로 숙성육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윗등심에는 상인들이 판매 촉진을 위해 붙인 이른바 꽃등심을 포함합니다. 보시다시피 기름기(마블링)가 많습니다. 이 맛을 좋아하는 분도 있지만, 느끼한 걸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등심이라도 위치에 따라 지방 분포가 다른데 위 사진의 (b)가 말해주듯이 가운데 제법 큰 지방이 가로지르고 있어 막상 굽게 되면, 저 부분은 버려야 합니다. (소기름 덩어리는 부담이죠.)
그러므로 이 부위에 저런식으로 굵은 지방이 낀 것은 피하거나, 사시더라도 어느 정도 손실(로스)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 부위는 두께 1cm 정도로 썰어 놓았기 때문에 스테이크보단 로스구이가 적합합니다.
b 타입(아래 등심)
b 타입은 꽃등심에서 아래 등심으로 가는 부위로 추정합니다. 떡심은 없으며, 기름기도 덜합니다. 두께 역시 1cm로 썰어놨기 때문에 스테이크보다는 로스구이가 알맞습니다. 같은 등심을 놓고도 어떻게 나누고 자르느냐에 따라 모양과 구성이 달라지며, 맛과 육질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는 사진에서 (a)가 가리키듯 새우살을 살린 형태로 정형했죠.
새우살은 등심 부위 중에서 살치살과 함께 가장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부위입니다. 인기가 많아서 따로 떼다 특수부위로 팔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선 새우살을 살리는 식으로 정형했기 때문에 이걸 사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어떤 주부가 이걸 들고 한참 고민하다가 내려놓길래 얼른 집어 왔다는 ^^;;
새우살을 살려서 자른 아래 등심
새우살은 잘 떨어집니다. 아직 굽지도 않았는데 뚝뚝 떨어지기 일쑤죠. 등심도 등심 나름이겠지만, 적어도 이날 구입한 등심 중에서는 식구들의 만장일치로 b 타입에 몰표가 갔습니다. 이는 새우살 때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름기가 적어 손실이 적었으며, 숙성에 의한 구수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다는 점이 한몫했습니다.
c 타입(채끝등심)
다음은 c 타입입니다. 채끝등심의 원 명칭은 그냥 '채끝'입니다. 그래서 이 부위는 등심으로 표기하기보다 '채끝' 혹은 '채끝살', '채끝등심', 정도로 표기하고 있어 다른 한우 등심과는 쉽게 구별됩니다. 모양이 마치 뉴욕주를 닮았다고 하여 이 부위로 스테이크를 만든 것을 미국에서는 뉴욕 스테이크라 불립니다.
등심에서 이어지는 부위지만, 폭이 좁아지는 가장 끝쪽이라 떡심이 없고 마블링도 적은 편입니다. 두께는 대게 2cm 이상 썰어서 포장하는 경우가 많아 스테이크용으로 쓰입니다. 마블링이 적은 부위이므로 다른 등심보다는 조금 질길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채끝은 숙성이 필수이며, 숙성 정도에 따라 식감이 질길 수도 있고, 부드러울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기름기가 적고 숙성 여하에 따라 진한 풍미가 나는 채끝을 선호하지만, 이날 구입한 채끝은 숙성을 하다만 느낌이라서 맛과 식감에서 조금씩 아쉬웠습니다. 스테이크용으로 숙성할 때는 최소 15일 이상이며, 저는 20~30일 사이를 최적기로 보고 있는데 마트에서는 이렇게 길게 숙성해서 파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육점에서 따로 구입한 것을 집에서 추가로 숙성해 먹는 편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아래 관련 글을 참고하세요.
(관련 글 : 소고기 숙성 방법과 기간)
<사진 2> 한우 등심 분포도
앞서 한우 등심을 a, b, c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이들 부위를 위 사진에 그대로 대입하면 됩니다.
정리하자면, 윗등심, 꽃등심, 아래등심, 채끝을 고르는 기준은 그냥 취향입니다. 떡심 부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새우살처럼 부드러운 부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기는 씹는 맛으로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로스구이인지 스테이크용인지는 썰어진 두께를 보고(1cm 내외이면 로스용, 2cm 이상은 스테이크) 고르면 되고, 나머지는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됩니다. 다만, 오늘 설명한 한우 등심만 해도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같은 등심이라도 특징을 알고 구입한다면, 좀 더 우리 입맛에 맞게 구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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