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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르고 말았습니다. 조만간 있을 대학 동창 집들이에서 제대로 된 웻에이징 스테이크 맛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 팬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 10인치짜리 무쇠팬을 장만했습니다. 무쇠팬은 코팅팬과 달리 주물제조방식으로 만들어진 팬으로 일반 코팅팬보다 높은 열을 오래 붙잡아두기 때문에 높아 영양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육즙을 보존해 맛과 풍미를 최대한 살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조리에 유리한 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무쇠라 관리 여하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는데 여기에 드는 노력과 시간이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요리와 조리기구에 애정이 없으면 쉬이 사용하기 어렵죠. 그냥 대충해서 먹자 주의라면 무쇠팬은 짐만 될 것이고, 저처럼 맛에 욕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합니다.
일단 무쇠팬을 구입하면 '시즈닝(길들이기)'부터 해야 합니다. 다행히 요새 나오는 무쇠팬은 어느 정도 시즈닝이 된 상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완전하지는 않아서 새로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가정에서 무쇠팬을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1) 때 벗기기
해당 제품은 10인치로 지름 26cm에 달하는 무쇠팬입니다. 처음 길들일 때 무쇠 표면의 때(철 성분)를 벗기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따듯한 물을 틀어 철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시커먼 쇳물이 나오는데 이 물색이 옅어질 때까지 문지르고 씻고를 반복해야 합니다. 팔심이 많이 드는 작업이니 집에서는 남편분들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
무쇠팬을 문지를 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무쇠팬은 찬물과 세제와 상극입니다. 찬물이 닿거나 세제로 닦으면 팬이 망가질 수 있으니 반드시 따듯한 물에 닦아내야 합니다. 저는 따듯한 물을 팬에 담아 한번 끓인 뒤 철수세미로 문질렀습니다.
이렇게 박박 문지르면 시커먼 쇳물이 나옵니다. 설명서에는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만들어 염려가 없다고 나와 있지만, 그래도 이런 물이 계속 나오는 팬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찜찜할 것입니다. 때를 벗겨준다는 생각으로 바닥면은 물론, 음식이 닿는 옆면까지, 쇳물 농도가 옅어질 때까지 문지르고 헹구고를 반복합니다.
2) 기름으로 코팅하기
팬을 센 불에 달구면 수분이 날아가고 연기가 납니다.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중불 이하로 낮추고
식용유를 골고루 발라줍니다. 조리용 붓이 없으면, 키친타월을 이용해도 됩니다. 여기서는 포도씨유를 사용했지만, 다른 어떤 식용유라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압착식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이런 고온 환경에 적합하지 않으니 퓨어 올리브유나 다른 식용유를 사용하길 권합니다. 이 작업은 환풍기를 틀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분들은 30분씩 달구는데 저는 5분만 달궜습니다. 5분이 지나면 키친타월로 닦아준 뒤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식힙니다.
2)번 과정을 2~3회 정도 반복하면 길들이기(시즈닝)이 완성됩니다. 만약, 사용 중 녹이 쓸면 1)~2)번 과정을 2~3회 정도 반복해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쇠팬은 오래 사용할수록 가치가 빛나는 조리 도구입니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야겠지만요. 아래는 무쇠팬을 다룰 때 주의사항입니다.
1) 무쇠팬을 찬물로 닦는 것은 금물이다. 반드시 따듯한 물을 이용.
2) 무쇠팬에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세제뿐 아니라 베이킹 소다의 사용도 가급적이면 삼가는 것이 좋다.
3) 제육볶음 등의 요리를 하고 난 후에는 따듯한 물에 씻고 식용유로 닦아낸다.
4) 구입 이후 6~7회 사용까지는 가급적 고기 요리나 기름기 있는 요리가 팬을 길들이는데 좋고, 산도가 있는 토마토나 레몬의 사용은 금한다.
5) 보관할 때는 팬을 달궈 기름칠을 해주고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다루기 귀찮고 까다로운 무쇠팬이지만, '풍부한 요리 맛'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포기할 수 없어 감안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쇠팬을 이용하시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라면서, 꾼의 레시피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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