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벵에돔 낚시] 아내 새를 낚다.


    낚시를 하다보면 생각치도 못한것들이 낚입니다. 성게, 낙지, 심지어 전복도 올라오는데 이번에 받은
    입질은 실로 당황스러웠습니다. 울릉도에서 펼쳐졌던 아내와의 벵에돔 낚시이야기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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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벵에돔 낚시] 아내 새를 낚다.


    ◐ 지난시간 이야기

    울릉도에서의 두번째 출조. 우린 저동항을 출발해 '섬목 솔밭밑'이라는 포인트에 진입, 벵에돔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기상이 좋지 않았고 샛바람과 너울에 비까지 예보되어 있었지만 울릉도에서 낚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재미삼아 시작한 아내와의 낚시대결..
    아내는 25cm가 넘는 벵에돔을 먼저 획득, 1:0으로 리드해나가고 있었습니다.


    울릉도에서의 벵에돔 낚시 풍경, 전방엔 조업하는 어선이 지나고 있다.

    오전 9시가 되자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서 있는 전방엔 행여나 떨어질 콩고물이라도 받아먹기 위해 갈매기들이 모여 앉았습니다.
    기상은 점점 안좋아지고 있는 상황. 여기서 역전하기 위해선 25cm이상 벵에돔을 두마리 이상 잡아내야 합니다.


    이때였습니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아내.

    "뭐지?"

    고꾸라지는 낚시대를 양손으로 부여잡은 아내는 "어떡해"를 연발하며 서 있는데 첨엔 뭐가 잡힌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으아~~설마 2:0으로 벌어지는걸까? ㅠㅠ

    "오빠..이번엔 도와줘야 할거 같은데"
    "뭔데그래?"

    휘어진 낚시대를 양손으로 잡고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아내... 이거 손맛 굉장하겠는데?
    그런데 아내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빨간찌가 올라오고 그 뒤를 따라 끌려오는 저것은..


    쌩뚱맞게도 갈매기입니다. 수년간 낚시를 했지만 새를 걸어본건 처음. 
    좀 황당합니다.
    아까부터 수면에 모여앉아 떨어지는 미끼를 받아먹더니 결국은 바늘에 걸려버린걸까..



    수면에서 바둥거리는 녀석..
    하는 수 없이 끌어내어 바늘을 빼줘야 할거 같습니다.
    일단 낚시대는 아내가 잡고 있으니 땅으로 끌어내기 위해 펌핑을 해야 했고 그때까지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쉽사리 끌려오지 않았습니다.
    "꺄아아악~" 소릴 지르는 갈매기.
    끌면 끌수록 날개짓은 더 거세지고 급기야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수면에서 약 5m이상 날아오르자 낚시대도 거꾸로 휘며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모양새가 마치 '연 날리기'를 연상케 합니다.
    웃으면 안되는 상황인줄 알지만..

    "손맛이 참 특이하겠는데?"

    옆에서 지켜보다 농담한방 날렸더니 아내의 인상이 구겨집니다.

    "지금 농담할때야? 쟤 좀 어떻게 해봐"

    갈매기가 아플까봐 살살 끌었더니 더 멀리 날아오릅니다. 이거 참 당황스럽네...


    아내는 하는 수 없이 강제집행하기로 마음먹은 듯 힘으로 끌어냅니다. 
    좀 아프겠지만 힘으로라도 끌고와서 바늘을 빼지 않으면 안되기에.


    힘으로 끌어내자 더 격렬하게 울어대는 녀석을 보니 겁에 잔뜩 질린거 같습니다.

    "조금만 참아라~ 내가 빨리 빼줄께.."

    하지만 날고 있던 갈매기는 땅에 발이 닿자 더 격렬한 날개짓으로 날아가려합니다.

    "좀 가만히 있어!"

    근데 낚시바늘은 어디에..



    자세히 보니 바늘은 날개에 꼿혀있더군요. 어쩌다 날개에 꼿혔는지...
    그래도 다행인건 살갓을 파고든게 아니라 깃털에 꼿혀서 고통없이 금방 빼낼 수 있었습니다.
    녀석... 소리지른건 아파서가 아니라 단지 겁에 질려서였군..
    바늘을 빼자 곧바로 날아가버리는 녀석..

    사실 울릉도에서 낚시하다보면 이따끔 갈매기가 걸려들기도 한답니다.
    갯바위에 낚시꾼이 있다면 그곳에 먹을게 많다는것을 학습적으로 알아서인지 몰라도 꾼이 캐스팅한 미끼가 수면에 착수되면
    가라앉기가 무섭게 채가려다 걸리게 되는것입니다.


    갈매기를 낚는 사건땜에 시간은 지체되었고 그 사이 파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흩날렸던 빗줄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벵에돔 낚시 대결은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옆쪽에선 다른 배를 타고 온 꾼들이 조기철수를 합니다.
    기상악화로 더 이상은 낚시가 힘들다고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타고 온 배는 언제 올지..
    이 후 아내와의 낚시대결은 1시간 가량 더 진행되었습니다. 바람과 높아진 너울파도에 장때비를 맞으면서 우두커니 있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갯바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낚시말곤 딱히 없었습니다. 일찌감치 낚시대를 접고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배가 올때까진
    끝까지 해볼 수 밖에.. 또 지금이 아니면 언제 우리가 울릉도까지와서 낚시를 할까하는 생각에 낚시대를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악천후속에 진행된 벵에돔 낚시대결은 철수배가 오기 전에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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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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