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속 울릉도 벵에돔 낚시 그리고 대물복어


    ◐ 지난시간 이야기..
    어느덧 울릉도 벵에돔 낚시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곳에 온지 3일째 되는 날, 주의보에 가까운 날씨였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곳에서 낚시하게 될지는
    알 수 없기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내와 함께 펼쳤던 벵에돔 낚시대결.
    그 과정에서 새도 낚는등 재밌는 에피소드가 펼쳐졌습니다. 여전히 아내는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철수시간이 1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승부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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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속에서 아내와 낚시했던 한시간의 기록
    폭풍속 울릉도 벵에돔 낚시 그리고 대물복어



    아내가 갈매기를 낚아버려 때아닌 곤혹을 치뤄야했던 몇 분 사이..  
    바람과 파도는 점점 거세져만 갔습니다. 이따금씩 높은 파도가 갯바위를 때리며 우릴 위협하는데 이거 잘못했다간
    낚시고 뭐고 큰일나겠습니다. 특히 어선이 지나갈 때마다 밀려오는 너울은 안그래도 높은 파도에 합쳐져서 갯바위를
    때리니 그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 지경. 갈매기 사건 때문에 한동안 지체됬던 벵에돔 낚시는 계속 이어지는데
    아내가 25cm 이상의 벵에돔으로 승부는 여전히 1:0으로 리드하는 상황..


    누가보면 이상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는 왜 평평하고 넓은 자리보단 이런 협소하고 위협스런 갯바위가 좋을까요? ^^;
    이런곳에 서면 힘이 불끈불끈! 낚시하는데 전의가 막 불타오릅니다. (좀 이상한가요?)
    그런거 있죠. 왠지 험난한 지형일수록 더 잘 낚일거 같다는 무언의 기대감이랄까. 실제로 그런 경향이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아내는 이런 자리 좋아할리 없습니다. 낚시짐 내려놓고 둘이 서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서  낚시대결이라니..
    재미로 하는것이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그랬지' 싶습니다.


    바다는 성난 모습을 하며 우릴 위협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와  갯바위를 맞고 튀는 파도에 옷이 젖어갑니다.


    게들도 바위틈으로 피신하는 것처럼 보였고..


    건너편 갯바위에서 낚시하던 출조객들은 벌써 낚시대를 접기 시작합니다. 
    이제 오전 9시가 넘었는데 기상악화로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우리부부가 타고 온 배도 곧 올거 같습니다. 이제 몇 분 남지 않았습니다.
    1:0 리드를 뒤집기 위해선 제가 25cm 이상의 벵에돔을 두마리 낚아야 역전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과연 벵에돔이 물어줄까?


    '제로'채비로 시작한 채비가 'B'찌를 거쳐 지금은 '00'찌 채비로 교환
    너울파도가 일렁이고 바람이 부는 상황이라 '00'찌로 채비교환을 했습니다. 채비문제만은 아니겠지만
    제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들어온 입질! 드디어 저에게도 25cm가 넘는 벵에돔이 잡혔습니다!
    절대 물어주지 않을것만 같은 이 바다에서 채비를 바꾸자마자 쪽 빨고 들어가는 시원한 입질이였습니다.
    계측을 해보니 25cm를 가까스로 넘는 예쁜 벵에돔입니다.
    하지만 사진은 못찍었어요. 이때가 비가 꽤 많이 쏟아지는 상황이여서 이런 협소한 장소에 카메라까지 꺼내드는건 무리였습니다.
    어차피 이 승부는 제가 이길것이고 곧이어 한마리 더 추가할거 같으니 그때 찍어도 늦지 않을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까지 스코어는 1:1 동점!

    그런데 이때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까부터 채비를 던졌다 건져보면 바늘이 사라지고 없는게 이상합니다.
    옆에 있던 아내의 경우는 더 심합니다. 제가 3번 던지면 1번 바늘이 없어지는데 비해 아내는 던질때 마다 바늘이 사라집니다.
    한번은 저에게 강력한 입질이 왔습니다.  낚시대를 끌고 내려가는 힘이 상당히 짜릿했는데 그것을 느낀지 3초만에 목줄이 터졌습니다.
    혹시 돌돔? 인가 싶어 직벽쪽을 공략해보는데 돌돔은 아닌거 같았어요. 설마 삼치? 삼치가 이런데 있을린 없을테고..
    하여간 목줄을 끊어버리는 이빨을 가진 고기가 지금 우리앞에 엄청나게 모여있는게 감지되었습니다.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자꾸만 바늘이 도둑맞자 아내는 매번 캐스팅 할때마다 바늘을 묶어야 하는등 당혹스러운 표정입니다.

    "뭔지 몰라도 오늘 바늘 묶는 연습 엄청 하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범인을 잡아낼 수 있을까.. (범어라고 해야 하나요 ^^;)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정적을 깬 아내의 외마디 비명이 이어집니다.

    "앗싸~ 한수 추가"

    아내가 "앗싸"라고 외치면 뜰채를 펴야 할 씨알이기에 저도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래 2:1이 되어도 좋으니 씨알좋은 벵에돔이길... "

    근데 녀석.. 힘 꽤나 쓰는걸요. 어떤 녀석이 올라올지 아내도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손맛을 느끼고 있는데
    왠지 지멋대로 째는게 벵에돔은 아닌거 같다며 그래도 뜰채를 펴달라 합니다.
    벵에돔도 아닌데 뜰채를? 


    약 40cm급의 까칠복이 잡혔다.
    지금까지 목줄을 끊으며 우릴 괴롭혔던 녀석입니다. 이런 복어들이 밑밥냄새를 맡고 수면으로 피어오른 상태..
    던지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때문에 벵에돔 낚시가 되질 않았습니다. 앞쪽으론 자리돔이 뒷쪽으론 복어들이 행패를 부리는 상황.
    어쨌든 처음 보는 복어종류인데 이정도 씨알이면 대물입니다.
    아내도 첨 걸었을때 힘쓰는게 마치 벵에돔 같았다며 35cm는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막상 복어가 올라오니 다소 허무해합니다.


    복어 잡고 복부인이 되었다.
    자세히보면 바늘이 복어의 입술에 살짝 걸려 있는데 그래서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이 삼켰다면 또다시 목줄이 싹뚝 잘려나갔을 터.. 
    그리고 여기서 잡히는 복어는 흔히 남해에서 잡히는 복섬이나 졸복과는 다른 생김새를 가졌습니다.
    나중에 어류도감을 찾아보니 "까칠복"이란 종으로 복어탕으로 이용되나 맛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ㅡ.ㅡ^
    이왕이면 복어도 고급어종이였음 좋았을텐데.. 
    그리고 이곳 울릉도까지 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댄 뜰채가 엉뚱하게도 복어때문이라 생각하니 허무함이 몰려옵니다.


    왼쪽부터 벵에돔, 새(갈매기), 복어
    그나저나 저희 아내 이곳 울릉도에서 참 다양하게 낚는거 같아요.
    처음 벵에돔을 낚아 벵에부인이 되었다가 → 새를 낚아 새부인이 되었는데...
    이젠 당신을 "복부인"으로 임명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복부인 ^^


    25cm이하의 씨알은 방생하다 중간쯤부턴 먹을만큼만 챙겼다.
    결국 오전 10시경 기상악화로 조기철수 하였습니다.
    제가 많이 못잡은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진에만 안찍혔을 뿐 옆에서 많이 거들었어요. ^^
    현재까지 스코어는 1:1
    흔히 야구 스코어가 나오는 벵에돔 낚시에서 축구스코어가 나오다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어쨌든 동점일 경우엔 씨알로 승부가 나는데 아내가 잡은 벵에돔은 30cm였고 저는 25cm여서 아내의 승입니다.
    .
    .
    .
    만.. 이 승부는 무효입니다.
    뭐든지 대회규정을 보면 계측당시 사진이든 영상이든 기록되어야 하는게 기본이나 계측한 사진은 찍지 못하였기에..
    비가 내려 도저히 찍을 상황이 못되었기에.. 기록이 없으면 무효입니다. 무효!
    라고 말해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전부 아내의 승이라고 말하시겠죠? ^^
    결국 패배를 하였으므로 약속대로 10월 한달은 설겆이 담당..OTL





    복어는 처음 다듬어보는데 능숙하지 않아 애먹었어요. 그리고 저 가죽 엄청 질겨 제 칼이 잘 안들어갑니다.
    근데 이걸 우째 먹을까.. 잘못 먹었다간 횡천길인데.. 
    낚시점 아저씨가 어드바이스를 해주셨는데 복어 손질 별거 없더랍니다.
    피빼고, 내장 터트리지 않게 조심해서 빼내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눈알을 도려내야 한다는 것.
    이 세가지에 독이 집중 분포되어 있다고 하니..
    하지만 그래도 복어를 드실땐 늘 조심해야 합니다. 복어 조리사 자격증이 없다면 스스로 잡아서 드시는건 가급적 삼가하는게 좋겠죠.


    결국 복어는 옆에서 지켜보던 현지분께 드렸습니다. 복어탕 끓여드시라고..
    제 손질을 거친 복어 드시고 아무 탈 없으셨길 바라며..
    근데 고기를 손질하니깐 갤러리가 형성되는 이 묘한 상황 ^^;


    집에 도착한 후 피치못할 사정으로 무려 36시간을 숙성시켜 버리는 우를 저질렸습니다.



    뜨건물을 붓고 곧바로 얼음물에 냉찜질 시키면 쫀득쫀득한 벵에돔 숙회 완성!


    씨알이 작은 벵에돔은 바싹하게 튀김을.. 
    전에 남해에서 잡은건 살짝 풋내가 날랑말랑 했는데 이건 돌돔 뺀찌 구운것과 맞먹을 정도로 고소했습니다.
    역시 울릉도산이라 다르긴 다르다 싶어요.


    36시간 동안 숙성을 시키는 바람에 때깔이 그닥 아름답진 못하지만..
    차라리 이번기회에 제대로 선어회를 먹는구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선어회다보니 육질이 활어완 달리 쫄깃거리지 않고 점도가 생겨
    쫀득한 느낌이다랄까.. 제 칼로는 깔끔하게 안썰리더라구요. (조만간 횟칼을 사야지 한지가 벌써 몇 달째..;;)


    횟감이 남아 돌았지만 먹는 사람은 둘 뿐이라 조금만 쳤어요. 나머진 도로 냉동실로 직행을.. (아까워라 ㅠㅠ) 



    36시간 숙성시킨 벵에돔 회는 활어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쫄깃함은 없었지만 녹진하고 진한 맛이 좋았습니다.
    비록 비 맞아가며 고생은 했지만 평생 잊지못할 추억꺼리를 담아 온 울릉도 벵에돔 낚시.
    울릉도에서의 낚시는 여기서 끝을 맺지만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건 차차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정원 미달에도 불구하고 출조를 도와주신 울릉도 독도낚시 사장님과 조성기님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입질의 추억은 쭈욱~ 계속 될 예정이구요. 울릉도편에 이어 "제주도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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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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