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낚시 11부,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과 함께한 가파도 벵에돔 낚시(下)



    입질 부부의 제주도 낚시가 어느덧 11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은 지난편에 이어 가파도 벵에돔 낚시(하)편으로 이어집니다.
    이 날은 국내 최고의 토너먼터 이기도 한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 부산낚시의 고영종 대표님과 함께
    동출하여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봤습니다.




    가파도 두성, 멀리 한라산과 사계리 해안 일대가 보인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각, 아내는 여전히 벵에돔 낚시에 몰두중이다

    박범수 대표와 고영종 대표께서 나란히 서니 가파도 갯바위가 꽉 차 보인다^^

    '프로'란 명칭은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국프로낚시연맹에 연회비를 내면 태극기 마크와 함께 '프로'란 칭호를 받기도 하지만, 어느 단체에서 타의 모범이 될 만한 활동과 출중한 솜씨, 그리고
    낚시 매너등을 갖췄을 때 그것을 '프로'라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정해진 기준은 딱히 없지요.

    반면에 '낚시 명수'라던가 '명인'이란 칭호는 '프로'란 칭호에 비해 좀 더 무게감이 있어 보입니다.
    방송매체에 출연하거나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것을 넘어 많은 낚시인들에게 실력으로 귀감을 받으며 각종 토너먼트 대회를 휩쓴 주역들이지요.
    릴 찌낚시의 시초이자 선진국인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낚시 시장과 인프라가 결성되어 있고 또 대대로 계보를 잇는 명인만도 
    지역별로 여러명이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것들은 일부 전문꾼만이 공유하는 심오한 세계일 뿐, 우리들에겐 별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쯔리켄 인스트럭터이자 한조무역 대표이신 박범수 프로님.
    벌써 10년 전 얘기가 되버렸지만 FTV "벵에돔 내게 말해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낚시인들에게 알려졌는데요. 당시 일본의 벵에돔 낚시기술을 한국에
    전파한 선구자이자 벵에돔 낚시의 산 교과서이기도 합니다.
    그런 분의 플레이를 옆에서 지켜 본다는 사실만으로 가파도를 향한 목적은 다 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또 한분의 토너먼트 전문가이신 부산낚시 대표이신 고영종 프로님.
    저는 낚시대를 잠시 놓아두고 제주도 벵에돔 낚시 전문가인 그 분의 동작을 하나하나 뒤에서 살펴봤습니다.
    지금 막 캐스팅을 마치고 밑밥을 던지려는 순간인데요. 저는 평소 오버스루로 밑밥을 던져버릇해 언더핸드가 아직 몸에 맞질 않습니다.
    이유는 원거리 투척이 불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러한 생각을 완전히 날려버린 동작을 여기서 보게 됩니다.
    박범수 대표님도 마찬가지지만 이분들의 언더핸드 밑밥투척은 흡사 장거리 곡사포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원투성과 정확도가 대단하였습니다.
    괜히 토너먼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밑밥을 아래에서 위로 퍼 올리듯 절도 있게 끊어 치자 30m지점을 가뿐히 날아 수면으로 떨어지는데..


    저 멀리 있던 찌가..


    떨어진 밑밥에 명중하며 폭파되는 모습이 흡사 곡사포 사격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저렇게 하니 밑밥 동조가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지요.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밑밥은 유난히 덩어리져서 회전하던데 그 모습이 왜 이렇게 우리와 틀린걸까?
    저건 밑밥이 아니라 무슨 돌덩이를 던지는 것 같다랄까요.

    자세히 보니 한 주걱의 밑밥을 단단히 뭉치기 위해 수없이 비벼대는 동작을 봤습니다.
    단단하게 뭉쳐야 멀리 날아간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그 정도의 점성을 갖춘 밑밥을 만들기 위해 2~3번 비비는 저와 달리 여러번을 반복해서 비벼
    아예 꽉꽉 눌러담는 것입니다.


    잠시후 이어지는 챔질!
    챔질 동작도 다른 꾼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고작 팔꿈치 관절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짧고 절도 있게 행해지는데 그 동작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웠습니다.
    그만큼 원줄 관리가 그만큼 잘 되어 있기에 그 힘이 20~30m를 타고 들어가 바늘에 전달되기까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지요.


    1분 1초를 다루는 벵에돔 낚시는 그야말로 속도전. 벵에돔을 낚고 갈무리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낚시하는 내내 낚시대가 땅에 닿는 일도 없습니다. 저 상태에서 바늘을 뽑고 곧바로 크릴을 끼우는데 그 동선이 매우 짧고 간결합니다.
    대부분 여기서 적잖은 시간을 허비하는데요. 이를 최소화 함으로써 약간이라도 지체할 수 있는 시간마저 허용치 않는 최적화 된 동작이라고 봅니다.


    반면 박범수 대표님은 밑밥을 공략지점에 먼저 투입하고 나서 캐스팅을 하십니다.
    이는 정해진 것이 아니고 그때마다 다르겠지요. 밑밥을 먼저 넣느냐, 캐스팅을 먼저하고 밑밥을 넣느냐..
    혹은 밑밥을 넣고 몇 초 후에 캐스팅을 하느냐등은 어느 수심대에서 밑밥동조를 시키느냐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띈 것은 캐스팅 동작인데요. 긴 목줄을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손으로 잡고 던지는 캐스팅이 아닌 뒤로 휙~돌려서 던지는데요.
    원투성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한번도 안해본 캐스팅 방법인데 언제 한번 연습해 봐야겠군요.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파도의 하늘

    시간은 흘러흘러 일몰을 앞두고 있습니다.
    잠시 소강상태인지 아내의 낚시대는 잠잠합니다.


    순간 박범수 대표님에게 꽤 낭창하게 휘어지는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두 대표님이 30cm급 이상으로 내기를 하셨던 거 같은데요. 올라온 녀석은 30cm급 돌돔으로 대상어가 아니여서 무효가 된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피싱 클리닉 시간(?)
    낚시하던 아내,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박범수 대표님께 궁금한 것을 여쭤봅니다.
    내용은 지금까지 문제없이 사용해 오던 제로찌가 자꾸 가라앉는다는 것입니다. 봉돌을 달거나 조류가 유달리 바뀐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대표님 옆에서 벵에돔 낚시에 몰두 중인 아내, 제주도 가파도에서

    아직 아내에게 말은 안했는데 대표님이 저에게 건넨 한마디가 생각나는군요.

    "아내분 낚시 정말 좋아하네"

    이젠 영락없는 꾼의 아내인 걸까..
    제주도와서 여자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저는 죄인일까요? ^^;;
    나중에 여기에 대해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의 손이 점점 까메지고 있어요. ㅠㅠ
    장갑을 낀 쪽은 하얀데 장갑이 미쳐 가리지 못한 손목 부근이...ㅠㅠ
    올 겨울, 낚시를 잠시 쉬게 하면서 피부 관리 좀 시켜야 겠군요.^^;


    제주꾼들이 말하는 소위 "해창"의 시간이 다가오며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요즘 제 몰골이 말이 아니여서 좀 가리겠습니다.
    일몰이 시작되자 저는 다시 낚시대를 잡았고 씨알이 조금 나아진 긴꼬리 벵에돔을 낚았습니다.
    날이 급격히 어두워지니 초점이 많이 흔들립니다. 


    어두침침하니 찌가 눈에 안보여 원줄만 잡고 있던 아내, 갑자기 줄이 휘리릭~하고 풀려나가자 베일을 닫고 낚시대를 치켜 세웁니다.
    대 휨새를 보니 그나마 오늘 잡은 것 중에선 장원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날 가파도에서 낚은 마지막 벵에돔입니다. 씨알이 부쩍 좋아졌죠? ^^
    하지만 이 날 30cm가 넘어가는 씨알을 낚는데는 실패하였습니다. 두 대표님도 30cm로 내기를 했지만 무승부로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 날 바다가 너무 잔잔해서 일까요. 가파도 두성 일대는 파도가 찰랑거릴 때 씨알도 좋아진다던데 며칠 전 주의보 상황에서는 조황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 날 가파도에서 잡은 긴꼬리 벵에돔은 총 20수 정도.
    하지만 씨알이 잘아 챙긴 건 절반에도 못미쳤습니다. 날도 어둡고 하니 피만 빼고 내장은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수했고요. 
    박범수 대표님을 공항으로 모셔다 드리고 난 뒤 숙소 근처의 포구에서 손질하여 가져왔답습니다.
    처음엔 숙소에서 생선을 손질했다가 그 비린내가 감당이 안되 지금은 무조건 포구에서 손질을 마치고 가져와요.
    이렇게 하는게 가장 깔끔한 뒷처리인 것 같습니다.

    최근 3일간 쉬지 않은 낚시 강행군이였습니다.
    다음날 관탈도 출조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날은 회를 먹지 않고 전부 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어뒀답니다.
    저희 큰일났습니다. 이제는 고기가 잡혀도 문제네요. 누가 좀 가져가세요!!! 숙소 냉동실 이제는 더 이상 공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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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낚시 10부,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님과 함께한 가파도 벵에돔 낚시(上)
    제주도 낚시 9부, 형제섬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하)
    제주도 낚시 8부, 형제섬 넙데기에서 긴꼬리 벵에돔 낚시(상)
    제주도 낚시 7부, 한림 판포 방파제에서 원투낚시와 할머니 사연
    제주도 낚시 6부, 외돌개에서 갯바위 생활낚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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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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