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 방어축제] 악천후도 못말리는 방어 맨손잡이 체험 현장

     

    모슬포 방어축제 현장

    이곳은 제주도 최남단인 모슬포 항. 행사기간은 8~11일까지로 매년 이맘 때면 방어 축제가 열리기로 유명한데요. 찾아간 날은 12~16m/s이라는 돌풍에 가까운 비 바람을 몰고와 사실상 행사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바다엔 주의보가 내려졌고 대부분 선박들의 발이 묶인 가운데 행사장은 예상되로 초토화 일보 직전인듯 했습니다. 일년에 딱 한번 여는 행사인데 악천후로 인해 주최측도 이를 찾는 사람들도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저도 반신반의하면서 찾았습니다. 솔직히 이런 날씨에 누가 찾아오겠냐며..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게되는 장면들이 있으니.. 행사장을 둘러본 저는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몸이 떠밀리는 듯한 강풍에다 정면으로 때리는 비로 인해 행사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왠걸요. 

     

    방어 맨손잡이 체험을 하려는 참가자와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행사장을 가득 매운 시민들의 모습이 이런 악천후 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표정입니다. 이제 곧 방어 맨손잡이 행사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저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비옷을 파는 상인, 그것을 사려는 관람객들

    악천후라고 해서 모두가 울라는 법은 없나 봅니다. 때마침 우비를 파는 상인도 있으니 나름의 특수(?)를 누리는 셈입니다.


    방어 맨손잡이 체험 접수 현장

    일부 아이들과 함께 찾은 관람객은 조금이라도 비를 피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왔습니다.


    행사장엔 방어 맨손잡이 현장을 보기 위해 꽤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었다

    행사에 투입될 방어를 속속들이 건져 올리고

    가두리에서 건진 방어들은 곧바로 맨손잡이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이제 최남단 방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방어 맨손잡이가 시작되려는 순간입니다!


    방어 맨손잡이 체험에 들어가는 비용은 1인 20,000원. 지금 참가하신 분들은 총 23명. 정확히 세어보진 못했지만 대략 20마리 정도로 참가자 수에 맞춰서 투입된 듯 보였습니다. 그러니깐 1인당 한마리 꼴인데 한 사람이 2마리 이상 잡게 되면 분명 못잡는 사람이 속출하겠지요.


    방어는 소(小)방어로 아기 방어에서 갓 벗어난 크기인데 2마리 이상 잡으면 모를까 그렇지 못할 경우 게임에 참가한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축제 현장이지만 생각보다 그리 후한 인심은 아녀요.

    어쨌든 사회자는 참가자를 일렬로 줄을 세운 뒤 "시작"을 알리면 여기 선 분들은 일제히 뛰어들어 방어를 잡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남보다 일찍 들어가야 하는데 그 순서를 '왕복 달리기'로 정하겠답니다. 경기장 끝을 찍고 들어오는 선착순대로 1~3등은 우선권이 부여되 단 몇 초만이라도 먼저 들어가 방어잡이에 나설 수 있으니.. 참가자들 눈 부릅뜨고 달리기 준비를 하는군요.^^ 잠시후 사회자가 출발 신호를 알립니다.

    "준비~ 시~~~~~~~~~~~"



    "장"에 낚인 사람들... ^^


    이제는 정말 시작합니다.

    "준비~~ 시작!"



    동작 빠른 앞쪽 세분이 당첨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초 먼저 들어갔다고 해서 이득을 봤을까요? 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제부턴 전원이 행사장으로 들어가 방어잡이에 나서는데..





    방어 맨손잡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두분이 방어 한마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결코 협공이 아닙니다.^^ 사진으로는 찍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방어 한마리를 동시에 잡고선 서로 가져가려고 잡아 끌다가..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순간도 연출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방어는 기진맥진해 있군요.^^ 싸움에서 이긴(?) 든든한 짝꿍을 보는 일행도 흐믓한 표정을 짓습니다. 비도 오고 바람도 강하게 불지만 방어와의 각축전이 아닌 낮선 사람과의 각축전이 되어버린 진풍경에 행사장은 웃음꽃이 만발합니다.

    방어를 사람수대로 풀었다 하더라도 웃는 자와 우는 자의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는 방어 맨손잡이 체험 현장! 많이 잡으신 분은 4마리까지도 잡습니다. 그만큼 다른 4분에겐 기회가 줄어들겠지요. 그렇게 행사는 순식간에 끝이나고 다음 행사 시간을 기약합니다.



    이렇게 잡아온 방어는 즉석으로 회를 치는데 행사용 방어에 한해서 손질비는 5천원을 받습니다. 모슬포 방어 축제에 와서 방어 한마리를 먹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지출을 해야 합니다. 물론 3~4마리씩 잡은 분들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겠습니다만, 빈작을 면치 못했던 분들은 바닷물에 젖어버린 옷이나 닦으며 퇴장해야 합니다.

    해마다 모슬포 방어축제를 찾는 지인이 말씀하시길.. 예전에는 한 마리도 못 잡은 분들에게 그래도 방어 한마리씩은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얄짤없다는군요. 방어는 먹고 싶은데 못 잡으면 별 수 있나요. 다시 2만원 주고 방어를 사먹는 수 밖에..

    행사에 사용된 방어들은 아기 방어입니다. 방어는 1m이상 자라는 대형어이기 때문에 40cm급 방어는 소(小)방어에 해당됩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관람객들은 별로 없는듯 합니다. 소방어 한마리에 2만원. 이것을 경제적 가치로 따지면 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죠. 왜 그런지에 대해선 다음 시간을 통해 말해보겠습니다.

    이 날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장면에 활기를 띄었지만.. 조만간 저는 이번 방어 축제에 대해 불편한 진실을 토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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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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