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잠수함] 제주바다의 참모습(잠수함 할인과 이용 팁)


    제주도와 육지는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바닷속은 년 중 최저 수온을 가리키며 영등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낚시꾼과 어부로선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애가 타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지금 시기의 제주 바다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가서 살펴보기로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잠수함을 타는 게 제격입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함께 하기에도 좋고요.


    아쿠아리움에서 보는 풍경과는 여러면에서 색다른 느낌이 전해질 것입니다. 실제로 제주도 바다는 연중 따듯한 수온으로 인해 물고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심 40m까지 내려갈 줄은 몰랐어요. 어디까지나 관광용 잠수함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지만,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수심 40m까지 내려가는 잠수정은 서귀포 잠수함이 유일하다고 해요. 그곳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실로 해양 다큐를 방불케 하였습니다. 해양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요. 오늘은 서귀포 잠수함을 이용하는 팁과 함께 잠수정을 타고 제주의 바닷속을 살펴볼까 합니다.





    서귀포 잠수함 출항 스케쥴과 가격 정보

    #. 서귀포 잠수함 이용 팁, 하나! → 흐린 날을 찾아라
    잠수함을 이용할 땐 바다의 시계(視界) 상황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바닷속은 각종 부유물과 탁도에 의해 시야의 범위가 정해지는데요.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로 잠수함 투어의 적기는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거나 우중충한 날씨를 보일 때입니다. 이런 날을 잘 골라서 잠수함을 이용한다면 제주의 바닷속을 보다 뚜렷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도, 마라도, 서귀포 잠수함을 이용할 땐 맑은 날은 되도록 피하시고 흐린 날 이용해 보세요.

    #. 서귀포 잠수함 이용 팁, 둘! → 운항 시간표를 확인하고 사전에 예약하자.
    서귀포 잠수함은 '예약'이 필수입니다. 성수기 때는 최소 3일 전에 예약해 두시는 게 좋아요. (서귀포잠수함 매표소 : 064-732-6060)
    사실 잠수함 요금이 상당히 센 편입니다. 이는 잠수함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이런 투어는 큰 맘 먹고 이용해야 할 겁니다. 이용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서귀포잠수함 할인"을 검색하면 모바일 쿠폰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할인받는 방법이 있으니 최대한 챙겨두시고요. 제주 도민을 비롯해 국가 유공자와 장애인(1~3급), 여기에 동반 1인까지는 20~30% 할인이 되니 이 점도 십분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서귀포 잠수함 이용 팁, 셋! → 잠수함 투어는 가운데 자리가 명당
    맨 앞쪽에 볼거리가 많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잠수함은 오히려 중간 자리가 관람하기 좋습니다. 앞쪽 유리창을 통해서 보면 수심 깊은 공간이 많이 보여 텅 빈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앉는 옆쪽 유리창은 암반에 서식하는 각종 산호와 해양 생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기에 잠수부가 왔다갔다 하며 물고기 먹이를 주는데 이때 고기들이 몰리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가운데 자리가 관람하기 좋습니다.


    3월 중순, 제주도 서귀포항

    서귀포항의 상징물, 새연교


    서귀포시가 한눈에

    낚시를 즐기고 있는 강태공들, 서귀포 새섬 방파제

    잠수함은 처음부터 육지에서 타는 게 아닌, 배를 타고 계류정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잠수함 투어의 백미는 바닷속 해양 생물을 관찰하는 것에 있지만, 또 그것을 맛깔나게 설명해 주는 사회자 몫도 재미에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이렇게 이동 중에도 쉴 새 없이 주변의 관광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유머러스한 멘트로 관람객들을 웃깁니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제주도는 어자원이 많기로 유명하지요. 지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곳은 언제나 낚시꾼들로 붐빕니다. 그런데 저 곳은 아쉽게도 제주도에서 가장 고기가 없는 곳입니다. 앉아서 세월을 낚는 낚시꾼들. 저곳에선 백날 낚시해도 물고기 안 낚입니다. 세월만 낚입니다."

    이때 사람들이 많이 웃었는데요. 그냥 웃으라고 하는 멘트인지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멘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저곳은 돌돔 포인트로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지금부터 6월까지는 50cm를 넘나드는 대물 돌돔이 바로 발밑에서 낚이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꾼들은 돌돔 장비를 가지고 벽치기를 합니다. 가까운 곳에 곧잘 붙거든요. 꾼들이 몰리는 곳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어느새 잠수함 계류정에 다다르고

    서귀포 잠수함 투어를 한층 즐겁게 해 줄 잠수부

    잠수함 타기 전에 하는 기념 촬영은 무료입니다. 투어가 끝나면 '해저탐험증명서'로 출력이 되어 나오니 찾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잠수함 내부에서 촬영된 사진은 유료지만 강매는 안 해요. 나중에 원하는 분만 찾아가면 됩니다. 이제부터 잠수함이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장소는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문섬으로 각종 산호와 해양 생물의 보고인 곳입니다. 낚시꾼들에게도 매우 인기 있는 섬이지요.


    서귀포 잠수함 내부

    잠수함이 하강하면서 생긴 기포들

    서서히 잠수함이 하강하면서 수심계는 어느새 10m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숨이 가빠지네요. 어어어?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숨을 쉴 수가 없어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으니 안심해도 돼요. 하지만 처음 잠수함을 타는 일행이 있으면 사전에 미리 겁을 주세요.

    "잠수함이 내려갈 땐 코를 막고 있어야 한다고"

    분명 따라하는 이가 있을 겁니다. ㅋㅋ


    이렇게 잠수부를 통해 가족이나 연인에게 메세지를 전할 수도 있다.

    잠수부의 인사

    물고기떼 출현, in 서귀포 잠수함

    물고기떼 출현에 한껏 신이 난 관람객들

    자리돔

    사회자 아저씨께서 물고기 종류에 대해 열심히 설명 중입니다. 자리돔이에요. 날렵한 제비 꼬리가 특징이죠. 그 밖에 가슴지느러미 앞 검은 반점이 선명해 초등학생도 구별할 수 있는 아주 쉬운 물고기에요. 쉬운 물고기인 만큼 흔하기도 흔하고 몸 값도 저렴합니다. 자리돔 입장에선 그닥 기분 좋은 일은 아닐꺼예요.

    어쨌든 자리돔 하면 물회가 가장 유명하고, 제주도 횟집 어디를 가도 자리돔 뼈째썰기 한 회가 부요리로 나옵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어른들 입맛과 달리 아이들 입맛엔 대략 지옥의 맛으로 통하는 고기에요. 그래도 저는 자리돔을 매우 사랑합니다. 된장과 초피를 넣은 제주도식 물회. 여기까지 오셨다면 한번쯤 드시고 가세요.

    그나저나 지금 보는 풍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건 아닙니다. 원래는 이렇게 접근을 안 하지만 잠수부가 먹이를 줘서 모이게 한 거랍니다. 그것을 보는 우리는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요. 보시기엔 유리창 앞까지 고기들이 접근한 것 같지만, 실제 간격은 3m 정도 떨어져 있는 거에요. 유리창 렌즈 특성을 이용한 일종의 착시효과라 보면 됩니다.


    도화볼락

    수십 년 경력의 사회자 아저씨는 그야말로 제주 바닷속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베테랑입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바닷속 해양 생물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지요. 다만 가끔 삑사리가 날 때도 있습니다. ^^ 이 물고기(화살표)의 이름을 열기(불볼락)이라 소개하셨지만, 실은 열기와는 다른 어종인 '도화볼락'입니다.


    실제로 두 어종의 모습은 빼다 닮아서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어류 전문가도 아닌데 이러한 것까지 간파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도화볼락은 쉽게 볼 수 없는 고기인데, 이곳 제주도에선 열기보다 오히려 도화볼락이 눈에 많이 띕니다.


    돌돔(가운데 줄무늬), in 서귀포 잠수함

    이따금 어린 돌돔이 잠수부가 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자리돔 무리에 끼어들기도 하는데요. 사회자께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저 알록달록한 줄무늬 고기는 보기엔 귀엽지요? 어릴 땐 횟집에서 줄돔이라 불리며 뼈째썰기를 당하곤 하지만, 다 자라면 시가가 수십만원은 족히 되는 돌돔이에요. 값비싼 고급 횟감이죠." 

    우와~저게 크면 수십 만원짜리 회가 되는 거야? 사람들은 기존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에 입이 딱 벌어집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저도 흥미롭군요. ^^


    한때 고등어잡이였던 난파선, in 서귀포 잠수함

    이윽고 잠수함은 들어갈 수 있는 최고 수심인 40m에 다다릅니다. 40m라는 수심은 전 세계에서 '관광용 잠수함'이 들어갈 수 있는 최고 수심이라 해요. 40m까지 내려가는 관광 잠수함은 전 세계에서 서귀포 잠수함이 유일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잠수함 내부야 적당한 수압과 산소를 유지시키고 있지만, 바로 앞 물속의 수압은 엄청날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몇 년 전에 침몰한 고등어잡이 어선입니다. 이렇게 침몰한 어선은 수중에서 훌륭한 물고기 집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해양 다큐를 방불케 했던 해저 풍경, in 서귀포 잠수함

    눈앞에 펼쳐지는 이 믿기지 못할 풍경에 다들 입이 벌어집니다. 이 배도 알고 보면 사연이 많겠지요. 어쩌다 침몰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는 온갖 부착 생물이 붙어살며 작은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공급해 주고, 또한 큰 고기의 사냥을 피해 숨을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고 있습니다. 배 아래쪽엔 다금바리 치어가 다닌다며 손가락을 가리켰지만 저는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마치 공상 과학영화의 한 장면같아요.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도 들고요. 눈앞에 펼쳐지는 바닷속 스케일이 웅장합니다. 이것도 흐린 날 시계(視界)가 좋아야만 제대로 관측할 수 있다고 하니, 우연이긴 해도 오늘 날 제대로 잡았습니다.


    암초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자리돔떼, in 서귀포 잠수함

    40m 근방까지 내려간 잠수함은 서서히 떠오르며 암벽을 탑니다. 물론 이 산호들은 눈 앞에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잠수함은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운항 중입니다. 원래는 더 깊이 내려갈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해요. 150m까지도 가능하지만 거기까지 내려가면 볼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닷속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건 각양각색의 산호들과 여러 해양생물에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빛이 닿는 수심까지만 가장 왕성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수심은 대략 20m~30m 선인데요. 그 이상 내려가면 실로 어두컴컴한 암흑세계와 같고, 해저 지형도 암초보단 펄이 많아 밋밋한 풍경만이 보일 뿐입니다. 지금 이곳도 수심이 30m를 넘기는 지점이어서 빛이 많지 않아요. 그럼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잠수함 자체에서 조명을
    쏘아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잠수함에서 내는 보조 조명이 없다면, 이곳도 어두컴컴한 풍경에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서귀포 잠수함을 통해 바라본 제주 바다의 참모습

    연산호 군락 속에서 발견된 노랑자리돔

    자리돔계의 양아치 노랑자리돔입니다. 노랑자리돔은 일반 자리돔과 태생이 같지만, 이따금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람에 성질이 포악해요. 그 포악하고 못된 성질 때문에 같은 자리돔 동료에게 왕따 취급을 받아 저렇게 홀로 살아가지요. 그러면서 색깔도 점차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생후 1년 차에 접어들면서 저런 현상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사람 나이로 치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 때입니다. 자리돔은 저 때를 잘 넘겨야 온전한 자리돔이 됩니다. 잘 못 크면 양아치로 분류돼요.


    → 라고 글을 쓰면 믿으실 분, 분명 있으시죠? 만우절을 앞두고 예행연습을 해봤습니다. ^^;

    실은 노랑자리돔은 자리돔과 다른 '이종'이며 따듯한 수온을 좋아하는 아열대성 어종입니다. 설명은 매우 희귀한 종이라고 했지만, 적어도 제주 바다에서만 희귀할 뿐, 오키나와, 괌, 싸이판 등 열대 바다에 접어들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열대어입니다.



    서귀포 잠수함 문구에는 수심계가 있어 우리가 몇 미터에 있는지 알기 쉽게 해 놨다. 


    해치를 열자 쏟아지는 햇살에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 서귀포 잠수함 타고 바라본 제주 바다의 참모습
    육지와 달리 바닷속은 2~4월이 겨울입니다. 제주도는 워낙 남쪽에 있어 연중 수온이 늘 두 자릿수지만, 그 속에서도 계절의 구분은 분명합니다. 계절마다 잡히는 어종도 바닷속 환경도 적잖은 차이를 보이니까요. 물론 일년 열 두 달 볼 수 있는 자리돔의 화려한 행렬과 난파선에 시선을 뗄 수 없었지만,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벵에돔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게 다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여러 다양한 해양생물을 보기엔 아직 제주 바다는 추운가 봅니다. 이제 3월도 다 지났고 4월로 접어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다양한 해양 생물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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