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맛집] 해천탕이라고 아시나요? 동해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해천탕을 아시나요?
    이 낯선 단어에 갸우뚱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저도 이 음식을 먹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해물탕인 것도 같은데 여기에 닭 한 마리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문어가 통째로 들어가지요.
    동해에서는 아주 유명하지만, 외지인들에겐 이름이 낯선 해천탕. 이곳에 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해천탕도 해천탕 나름입니다. 동해시에는 이 해천탕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여러 군데 있지만, 소문난 맛집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저는 동해시에 사는 현지인을 따라 북적북적 미어터지는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동해시 천곡동에 있는 해천탕 전문점

    때는 8시. 한창 시간 때여서 그런지 테이블이 남아나질 않는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한두 테이블이 정리되지 않은 채 있습니다.
    주위는 시끄럽고, 직원들은 분주히 뛰어다니는 정신없는 술집 분위기로군요.
    보아하니 다들 해천탕이라는 음식을 소주와 함께 드시는데요. 우리 일행은 낚시를 마친 직후여서 많이 허기져 있었습니다.
    ※ 참고로 이날 사진은 촬영 계획이 없었으므로 휴대폰으로 찍어 화질이 매우 안 좋습니다. 참작하시고 봐주세요.







    살짝 웃음 짓게 하는 문구들이 재밌군요. ^^



    우리 일행은 4명으로 해천탕 中짜로 주문해 봅니다.



    기본 찬 1

    매콤한 굴 김치. 
    좀 달달해 막걸리 안주로 자꾸 땅기는데요. 사카린(뉴슈가)이 들어간 맛은 아닌듯 합니다. 설탕의 단맛이 느껴지는 굴김치였고요.



    기본 찬 2


    기본 찬 3

    널찍한 두부 부침이 나왔는데 아예 통으로 썰어내 부쳤네요.
    이 집 주인장이 통이 크신가 봅니다. 이렇게 부치니 속은 부들부들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두부입니다.
    시중에 팔고 있는 두부는 중 적잖은 것들이 맹탕인 데 비해 이곳 두부는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사실 이때는 배가 많이 고파서 뭐든 맛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해천탕이 준비되기까지 안주 노릇을 톡톡히 했던 두부 부침이었죠.



    해천탕 中, 60,000원으로 약 4인분

    보기엔 크기가 가늠이 안 되게 찍었는데 저 양푼이 꽤 큰 편입니다.



    우선 문어가 한 마리 통으로 들어갔고요. 전복과 가리비, 감자, 홍합, 기타 조개류에 맨 아래는 닭 한 마리가 들어갔습니다.
    전복도 500원짜리 크기(단가로 치면 500원도 안 되는 쫄복 크기)가 아닌, 중짜는 됨직한 크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을 휴대용 가스렌지에 한소끔 끓이면 직원분이 와서 문어를 잘라다 줍니다.



    문어를 손질하고


    제공하는 소스는 세 가지로 초고추장, 소금, 고추냉이와 간장


    우선 잘 익은 가리비를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찍어서 맛보는데.
    갓 익어 질기지 않고 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가리비 속살 아래에 내장(시퍼런)이 있지만, 그냥 드셔도 무방하고요.
    특별히 쓴 맛이 나지 않아 통째로 먹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이날은 자환이아빠님, 밥곰팅님, 최필님과 함께 동해 방파제서 낚시하다 마치고 온 길이어서 다들 지치고 허기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차는 근처 숙소에다 두고 모처럼 맘 편히 술을 마셨는데요. 다들 피곤함에 소주는 부담되어 막걸리로 나가 봅니다.



    직원분이 잘라 준 문어. 너무 익히면 질겨지는 성질이 있어 한소끔 끓인 후 바로 손질해 줬습니다.
    식성에 따라 초고추장, 소금, 간장 골라서 먹으면 됩니다. 저는 간장도 좋지만, 소금에 찍어 먹는 문어 맛이 각별하였습니다.
    들어오면서 수조를 봤는데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해산물이 가득 들어찬 모습이 좋은 인상을 줍니다.
    망태기에는 문어가 한가득입니다. 이렇게 풍성한 수조는 그 집이 얼마나 식재료를 빨리 소화해 내는지를 가늠할 수 있으니 싱싱함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조금 전까지 살아있었던 문어. 익자마자 곧바로 잘라먹는 문어의 맛에 입이 즐겁습니다.
    적당히 씹는 맛을 주면서 감칠맛이 느껴지는 문어는 타우린이 많이 든 대표적인 해산물이지요.
    타우린은 간의 해독을 도와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를 주는데 체력을 소진하고 들어온 저에게 딱 알맞은 메뉴 선택이었습니다.



    이것저것 건져 먹고 남은 건 닭 한 마리. 옆에 대추는 닭에서 나오는 기름기 흡수용이라 먹지 않고요.
    자잘한 홍합과 조개를 마저 까먹고 이제부터는 닭 다리, 날개, 가슴살 등을 뜯어 먹습니다.
    저는 문어를 소금에 찍어 먹느라 소금이 모자랐는데 생각해 보니 이 소금은 닭을 찍어 먹기 위한 용도인 것 같습니다.



    맛이 좋아 리필한 굴김치


    해천탕의 마무리는 닭 칼국수이다.

    닭을 어느 정도 뜯어 먹으면 칼국수 사리를 주문해 이렇게 닭 칼국수를 말아 먹습니다. 
    매콤 달달한 굴김치는 막걸리 안주로도 그만이지만 여기서 더욱 빛을 발하는 존재.



    해산물과 닭 육수가 섞인 국물이 이상하지 않을까 싶지만, 걱정 붙들어 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의외로 융화가 잘되는 맛이네요. 해물의 시원한 육수에 닭의 담백한 국물이 만나 생각보다 깔끔한 맛을 냅니다.
    비록 이때는 막걸리를 먹고 있었지만, 타우린 가득한 문어에 이런 국물이라면 소주 맛을 한층 돋굴 것 같습니다.



    동해오면 꼭 가봐야 할 맛집, 홍대포

    해천탕 전문점 홍대포 위치 : 아래 지도 참조
    네비 주소 :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995-5
    주차 : 매장 앞에 어렵고 근처 도로변이나 골목에 눈치껏 대야 한다는 게 단점.

    #. 해천탕은 처음 먹어본 음식이지만, 우리에겐 꽤 익숙한 맛
    글을 쓰다 보니 모처럼 칭찬 일색인 글이 나왔는데, 사실 이런 집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을 듯합니다.
    가격 적당하고, 식재료 싱싱하고 여기에 손님이 많아 바쁘게 돌아가는 맛집에서 흠을 잡으려면 결국 '서비스와 친절도'를 문제 삼아야 하는데
    이 집은 서비스도 나쁘지 않았고, 직원들의 친절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친절도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니 장담은 못합니다.) 
    이런 집에서 제가 유심히 보는 수조 상태도 매우 좋았고, 술집이라 회전율이 좋지는 않지만, 워낙 단골이 많은 집이다 보니 식재료 수급에서의 회전율은
    매우 원활한, 그래서 수조에는 싱싱한 해물들이 가득 차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가격 부분에서 한 마디 거두자면 네 명 기준으로 중짜(6만 원) 하나 시키고 칼국수 사리랑 술까지 더하면 8만 원은 족히 나오는 가격인데요.
    이는 일 인당 2만 원꼴로 그리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으로 나오는 음식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조금 만 저렴하면 좋았을 뻔)
    동해 시민이야 잘 아는 맛집이지만, 외지에서 동해에 찾아갈 일이 있다면 한 번즘 들러볼 만한 집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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