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탕에서 나온 파란 이물질의 정체, 주인장 답변이 가관

    얼마 전 동네 앞 식당에서 갈비탕 먹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여러 식당이 한 건물에 입점해 옹기종기 경쟁을 치르는데 유독 이 식당만 손님이 없습니다.
    손님 없는 이유야 뻔하겠지만, 이놈의 호기심은 이미 그곳에 시선을 떼지 못했습니다.
    곁으로 보기엔 깔끔하고 멀쩡해 보이는 이 식당이 주로 취급하는 메뉴는 돼지고기를 싸 먹는 쌈밥 정식입니다. 
    쌈밥이 어떻게 나오길래 손님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던 저는 갑자기 쌈밥 먹기가 꺼려짐과 동시에 이 집의 전문 메뉴가
    아닌 갈비탕을 주문한 것입니다. 갈비탕이야말로 위험한 선택은 아닐까?
    갈비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조차도 통조림을 쓰거나 제품(팩 같은)으로 판매하는 현실을 놓고 봤을 때 저의 갈비탕 선택은 영리한 선택이 아니었죠.
    저의 생각 없는 주문에 함께했던 두 분의 일행까지도 갈비탕을 시키게 한 것 같습니다. 시킬 땐 아무 생각 없다가 그제야 시야에 들어온 건 '미국산'
    이라는 원산지. 사실 미국산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이 가격에 미국산 갈비탕이라니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이윽고 갈비탕이 나오고 맛을 보는데 예상했던대로 익숙한 맛이 느껴집니다.
    장시간 동안 직접 끓여서 만들 리 없는 이 갈비탕은 요즘 식당에서 많이 사용되는 '팩' 제품으로 만들기가 간편해 업소에서 선호하고 있죠.
    맛을 보니 더도 말고 딱 그 맛입니다. 예전에 갈비탕과 관련해 글을 쓴 적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세요. ^^
    (관련글 : 갈비탕 육수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그렇게 한참을 먹는데 순간 제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이상한 이물질이 눈에 띄었습니다.
    보이시나요? 뼈에 붙어 있는 파란 이물질 말입니다.



    이미 일행분들은 다 드신 상태였고, 저도 거의 다 먹어갈 즈음에 발견했는데요.
    젓가락으로 쿡쿡 쑤셔보니 뭔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사진에서 어느 정도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이건 마치 젤리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색깔은 천연에서는 보기 어려운 진한 파란색인데다 말랑말랑한 게 뼈에 붙어서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저는 주인장을 조용히 부른 뒤, 이것이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한참을 들여다본 아주머니, 고개를 갸우뚱하시더니 자기도 이런 건 처음 본다며 주방장에게 가서 물어보고 오겠답니다.

    잠시 후 아주머니가 빈손으로 오시더니 주방장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그냥 한 그릇 다시 끓여 내겠답니다.
    저는 식사를 거의 마쳤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했고, 저것이 뭔지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통조림 쓰시나요?"
    "통조림은 안 써요"
    "만져보니 젤리 같은 질감이던데 혹시 비닐이 들어갔나요?"

    어쩌면 비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포장지 조각이 갈비탕에 들어갔다가 고열에 녹아 뼈에 들러붙을 수도 있다.
    우선 비닐이 고열에 녹으면 저런 젤리 같은 질감이 되는지는 충분히 알아봐야겠지만, 현실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팩이든 뭐든 포장된 제품에 파란 비닐이 들어 있다면 식당 측에선 처음부터 말하기가 꺼려졌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취급 부주의로 생긴 문제였다면서 사과하고 끝내버리는 게 상책일런지두요. 그런데 아주머니의 답변이 가관입니다.

    "소가 비닐을 먹어서 나온 게 아닐까요?"

    아주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소가 비닐을 먹으면 그것이 소화되지 않고 뼈를 뚫고 나오나 보죠?"

    하지만 아주머니 인상도 좋고, 어쩔 줄 몰라 하시는 것 같아 저는 추궁은 여기까지만 하였습니다.
    아주머니도 난처함에 미안한 기색이 있었던 듯싶고, 자꾸 갈비탕을 새로 끓여서 내오겠다는 걸 그냥 말리고 계산대에 섰습니다.
    계산은 일행이 했는데 두 그릇만 계산합니다. 세 그릇 모두 계산하라고 했지만 주인 측은 그냥 두 그릇만 계산하겠다고 하며 카드를 긁고 맑았습니다.
    다시 취소하고 세 그릇으로 계산해도 된다니깐 카드기 만질 줄 모른다며 결국 두 그릇으로 계산이 돼버렸습니다.

    이날 저와 함께 식사했던 일행은 강력계 형사님들이었습니다. 마침 식품 관련 위생법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던 터라 식사하면서 오고 간 대화 내용을 
    주인께서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랬다면 간담이 서늘했을지도 모르겠군요. ^^;
    저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만, 먹거리 위생이라든지 재료를 속여서 파는 불법 행위의 근절에 강력계 형사들도 직접 나서나 봅니다.
    우연히 밥 먹다가 나온 이물질이었고 주인장도 그것 때문에 진땀을 흘렸겠지만, 끝내 그것이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는데요. 비닐이 끓는 물에 지속해서 노출하면 저렇게 되는지가 의아합니다.
    특히 파란색 비닐 말입니다. 비닐 조각이 얇을 텐데 잠시 끓였다고 저렇게 말랑한 젤리처럼 되어 뼈에 붙을까요? 
    이번에 나온 갈비탕 이물질은 단순한 실수였기를 바라며, 혹시 이것의 정체가 뭔지 아시면 댓글 좀 부탁하겠습니다.

    ※ 추신
    우리 부부는 현재 먼 곳에 나와 있습니다. 토요일 밤에 복귀하며 그때까지는 댓글에 답변을 못할 수 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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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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