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는 제주 산방식당(밀면과 돼지수육 맛있는 제주 맛집)


    제주 산방식당에서 취급하는 메뉴는 크게 두 가지. 밀면과 돼지수육인데요.
    이 집 수육은 저녁 술상에나 어울릴 법한 보쌈용 수육이 아닌, 냉면과 함께 곁들이는 가벼운 음식으로 나옵니다.
    관광객, 현지인 할 것 없이 이곳(모슬포)에 오면 꼭 한 번 들리는 곳으로 지금은 입소문이 나서 성수기에는 줄 서서 먹는 곳이기도 하죠.
    특별히 독보적인 메뉴를 취급하거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거나 혹은 이 집만의 특별한 컨셉이 있어서 인기를 끈 것도 아니요.
    어떻게 보면 대중 친화적인 맛을 적당히 냄으로써 어지간한 입맛의 소유자라면 대부분 아우를 수 있는 범용성이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산방식당은 블로거들의 맛집 평이 거의 살포 수준에 이른 곳이기도 하죠. 


    제주 산방식당 모슬포점

    한 가지 단점이라 함은 점심시간에 맞춰 갔을 때 줄을 피할 수 없다는 점. 
    그래도 사람들은 '여기까지 온 김에'라는 생각에 좀처럼 줄을 놓지 않는 심리. 대단한 메뉴도 아닌 밀면과 수육 하나에 말입니다.


    분주한 주방의 모습

    주방 위생과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걸 보란 듯, 주방은 오픈 키친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돼지고기 원산지는 제주산, 무나 배추는 국내산

    밀면을 大짜와 小짜로 나눠서 파는 게 인상적입니다. 남성과 여성 혹은 대식가와 소식가를 위한 배려로 보이네요.
    저마다 밀면과 비빔 밀면을 주문하면서 꼭 빼놓지 않는 것이 수육입니다. 그런고로 이 집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은 다름 아닌 돼지수육.


    자극적이지 않은 김치

    역시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맛의 석박지

    주여진 양념은 겨자와 양념 고추장

    겨자와 고추장은 기호에 따라 밀면에 넣어 먹지만, 수육에도 찍어 먹습니다.
    겨자 한 점을 수육 위에 살짝 올린 후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별미. 


    산방식당의 돼지수육(9,000원)

    수육 양은 200g이어서 둘이서 먹기엔 충분한 양이고, 셋이서 먹기엔 아쉬울 수 있는 양입니다.
    수육의 부위를 보아 전지나 후지 같은 다리 살로 보이며, 퍽퍽해질 수 있는 부위임에도 적당히 부드럽게 삶아져 나온 게 인상적입니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도 잘 잡았고요. 만약, 겉절이나 굴김치와 싸 먹는 보쌈용 수육이라면 아쉬울 수 있는 수육 두께지만, 고추장에만 발라먹는 수육은
    오히려 두껍게 썰어내지 않음으로써 부담 없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형태입니다.


    수육은 양념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양념 고추장 맛은 달곰하고 인공적인 맛도 느껴집니다. 
    대중의 입맛에 적당히 맞춘 느낌의 고추장 맛입니다.


    밀냉면 大 7,000원

    산방식당이 자랑하는 밀면입니다. 같은 수육이 4점가량 꾸미로 올리고, 좀 전에 봤던 고추장 양념이 한 숟가락 첨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고추장 양념은 기호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은 삶은 달걀을 올릴 때 노른자가 위를 보게끔 하는데 이 집은 뒤집어 놨네요. ^^
    굴러떨어져 볼품없이 빠져 있는 모습보다는 이쪽이 편리하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개인 취향이지만, 채 썬 오이의 흐트러짐은 꾸미의 단정함을 어지럽히는 비주얼로 넑직하게 편 썰기를 하여 수육 아래 차곡차곡 쌓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이는 고급 냉면집(우례옥같은)에서 사용하는 꾸미의 방법인데 사실 별것 아닌 차이 같지만, 같은 가격으로 음식의 격을 한 층
    높일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아닐까요? ^^

    원래 밀면의 육수는 닭 육수가 전통이라고 하나, 요즘 같은 인스턴트 세상에 닭 육수를 제대로 고아서 내는 집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대부분은 미리 제조된 짠육수에 물을 부어 희석해 만드는 그러한 것이 일반적인 밀면 형태가 돼버렸고 말입니다.
    덕분에 냉면에 비해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각광받는 것이지만. ^^

    이 집의 육수는 색깔만 봐서는 짠육수에 물을 희석시켜 만든 느낌도 들지만, 실은 멸치 육수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멸치 육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멸치 국수에서나 느낄 법한 구수한 잡내(?)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밀면 육수 맛이며, 여기에 멸치 육수가 섞여 은은한 맛을 내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기본 베이스가 되는 육수가 멸치인지 다른 무엇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설명에는 산방식당만의 '육수 제조법'이라고 합니다만, 
    그것이 며느리에게도 알려줄 수 없는 '비법'인지, 아니면 공개가 꺼려지는 '편법'인지는 저의 둔감한 미각으로는 알 길이 없군요. ^^;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분식집 냉면의 다시다 육수는 아니었다는 점. 나머지 판단은 산방식당의 밀면을 드셔 본 분들에게 맡기겠습니다.


    면발은 밀면 특유의 쫄깃함이 있으면서 질기지 않아 굳이 가위로 자르지 않고 이로 끊어 먹을 수 있는 적당한 탄성을 가졌습니다.
    이는 대중들이 선호하는 적당히 탄력 지고 쫄깃한 면발이기도 합니다.


    기호에 따라 겨자를 풀어 먹습니다.



    제주 산방식당 위치 : 본문 아래 지도 참조
    네비주소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864-3
    주차 : 매장 앞과 근처 도로변에 눈치껏 가능


    관광객만 다녀가는 맛집, 현지인만 이용하는 맛집. 이 둘의 차이점은 선호하는 메뉴 말고도 '가격'이라는 적잖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똑같은 흑돼지, 똑같은 부위, 똑같은 중량이지만, 관광객만 이용하는 곳은 중문 관광 단지처럼 땅값 좀 나가는 입지 여건에 으리으리한 통 건물을 세우고
    인테리어에도 적잖은 투자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센 편이고, 대신 서비스에 비중을 둡니다. (고기를 구워주는 등)

    반면, 현지인이 이용하는 맛집은 관광지와는 거리가 먼 산자락이나 시내 중심, 혹은 시내 외곽에 많으며 가게는 허름하고 볼품없지만, 가격 거품이 빠져
    있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서비스는 딱히 없음) 그렇다면 가격 차이만큼 맛도 차이가 날까? 어느 고깃집 사장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제주도 관광 식당에서 쓰는 흑돼지가 비싼 만큼 질적으로 좋을 것 같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한두 사람의 말만으로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제가 느낀 흑돼지 맛도 이런 의견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흑돼지는 그렇다 치고 제주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갈치조림과 고등어조림.
    전부는 아니지만, 적잖은 식당들이 냉동 갈치를 쓰고, 노르웨이산 고등어로 조림을 하면서(물론 노르웨이 고등어 맛이 뒤떨어진다는 것은 아님) 가격은
    육지보다 비싸게 받는데도 불구, 사람들은 '청정해역 제주산'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가정에서도 충분히 해 먹을 수 있는 메뉴이며, 어머니가 해주신 생물 고등어조림만도 못할 수 있습니다.
    물론, 특정 식당과의 커미션 계약으로 여행사의 강매 아닌 강매가 이뤄지고, 뻔한 블로그 마케팅에 혹해 찾아가는 이들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 식당을 찾아서 먹어보면 가격대비 식사 만족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이 다녀가 순수하게 남긴 식당 평은 여기서 일절 제외입니다. 단체로 가서 공짜로 얻어먹고 사진찍고, 심지어 금전 형태의 댓가를 받고 있는
    맛집, 여행 블로거들이 상당수 있는데요. 조건부 리뷰가 잘못됐다가 아니라 리뷰의 객관성이 흐트러져 올바른 먹거리 정보가 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흑돼지 맛집, 횟집(다금바리 먹었다며), 옥돔 정식,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쪽은 신중히 보셔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산방식당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제주도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워할 만큼 많은 블로거가 다녀가서 리뷰를 했지만, 그 글들을 보면 십중 팔구 '홍보'가
    아닌, 개인 목적의 '순수 평'이라는 데 있습니다. 이는 별다른 마케팅이 없어도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산방식당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맛집은 아니었지만, 대중적인 메뉴, 대중적인 맛, 무난한 가격에 제주도에 오면 한 번쯤 들려볼 만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지만, 더운 여름날, 밀면 한 그릇에 수육 한 접시라면 가격대비 괜찮은 식사가 되리라 봅니다.

    <<더보기>>
    만원짜리 초밥에 품격을 논하다, 박광일 스시카페
    제주도에서 맛 본 회전초밥, 놀랍지만 아쉬운 점
    두툼한 광어회를 양껏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메뉴
    근고기의 원조 맛집이라는 제주도 돈사돈
    흑돼지 구이가 7천원, 카드내기가 미안한 집

     

     

     

    페이스북 친구맺기+

    정기구독자를 위한 즐겨찾기+
     
    Posted by ★입질의추억★
    :

    카테고리

    전체보기 (4047)
    유튜브(입질의추억tv) (649)
    수산물 (635)
    조행기 (486)
    낚시팁 (322)
    꾼의 레시피 (238)
    생활 정보 (744)
    여행 (426)
    월간지 칼럼 (484)
    모집 공고 (28)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11-29 10:04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