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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질의 추억입니다.
최근 방사능 오염수 누출 문제로 일본산 고등어는 물론, 국내산 고등어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국내산 고등어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할까?
- 일본산 고등어의 일부는 국내산으로 둔갑해서 팔린다고 한다.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두 가지 사안을 말하기에 앞서 오늘은 노르웨이산 고등어와 국내산 고등어의 차이점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요즘 마트 수산물 코너가 썰렁하고 국내 수산물 판매량도 현저히 줄었다는 것입니다. 서해에서 어획된 꽃게만 팔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내산 참고등어, 안동 간고등어와 같은 우리 수산물에 대해 신뢰도가 높았습니다만, 이제는 노르웨이 고등어, 연어와 같은 수입 수산물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고등어는 최근에 인기가 급상승했지만, 이전에도 많이 먹어왔습니다.
생선구이 집이라면 국내산 고등어보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취급하는 곳이 더 많을 겁니다. 고등어 많이 나기로 유명한 제주도도 예외는 아닙니다.
눈썰미 있는 분들은 이게 국내산이다 노르웨이산이다 알 수 있지만, 여전히 헷갈리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사능 문제를 떠나 기본적인 상식 차원에서 알려드리는 것이니 노르웨이 고등어와 국내산 고등어의 차이점에 대해 다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택배로 배송된 노르웨이 고등어
노르웨이 고등어 특유의 선명한 줄무늬
고등어는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물고기이며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도 많습니다.
뇌세포 활성 물질인 DHA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아이들 성장에도 좋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 아니라 심장계통의 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백질 함량도 높죠. 쇠고기에 견줄만큼 높은 단백질 함유량과 비타민 A, B2도 들어 있습니다.
고등어는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서식하며 종류도 몇 가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동종(다음에 이야기할 내용으로 핵심이 되는 사항임)'으로 특히 한국에서의 고등어는 국민 생선으로서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으며 고등어구이 백반, 고갈비 등은 오랫동안 국민과 함께해온 인기 메뉴였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수입되면서부터 곳곳에서 수입 고등어를 취급하게 되었고, 이제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이를 구별할 줄 압니다.
하지만 노르웨이 고등어와 국내산 고등어를 한 자리에 놓고 시식할 기회는 아마 거의 없었으리라 봅니다.
이유는 두 가지 원산지를 함께 취급하는 식당도 거의 없을뿐더러 이렇게 비교 시식을 위해 종류별로 구입하는 주부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국내산 고등어(위), 노르웨이산 고등어(아래)
언젠가 이 둘을 함께 놓고 자세히 비교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이 알고 있는 '등 무늬'말고도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요.
우선 명칭에 대해 정리부터 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먹어왔던 국내산 고등어의 표준명은 '고등어'입니다.
안동 간고등어는 안동에서 염장 처리한 방식으로 상품 가치가 높지만, 그렇다고 이들 안동 간고등어가 순진하게 안동에서만 염장 처리된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청을 주어 부산 등지에서 염장 처리를 한 것도 '안동 간고등어'라며 이름만 붙여 팔기도 합니다.
또한, 고등어 판매업자들은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참고등어'나 '금고등어'같은 말을 붙이는데요. 이는 '참'짜가 들어가면 왠지 좋을 것 같은 소비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고등어의 고유 이름과는 무관합니다.
어쨌든 국내산 고등어의 표준명은 '고등어'이며, 영명은 'Chub Mackerel', 일명으로는 '마사바(マサバ)' 혹은 '사바(サバ)'로 불리고 있습니다.
일식집이나 이자까야 같은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등어 초절임회'는 '시메사바'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사바가 바로 고등어라는 뜻입니다.
반면, 노르웨이 고등어의 표준명은 '대서양 고등어'로 영명은 'Atlantic Mackerel', 일명으로는 '타이세이요우사바(タイセイヨウサバ)'.
다시 말해 '타이세이 고등어'라 불리고 있습니다. 이 둘의 외형적 차이는 보시는 대로 등에 난 줄무늬가 첫선으로 꼽힙니다.
※ 국내산 고등어와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외형적 특징
1) 노르웨이 고등어는 '선'이 굵은 선명한 무늬가 있고, 국내산 고등어는 '선'이 흐릿하며 무늬가 잘다.
2) 노르웨이 고등어는 체형이 날씬한 유선형이지만, 국내산 고등어는 체고가 넓고 통통한 편이다.
3) 속살을 비교하면 국내산 고등어가 노르웨이산 고등어보다 더 붉다. (이는 처리방식과 연관이 있음)
4) 국내산 고등어는 눈알이 크고,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눈알이 작으며 대가리가 뾰족한 삼각형 모양을 가지고 있다.
5) 가슴지느러미 모양이 다르다. (아래 사진 참조)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국내산 고등어(위)와 노르웨이산 고등어(아래)의 가슴지느러미 비교
가슴지느러미의 색은 둘 다 검으나 국내산 고등어는 유선형으로 흡사 '매미 날개'를 편 모양을 연상합니다.
반면, 노르웨이 고등어의 가슴지느러미는 끝이 뾰족한 삼각형입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등 무늬는 '선'이 굵고 매우 선명한 게 특징
아시다시피 노르웨이 고등어는 무늬가 굵고 매우 진합니다.
국내산 고등어의 등 무늬는 '선'이 얇고 흐릿하다.
무늬에 따른 차이는 이제 많은 분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생선 무늬의 선명도는 공기 노출 시간과 비례해서 흐려지거나 변한다."
다시 말해 선도가 떨어질수록 무늬가 흐릿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고등어뿐 아니라 대부분 생선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배에서 잡은 즉시 가공, 급랭 처리해 포장되므로 선도가 잘 유지되는 편입니다.
무늬가 선명한 이유도 이러한 점과 연관이 있습니다. 국내산 고등어도 갓 잡으면 노르웨이 고등어만큼 선명하다는 걸 아는 이들은 드물겁니다.
특별히 어부나 낚시꾼이 아닌 한 일반인이 이러한 고등어를 접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대신 횟집에 가면 원통형 수조에 전어랑 고등어를 많이 넣어 둘 겁니다. 여기서 선명한 무늬를 확인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 밖에 시장, 마트에서 구입하는 생물 고등어는 수 시간 공기에 노출된 고등어들입니다. 당연히 무늬가 흐릿해질 수밖에 없겠죠?
그러므로 무늬의 선명도가 고등어의 고유 특징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국내산 고등어와 일본산 고등어를 비교할 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방송에서 보도한 국내산과 일본산 고등어의 구별법은 반은 맞고 반은
오류가 있다고 보기에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할 것입니다.
노르웨이 고등어(좌), 국내산 고등어(우)
두 고등어의 단면을 찍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체형의 차이가 분명하죠?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좀 더 길쭉하고 잘 빠졌지만, 같은 크기로 봤을 때 살점은 국내산 고등어가 조금 더 많이 나올 겁니다.
참고로 생선의 제철은 지방(기름기) 함유량이 많아져서 고소한 맛을 내는 시기를 말하는데요.
국내산 고등어의 제철은 가을에서 겨울까지지만, 노르웨이 고등어(대서양 고등어)의 제철은 그보다 이른 늦여름에서 가을까지입니다.
노르웨이 수역에서 잡히는 대서양 고등어는 지방 함유량이 월별로 달라지는데 8~9월이 가장 많다가 10월이 되면서 서서히 빠집니다.
그러다 이듬해 봄이 오면 지방함유량이 '연중 최저'로 맛이 많이 빠졌을 때입니다.
그래서 두 고등어의 맛 비교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아래쪽에 맛 비교를 했지만, 같은 종이라도 잡히는 지역과 시기에 따라 맛은 미묘하게 다르니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는 없고 그냥 참고 사항입니다.
노르웨이 고등어(좌), 국내산 고등어(우)
노르웨이 고등어(위), 국내산 고등어(아래)
두 고등어를 뒤집어 살만 보이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처리 방식에 따른 색택 차이가 드러납니다.
두 가지 샘플만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나 적어도 사용한 샘플에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처리방식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유는 근육에 피가 하나도 스며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배에서 잡자마자 곧바로 가공에 들어가는 까닭에 처리가 깔끔합니다.
반면 국내산 고등어는 배에서 바로 처리하지 않고 일단 항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는 경매를 거쳐야 합니다.
경매를 거친 고등어는 상자에 담겨 냉동 창고로 옮겨진 뒤 가공됩니다. 고등어는 잡자마자 곧바로 죽어 선도가 급격히 저하되는데요.
경매를 거치는 동안에도 공기 중에 쉬이 노출돼 무늬가 흐릿해지며 저렇게 피가 근육으로 스며드는 것입니다.
근육에 핏기가 없는 노르웨이 고등어는 어획에서 가공까지의 동선이 짧아서이고, 근육에 핏기가 베인 국내산 고등어는 어획에서 가공까지의 동선이
길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맛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건 아니에요. 어차피 이러한 고등어는 횟감으로 쓸 수 없으므로 상관없습니다.
이미 죽어버렸지만 물 좋은 고등어에 한해 초절임(시메사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키친타올 등으로 살을 두드려 핏기를 제거해야겠죠.
이것은 국내산 고등어
이것은 노르웨이산 고등어.
깡깡 얼렸기에 갈비뼈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 속에 묻혀 있습니다.
노르웨이 고등어(위), 국내산 고등어(아래)
구이를 한 모습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팬에다 튀긴 겁니다.
구이를 하면 고등어 특유의 등 무늬가 흐려져 판별이 어렵지만, 체형을 보면 이것이 노르웨이산인지 국내산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국내산일까요? 이제는 딱 보면 아실 겁니다. ^^
노르웨이 고등어(위), 국내산 고등어(아래)
맛은 비교 우위를 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시식한 샘플은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지방질이 많아 고소함에서 미묘하게 앞섰습니다.
이는 어획된 시기와 관련이 있는데 국내산 고등어는 여름에 지방이 빠져있다가 가을이 깊어가면서 맛있어집니다.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간소한 차이로 고소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이고요.
반면, 입에 넣었을 때의 식감은 국내산 고등어에 한 표를 주고 싶습니다. 생물이라는 절대 우위를 갖고 있어 살에 육즙이 고이고 촉촉합니다.
특히 뱃살은 입에 넣었을 때 살살 녹는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냉동이므로 이러한 느낌은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다고 노르웨이 고등어가 뻣뻣한 식감을 가진 건 아닙니다. 살이 너무 부드러워 입안에서 무너지는 게 싫다면 오히려 노르웨이 고등어의 식감을 선호
할지도 몰라요. 각기 장단점이 있습니다. 노르웨이산이든 국내산이든 계절과 수입처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노르웨이 고등어와 국내산 고등어의 차이점을 비교해 봤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 올릴 내용은 요즘 국민들이 무척 불안해하는 사안인데요. 저는 솔직히 이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잘 써봐야 본전도 못 건지는' 글을 굳이 힘들게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최근 방사능 유출에 대한 네티즌의 격한 반응을 보며 "참 감정적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정부의 신뢰도가 바닥이라는 방증이겠죠.
조금만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될 일입니다. 과연 국내산 고등어는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할까요?
국내산 고등어와 일본산 고등어를 구별할 수 있는 알 포인트는 존재할까요? 다음 시간에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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