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생선]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


입질의 추억입니다.
오늘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생선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이야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구별하시겠지만, 여전히 헷갈려하는 주부도 많을 겁니다. 
이제 며칠 후면 차례상에 올리는 생선을 위해 조기, 민어, 참돔 등을 구매할 텐데요. 이들 어류가 방사능에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내일 이 시간에
알아볼 예정이며, 오늘은 몇 가지 조기 상식과 함께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의 형태적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1 > 참조기(위), 부세조기(아래)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비교하기에 앞서 명칭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참조기와 부세조기 모두 농어목 민어과에 속한 고기로 차례상에 올리는 '민어'와는 사촌지간입니다. 그 중 민어가 조상이며 크기도 가장 크지요.
시중에 나도는 민어 중에는 '홍민어'라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외래어종이었다가 중국에서 대량 양식해 '점성어'라는 이름으로 유통하고 있습니다.
주로 활어회, 초밥용으로 사용하며, 몸집이 민어처럼 크지만, 국내산 민어에 비해 맛이 덜하고 가격도 차이가 두드러져 홍민어를 민어로 팔면 위법입니다.

참조기의 표준명은 참조기, 영명은 Yellow Croaker이며 최대전장 40cm까지 자라는 것으로 보고 되었지만, 25cm 전후가 주종입니다.
30cm급만 되어도 대어에 속하며 백화점으로 납품하는 최상급은 마리당 백만 원이 넘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참조기는 말려서 굴비로 이용할 때 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길이'입니다.
고작 1cm 차이에 가격은 배로 뛸 수 있습니다.

부세조기의 표준명은 '부세'입니다. 영명은 참조기의 영명 앞에 'Large'가 붙어서 Large Yellow Croaker입니다.
최대 전장은 50cm지만, 시장에 나도는 것들은 30cm급이 많습니다.
시장에서는 부세를 부세조기나 부서조기로 부르며 참조기와 엄연히 구별하고 있습니다.
일단 부세가 참조기보다 덩치가 커서 얼핏봐도 구분되지만, 간혹 작은 부세를 참조기와 섞어 파는 경우도 있으므로 형태적 특징을 알아두신다면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

#. 크기를 보고 알 수 있다.
<사진 1>에서 보듯이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구별하는 첫 번째 포인트는 '크기'에 있습니다.
부세조기가 크며 낚시꾼들이 쓰는 표현으로는 '빵'이 좋다고 하는데 이는 '체고'가 넓다는 의미입니다.
체고는 등지느러미부터 배까지의 너비입니다. 국내산 참조기는 체형이 날씬하고 체고가 좁습니다.


부세조기는 대가리 형태가 전체적으로 둥그스럼하다

국내산 참조기는 대가리 곡선에 굴곡이 있다.

#. 대가리 형태가 다르다.
부세조기의 대가리를 보면 코 끝이 둥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참조기와 비교했을 때 굴곡이 없는 매끈한 유선형을 가지고 있지요.
참조기도 멀리서 보면 대가리가 둥근 편이지만, 자세히 보면 곡선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부세조기의 꼬리지느러미는 부채꼴 모양에 매끄러운 편이다.

국내산 참조기는 꼬리지느러미 모양이 매끄럽지 않고 많이 갈라져 있다

#. 꼬리지느러미 모양이 다르다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는 꼬리지느러미의 모양으로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사실 지느러미가 매끄럽지 못한 이유는 고유의 형태적 특징 보다는 조업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물코에 끼어 발버둥치다 죽은 것들은 비늘과 꼬리지느러미가 상해 매끄럽지 못하므로 이것이 구별에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꼬리자루가 갈기갈기 갈라진 모습은 참조기에서 주로 보이는 특징입니다.


부세조기는 대가리 중앙에 마름모꼴의 유상돌기가 없다.

국내산 참조기는 대가리에 마름모꼴의 유상돌기가 있다.

#. 대가리에 유상돌기 유무로도 판별 가능
흔히 참조기(굴비) 구별법 중 '대가리에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는지 확인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것을 전문용어로는 '유상돌기'라고 말하는데요.
이 유상돌기는 같은 참조기라도 상태에 따라 없을 수도 있습니다. 없다기 보다는 '잘 안 보인다.'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일각에서는 '유상돌기' 만으로 참조기 여부를 구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상돌기의 유무는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구별
하는데 있어 핵심 포인트가 아닌 '참고용'으로 말씀드립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부세'에는 이러한 유상돌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유상돌기의 유무만으로 참조기인지 아닌지를 100% 장담할 수 없지만, 부세조기는 가려낼 수는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 마리의 참조기를 일렬로 놓았습니다.
오른쪽의 한 마리는 엎어져서 잘 안 보이지만, 가운데 두 마리는 마름모꼴의 유상돌기가 선명하게 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구별하는 방법입니다.
인터넷에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을 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가 어류를 구분하는데 자주 쓰는 용어가 있죠? 이제 독자님들은 잘 아실 겁니다. ^^

"R-POINT"

바로 알 포인트입니다.
시중에 나도는 구별법으로는 여전히 헷갈리실 겁니다. 글로 봤을 땐 알다가도 실물을 볼 때는 멍해지는.
하지만 알 포인트를 알면 어류의 구분이 한결 쉬워지며, 판단 오류도 줄일 수 있어 정확도 면에서 탁월합니다. 아래 사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은 부세조기의 측선

이것은 국내산 참조기의 측선

#.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를 구별하는 첫 번째 알 포인트는 측선에 있다.
측선이란? 어류의 대가리에서 꼬리에 이르기까지 선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 '감각기'입니다.
옆줄이라고도 불리며 수압, 수온, 조류의 변화, 물체의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어 그야말로 '레이더' 역할을 하지요. 
이 측선은 대부분의 어류라면 가지고 있으며, 종에 따라 아예 없는 것도 있고(예 : 정어리), 여러개의 측선을 가진 어류도 있습니다.(예 : 쥐노래미)
부세조기의 측선은 '한 줄'로 일반 어류와 다를 게 없습니다. 반면, 국내산 참조기의 측선은 보시다시피 측선 주변이 약간 밝아서 이중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공중파 아침 방송에서 식품관련 전문가가 나와 참조기의 측선이 '두 개'라며 부세와의 구별법을 알려준 것을 보았는데요.
이는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참조기의 측선도 다른 어류와 같이 '한 개'이며, 다만 주변이 살짝 밝음으로서 '이중으로 보이는 '착시'가 생길 뿐입니다.
측선으로 참조기와 부세를 구분할 때는 '측선이 이중으로 보이는지' 여부를 보고 가려낼 수 있습니다.


부세조기는 제 1 등지느러미의 가시 갯수가 8~9개 정도이다


국내산 참조기의 제 1 등지느러미 가시 갯수는 9~11개를 가진다

#. 등지느러미 가시 갯수가 다르다
어류를 구분할 때 지느러미 가시 갯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등지느러미, 옆 지느러미, 뒷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 등이 있지요.
대부분의 어류는 두 개 이상의 등지느러미를 갖고 있는데요. 참조기와 부세조기도 제 1 등지느러미와 제 2 등지느러미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갯수를 세어야 할 곳은 제 1 등지느러미에 한해서예요. 사진을 보면 가시 배열을 숫자로 세었는데 이것을 전문용어로 '극조'라 합니다.
참조기와 부세는 이 극조의 갯수가 서로 다릅니다. 부세조기는 개체에 따라 8~9개를 보이는 반면, 참조기는 9~11개로 한 두개 많은 편이죠.
극조를 셀 때는 정말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맨 앞에 가장 길고 두드러진 가시가 첫 번째 가시 같지만, 실은 그 앞에 작은 가시가 숨어있어 이것을
전부 세야 정확하게 센 겁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조기를 살 때 극조를 세고 있을 수는 없겠죠. ㅎㅎ
집으로 가져와서 손질할 때 세어볼 수는 있으니 요건 참고용으로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


보구치

요즘 보구치라는 생선도 시장에 많이 입하되어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을 거에요.
조기 색깔이 희다고 하여 시장에서는 '백조기'로 통하는 생선이지만, 정식명은 보구치입니다.
이 보구치를 구별하는 알 포인트는 가슴 지느러미 바로 옆에 있는 '흑점'입니다. 사진에 잘 보이죠?
반점이라 하기에는 넓은 점인데 보구치는 이걸로 판별하면 쉽습니다. 요건 참고로 알아두시고.



■ 조기 상식
상식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이 조기를 살 때 '물 좋은 생선'을 고르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가미가 선홍색을 띄는지 눈이 투명한지, 비늘은 온전히 붙어 있는지 등등등.
기본적인 상식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으니 여기서는 제외하고요. 여기서는 배 색깔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조기를 고를 때 "배가 노란색인지"를 보고 고르는 주부가 많을 것입니다.
배가 누르스름한 것은 어떻게 보면 조기의 상징이지요. 이는 참조기나 부세도 마찬가지인데요. 

"조기의 배는 누르스름할수록 상품이다."

조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유는 배의 노란색이 '선도'와 관련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선도가 떨어진 조기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는 업자도 있습니다. 
시장에 나가보면 유난히 노란색의 조기들이 보이는데요 물감으로 물 들인 것들입니다.
이런 조기를 물들이는 물감은 안전성도 보장하지 못할 뿐더러 조기의 선도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조기를 사서 소금을 뿌리고 잠시 놓아두면 노란 물감이 흘러나와 아연 실색케 합니다.

그렇다면 조기마다 배 색깔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목포에서 어판업을 하는 분께 들은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자면.
조기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조업을 하는데 하나는 유자망이고, 다른 하나는 안강망입니다.
유자망은 조기 이동의 길목이 되는 곳(제주 마라도나 추자도)에서 그물을 깔고 조업하는 '근해 조업'입니다.
안강망은 조기 어장이 형성되는 '동중국해'로 나가서 조업하는 '먼바다 조업'입니다.
먼바다 조업은 하루에 그물 치고 올리는 횟수가 약 2회가량이니 신선도가 보장됩니다. 
대신 오만가지 어종이 걸리고 씨알 선별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자망은 가까운 근해에서 조업하는데 한번 그물을 깔아놓으면 2~3일을 기다립니다.
그물을 깔아놨다 2~3일에 한 번 걷어 올리므로 상태가 제각각인데요. 이때 첫날에 잡힌 조기들이 파조기가 되는 등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조기의 배 채색은 노란색이 덜한 편이지요. 그물코에 끼어 발버둥 치다 죽었고 시간도 하루 이틀 지났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막판에 잡힌 것들은 비교적 신선해 배가 많이 누렇습니다. 생선 고유의 색과 무늬는 '선도'와 '공기노출'에 따라 흐려지는 특징이 있다고 저번
시간에 말했는데요. 조기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 멸치 먹은 조기보다 새우 먹은 조기가 값비싸
조기는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경매 단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를 깠을 때 멸치가 나오면 그쪽 조기들은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이유는 멸치 먹은 조기의 내장이 쓰기 때문.
조기는 보통 내장을 안 빼고 그대로 조리할 때가 많습니다. 차례상에 올리는 생선이라면 더욱 원형을 보존해서 올릴텐데요.
내장이 쓰면 그 향이 살에도 베어 맛이 반감됩니다. 물론 멸치를 먹은 조기라도 소화를 마치면 그것이 전부 지방질로 가서 문제될 게 없지만, 잡힌
조기들이 일시에 식사(?)를 하고 일시에 소화할 리 없으므로, 대부분은 위장에 미처 소화되지 못한 멸치가 들어 있을 겁니다.
반면에 새우를 먹은 조기는 멸치 먹은 조기에 비해 1상자당 가격 단가가 3~4만원 높게 형성됩니다.
해수 어류는 새우, 크릴 등 갑각류를 먹고 성장한 어류가 전반적으로 맛있습니다. 벵에돔이 과거에는 맛없는 고기였다가 요 근래에 맛있어진 이유도
식성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대게 낚시꾼들이 주는 크릴 밑밥에 길들여져 있기에 먼바다 벵에돔 보다는 앞바다, 특히 갯바위 부근에서 낚이는
벵에돔이 풋내가 적고 맛있는 것도 먹이를 '크릴'로 하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 식당에서 파는 조기는 참조기일까? 부세조기일까?
조기는 씨알(cm)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생선입니다. 35cm급에 달하는 참조기 한 마리가 무려 100만 원 이상 하기도 합니다.
저는 목포나 제주에서 수산물 위판업을 하는 업자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어 크기별로 조기 단가를 대략적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서 전부 말하기는
어렵고요. 식당으로 납품되는 조기들은 흔히 '알치'라 불리는 작은 씨알의 참조기입니다. 이것들은 20kg당 단가가 4~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고요.
외형에 상처가 났거나 내장이 터지는 등 상품가치가 떨어진 조기를 '파조기'라 하는데 선도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이러한 조기도 많이 나갑니다. 
그런데 가끔 30cm급에 달하는 대형(?) 조기를 내는 식당도 있습니다. 일단 조기 크기가 25cm를 넘어가면 '부세조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부세조기는 생선구이집이라면 대부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세조기를 '싸구려' 조기라 인식하는 경향이 한국에서는 유난히 강한 것 같아요.
중국과 일본에서는 미각적으로 참조기와 대등한, 혹은 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둘 다 수분이 많아 생물 상태로 구우면 푸석한 건 마찬가지지만,
지금도 부세조기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생선으로 40cm급 짜리가 마리당 10만원 이상에 팔려나간다 합니다. (제주도 위판업자에게 직접 확인한 사실)
국내에서는 인기가 시들해 대부분 중국으로 팔립니다. 이 부세 한 마리가 한때 50만원까지 치솟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로서는 믿기지 않겠지만, 중국인들이 그만큼 부세를 아낍니다. 특히 배가 황금색을 띌 수록 '부'를 상징해 가격이 더 올라가지요.
국내의 부세 시장도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의 구별법'을 쓰기 위해 어제 재래시장을 찾았는데 부세 한 마리를 4천 원씩 받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씨알 좋은 고등어 한 마리 값이나 다름 없습니다.

국내산 참조기와 부세조기 구별법을 쓰려다 말이 길어졌는데요. 이제 추석 대목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다음주 초부터는 다들 장보기에 들어갈 텐데요. 차례상에 올리는 참조기라면 특별히 좋은 상품으로 사는 것이니 만큼 오늘 알려준 내용을 참고하여 구매할
때 접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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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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