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용초도] 감성돔 낚시중에 만난 전갱이 지옥


낚시를 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상황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냉수대, 적조, 청물, 어장줄"

초심자는 원인도 모른 채 꽝을 쳐야 하고 고수들은 포인트에 내리자마자 혀를 끌끌 찹니다.
낚시 입문자 분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을 드리자면요.

냉수대 - 주변 수온보다 5도 이상 낮은 찬 물이 들어오는 현상입니다. 물이 차면 고기들이 도망가고 낚시가 잘 안 되겠지요.
적조 - 적조 플랑크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며 물고기 호흡을 방해합니다. 역시 물고기들이 도망가겠지요.
청물 -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로 물고기의 경계심을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고기들이 낚시 자리 가까이로 잘 안 붙습니다.
어장줄 - 찌를 흘려서 낚아야 하는데 주변에 그물, 어장줄이 있어 낚시하기 까다로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는데요. 바로 "잡어떼"
년 중 가을이 가장 심한데 낚시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극성맞습니다. ㅠㅠ
얼마나 많은지 보여드릴게요. 아마 깜짝 놀라실지도 모릅니다.



지난 번 통영 용초도로 낚시갔을 때 일입니다. 이곳은 방송에서 촬영할 정도로 유명한 포인트인데요.
새벽 5시 반, 스믈스믈 날이 밝아지고 본격적인 감성돔 낚시에 돌입하는데 수면이 뭔가 부글부글 끓습니다.


서서히 들어나는 이름모를 정체들. 갯바위 자락에 붙어 떠날 생각을 안 하는데요.
해가 뜨자 극성이 점점 심해집니다.




밑밥을 뿌리니 양어장을 무색하게 만드네요. 바다에 암초 하나가 떡하니 생긴 것도 같고.
좀 더 과장하자면, 저 곳을 밟고 지나가도 되겠습니다. ㅎㅎ



반나절 낚시해 본 결과, 전갱이는 밑밥을 뿌리든 뿌리지 않든 여기서 떠나지 않고 계속 상주하고 있습니다.
발앞에도 많지만, 20~30m 먼 곳에다 뿌려도 같은 현상이에요. 정말 징글징글하죠?

이러한 잡어떼 역시 낚시인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 없습니다.
밑밥을 뿌리면 순식간에 달려들어 초토화를 시키니 바닥층에 돌아다니고 있는 감성돔에게 돌아갈 몫이 없습니다.
당연히 크릴 미끼만으로는 가라앉히기 힘들며 던지는 족족 빈바늘이 되어 돌아옵니다. 밑에 감성돔이 있어도 잡아내기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가을에 감성돔 낚시는 "잡어와의 싸움"이 전개되요.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은 '대체 미끼'입니다.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제가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것은 '민물활새우'에요. 살아 있는데다 껍질이 딱딱해 전갱이들이 삼키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로 '게'가 있습니다. 이 날은 게를 준비하지 못해 갯바위에서 즉석에서 잡아다 꿰었습니다.

가을에 감성돔 낚시를 하시려면 "민물활새우와 게미끼" 둘 중 하나는 꼭 챙기시기 바래요.
그 외 옥수수 미끼가 있기는 한데 듣는 날도 있고 안 듣는 날도 있어 장담은 어렵습니다.


전갱이는 맛도 좋고 영양가 높은 생선이지만, 이렇게 떼로 몰려 있는 얘덜은 대부분 15cm 미만의 어린 개체여서 낚아도 쓸데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 방파제서 어린 전갱이를 잡는 생활 낚시꾼들의 원성을 사기 딱 좋겠죠. ^^;
지금 생활낚시로 가족과 함께 방파제로 나가면 이런 전갱이를 수십 마리나 잡을 수 있습니다.
이걸 손질해서 전분가루를 묻히고 튀기면 맛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먹이지 마세요.
씨알이 작아 가시 발라내기가 어렵고, 잔가시라 목에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부부는 전갱이 성화에 낚싯대를 놓고 잠시 다른 걸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전갱이가 너무 많아 뜰채질로 잡아볼 요량인데요.
사실 어렵다는 걸 알지만서도 이렇게 개체수가 많으니 대충 휘저으면 그 중 몇 마리는 낚이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보기보다 영특하네요. 밑밥을 뿌리면 시커멓게 달려들다가도 뜰채에는 근처에도 오질 않으려고 합니다.
저 녀석들의 기억에 뜰채란 "위험한 물체"라는 정보가 있어서일까요? 단지 처음 보는 물체라서 경계하는 걸까요?
결국 뜰채잡이는 실패로 돌아가고.


지켜보던 아내가 뜰채잡이에 나서봅니다. 제가 옆에서 밑밥을 한 주걱 던져주고요.
몇 차례 시도 끝에 드디어!


한 마리가 끼어 올라왔습니다. 워낙 재빠른 녀석들이라 이런 요행수가 아니면 건져내기 힘들더군요. ㅎㅎ



얘들은 홈으로 귀가 조치를 ^^


영상을 보면 전갱이가 물보다 많다는 걸 실감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징글징글합니다.
그런데 하라는 감성돔 낚시는 안 하고 왜 이러고 있을까요? ㅎㅎ
1박 2일 통영에서 펼쳐진 감성돔 낚시, 다음 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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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입질의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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